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연재 [패러디] 디지몬 : 메모리 엔드 파트너 - Chapter 03 길 <4>[발롱도르~]

디지몬 : 메모리 엔드 파트너

 

 

Chapter 03 – 길 <4>

 

 

어둡고 깜깜한 방 안에서 다시 만난 용우와 블랙워그레이몬. 그리고 그 옆에서 자고있는 아구몬. 블랙워그레이몬은 한 걸음, 한 걸음 그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짧고, 명확하게, 명령을 내리듯 말했다. 아구몬을 버리고 자기 파트너가 되라고. 황용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용우에게 아구몬은 파트너 이상의 존재이다. 잃어버렸던 동심을 찾게 해줬고, 그동안 반복적인 삶을 사느라 지쳤던 자신을 바꿔준 존재였다. 그런 소중한 친구를 버리고 처음 보는 디지몬에게 제 힘을 바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구몬 곁에 본인이 없다면 아구몬도 다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파트너이기에 존재하고, 파트너이기에 주어지는 숙명. 황용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어지는 고뇌가 그를 계속 괴롭혔기 때문이다. 둘의 대화하는 소리를 들은 걸까? 아구몬이 잠에서 깨어난다. 용우야. 일어나자마자 내뱉은 첫 마디. 황용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구몬!”, 용우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때 마침 밖에선 소리가 들렸다. 잠에서 깬 부모님이 방문 앞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용우는 고개를 돌렸다. 부모님에게 블랙워그레이몬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블랙워그레이몬은 그 자리에 없었다. 방문을 연 부모님은 용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아구몬은 침대에서 일어나 부모님께 인사했다. 부모님은 정신이 든 아구몬에게 괜찮냐며 물었다. 아구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용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조금 전, 블랙워그레이몬이 했던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음 날, 황용우와 아구몬은 아파트 앞 놀이터로 가 시간을 보냈다. 그저께 전투로 심신이 지쳤을 법도한데 아구몬은 그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며 그네를 탔다. 황용우는 옆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정말 아구몬을 버리고 블랙워그레이몬에게 가야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남아 아구몬과 함께 적과 싸워야 할지. 고뇌 속에 빠진 사람은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때때로 누군가가 나서서 빛을 비춰주어야 한다. 아구몬이 그 빛이 되어주길 바랬던 걸까? 용우, 그동안 하지 않던 말을 그에게 한다.

 

 

“아구몬…우리 싸우는 거 멈추고 그냥 평범하게 살까?”

 

 

“응? 평범하게?”

 

 

맥락을 이해 못한 아구몬이 되묻는다. 대답을 듣기란 어렵다고 판단한 걸까? 용우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마음이 복잡한 친구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낀 아구몬은 그네 타던 것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아구몬의 따스한 눈길이 느껴지자, 용우는 차마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일부러 시선을 피하는 용우에게 아구몬은 한마디 해야겠다며 그에게 말했다. 지금 네 모습은 너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망치로 뒤통수를 두드려 맞은 것처럼 머리가 얼얼했다. 테이머의 시선이 디지몬에게로, 디지몬의 시선이 테이머에게로 향한다. 그때, 아구몬이 코를 킁킁거리며 돌아선다. 테이머인 황용우는 알 수 있었다. 놀이터에 나타난 존재가, 어제 보았던 그 존재임을. 칠흑의 용사가 나타나자, 아구몬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

 

 

“블랙워그레이몬…그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의 난…용우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아구몬…그대는 왜 저 한낱 인간을 위해 싸우는 거지?”

 

 

“한낱 인간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나에게 제일 중요한 건 용우가 내 파트너라는 거야!”

 

 

“한심하기 그지없군.”

 

 

블랙워그레이몬은 조소를 지었다. 갈라진 영혼에게서 들은 첫 마디가 ‘한심하기 그지없군.’, 기분이 나빠진 아구몬은 그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렇다면 너는 왜 우리 앞에 나타나 이런 짓을 하는 거냐고. 그제야 대화가 통한다고 느낀 걸까? 블랙워그레이몬이 앞으로 걸어가며 대답한다.

 

 

“이런 짓이라고 치부하기에 아구몬 너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넌 파트너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 아닌가…싸움도…진화도…….”

 

 

“그렇다면 너는 그만큼 자유로운 몸이란 거야?”, 아구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블랙워그레이몬은 코웃음을 쳤다. 성장기 디지몬에게 들을 소리는 아닌 거 같군.

 

 

“잡담은 여기까지다, 오늘은 반드시 널 죽이겠다…아구몬…….”

 

 

아구몬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에겐 주먹이 답이다!

 

 

“용우야, 난 얼마든지 싸울 수 있어. 그러니까 날 진화시켜줘!”

 

 

진화 시켜달라는 말을 듣자, 과거의 한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기가드라몬과 메가드라몬이 있던 도시에서 둘을 상대하느라 바빴던 메탈그레이몬의 모습이 떠올랐다. 황용우는 고개를 저었다. 진화가 정말 답이라면 진화하지 않는 것도 답이 아닐까, 하고. 그러나 아구몬의 반응은 달랐다. 고민할수록 용우를 더 밀어붙였다. 용우야! 용우야! 용우야! 아구몬의 간절함을 이길 수 없었던 용우가 마침내 주머니에서 디지바이스를 꺼낸다. 디지바이스에선 진화의 빛이 뿜어졌다. 아구몬은 그레이몬을 거쳐 메탈그레이몬으로 진화하였다.

 

 

날개를 펼친 메탈그레이몬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블랙워그레이몬은 메탈그레이몬의 뒤를 쫓았다. 황용우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메탈그레이몬과 블랙워그레이몬의 싸움이, 마치 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인 거 같아 둘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블랙워그레이몬, 널 쓰러뜨리겠어!”, 메탈그레이몬은 신형을 낮추고 그에게 달려들었다. 날아오는 메탈그레이몬을 블랙워그레이몬은 무섭게 노려보았다. 메탈그레이몬의 ‘트라이던트 암’이 그대로 블랙워그레이몬에게 날아간다. 블랙워그레이몬은 등에 달린 브레이브 실드를 앞으로 꺼내 제 몸을 방어했다. 트라이던트 암을 맞은 브레이브 실드에선 깡- 하고 쇳음이 울렸다. 브레이브 실드가 좌우로 갈라지면서 생긴 틈 속에서 블랙워그레이몬이 불쑥 튀어나온다. 날렵한 몸집을 살려 블랙워그레이몬은 메탈그레이몬에게 날아갔다. 블랙워그레이몬의 오른발이 정확하게 메탈그레이몬의 복부를 가격했고, 발차기를 들이받은 메탈그레이몬은 저 멀리 날아갔다. 하늘에서 메탈그레이몬이 떨어지자, 용우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전력을 다해 뛰었다. 메탈그레이몬이 혹시나 다치진 않을지, 메탈그레이몬이 혹시나 그때처럼 또 폭주를 하진 않을지.

 

 

메탈그레이몬이 자동차 위로 쿵 – 하고 떨어진다. 자동차에선 경적음이 빵, 빵, 빵 – 하고 울렸다. 블랙워그레이몬은 무게중심을 낮추고 그에게 날아갔다. 신기루를 남기며 사라지는 신형. 사라졌다 나타난 블랙워그레이몬이 메탈그레이몬의 꼬리를 붙잡는다. 쓰러져 있는 메탈그레이몬을 번쩍 들어 집어 던지기 위해서였다. 블랙워그레이몬의 양팔에선 근육이 치솟았다.

 

 

“파트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네가!” 메탈그레이몬을 멀리 집어 던진다. 건물에 부딪쳤다 일어난 메탈그레이몬이 반격에 나선다.

 

 

“기가 디스트로이어!”

 

 

가슴에 달린 해치에서 유기체계 미사일을 발사한다. 블랙워그레이몬은 두 발씩 날아오는 미사일을 보고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기를 바랬던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네가…뭘 할 수 있다는 거지!”

 

 

바람처럼 움직여 낫처럼 미사일을 벤 블랙워그레이몬. ‘드라몬 킬러’를 이용하여 미사일을 벤 것이다. 썰린 미사일에선 검붉은 불꽃이 치솟았다. 타깃을 맞추지 못한, ‘불발’의 폭발이었다. 메탈그레이몬의 인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진다. 파트너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네가 뭘 할 수 있느냐며 말한 블랙워그레이몬의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없는 너는 뭘 하기 위해 태어난 거지! 하앗!”

 

 

메탈그레이몬이 왼팔에 달린 트라이던트 암을 사출한다. 트라이던트 암은 미사일처럼 정확하게 블랙워그레이몬 있는 쪽으로 날아간다. 블랙워그레이몬은 두 다리에 힘을 주었다. 높이 점프하기 위해서였다. 기계팔을 피한 칠흑의 용전사가 또 한 번 공격을 이어간다.

 

 

“하앗!”,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선 두 다리를 어깨너비만큼 벌린다.

 

 

애프터 버스트.

가이아 포스 다음으로 가장 강한 블랙워그레이몬의 필살기다.

 

 

블랙워그레이몬의 돌격이 이어졌다. 메탈그레이몬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육체가 망가지는한이 있어도 테이머만큼은 지키겠다는 의지였다.

 

 

“어디 올 테면 와봐!”

 

그때처럼 친구가 폭주할까 겁이 났던 걸까? 용우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한다.

 

 

“안 돼, 그만 둬…안 돼!”

 

 

브레이브 토네이도와 충돌하는 메탈그레이몬!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파장!

 

 

강풍이 몰아치자, 놀란 용우도 얼마 뛰어가지 못하고 뒤로 넘어진다.

 

 

“메탈그레이몬!”

 

 

피어오른 연깃속에서 암영이 비친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황용우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메탈그레이몬과 블랙워그레이몬만 있어야 하는 전장에, 두 마리가 더 있다? 수상하다고 느꼈을 때쯤 연기가 휙- 하고 사라진다. 다행히 메탈그레이몬은 아직 살아있었다. 죽기 전, 그를 도와준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탈그레이몬, 괜찮아?”, 푸른 늑대인간이 주먹을 꽉 쥐고서 말한다.

 

 

“아직 늦지 않은 모양이군!”, 갈색빛 피부를 가진 거대 풍뎅이가 너털웃음 지으며 대답한다.

 

 

용우 양옆에도 그림자가 비쳤다.

 

 

직장상사 이시은.

절친 정한설이었다.

 

 

“황용우, 이럴 거면 차라리 혼자 싸우지?”, 이시은은 팔짱을 꼈다.

 

 

“우리 알고 지낸지가 몇 년인데 혼자 다니고 그러냐.”, 정한설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지원사격을 온 워가루루몬은 전투자세를 취하였다. 아트라카부테리몬도 마찬가지였다.

 

 

“자, 2라운드는 지금부터다, 블랙워그레이몬!”

 

 

“널 쓰러뜨리는 건 바로 우리야!”

 

 

“워가루루몬, 아트라카부테리몬 마침 잘 왔어!”, 메탈그레이몬이 피식 – 하고 웃는다.

 

 

늑대인간 모티브를 가진 디지몬답게, 워가루루몬은 쏜살같이 블랙워그레이몬에게 달려갔다. 아트라카부테리몬은 옆에서 워가루루몬과 속도를 맞추며 공격을 지원했다. 메탈그레이몬은 후방에서 미사일을 조준했다.

 

 

“아트라카부테리몬, 내가 신호를 보내면 그때 공격해!”

 

 

워가루루몬의 눈에서 살기가 감돌았다. 아트라카부테리몬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보는 것처럼 워가루루몬, 건물 위를 깡충깡충 뛰어다닌다.

 

 

블랙워그레이몬은 고개를 높이 들어 옥상을 바라보았다.

 

 

“어떤 수작을 부려도 너흰 날 이길 수 없어…….”

 

 

블랙워그레이몬의 양손이 우측 허리춤으로 향한다.

 

 

“가이아……!”

 

 

워가루루몬이 반격에 나선다.

 

 

“카이저 네일!”

 

 

양팔에 달린 갈고리발톱에서 자주색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기운은 칼날이 되어 블랙워그레이몬에게 날아갔다.

 

 

“아트라카부테리몬, 지금이야!”

 

 

“혼 버스터!”

 

 

풍뎅이 모습을 한 아트라카부테리몬의 뿔에서 전격이 쏟아진다. 노란 전격은 지그재그로 날아가 워가루루몬의 카이저 네일과 합쳐졌다.

 

 

워가루루몬과 아트라카부테리몬이 기다렸다는 듯 메탈그레이몬을 보고서 “지금이야!” - 하고 대답한다.

 

 

“간다, 기가 디스트로이어!”

 

 

가슴의 해치에서 또 미사일을 사출한다. 온 힘을 다해서 쏜 최후의 포격이었다.

 

 

미사일의 추진력을 받은 혼 버스터와 카이저 네일이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간다.

 

 

블랙워그레이몬, 준비가 끝났는지 양손을 앞으로 내민다.

 

 

“가이아 포스!”

 

 

완전체 디지몬 삼인방 대 궁극체 디지몬 한 마리의 대결!

 

 

이어지는 폭발, 이어지는 강풍, 이어지는 파괴.

 

 

끝없이 울려 퍼지는 괴음.

 

 

얼마 후 이어진 대폭발.

 

 

자욱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정한설은 조금 전,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아트라카부테…….”

 

 

바람이 살짝 분다.

연기가 걷는다.

 

 

쓰러진 디지몬.

텐토몬이었다.

 

 

텐토몬 옆에는 아구몬이, 아구몬 옆에는 가부몬이 있었다.

 

 

승자는, 그들이 아니었다.

완전체 세 마리를 몽땅 쓰러뜨린 용전사 블랙워그레이몬이었다.

 

 

이시은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워가루루몬이 한 방에…….”

 

 

쓰러진 아구몬의 멱살을 잡고서 들어올리는 블랙워그레이몬.

 

 

“아구몬, 이젠 알겠지…너와 나의 차이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던 왼손의 드라몬 킬러가 다시 제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가 너의 묘지가 되겠구나.”

 

 

황용우는 다리에 힘이 풀리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다 끝났어…….”

 

 

“블랙워그레이몬, 멈춰라!”

 

 

용우의 머리를 쓰다듬는 한 사내.

 

 

떼가 타지 않은 흰 도복을 입고서 블랙워그레이몬을 상대하는 건장한 사내,

 

 

흰수염도사가 살의에 찬 눈빛으로 블랙워그레이몬을 노려보며 말한다.

 

 

“너와 따로 할 얘기가 있다…….”

 

 

“나와 할 얘기가 있다고?”, 블랙워그레이몬은 반문했다.

 

 

“그러니 이 아이들은 살려두고 잠시 나와 얘기하자꾸나.”

 

 

“너에게 용건은 없……?!”

 

 

흰수염도사, 양팔로 블랙워그레이몬의 허리를 감싸고선 놓아주지 않는다.

 

 

“시은아, 한설아…어서 애들을 데리고 도망가!”

 

 

정신을 차린 정한설이 텐토몬을 데리고 도망간다.

 

 

시은, 용우도 가부몬과 아구몬을 데리고 자리를 뜬다.

 

 

도망가는 게 좀 미안했던 걸까? 용우는 고개를 돌려 흰수염도사를 주의 깊게 바라봤다.

 

 

“도사님…도사님도 어서!”

 

 

“걱정마, 난 녀석과 싸울 맘 없으니까…너희들을 위해서니 어서!”

 

 

받아들이기 싫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 황용우는 고개를 까딱거렸다.

 

 

아이들이 사라지자, 흰수염도사는 차원의 문을 열어 블랙워그레이몬을 그 안으로 집어 던졌다. 따로 블랙워그레이몬과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흰수염도사의 육체가 차원의 문 속으로 사라진다.

 

 

용우, 시은, 한설은 용우의 집으로 돌아가 몸을 숨겼다.

 

 

기절했던 디지몬들이 차례대로 깨어난다.

 

 

기가 죽은 한설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았던 걸까? 텐토몬은 오른손으로 뒷머리를 만졌다.

 

 

“상대가 이번엔 너무나 강했네…우리도 훈련이 많이 필요하겠는걸.”

 

 

가부몬은 풋- 하고 웃음을 지었다.

 

 

“그러게, 텐토몬…우리 아직 많이 부족한가봐.”

 

 

반면 아구몬은 조용했다. 좌절하고 있는 테이머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용우야.”

 

 

아구몬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대답하지 않는 용우.

 

 

“용우야.”

 

 

그래도 대답하지 않는 그.

 

 

착 – 하는 소리가 방 안에서 울려 퍼졌다. 아구몬이 용우의 뺨을 때린 것이다.

 

 

“언제까지 머무르고만 있을 거야!”

 

 

언제까지 머무르고만.

언제까지,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있을 거냐.

 

 

아랫입술을 깨문 용우의 양주먹에서 떨림이 이어진다.

 

 

“아구몬 네가 잘못될까봐 난 정말 무서워…아구몬 그러니까!”

 

 

“잘못되어도 내가 너의 파트너라는 건 변함없어.”

 

 

아구몬은 짧게 대답했다.

 

 

용우의 눈동자가 보름달처럼 납작해진다.

 

 

“파트너…….”

 

 

한편 차원의 문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블랙워그레이몬은 자신을 이곳에 데려온 흰수염도사에게 살의를 품으며 말하였다.

 

 

“당신이라고 날 이길 수 있을 거 같나?”

 

 

“내가 말하지 않았나…난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너와 얘기하러 온 거라고…….”

 

 

-다음 편에서 계속-

 

패러디 소설 쓰는 중임!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Event(진행) 자갤 대문 무상임대합니다 1 정진솔 83 5
공지 [공지] 츄르내역_240102 19 조유리 2892 12
공지 [공지] 공지사항_220412 30 조유리 6335 64
인기 월급 들어옴 ㅅㅅㅅ 7 조자룡조영욱 33 5
인기 코크가 펩시한테 제로 지나? 2 설윤 18 3
인기 들으면 무조건 알지만 1위는 못한 곡 1 Sso! 16 2
연재
이미지
정진솔 28 2
연재
이미지
정진솔 93 11
연재
이미지
정진솔 99 10
연재
이미지
정진솔 30 3
연재
이미지
정진솔 47 4
연재
이미지
정진솔 77 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82 1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21 15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29 3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67 2
연재
기본
오메가몬 69 2
연재
기본
조유리 100 12
연재
기본
오메가몬 37 5
연재
기본
오메가몬 24 0
연재
기본
조유리 108 15
연재
이미지
♥무케♥ 148 25
연재
이미지
MelodyMarks 27099 33
연재
이미지
lavtov1 159 16
연재
기본
조유리 85 10
연재
기본
조유리 8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