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역사 일본사 이야기 46 : 토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의 중심 정책[발롱도르~]

40편 하극상의 시대, 전국시대

41편 : 오다 노부나가 제 1편

42편 : 오다 노부나가 제 2편

43편 : 오다 노부나가 제 3편

44편 : 오다 노부나가 제 4편

45편 :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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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통일한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정권의 가장 중심적인 정책은

켄치(検地)와 카타나가리(刀狩り)라고 할 수 있다.

 

 

켄치는 전답의 면적이나 수확량 등을 조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토지조사이다.

 

원래 이 켄치는 다이묘가 자신의 지배 지역에서의 과세를 위해서 실시했던 것인데,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처음으로 일본 전역에 켄치를 시행하였다.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확립된 이 전국적인 켄치를 타이코켄치(太閤検地)라고 하는데...

 

▲ 토요토미 히데요시

 

타이코(太閤; 이하 태합)는 섭관(摂関)직을 후계자에게 물려준 사람이 오르는 관직의 이름이다.

- 섭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콘텐츠 17, 18화 참조-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1591년 토요토미 히데츠구(豊臣秀次)에게

본인이 가지고 있던 관백(関白)직을 물려주었기 때문에 태합이 되는데,

때문에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행했던 켄치를

그의 관직 이름을 따서 타이코켄치라고 하는 것이다.

 

정확히 따지면 그가 태합이 된 이후의 켄치만을 타이코 켄치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만,

편의상 학계에서는 1591년 이전에 그가 시행한 켄치도 모두 타이코켄치라고 부른다.

 

▲ 토요토미 히데츠구

 

그리고 이 켄치를 통해서 확립되게 된 제도가 하나 있는데,

바로 전국 토지의 생산력을 쌀 생산량을 통해 환산하게 한

코쿠다카세이(石高制; 석고제)이다.

 

코쿠다카(石高)란 켄치를 하기 위해서 땅의 가치가

쌀로 몇 석(石)인지 수량화하여 나타낸 것을 말한다.

 

즉 토지의 수확량을 '석'이라는 단위를 이용하여 수치화시킨 것인데,

이를 통해서 토지의 크기나 생산성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군역 등의 과세와 신분을 정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 것이 코쿠다카세이이다.

 

 

한편 카타나가리는 영어로는 Sword Hunt(칼 사냥)라고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전국시대의 모든 농민의 무기를 동시에 몰수하여,

농민들의 대도권(帯刀権), 즉 칼을 차고 다닐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한 제도이다.
 

 

▲ 카타나가리로 인해 무기를 반납하는 모습을 표현한 일러스트

무로마치 말기에서 전국시대까지 100여년간 이어졌던 혼란한 시대에는

일반 농민과 상인, 수공업자도 무사그룹과 연합하여 무기를 들고 병력으로써 사용되었다.

 

그러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를 통일시켰고...
통일 이후의 평화로운 시대에 맞게

일반 백성들에게 무기를 못 들게 하는 법으로서

1588년 카타나가리가 시행되었다.

 

히데요시는 당시에 쿄토의 호코지(方広寺)에 대불을 축조하고 있었는데,

무기를 녹여 그 대불을 박는 못으로 사용하겠다는 명목으로

농민들의 무기를 몰수하기 시작하였다.

 

▲ 호코지 본당 - 대불은 현존하지 않음 -

 

사실 이 카타나가리를 통해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실질적으로 이루고자 한 것은

병농분리와 무사세력들의 견제였다.

 

즉 일반 백성들의 무기를 몰수하여

무사와 농민의 결착을 막아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저지하고자 한 것이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무사들을 견제하는 방책으로

병농분리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병농분리를 위해 무사들의 영지를 재배치시키기도 했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다이묘들과 무사들은 중앙으로 불러내어

격리시켜 행정관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였고,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다이묘들이나 세력이 큰 다이묘들에게는

영지를 바꿔버리는 전봉(転封) 등의 방식으로 먼 지역에 배치시켰다.

 

▲ 에도시대 전봉 당한 무사의 스토리를 그린 일본 드라마 《引っ越し大名!》의 한 장면

 

전국 통일을 완성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이렇게

유력 다이묘들을 견제하여 영지를 바꾸거나

무사와 백성을 분리시켜서

무사들의 세력저하를 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 《임진왜란 1592》에서 김응수 배우가 연기한 토요토미 히데요시

 

1591년에는 이러한 병농분리를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일종의 인구 조사사업인 히토바라이레이(人掃令)가 반포되었다.

 

히토바라이레이는 무사에게 고용된 무가봉공인(병사)이 일반 백성이 되거나,

일반 백성끼리라도 다른 종류의 일에 종사하는 것을

-ex. 농민이 상업이나 수공업에 종사하는 것-

금지시킨 법이었다.

 

이는 원래 조선 출병을 위한 인원 확보와

농업생산의 유지를 목적으로 시행한 것이었는데

이것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이 가해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신분제가 확정되고 병농분리 및 농상분리가 완성되게 되었다.

 

즉, 카타나가리와 히토바라이레이로 인하여 일본 사회에서 계층이 설정되고,

무사, 농민, 상인, 수공업자라는 신분과 직업 구분이 뚜렷해지게 된 것이다.

 

 

한편, 토요토미 정권은 히데요시의 독재화가 현저하여,

중앙정부 조직은 미정비되어 있었다.

 

토요토미 정권 후반에는 5명의 대신으로 구성된 5봉행(五奉行)과

지방에 큰 세력을 갖고 있는 5명의 다이묘로 구성된 5대로(五大老)가

정무를 분담하고 중요정무를 합의하는 형태로 운영되긴 했지만,

실질적으론 토요토미의 독재적인 성격이 컸던 것이다.

 

<5봉행>

• 아사노 나가마사(浅野長政) : 사법 담당
• 이시다 미츠나리(石田三成) : 행정 담당
• 마시타 나가모리(増田長盛) : 토목 담당
• 나츠카 미사이에(長束正家) : 재정 담당
• 마에다 겐이(前田玄以) : 종교(불교) 담당

 

<5대로>

• 토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 관팔주(関八州; 관동지방) 256만석
•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 : 중국지방(中国地方) 112만석
• 마에다 토시이에(前田利家) : 호쿠리쿠(北陸) 83만석
• 우키타 히데이에(宇喜多秀家) : 산요도(山陽道) 57만석
• 코바야카와 타카카게(小早川隆景) :  큐슈(九州) 37만석

* 코바야카와 사후 동북지방(東北地方) 120만석의 우에스기 카게카츠(上杉景勝)가 임명

 

 

 

번외)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토요토미 히데츠구의 갈등

위의 본문에서 말했듯이 1591년 전국 통일을 끝낸 히데요시는 관백의 지위를 조카 히데츠구에게 양보하고 정청인 쥬라쿠테이도 주었음.

- 쥬라쿠테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콘텐츠 45화 참고 -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카에게 자리를 물려준 이유는 아들이 없기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조카에게 자기 자리를 넘겨줄 준비를 갖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들이 생겨버림.

 

▲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토요토미 히데요리(豊臣秀頼)

 

그러자 히데요시는 조카 히데츠구와의 관계가 나빠졌고, 결국 1595년 모반을 꾀했다는 이후로 히데츠구를 유배보내고 쥬라쿠테이도 폐기하였음.

히데츠구는 유배지에서 할복 명령을 받고 할복함.

히데츠구의 목이 교토로 옮겨지자 그의 목 앞에서 그의 일족을 처형하였고...

 

정청이었던 쥬라쿠테이가 폐기된 이후 토요토미 정권의 정청은 후시미성(伏見城)으로 옮겨지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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