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연재 연재) 공상의 시간 - 공군 폐건물 격리와 나 2

1부 : https://www.flayus.com/77822379

 

 

https://youtu.be/vy0-4X1QoHQ

 

#3 2021년 1월 4일

 

우리 부대는 ㅈㄴ게 추웠다. 저 영상에 나오듯 눈이 작살나게 오는 것도 오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해발 1450미터되는 고지라 기후가 진짜 지랄맞다.

 

당연히 한겨울에 체감온도가 영하 40도씩 내려가는게 부지기수였다. 보통 체감기온이 실평균에서 -10~15정도니까 실평균기온이 영하 25~30도를 무난히 찍었다는 소리다.

 

자 1부에서 이야기했듯 병사들을 격리시키는데 사용한 건물은 안전등급 D등급에 건축된지 40년을 넘어 50년을 향해가던 건물이다. 거기에 2020년 연말에 격리자가 전부 격리해제되면서 사람도 없어졌다. 즉 동파되기 딱 좋은 상황이라는 소리다.

 

원래 건물에서 업무를 보던 시기의 겨울에는 동파방지를 위해서 물을 매일 틀어두고 그랬다. 근데 그걸 안 틀어두니까 문제가 생긴거다. 처음에 동기에게 연락이 왔을 때는 그냥 화장실 배관이 터져서 세는 건 줄 알았다.

 

 

"아니 X바 그게 아니라니까. 건물 전체에 물 샌다고 지금. 노래방 기계 다 얼었어. 모니터랑 스피커랑 앰프 싹 다 고드름 맺혔다고!"

 

 

그제서야 상황의 심각함을 안 나는 자치위원회인 후임들하고 같이 노래방에 있는 물건들을 빼러 갔다. 최대한 바닥에 자연으로 녹일 수 있는 만큼 녹인 다음. 재조립하기로 했다. 그 때만 해도 그냥 안 좋은 시설에 지랄맞은 기후로 벌어진 헤프닝이라 생각했고. 그 주 주말이면 쉽게 복구하고 넘어갈거라고 생각했다.

 

 

#4 2021년 1월 7일

 

그리고 저 사건 이후 2일 뒤 부대에 고열 의심환자가 생겼다. 그 과정마저도 골 때리는데 우리 부대는 항상 1월~2월에 폭설이 오는데 너무 추우면 제설을 아침 식사 이후에 집합시켜서 일과 시작 직전에 하는 경우도 아주 가끔 있었다. 근데 1월 5일은 무슨 일인지 체감온도 영하 40도의 날인데도 불구하고 새벽 제설점호를 강행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고열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서 간부들은 판단을 내린다. 동파된 폐건물 2층을 다시 한 번 격리시설로 쓰겠다는 판단이었다. 

 

실은 이유는 너무나 심플했다. 폐건물이 동파된 것 치고 2층은 생각보다 수해가 덜 한 외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을 제외하고 쓰레기나 먼지구덩이인 것은 변함이 없었지만. 

 

하지만 기사에 제보된 영상에도 나와있다시피 사실상 외관만 그런 것이지 결국 동파된 건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아무튼 5일에 고열 증상을 보인 사람들은 폐건물로 격리조치된 다음. 6일 PCR검사를 받고 다시 폐건물에 격리됐다. 그리고 7일 아침까지 밥도 물도 잘 줬다. 그 땐 여유로웠으니까.

 

2021년 1월 7일 13시 55분 경 상황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국군수도병원에서 온 전화였는데 '부대에서 한 1차 PCR 검사에서 양성 확진자가 2명 나옴'이라는 내용을 담은 통화였다. 5분 후 부대에 전 병력은 생활관으로 격리조치됐다. 나도 우리 부서에 전화돌리고 생활관으로 끌려갔다.

 

이 날 우리는 생활관에 갇혀서 별 다른 정보를 얻지도 못하고 조용히 있어야만 했다. 엠바고 문제 때문에 집에 알리는 것도 다음날 오전에 알릴 수 있었다. 

 

사실 이 때 폐건물에 격리된 병사들의 고초가 제일 심했다. 밥은 제대로 가져다 주지도 않고 물까지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 부대 전체 톡방에 주임원사님께 분노를 표출해야 겨우 공급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증언했고. 실제로 본 카톡내용도 그러했다. 격리시설에 있던 병사에게 물어본 바로는 난방도 몇 대 없어서 추위에 노출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참고로 이 건에 대해서는 2월말에 운영계 간부와 대대장이 직접 병사들 앞에서 공개 사과했다. 물론 그것도 폐건물 격리된 경험이 있는 병사가 1303에 찔러서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서 그런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미 이 시점에서 코로나 19 증상이 보이는 병사가 초기에 폐건물 격리된 병사들 중 대다수 였고 실제로 1월 7일 이전에 폐건물에 격리된 병사들 중 1명을 제외하면 최종적으로 전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우리도 1월 8일 아침까지만 식사를 제공받고 이후에는 보급된 컵밥과 컵라면 전투식량으로 때우다가 자가격리시설로 끌려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크게 절망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1차 말년 생겼다고 개꿀이라는 마인드 컨트롤을 빙자한 무지성적인 삶을 살았다.

 

 

#5 마지막으로

 

아직도 운영계 간부들이 왜 하필 1월에 다 동파된 건물에 애들을 격리시켰는지는 나는 아직도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 시설이 열악한 것을 차처하더라도 거기다 격리를 시키는 것이 옳은 판단은 아니었다. 관계부처나 다른 곳에서 협조를 구해서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간부들도 윗선의 오더에 따라서 그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도 든다. 그들도 어쩔 수 없는 누군가의 부하간부이니까. 그렇지만 그들이 보여준 판단은 분명히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ps. 1부에 나오는 유튜브 영상 링크에서 인터뷰한 병사가 들려준 말에 의하면 인터뷰에서 분명히 공군본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비판을 하는 인터뷰도 진행했지만 삭제됐다고 한다.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츄르내역_240102 19 조유리 2908 12
공지 [공지] 공지사항_220412 30 조유리 6363 64
인기 미역갤 관리자로서 마지막 인사 공지? 올리고 와ㅛ습니다 조자룡조영욱 15 5
인기 상당수의 갤이 장례식장이네 2 낭만고양이 20 3
인기 저 군대 휴가 나왔는데 2 Carmine 32 3
연재
이미지
정진솔 28 2
연재
이미지
정진솔 93 11
연재
이미지
정진솔 99 10
연재
이미지
정진솔 30 3
연재
이미지
정진솔 47 4
연재
이미지
정진솔 78 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82 1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21 15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29 3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67 2
연재
기본
오메가몬 70 2
연재
기본
조유리 101 12
연재
기본
오메가몬 37 5
연재
기본
오메가몬 24 0
연재
기본
조유리 108 15
연재
이미지
♥무케♥ 148 25
연재
이미지
MelodyMarks 27809 33
연재
이미지
lavtov1 159 16
연재
기본
조유리 85 10
연재
기본
조유리 8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