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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역사 일본사 이야기 33 : 고다이고 천황의 독재

유배지에서 탈출 후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하고

무사들로 부터 정권을 되찾아온 고다이고 천황(後醍醐天皇).

 

image.png

▲ 고다이고 천황

 

고다이고 천황은 교토로 돌아와,

그가 유배돼 있을 동안 집권하고 있던

코우곤 천황(光厳天皇)의 재위를 부정하고

본인이 다시 천황에 복위한다.

 

이후 코우곤 천황의 인사들을 모조리 무효화 시키고

막부, 원정(院政), 섭관(摂関)까지 전부 폐지하여

오로지 천황이 모든 것을 주도하는 중앙집권체제로 돌이키려고 하였다.

(1333, 겐무 신정)

 

 또한 지명원 계통대각사 계통이 번걸아 황위에 오르던 관습을 폐지하고

- 지명원 계통과 대각사 계통의 자세한 내용은 본 컨텐츠 32회차 참조 -

자신의 자손에게만 황통을 독점적으로 세습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막부의 기관들의 효력을 없애고

신정 최고 기관이자 토지조사 및 소송을 담당했던 기록소(記録所),

막부 토벌에 공을 세운 사람들의 논공행상을 담당했던 은상방(恩賞方),

천황의 친위대인 무샤도코로(武者所) 등을 새로 설치하여

모든 실무를 천황이 장악하여 중앙집권 체제를 돈독히 하려 하였다.

- 위 기관들의 모든 최종 결재는 천황이 직접 했음. -

 

하지만..

 

이러한 겐무신정은 3년 만에

아래와 같은 이유들로

결국 막을 내리고 마는데..

 

 

1. 기존의 토지소유권을 천황에게 다시 인정 받아야 했다.

 

고다이고 천황은 천황의 권력을 너무 성급히 강화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전국 모든 토지소유권은 천황의 명령서인 '윤지'가 있어야만

인정이 된다는 포고를 발표했다.

 

즉, 한마디로 자기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려면

천황의 허락을 받았다는 문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전국에 모든 땅 주인들이

교토로 한번이 몰려 들어와서

기록소에 토지소유권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래 땅 주인보다 먼저 달려와 윤지를 받아서

남의 땅의 새로운 소유권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수두룩 해서

이에 대한 기존 땅주인들의 소송이 기록소에서 수없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천황이 직접 최종 결재를 맡다보니..

만약에 이런 사람들이 한두명이면 직접해도 무리가 없지만

전국에서 수백만명이 그러고 있었으니..

천황도 미칠 노릇이었고, 결국 제대로 된 해결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궁전을 새로 짓는다고

무사와 농민에게 강제로 노역을 시키고

공사자금 마련을 위해 화폐를 미친듯이 발행해 화폐가치가 떡락하는

병크마저 저질러 버린다.

 

그렇게 겐무 신정은 땅주인인 귀족과 농민들에게 불신과 불만을 가져오게 되었고

니죠강변(현재의 교토시 카모가와강)에는 신정을 비판하는 낙서도 등장하고 만다.

 

image.png

▲ 니죠강변의 낙서(二条河原の落書)

 

 

2. 겐무 신정에 동참한 자들이 갖고 있었던 각기 다른 목적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신정에 참가한 사람들의 통합을 이끌어 내지 못했던 것도 큰 문제.

 

귀족 가문들은 헤이안 시대처럼 귀족 중심의 정치가 부활되길 원했고,

무사 가문들은 호죠씨(北條氏)를 대체하여 새로이 막부를 운영할 무가 정치가 출현하길 기대했고,

반막부 신흥세력인 악당(悪党)들은 신적인 정책을 기대했으나

- 악당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본 컨텐츠 32회차 참조 -

고다이고 천황 본인은 천황 전제정치를 추진하였다.

 

이 때문에 신정 내부에서도 수많은 갈등과 불만이 생겨나왔고

고다이고 천황은 이들에게 마저 점점 신뢰를 잃어 갔다.

 

 

3. 고다이고 천황의 무사 경시 태도

 

고다이고 천황이 중앙집권체제의 복귀를 추진하면서

조정의 행정 업무를 도맡는 귀족 관리인 공가(公家)들의 권력은 자연스레 커지게 되었다. 

 

물론 헤이안 시대 중후반 섭관정치가 왕성할때처럼

귀족들이 모든걸 다 휘어잡지는 못했지만,

직전 시대인 가마쿠라 막부 시절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상승이었기에,

공가에서는 나름 이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천황은 직접 막부를 타도할 정도로

막부와 무가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기에

대놓고 무사들을 차별하고 말았다.

 

은상방에서는 가마쿠라 막부 무사들로부터

몰수한 토지를 대부분 황족과 공가에만 나눠줬고

닛타 요시사다(新田義貞)와 아시카가 타카우지(足利尊氏)를 제외한

무사들에게는 제대로된 관직도 주지 않았다.

 

image.png

▲ 닛타 요시사다

 

image.png

▲ 아시카가 타카우지

 

하지만 가마쿠라 막부 타도를 위해

직접 피흘려가며 제일 많은 공을 세운 자들은 무사들이었다..

 

더군다나 가마쿠라 막부의 멸망은 호죠씨와 그 밑에 있었던 무사들(미우치비토; 御内人)의 멸망이지

150년 간 이어져온 무사 중심의 사회적 관습이 멸망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

 

즉, 무사 사회의 힘은 아직 그대로인데

천황은 이를 간과하고 중앙 집권적 권력만 믿고

이들을 눌러버리려고 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여기에 천황은 무사들 사이에서 젤 신망이 높은

아시카가 타카우지를 견제하기 위해

천황 친위대인 무샤도코로의 장에 닛타 요시사다를 앉히고

아시카가 타카우지 마저 차별하기 시작하면서

닛타 요시사다를 제외한 대다수의 무사들이 천황에 반기를 드는 사태가 벌어진다.

 

 

천황은 이 때문에 초조해져 더욱 독재체재를 강화하기는데에 악셀을 밟았고

이는 정치적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한편... 1335년 7월..

호죠씨의 잔당이 가마쿠라에서 반란을 일으킨다.

(나카센다이의 난; 中先代の乱)

 

image.png

 

당시 가마쿠라는 아시카가 타카우지의 동생인 아시카가 타다요시(足利直義)와

고다이고 천황의 황자였던 나리요시 친왕(成良親王)이 관리하고 있었고,

또다른 황자였던 모리요시 친왕(護良親王)은 천황과의 불화로 이곳에 유폐돼 있었다.

 

호죠씨 잔당들이 가마쿠라를 함략시켜버리자

아시카가 타다요시는 유폐돼 있던 모리요시 친왕을 죽이고

나리요시 친왕을 교토로 송환 한 뒤 미카와(三河; 현재의 아이치현)으로 튄다.

 

image.png

▲ 미카와의 위치

 

이 때 아시카가 타카우지는 이 난에 동생도 엮여 있으니..

천황한테 가서 이를 진압하기 위해 자신에게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 쇼군)'의 직위를 내려 가마쿠라에 파병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 정이대장군은 막부 이전에는 단순히 동쪽 오랑캐를 정벌하는데 파견되는 직위였음. -

 

하지만 천황이 뜸을 들이면서 타카우지에게

정이대장군 직위를 내리는 걸 꺼려하자

빡친 타카우지는 천황이고 뭐고 ㅈ까라 하고 지 혼자 가마쿠라로

군사를 이끌고 내려가 버린다.

 

천황은 타카우지가 막무가내로 난을 진압하러 가버리자

어쩔 수 없이 타카우지를 정이대장군에 임명하게 되는데.....

 

 

(다음 회차에서 계속...)

 

 

 

이전 회차 모아 보기 http://www.flayus.com/mystery

일본 고대사 요약 정리 https://www.flayus.com/33935902

 

26편 원평합전 https://www.flayus.com/33694971

27편 가마쿠라 막부 성립 https://www.flayus.com/34560949

28편 미나모토 요리토모의 죽음 https://www.flayus.com/34738407

29편 호죠씨의 실권 장악 https://www.flayus.com/353141

30편 죠큐의 난 https://www.flayus.com/35781686

31편 원나라 침입 https://www.flayus.com/36255042

32편 가마쿠라 막부의 멸망 https://www.flayus.com/3712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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