[매치엔진] "경기 결과는 미리 정해져 있다"?

펨코에 흥미로운 내용의 게시글이 하나 올라왔다.

(현재 펨코의 포텐게시판에 떠있으니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원래 글 제목은 "뉴비가 알면 안되는 것" 뭐...이런 비슷한거였는데)

1. 경기를 시작하기 전,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

이 말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거다.
(아니, 세가 성님! 이게 무슨 소리요!? 경기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다니! 미래가 정해져 있다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거 "참(true)"이다.

작성자가 달랑 한 문장으로 툭 던져놓아서 조금 더 보충설명이 필요하긴 하지만 결론만 보자면 사실이다.

훨씬 이전에 펨네가 존재하기도 이전에 펨코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었던 적이 있다.

계속 경기를 지는게 짜증났던 한 유저가 에펨 프로그램의 내부 파일들을 죄다 훑어봤다고 한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면서 새롭게 생성되는 로그파일(log)을 발견하게 되고 그걸 뜯어봤다고 한다.

암호화된 파일이었지만 그 안에서 득점한 선수의 이름과 같은 단편적인 경기진행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해당유저는 세이브-로드를 반복해서 이 경기진행 로그파일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확인하였으며, 경기중간 공이 필드 바깥으로 나간 상황(전술변화 같은 대응이 필드에 적용되면서 잠깐 로딩되는 그 순간)에 새로운 로그가 생성된다는걸 발견했다.

즉, 경기를 시작하면서 경기의 결과가 "미리" 결정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래"가 결정된다 생각하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에펨은 "매치엔진"으로 굴러가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런 경기진행 로그는 "미래"가 아니라 "결과값"일 뿐이다.

마치 수학공식처럼 x 에 들어가는 숫자에 따라서 y 값이 달라지는 한낱 공식일 뿐이다.

경기를 시작할 때 잠깐 로딩되는 그 순간에 경기진행 로그가 작성된다.

그리고 그대로 아무런 "상황변화"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면 그 결과값이 그대로 출력되는 것이고, 중간에 유저가 개입한다면 또 다른 결과값이 생성된다.

그러니까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로드하면 매번 결과가 다르던데?" 라고 물을 수도 있는데, 이런 경기진행 로그는 100%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경기가 시작되는 그 순간에 매번 새로운 로그가 작성되고 유저의 대응에 따라서 새로운 로그가 갱신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어느정도 랜덤확률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다들 한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경기 바로 직전에 세이브한 뒤 몇번을 경기를 돌려도 진짜 이길 수가 없을 때-귀신에 홀린 것처럼-가 있었을거다.

펨코에서도 이 게시물 이후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는 해외 포럼의 내용도 많이 번역되어 전해졌기 때문에 100% 사실임은 확정적이다.

다만 "어느정도"로 그 경기진행 로그가 랜덤성인지 혹은  어떤 요소가 경기진행 로그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부분은 유저로서 알 수 없는 부분이기에 어차피 이런 사실을 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다.

한가지 확실한건 경기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실시간 대응"이 필수적이며 다운 받은 전술 1개를 시즌 내내 손도 대지 않은 상태로 돌리는건... 제작자의 의도(?)에 맞지 않는 플레이방식이다.

꼭 제작자의 의도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건 아니지만, 앞으로의 에펨 시리즈는 이러한 "실시간 대응"이 전술의 핵심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그것을 위해서는 "전술의 완성도"보다 "경기를 파악하는 눈"이 더 필요해질 것이다.

"그냥 전술 한개로 90분 돌리면 안돼?" 라는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

아니, 전술 한개로 특별한 "대응"없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상대보다 압도적인 전력차이가 난다면) 그냥 90분 아무런 손도 대지 않고 돌려도 상관없다.

(그리고 경기 시작할 때 "결과만 보기" 버튼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고.)

내 말의 의미는 무조건 경기 90분 보기로 일일히 신경쓰고 대응해주면서 게임하라는 소리가 아니라, 에펨 매치엔진이 어떤 방식으로 경기의 결과값을 내는지 시스템을 이해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