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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색의 시간 - 우리가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관심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내가 온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
살아온 내가 어느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 게."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길 따라 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먼저 손 내밀어 주길 나는 바랬지.

나에게 넌 너무나 먼 길
너에게 난 스며든 빛
이곳에서 우린 연락도 없는 곳을 바라보았지.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 게."

평범한 신분으로 여기 보내져
보통의 존재로 살아온 지도 이젠 오래되었지.
그동안 길 따라 다니며 만난 많은 사람들
다가와 내게 손 내밀어 주었지. 나를 모른 채.

나에게 넌 허무한 별빛
너에게 난 잊혀진 길
이곳에서 우린 변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었지.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 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나를 너에게 준 게."

나에게 넌 너무나 먼 길
너에게 난 스며든 빛
언제였나 너는
영원히 꿈속으로 떠나버렸지.

나는 보통의 존재, 어디에나 흔하지.
당신의 기억 속에 남겨질 수 없었지.
가장 보통의 존재, 별로 쓸모는 없지.
나를 부르는 소리 들려오지 않았지.

 

언니네 이발관 정규 5집명이자 Track 1 <가장 보통의 존재> 

 

이 곡의 가사를 보면 보통의 연인관계? 신과 조물주? 부모를 찾는 아이? 아무튼 '너'라는 존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가 무언가 벽을 깨닫고 마는 '나'의 이야기이다.

 

'나'가 '너'를 얻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던 이유 중 하나는 특별한 '너'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나' 역시 특별하다고 여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무엇이든 '나'가 얻은 결론은 똑같았다. 내가 그토록 원했고 갈망했던 너라는 존재를 더 이상 원할 수 없고 갈망할 수 없게 됐다. 

 

'너'라는 존재는 이미 영원한 꿈속에 가버렸다. 그리고 '나'는 흔하디 흔하고 별로 쓸모 없는 가장 보통의 존재이기에 '너'를 얻으러 영원한 꿈속에 갈 기회 조차 없어져버렸다.

 

우리라는 존재는 욕망과 이성이 혼재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는 욕망을 갈구하기 위해 이성을 사용하기도 하고 욕망 그 자체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노력이라고 칭할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우리가 갈망하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거기서 오는 부수적인 것들을 취하면서 우리는 뭔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 인양 인식하게 되고 자만심을 가지기도 하고 더욱 특별해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도 결국 장애물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거기서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당연히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포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그런 장애물을 뛰어넘고 갈망하던 것을 얻으려고 노력할 것인지를 말이다.

 

 

곡의 작곡가이자 보컬인 이석원은 이 앨범을 내고 직후 산문집인 <보통의 존재>를 내면서 문학계에 등단한다. 그리고 그는 데뷔작에서 <가장 보통의 존재>라는 앨범에 대해 이렇게 기술한다.

 

 

 

"앨범 <가장 보통의 존재>의 주인공은 어느 날 자신이 보통의 존재임을 깨닫곤 몸서리친다. 그것은 섬뜩하리만치 무서운 자각이었으나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자, 자신이 보통의 재능과 운명을 타고난 그야말로 보통의 존재라는 것도 알았고,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으며 세월이 갈수록 나를 가려주던 백열등이 수명을 다해가고 있음도 직시하게 된 지금.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나의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가.

'나'는 현실에 투항하게 될까?

누구든 위험한 희망을 선택하지 않아도 될 권리와 자유가 있다. 따라서 그는 얼마든지 안락과 정착을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일찍 자신에게 주어진 불리한 여건에 수긍하거나, 운명을 거역하기 위한 노력을 쉽사리 포기한다면... 하여 보통의 존재는 역시나 보통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된다면... 이야기의 결말이 조금은 허무하지 않을까. 주인공의 미래가 몹시도 궁금해진다."

 

이석원, 산문집 <보통의 존재>에서 발췌

 

 

 

 

이 곡을 작곡한 이석원은 보통의 존재인 우리가 보통의 선택을 하지 않고 뭔가 색다른 선택을 통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물론 이 곡을 해석하는 이들은 이석원이 바라는 대로 <가장 보통의 존재>라는 노래를 해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라는 존재들은 이석원이 희망하는대로 나아가야할 것 같다. 아니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우리가 보통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않다. 너무나 흔하고 너무나 많이 보이는 것이 우리다.

 

엄청난 결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난 강점이 있지도 않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지 않은 내 결점을 보완하고 엄청나진 않지만 엄청나질 수 있을 지 모르는 강점을 다듬고.

 

그것을 토대로 남들이 하지 않던 선택을 한다면. 우리가 갈망하던 과정 앞에 놓인 장애물은 금방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지금 사회가 그런 경우를 만드는 인간을 줄여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그런 선택을 하는 인간이 나왔으면 하는게 이석원의 마음이라고 필자는 생각해봤다.

 

 

이 곡을 마지막 부분을 들으면서 생각해본 바는 다음과 같다. 과연 자갤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마음속에서 명쾌하게 답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해본 바를 이야기하며 오늘의 사색을 마친다. 다음에 또 만나자.

 

 

"우리는 보통의 존재다. 즉 우리는 쓸모 없고 어디에나 흔하다."

 

"그러면 우리는 쓸모 없고 어디에서나 흔한 존재이니까 그런 존재로 삶을 마무리해야만 할까?"

 

"만약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라는 보통의 존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올바른 것일까?"

 

어제의 사색

https://www.flayus.com/58764039

음갤에 있는 글을 여기 연재 방식에 맞게 조금 다듬어서 올려봅니다. (땅연히 발롱은 금지.) 미친놈이 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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