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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디지몬소설 패러디] 디지몬 : 메모리 엔드 파트너 - Chapter 03 길 <06>

디지몬 : 메모리 엔드 파트너

 

 

Chapter 03 – 길 <6>

 

 

용우의 디지바이스에서 오렌지색 불빛이 뿜어져 나온다. 화면 속 빛은 그대로 메탈그레이몬에게 전해졌다. 메탈그레이몬과 손을 잡은 블랙워그레이몬의 몸에선 빛이 발광했다. 부서졌던 갑옷이 점점 옛모습을 되찾아간다. 그와 손을 잡은 메탈그레이몬의 전신이 재가 되어 갑자기 사라진다. 사라졌던 메탈그레이몬 육체는, 데이터가 되어 블랙워그레이몬에게로 옮겨졌다. 까맸던 갑옷의 색은 노란색으로, 피부색은 주황색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가슴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용기의 문장이 새겨졌다가 사라졌다. 눈을 뜬 전사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포효하였다.

 

 

“워그레이몬!”

 

 

아구몬을 죽인 후 테이머를 반드시 가지고 말겠다는 집념을 보이던 블랙워그레이몬과 그런 그를 마침내 이해한 메탈그레이몬이 다시 하나가 된 모습, 용기의 궁극진화 ‘워그레이몬’이었다. 워그레이몬은 한손에 용우를 껴안고 있었다. 워그레이몬과 용우는 지상으로 내려갔다. 용우를 풀어준 워그레이몬의 눈에선 진지함이 흘렀다. 용우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봤자 지금 도움 될 건 하나도 없다는걸. 워그레이몬은 고개를 들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전사의 뒷모습이 든든했던 걸까? 용우의 눈에선 빛이 일렁거렸다. 끝장내고 돌아오라는 테이머의 말에, 워그레이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워그레이몬은 자세를 고쳤다. 적과 싸우기 위해, 전사로서 전장에 뛰어들기 위해.

 

 

카오스드라몬은 조소를 지었다. 몇 번이고 진화해봐라, 어차피 너희들은 날 이기지 못한다는 듯이. 두 디지몬의 시선이 허공에 닿았다. 워그레이몬의 등에 달린 부스터에서 불이 뿜어진다. 공중능력을 잃은 X항체의 워그레이몬은 지상에서 그 효력을 발휘한다. 그 명성답게 워그레이몬은 빠르게 신형을 낮추어 적에게 달려갔다. 먼 거리에 있던 적이 순식간에 다가오자, 카오스드라몬도 당황하였는지 부리나케 오른손을 휘둘렀다. 대포만 쏘는 디지몬이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그에겐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을 수 있는 날카로운 양손이 있었다. 워그레이몬은 우측으로 상체를 틀어 가볍게 피하였다. 그러나 카오스드라몬은 멈추지 않고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 왼손, 오른손, 왼손, 오른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워그레이몬을 위협했다. 무자비한 맨손 공격을 모두 피한 워그레이몬의 신형은,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스포츠카를 보는 것 같았다. 워그레이몬이 카오스드라몬의 가랑이를 슥 – 하고 지나간다. 순식간에 지나간 적을 포획하기 위해, 카오스드라몬은 허리를 숙였다. 등에 달린 대포를 쏴 적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워그레이몬은 오른팔을 슬쩍 앞으로 내밀었다. 상대가 에너지빔을 쏘겠다면 이쪽에선 육탄전으로 덤비겠다는 의지였다. 카오스드라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궁극체로 진화했어도 전투경험은 자신이 좀 더 앞선다, 그런 뜻의 웃음이었다.

 

 

“용사여, 너와 나의 차이는 한 가지다. 너에겐 전투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그리고 이 승부는 내가 이긴다는 것!”

 

 

또 한 번 포구에서 빛이 반짝거린다. 블랙워그레이몬을 쓰러뜨렸던 그 ‘붉은 에너지파’였다. 워그레이몬은 상체를 숙인 뒤 앞으로 달려나갔다. 날아오는 에너지파를 보고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길 바랬다는 듯 쭉쭉 앞쪽으로 밀고 나갔다. 입이 있지는 않으나 워그레이몬의 입에선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앗!”

 

 

오른팔에 있던 드라몬 킬러가 갑자기 로켓처럼 날아간다. 목표는 당연 카오스드라몬이었다. 카오스드라몬이 쏜 에너지파와 충돌한 드라몬 킬러의 갑주에선 계속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상대가 딴 곳에 정신이 팔렸을 때, 워그레이몬은 카오스드라몬의 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등에서는 부스터가 가스 불을 켠 것처럼 활활 타올랐다. 다리에서 촉감이 느껴지자, 카오스드라몬의 동공도 아래쪽으로 향했다. 드라몬 킬러를 막는 동안 가까이 접근하고 있었다니! 카오스드라몬의 오른팔이 워그레이몬을 향해 날아갔다. 워그레이몬은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껑충 뛰어올라 팔을 피하였다. 줄넘기하듯 피하고서는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간다. 이번에는 왼팔이 날아들었다. 워그레이몬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흡!”- 짧게 신음한 전사가 허공에서 묘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것은 일반인도 할 수 없는 동작이었다. 공중에서 백덤블링 두 번 하기. 발밑으로 지나가는 왼팔을 벗삼아, 워그레이몬은 가볍게 팔 안쪽으로 착지하였다. 그러고는 전력질주했다. 상대가 막든 막지 않든 거침없이!

 

 

지상에서 친구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황용우는 곰곰이 생각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지금 응원밖에 없다고!

 

 

“워그레이몬, 녀석의 대포를 파괴해!”

 

 

나름 일리있는 명령이었다. 상대가 대포를 주무기로 삼는다면, 그 대포를 없애면 된다!

 

 

워그레이몬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테이머의 명령을 들은 워그레이몬, 더욱 속도를 높인다. 카오스드라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건방진 녀석이 계속 까불자 열이 뻗쳤기 때문이다. 등에 달린 포구에서 빛이 모이기 시작한다. 가까이 접근하였을 때, 상대를 말살하겠단 숨은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워그레이몬도 알고 있었다. 그 포구에서 모인 빔은, 곧 자신을 죽일 거라고. 워그레이몬의 눈에선 살기가 감돌았다. 블랙워그레이몬, 네 몫까지 싸워줄게! 워그레이몬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레이트 토네이도!”

 

 

그레이트 토네이도. 워그레이몬의 통상기로, 전신을 회전시켜 앞으로 나아가는 기술이다.

 

 

몸 자체가 회오리가 된 워그레이몬이 대포를 부수기 위해 앞으로 돌진한다. 카오스드라몬의 입에선 음흉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네가 그렇게 나오길 원했다! 라는 말을 남긴 후, 방아쇠를 꾹 당겼다.

 

 

“하, 이, 퍼, 무, 겐, 캐, 논!”

 

 

붉은 에너지파와, 오렌지빛을 띤 소용돌이가 공중에서 서로 충돌한다.

 

 

가만히 서서 싸움을 지켜보던 황용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른쪽 어깨를 쥐어잡는다.

 

 

“크윽, 이건…분명해…워그레이몬의 고통이야…하지만…하지만 여기서 질 수 없어!”

 

 

사라졌던 빛은, 다시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황용우의 디지바이스에서 빛이 뿜어진다. 용기의 문장의 상징색, , ‘주황빛’이었다.

 

 

“워그레이몬, 밀고 나가!”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은, 한설도 용우를 응원했다.

 

 

“황용우, 여기서 지면 절대 용서 안 해!”, 시은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기고 돌아와!”, 정한설은 피식 웃었다.

 

 

워가루루몬은 아트라카부테리몬의 등에 올라탔다. 아트라카부케리몬의 꼬리에서 불이 뿜어진다. 잠시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게 부스터를 내뿜은 것이다.

 

 

“워가루루몬, 같은 생각이구나!”

 

 

“현실적으로 우린 지금 워그레이몬을 도울 수 없어…하지만 친구니까 친구를 위해서라면 서포트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옳은 말이야, 워가루루몬!”

 

 

아트라카부테리몬 등에서 뛰어내린 워가루루몬은, 오른발을 높이 들어 발차기 자세를 취하였다.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강인한 발차기! 워가루루몬의 통상기 원월차기였다. 초승달의 형태를 띤 에너지는 허공을 가르며 카오스드라몬 쪽으로 날아갔다. 요동치던 에너지는 적과 부딪치자마자 허공에서 말끔하게 사라졌다. 가슴 안쪽에서 충격이 전해지자, 카오스드라몬은 고개를 돌렸다. 도대체 어떤 놈이 날 공격한 거지? 뒤이어 아트라카부테리몬의 공격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이쪽이다, 혼 버스터!”

 

 

혼 버스터, 뿔 모서리 쪽에서 스파크를 만들어 적을 찌르는 기술로 아트라카부테리몬의 필살기이다. 그대로 돌진한 아트라카부테리몬은, 워가루루몬의 에너지파가 있었던 곳으로 날아가 카오스드라몬을 공격했다. 에너지가 있었던 부위는 바로 카오스드라몬의 가슴. 아트라카부테리몬의 뿔을 들이받은 카오스드라몬의 육체가 점점 뒤로 밀려난다. 완전체 두 마리에게 당했다는 사실보다, 두 마리와 함께 싸우는 워그레이몬이 더욱 신경 쓰였던 카오스드라몬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철옹성 같았던 진홍의 대포가 ‘그레이트 토네이도’를 맞고 산산이 부서졌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토네이도를 사용하여 적의 대포를 부순 워그레이몬은 카오스드라몬의 머리 위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신이 인간을 내려다보듯.

 

 

“카오스드라몬, 인간세계를 위기로 몰아넣고 나의 동료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를 물어, 너의 목숨! 나, 워그레이몬이 가져가겠다!”

 

 

카오스드라몬은 거칠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대는 이제 막 궁극체가 된 디지몬, 그렇다면 분명 전투 쪽에선 이쪽이 더 유리할 텐데!?

 

 

양손을 번쩍 들어올린 워그레이몬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지구의 대지여, 바다여, 나에게 힘을 줘!’

 

 

진심은 언젠가 전해진다. 그리고 그 진심은, 하나하나 모여 커다란 힘을 만들어낸다.

지구의 대지와 바다는 그에게 힘을 주었다. 세상을 위기로 몰아간 공공의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파트너 디지몬이 적을 쓰러뜨릴 수 있게 황용우는 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워그레이몬, 그걸로 마무릴 지어! 모든 이들의 힘이 담긴 에너지야!”

 

 

오른손에는 대지의 힘이 담긴 ‘가이아 포스’가, 왼손에는 바다의 힘이 담긴 ‘포세이돈 포스’가 만들어졌다. 워그레이몬이 눈을 부릅 뜨며 말한다.

 

 

“마무리다, 핫!”

 

 

지상에 있는 카오스드라몬을 섬멸하기 위해, 워그레이몬은 가이아 포스와 포세이돈 포스를 그에게 집어던졌다. 카오스드라몬은 양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자길 죽이러 오는 두 저승사자를 막기 위해서였다. 대지와 바다는 빠른 속도로 날아가 카오스드라몬과 싸웠다. 두 에너지가 너무 강했던 걸까? 붉은 용의 거대한 육체가 뒤쪽으로 점점 밀려난다. 카오스드라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가라!”, 테이머와 디지몬이 동시에 대답한다.

 

 

가이아 포스와 포세이돈 포스를 직격으로 맞은 카오스드라몬, 그 자리에서 소리도 질러보지 못하고 그대로 사망한다. 대지와 바다는 하나가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시꺼맸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구름 사이에선 새하얀 빛이 새어 나왔다.

 

 

체력을 소진한 워그레이몬은 유년기 코로몬으로 돌아갔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코로몬을 잡는데 성공한 용우는 코로몬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코로몬도 기분이 좋은지 방긋 웃는다.

 

 

“우리가 해냈어, 용우야!”

 

 

“응, 우리가 해냈어…우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황용우. 놀란 코로몬이 그의 이름을 연신 부른다.

 

 

눈을 떴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 용우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코로몬이 옆에서 자고 있었다.

 

 

‘코로몬…….’

 

 

방문이 활짝 열린다. 부모님이 방으로 들어오자, 용우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아빠, 엄마!”

 

 

엄마는 아들 곁으로 가 그를 꽉 껴안았다. 아빠는 옆에서 괜히 괜찮은 척 팔짱을 꼈다. 얼굴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고개를 돌린 것으로 보아 울고 있는 것 같다.

 

 

“고생했어, 아들…….”

 

 

“고마워요, 아빠…엄마…….”

 

 

다음 날, 용우는 다시 진화한 아구몬을 데리고 한설의 집으로 갔다. 한설의 집에는 시은도 있었다.

 

 

아구몬, 가부몬, 텐토몬, 황용우, 이시은, 정한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한설은 노트북 화면을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말하였다.

 

 

“어제자 뉴스야.”

 

 

긍정적인 뉴스가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정적인 뉴스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디지몬을 비판이 아닌, 비난하는 뉴스도 있었다. 이시은은 고개를 돌려 가부몬을 바라봤다. 목숨을 구해준 은인에게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일까? 그녀가 콧방귀를 뀐다.

 

 

“정말 너무하네, 자기들 목숨 구해준 사람한테 저런 소리나 하고…….”

 

 

“하지만 이 사람들 입장도 틀린 건 아니야.”, 정한설은 짧고 낮게 신음했다. 뭐야, 그 반응은? 이시은의 따가운 시선이 그에게 날아들었다.

 

 

“이걸 좀 봐줘.”, 다시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는 정한설. 뉴스 소식을 하나로 모은 뉴스 스크랩이었다.

 

 

“그동안 내가 모은 뉴스 스크랩이야. 주제는 디지몬과 관련된 것들로 모아놨어. 너희도 전부터 의식했겠지만 사람들은 디지몬을 좋게 보기도 하면서 좋지 않게 보고 있어. 그건 아마도 무의식에서 느껴지는 두려움 때문이겠지.”

 

 

황용우는 팔짱을 끼고서 그에게 물었다. 두려움이라니?

 

 

“인간은 미지의 영역, 그러니까 자신들의 힘이 닿지 않은 곳이 있으면 그곳을 배척하거나 어떻게든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왔어. 디지몬도 마찬가지야. 아직 몇몇 사람들에게 디지몬은, 공포의 대상인 거지.”

 

 

백 프로 이해한 것은 아니나, 맥락은 알 수 있었다. 용우, 새삼 그답지 않게 멋진 말을 툭 – 하고 던진다.

 

 

“만화와 현실은 다르단 건가.”

 

 

“우린 디지몬 어드벤처의 선택받은 아이들이 아니야.”, 정한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시은이 손으로 뒷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건데?”

 

 

“그건 나도 몰라.”, 정한설은 고개를 저었다.

 

 

텐토몬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는다. 세 사람의 대화를 듣고서 깨달은 게 있는 모양이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만…우리가 너흴 만난 건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

 

 

“예를 들자면 잊고 지내던 걸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라든가…….”, 가부몬은 턱을 괴었다.

 

 

아구몬은 코를 킁킁거렸다. 도저히 무슨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며.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어둠의 공간.

그곳에서 홀로 살아가는 변절 디지몬 케루비몬.

 

 

케루비몬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양손에선 묘한 떨림이 이어지고 있었다. 힘겹게 카오스드라몬을 만들었는데 그 디지몬을, 워그레이몬이 무너뜨리자, 그 충격으로 발작이 온 것이다.

 

 

“인간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존재…디지몬은 인간과 절대……절대 공존할 수 없어…….”

 

 

카오스드라몬을 쓰러뜨린 워그레이몬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나의 힘이 되돌아오는 날…난 반드시 인간세계로 넘어가 인간들을 죽일 것이다…….’

 

 

케루비몬의 목적은 단 하나, 힘을 완전히 되찾아 인간세계로 넘어가는 것.

그리고 인류를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죽이는 것.

 

 

케루비몬은 등을 돌렸다. 그의 앞에선, 타인은 볼 수 없는 영화같은 장면들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케루비몬에겐 테이머가 있었다. 테이머는 세라피몬, 오파니몬, 케루비몬을 거느릴 만큼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겐 한 가지 흠이 있었으리. 욕망이 크다는 것. 테이머의 직업은 외교관. 외교관이면서 과학자.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포악해졌다. 삼천사는 그가 변한걸 알아채지 못한 채 계속 디지털 월드를 지켜나갔다.

 

 

테이머의 목적은 단 하나, 디지몬을 현실세계로 보낸 뒤, 자신의 손으로 디지몬을 죽여 입지를 넓히는 것.

테이머는 영웅이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선 디지몬이 필요했다.

 

 

세 번째 출현이 있고 나서 케루비몬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있었던 세 차례의 출현이 전부 테이머 때문에 일어난 일이란 걸. 케루비몬의 만류에도, 테이머는 말을 들지 않았다.

 

 

케루비몬은 선택을 내려야 했고, 그가 내린 결정은 살해였다.

 

 

테이머를 죽인 케루비몬은 그때, 곰곰이 생각했다.

 

 

죽은 테이머여, 너에게 반드시 증명하도록 하마. 디지몬은 인류와 공존할 수 없다는걸.

 

 

과거를 다시 떠올리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던 걸까? 바닥에다 주먹을 내리꽂는다.

 

 

‘반드시, 반드시 증명하고 말겠어…인간은 디지몬과 함께 할 수 없다는걸…….’

 

 

-다음 편에서 계속-

 

후 다 썻당!

댓글 6

이유나 2021.10.09. 18:25
 황제드라몬
퇴화 맛좀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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