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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연재) 공상의 시간 - 프로레슬링(1)[발롱도르~]

원래 레슬링 선수가 대전료를 받고 출전하여 경기하는 모든 레슬링의 총칭이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특히 미리 승패가 결정된 상태에서 레슬러들이 가상의 격투를 벌이는 일종의 공연 예술을 가리키는 말 -한국 위키백과 정의-

 

 

#0 프로레슬링이 취미인 사람이 받는 취급

 

 취미로 프로레슬링을 즐기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대부분이 독특한 취미를 가진 것으로 취급을 받는다. 소위 영미권의 '너드'와 비슷한 대접을 받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때문에 '이딴 걸 왜 보냐? ㅉㅉㅉ' 취급당하기 좋다는 이야기다. 저런 말 하는 사람들이 나의 여가생활에 뭐 보태줄 것도 아닌데 저런 소리를 왜 하냐고?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내가 저런 것을 취미로 즐겼을 때 열에 여섯 일곱은 저런 반응을 보여줬다.

 

 원래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여가를 즐기는 것을 존중받아야 마땅한데 프로레슬링은 그런 존중을 받기가 어려운 편이다. 이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건 나중에 시간이 나면 다른 공상의 시간에서 다뤄보도록 하고. 오늘은 저렇게 남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에게 왜 프로레슬링을 취미 삼아서 보는지 이야기 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자 한다.

 

 

#1 가짜인데 그걸 도대체 왜 보는 거야?

 

저희는 이겼느니 졌느니 하는 사소한 것 때문에 프로레슬링을 하는게 아니거든요 - 나이토 테츠야 -

 

 취미로 프로레슬링을 본다고 하면 비꼬는 의도든 아니면 순수한 호기심이든 열에 아홉은 위의 질문을 건넨다. 물론 저렇게 생각은 할 수도 있다. 프로레슬링은 실제로 스포츠 언론과 많은 커넥션이 있고 실제로 국내에서도 스포츠 기사란에서 취급한다. 또한 프로레슬링은 스포츠적인 요소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신체를 이용해 기술들을 구사해서 상대를 이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종합격투기의 근간 중 하나가 프로레슬링 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종합격투기나 프로레슬링이나 단체를 운영하는 방식이 PPV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프로레슬링이 스포츠적인 요소가 크다는 것을 입증한다. 

 

 근데 격투기와 달리 경기 시작 전에 결과가 정해져있다. 즉 짜고 치는 경기들을 한다관중들은 그런 짜고 치는 경기에 희노애락을 느낀다. 물론 한 때 종합격투기와 프로레슬링의 구분을 짓지 않고 프로레슬링도 실전처럼 다루려는 시도가 있기는 했지만. 완벽하게 실패하고 엄연히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그러면 짜고 치는 것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경기를 하는 프로레슬링을 왜 취미로 보는 것일까?

 

 답은 너무나 간단하다. '짜고 치니까' 보는 것이다. 보통 프로레슬링을 보는 사람들은 이것을 영화, 극, 소설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인 '서사'라고 이야기한다. 프로레슬링을 보는 사람들은 대다수는 이미 프로레슬링을 드라마나 영화보듯이 본다. 물론 러닝타임이나 화수는 저 둘에 비하면 더 길 수도 있겠지만. 물론 '서사'가 안 좋으면 사람들은 그런 서사를 보여주는 단체와 선수들을 욕할 것이고 '서사'가 좋으면 그런 서사를 보여주는 단체와 선수들을 칭찬할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다. 프로레슬링은 말 그대로 '공연'이기에 시간과 돈을 들여서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퀄리티의 '공연'을 선사해야하기 때문이다.

 

 

악의 권력과 평범한 시민처럼 생긴 팬들의 지지를 받는 선수로 진행된 2014년 레슬매니아 대립. 2010년대 최고의 서사를 꼽으라면 팬들에게 반드시 언급된다. )

 

 

 #2 그러면 '서사'만 보는 것이냐?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서사'만 좋아서는 안 된다. 프로레슬링은 굉장히 독특한 구조인데 서사의 결말을 링위의 경기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즉 무대 위의 '공연'을 통해서 '서사'를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공연'을 어떻게 해야 잘 만들고 '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건 링위에서 경기를 하는 이들의 능력으로 결정된다. 실제로 북미에서 선수들은 스스로를 'performer'라고 칭하는 편이다. 팬들 역시 이들을 'worker'라고 칭하는 편이다. 때문에 링 위에 오르는 프로레슬링 선수들은 굉장히 다방면의 능력을 요구받는다.

 

 일단 운동신경이나 근력은 기본적으로 필수다. 신체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서 기술을 구사해야하기 때문에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저것만 좋으면 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일종의 연기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연기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감정표현이나 대사를 소화하는데 필요한 발성이나 발음같은 능력들 말이다. 또한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임기응변으로 경기의 흐름을 다르게 가져가는 운영력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진짜 매니아들이 아닌 이상에야 저걸 세세하게 다 따지고 보진 않는다. 자신의 취향에 더 맞는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파고들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볼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신체능력이나 링위에서의 연기력을 위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얼마나 '몸을 잘 이용해서 안전하고 깔끔하게 기술을 쓰는지'와 '기술을 사용하고 당할 때 감정표현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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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종류의 프로레슬링 기술들.. 분명한 프로레슬링의 묘미 중 하나다. )

 

 

댓글 7

보아 2021.08.25. 23:44
한번보면 끊을수없지
댓글
블루스 2021.08.26. 00:32
프로레슬링 대본 짜여진거라고 알았을 때 충격이랑 아쉬움은 진짜
댓글
루루냐옹이 2021.08.26. 14:27
서사에 빠져드는게 큰 거같긴함... 옛날에 하디보이즈 빨때가 엊그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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