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연재 연재) 공상의 시간 - 끝과 새로운 시작.

#1 군생활의 끝을 맞이했는데 왜 기쁘지 않을까?

 

새로운 시작은 설레게 하지

가호시작의 가사 (이태원 클라쓰 OST)

 

2021년 3월 12일 이 날은 진짜 특별한 날이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려는 느낌이 물씬 풍길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서 추운데도. 나는 그저 덤덤할 뿐이었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1456M 고지에서 벗어나 이제 집으로 가는 날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전역 전 미복귀 휴가라는 긴 이름이 붙었지만 현실은 전역과 다를게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몸 조심을 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전역을 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 아니겠는가? 대한민국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한 남자라면 당연히 바랄 수 밖에 없는 그런 날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2019년 한여름에 들어갈 땐 이 날이 올까 계속해서 생각이 들었었고. 2021년에 새해를 맞이하면서도 언제 오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날이 왔다. 

근데 솔직히 전역 신고를 하고 진중버스에 탑승하면서도 막상 전역날 나를 맞이한 감정은 실감난다는 감정은 둘째치고 생각외로 좀 허무하고 뒤숭숭한 감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분명 바라던 끝남의 순간이 찾아왔는데도 기쁨보다는 허탈함과 뒤숭숭한 감정이 든다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군대에서 자기계발 안 하고 맹탕 놀았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군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업무적으로도 인간관계적으로도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까 드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근데 내가 왜 저런 감정을 느꼈는지 제대로 깨달은 것은 근무 오프로 하번하는 부서 간부와 밥을 먹으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KakaoTalk_20210329_220408964.jpg

 

( 부서 선임부사관이 사준 삼겹살. 마지막이라고 낮술까고 대화했는데. 덕분에 차타고 오면서 뒤지는 줄 알았다. )

 

선임부사관인 간부님과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앞으로의 생활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전역 이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은 나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대화를 통해서 전역신고를 하고 차를 타고 산을 내려오면서도 전역한다는 사실이 마냥 설레지 않고 허탈한 기분이 드는 이유를 알았다.

 

이제 사회로 돌아왔고.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에 섰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규칙적인 패턴 속에서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삶을 벗어나서 내가 직접 새로운 규칙을 정하고 패턴을 만들어야하는 시기가 다시 찾아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계획을 직접 짜고 이를 직접 이행해야한다는 소리다. 그리고 예전에 썼던 글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가겠지만 나는 이런 것을 더럽게 못한다.  

 

'군대에서 자기계발을 조금이라도 해뒀으면 어땠을까?'라는 식의 생각을 하면서 후회하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군대 간 것을 인생의 휴식기로 생각하고 들어간거라 2년짜리 휴학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안감이 안 생길 수는 없었다. 군대에서 나름대로 고쳐야겠다고 느낀 것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까도 좀 헷갈리고. 일단은 결정적으로 나가서 대학 공부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어떤 진로를 통해서 입에 풀칠하고 살아야하지? 라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실은 허탈한 느낌은 내가 사회로 다시 돌아와서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서 생긴 두려움이라고 봐도 무방했던 것이다.

 

 

 

#2 앞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된 '나'의 다짐

 

그렇게 집에 와서 일단 일주일은 놀았다. 여기저기 지인들도 만나러 다니고. 친척들도 뵈러가고. 그렇게 여기저기 쏘다녔다. 실은 전역하자마자 집 가서 글 쓰는 것을 몰두해보자 였는데. 전혀 그럴 수가 없었다. 진짜 나와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들과 가장 하고 싶었던 것들을 즐기다보니 그냥 글을 쓰는 것 자체를 안 하고 있었다. 

 

120일만에 사회에 나온 것도 사실이니까 핑계를 대면서 미뤘던 것 같다. '이제 막 전역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쓰려는 글들이 치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다가 문득 며칠 전에 로스트아크 던전 돌고 있는데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유흥만 즐기고 있을 거야?

 

분명 사회에 나오기 직전만 해도 사회에 나가면 무작정 놀게 아니라 이것저것 해보고 싶었던 컨텐츠들을 생산해보자고 마음 먹었는데 막상 사회에 나오니 그런것을 하려는 준비를 전혀하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분명 2달 전 이맘 때 격리시설에 갇혀있던 '나'는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건실한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은데. 그 '미래'를 맞이한 나는 그냥 무작정 놀고 있는 상황. 솔직히 말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되지만 좀 아쉬웠다.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언니네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가사 중 일부

 

나도 보통의 사람이니까 당연하게 본능적으로 편하고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싶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작정 그렇게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한다. 그 중 하나가 글쓰기라고 군대에 있을 때 부터 생각해왔다. 

 

분명 글쓰기가 흔한 것은 맞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나에게 만큼은 아예 흔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특별한 것이 되서 어딘가에 써먹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세웠던 글쓰기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시키기 위해서 이제는 좀 글을 쓸 때가 온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게 군대라는 사회에서 그냥 사회로 돌아온 나의 새로운 시작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4월부터는 좀 더 수필이나 논설문에 대해서 공부하고 더 좋은 퀄리티와 더 잦은 횟수로 글을 연재하는 공상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만 같다. 그래야 내가 계획했던 것을 후회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그리고 진정으로 내가 사회에 나와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느낌도 줄 수 있을 것 같고 말이다. 어쨌든 내 스스로 계획을 짜서 뭔가를 하기 시작했고 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럼 다음 글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뵐 준비를 하러 이만 글을 마치고 물러난다.

 

KakaoTalk_20210329_234437518.jpg

 

 

댓글 10

단군할아버지 2021.03.29. 23:53
 단군할아버지
전역할 때 기분 생각나게 잘 쓰셨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막 전역 했을 때가 가장 자신감 넘칠 때라 뭐든 도전해도 아이싯팔 내가 군대도 버텼는데 이걸 못 버티겠어? 이러면서 포텐 폭발하니 시국은 안 좋아도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들 맘껏 도전하고 즐기시길
댓글
PSG 2021.03.30. 00:01
 PSG
먼가 그리운 냄새가 나네 ㅠ
댓글
타나카미쿠 작성자 2021.03.30. 14:39
 PSG
그립지만 다시는 안 돌아가고 싶은 ㅋㅋㅋ
댓글
기희현 2021.03.30. 13:18
"사회로 다시 돌아와서 어떤 미래를 그려 나가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이거 진짜 공감되네요.
전역후 방황하는 시기가 왔었는데..지금도 뭘 하긴 하는데 방황중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츄르내역_240102 19 조유리 2908 12
공지 [공지] 공지사항_220412 30 조유리 6363 64
인기 자갤 여신 1 슬기 35 6
인기 대충 예상해본 6월의 플스 1 시나모롤 28 3
인기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1 다이어트한다 16 2
연재
이미지
정진솔 28 2
연재
이미지
정진솔 93 11
연재
이미지
정진솔 99 10
연재
이미지
정진솔 30 3
연재
이미지
정진솔 47 4
연재
이미지
정진솔 78 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82 17
연재
이미지
이치너굴 121 15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29 3
연재
기본
황제드라몬 67 2
연재
기본
오메가몬 70 2
연재
기본
조유리 101 12
연재
기본
오메가몬 37 5
연재
기본
오메가몬 24 0
연재
기본
조유리 108 15
연재
이미지
♥무케♥ 148 25
연재
이미지
MelodyMarks 27814 33
연재
이미지
lavtov1 159 16
연재
기본
조유리 85 10
연재
기본
조유리 8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