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연재 [구작 FM 2008 연재] (02) 의외로 한가한 감독님의 1년 (1/3)

200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수 밤바다에서 오징어를 뜯으며, 눈 앞의 검은 바다가 마치 우리 재정 같구나를 떠올리던 한 때였습니다. 자금이 없지만 어쩌겠습니까. 다행히 자비로운 울산팀과 제휴구단 관계를 맺어서 앞으로 매년 울산에서는 우리 팀과 친선 경기가 열리며, 울산에서 임대 선수를 1~2명 정도 내려줍니다. 이렇게 떨어지는 콩고물들과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중/고등/대학생들을 프로라는 (비록 내셔널 리그지만) 이름으로 꾀어서 팀을 꾸려가는 수 밖에요.

저의 현란한 세치 혀로 괜찮은 유망주들을 열심히 꼬드겨 팀의 뎁스를 키우고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데...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7개월 부상? 전치 30주? 뭐지 이건? 신종 통수인가.. 이제 16살 된 어린친구가 먹튀를 시전할 줄은..

인천 한국철도의 감독님께서 우리 애들에게 관심이 있나 봅니다. 5천만원이라.. 지금 현실에서 너무너무 구미가 당기네요. 이 친구가 어떤 친구냐 하면

우리 팀 공격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이름에도 핵심, 돌파라는 별명을 붙여뒀..) 얘 팔면 그냥 차포 떼고 장기 두는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5천만원이 탐나긴 해도 눈물을 머금으며 거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거절하면 인천철도 감독님이 기분나빠 하실 수 있으니 아래와 같이 정중히 답변 드렸습니다.

현재 몸 값이 0원 이지만, 5억 주면 팔께

솔리, 당신이 내친 임대 자원인 내가 돌아왔소

08시즌 전반기가 끝날 무렵, 예전에 우리팀에 잠시 임대 왔었던.. 제 실수로 임대 1년을 요청했어야 했는데, 임대 1달을 요청하는 바람에 우리 팀 애들 이름만 외우다가 복귀한 이재목이란 친구가 있습니다. 오른쪽에 보시다시피 얼굴도 있는 나름 네임드(?) 친구 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한 3주 정도 우리랑 같이 있었습니다. 얘가 속한 팀이 이번에 저희랑 붙는다고 언론에 저리 기사가 났네요.

뭐.. 사람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저도 언론사의 질문에 곱게 대답해줬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접한 우리팀 애들 반응이

역시 우리팀 주장. 마치 소년 만화에서 보는 듯한 반응이네요.

오호라~ 믿음이 부족한 신자로다. 저녁 점호시간에 사상검증을 한 번 테스트 해봐야 할 듯 합니다.

참고로 찬영이 이 친구.. 이 친구는 재목이와 만난 적이 없습니다. 얘는 재목이가 1월에 복귀하고 나서 5개월 뒤 7월에 입단한 친구입니다. (근데 왜 니가 벼뤄?)

상우 얘도 재목이와 만난적이 없습니다.

아무튼 저흰 경기를 잘 치뤘고 결과는!!

졌습니다 (그 와중에 부상ㅠ.ㅠ)

악의 창원시청

어느 날씨 좋은 5월 말.. 뜬금없이 우리편의 센터백 기중이가 창원 시청에 다이렉트로 팔렸습니다.

뭐라고? 이게 무슨 강아지 짖는 소리? 구단이 나랑 아무 얘기도 없이? 내가 감독이 맞긴 맞는 건가? 선수가 1인 구단이라도 만들지 않는이상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 생각에는 작년 안 좋은 성적으로 인해 (N리그에서 생활을 즐기라던 보살 구단주님이 통수를ㅠ.ㅠ) 기중이 외 몇몇 선수들에게 이적 허용 조항이 발동되었고 이로 인해 창원 시청에서 약 2억이란 거액을 주고 바로 사간 것 같군요.

우리팀엔 기중이 말고도 수문장 상오군에게도 이적허용조항이 걸려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2.75억으로..

근데.. 메시지를 보면 마치 구단주가 마음대로 판 것 같은 느낌이.. 아무튼 우리의 페널티 에어리어의 마에스트로 기중이가 악랄한 창원시청으로 팔려갔습니다. 잊지 않겠다. 창원시청

아직도 남아있는 기중이의 빈 자리가 크게만 느껴지는군요 (경고 4인방은 그냥 무시하세요. 우리 애들이 좀 거칠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2억이면.. 우리 구단으론 꽤 큰 돈인데?

구단주니임~~~ 저 이제.. 쇼핑해도 되요? 헉헉..

돈이 생겼다!!!!

이제 나도 선수 검색할 때 몸 값 0원 조건 안걸어도 되는거임?ㅠ.ㅠ

이건 마치.. 시골에서 도시로 첫 상경해서 이마트 가보는 기분이야.

그럼 한 번 인재들을 살펴 볼까요? 몸 값 2000만원까지 검색해봤습니다.

일단 제일 비싼 물건(?)부터 살펴 봅시다. 원래 쇼핑은 높은 것에서 자신의 현실에 좌절하며 내려오는게 좋습니다.

현재 부상중인 성호군이네요. 게다가 소속팀도 2군? 이건 가능성이 있다. 능력치도 훌륭합니다. 주황색이 몇 개냐?

오오~ 이적 현황에 임대대상으로도 있어!! 일단 임대 요청을 넣어보고, 안되면 사는걸로 합시다.

그 밖에

광희군도 있군요. 서울2군에 훌륭한 자원이 많네요. 이 친구도 제의 고고

이 외에도

용규씨라던가 자원은 좀 있네요. 역시 돈이 있으니 이런 선수들이 검색이 되는군요 (용규씨는 현재 무소속이라 0원에서도 검색은 됨).

역시 서울도 제 맘과 같군요. 2군 리그 보단 그래도 내셔널이 좋다니깐? 내셔널에서 잘하면 우리도 K리그 갈 수 있어!

하지만 광희가 거절했다.

저희 팀은 돈이 없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서 사용중인 검증된 애들을 데려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린 유망주들을 많이 쓰고 있는데..

유망주들을 많이 쓰면 이런 폭탄을 맞습니다. 주전들이 강제 차출 됩니다ㅠ.ㅠ

종은아~ 왜 밖에 나가서 맞고 다녀~ 거긴 대충 뛰고 오고, 여기서 열심히 뛰란 말이다!

(다음에 계속)

P.S. 이미지 첨부에 용량제한이 있군요. 원래 1게시물에 다 하려 했지만 나눠서 올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