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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후방) (연재) 예술과 포르노의 차이 - 후궁[발롱도르~]

 

 

 

 

예술과 포르노의 차이는 뭘까요?

 

그것은 목적의 차이입니다.

예술의 목적은 욕망을 표현하는 것이고, 포르노는 욕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도구입니다. 

 

혹은 그것은 지속성의 차이입니다. 

예술의 목적은 관객의 일생을 바꿀 강렬한 경험이 되는 것이고, 포르노는 일회성적인 소비를 위해 태어납니다. 

 

조여정씨가 출현한 후궁이라는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예술의 목적에 충실합니다.

볼록한 가슴, 노란색 따뜻한 색감의 조명, 굴곡 있는 엉덩이는 성녀와 요부라는 전통적 여성상의 두 얼굴을 표현합니다.

harlot-saint dichotomy 라고도 하지요. 

전통적인 여성상은 성녀와 창녀로 나누어지고, 여성들은 성녀가 되기를 요구받으며 스스로 검열을 하며 창녀에 대한 우월성을 획득합니다.

그의 반발심으로 성녀로 구분되는, 혹은 성녀가 되고 싶은 여성들은 절제를 폭력으로 휘두르며 창녀들에게 잔인하게 행동하죠.

결과적으로 그런 이분법이 여성에게 전통적 가치관을 강요하게 되고, 여성들은 파놉티콘적인 절제에 스스로 들어가게 됩니다.

 

후궁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유혹은 요부처럼 탕녀처럼 음탕하지만

조여정씨의 단정하게 다듬은 머리, 도담한 가슴, 잘록한 허리와 탐스러운 엉덩이가 따뜻한 조명에 비춰질 때 관객들은 모성애적 상징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모성애만큼 성스러운 모티프는 없죠.

 

조여정씨의 노출씬으로 관객은 성녀-창녀라는 모순되는 이미지를 후궁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섹스신은 음탕한 장면일까요? 모성애가 담긴 섹스신은 성스럽습니다. 반박시 당신은 음탕한 섹스에서 나온 음탕한 자손입니다.

 

이렇게 영화 속 모티프와 메타포가 당신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조여정씨의 섹스신은 모성애가 느껴지지 않나요? 아니라고요? 혹시 당신의 음탕한 출생이 예술을 삐뚤어지게 보는 것 아닐까요?

이렇게 당신은 이 작품에 예술의 권위를 주게 됩니다. 스스로 파노티콥적 절제를 시작하는 당신을 바라보며 이 영화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후궁은 잘 만들어진 영화가 아닙니다. 조여정의 몸매가 알파요 오메가이고 예루살렘이요 메카요 룸비니 동산입니다.  

7분 55초 ~ 8분 42초, 23분 11초 ~ 25분 59초, 59분 9초 ~ 1시간 2분 3초, 1시간 49분 ~ 1시간 54분 52초 입니다. 기억하십시오.

 

하지만 조여정의 몸매가 얼마나 예술적인지, 

따뜻한 노란색 조명에서 이루어지는 섹스가 어떤 포근함을 주는지, 

후반의 피칠갑섹스가 어떤 메타포를 주는지 여러분들은 열심히 자신을 변호하게 됩니다. 앞으로 일생동안 그렇겠지요. 반박시 음탕한새끼.

 

여러분이 조여정을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영화의 예술성이 달라집니다. 

여러분이 예술로 보았다면 예술이 될 것이며, 조여정의 가슴이 나올 때 일시정지를 누르고 휴지를 꺼냈다면 포르노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예술을 보았다고 말 할 것입니다. 아무도 여러분에게 묻지 않아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말 할 것입니다.

휴지를 꺼냈다면 자위를 한 후 휴지를 다시 넣을 것입니다. 여러분 스스로의 도덕과 수오지심이 여러분을 감시할 것입니다.

 
영화 후궁은 여러분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영화를 보지 않고 저 위의 클립만 봤더라고 해도 여러분들은 후궁에는 최소한의 예술성이 있다고 스스로 믿게 될 것입니다. 

음탕한 인간이 되는 것 보다 후궁의 예술성을 인정해 주는 것이 낫다고 무의식이 당신을 설득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로서 자기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푸코적 존재가 되었습니다. 

 

 

에펨네이션의 '누벨바그' 라는 유저가 그랬다고 인용하는 것은 간지 나지 않으니

미셸 푸코의 책 '감시와 처벌' 에서 나온 파노팁콘의 개념과 프로이트 & 융의 성적 무의식과 문화의 굴레의 개념에서 따 왔다고 하면 됩니다.

 

 

 

댓글 26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2:16
 명약관화
그런건 유럽에서 한다고 들었읍니다
댓글
시펨발코 2020.01.03. 02:41
추천박았슴다
야밤에 후궁달립니다.
댓글
띠껍츄 2020.01.03. 02:42
영화이론이랑 문학이론에 많이 나오죠. 몸 관련해서는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많이 얘기 나왔고.

영화 보는 사람의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죵.
댓글
띠껍츄 2020.01.03. 02:43
 띠껍츄
남성중심주의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페미니즘 이론에서 겁나게 까왔구요.
댓글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2:45
 띠껍츄
사실 저 harlot-saint dichotomy가 페미니즘에서 인용되는 이론이긴 함 (메갈리안류의 레디컬 말고 논문 쓰는 강단 페미니즘에서 주로 인용되죠, 레디컬들은 인용 논문 쓰는 인간 극히 드물어서). 근데 아이러니한건 페미니즘 진영에서 저 이분법을 까면서도 저걸로 남성이 억압했다 드립을 칠 때는 얼마든지 인용하는 모습을 보임.
댓글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2:48
 누벨바그
그런데 저 dichotomy는 남성중심주의적인 생각으로 매도하는건 이해를 잘 못하는거 밖에 안 되서.. 저 도식은 보통 여성이 여성을 억압하는데 쓰이는거라. 물론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그건 남성이 만든 사회에서 어쩌고 하는데. 정말 포스트모던하다고 생각함. 부수는 건 잘 하지만 뭘 만들어 내지는 못하는 점이.
댓글
띠껍츄 2020.01.03. 02:52
 누벨바그
애초에 페미니즘 이론 시작이 프로이트 까면서 나온 경향이 있어서 더 그렇게 보일꺼예요.

갠적으론 여성들의 성기선망이라는게 '권위'를 상징한다치면
요즘 페미들 하는 짓이랑 매칭되면서 재밌는 유사점이 보이죠.

시선을 비판하지만 그 시선이 하나의 '문화'일 수도 있다는건 완전히 부정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여자들은 그 문화를 만드는데 전혀 무관한가, 공범은 아닌가? 라고 물으면 역시 할말이 없구요.

팜므파탈, 여성적인 것에 대해서 남성이 만든 문화라 하더라도 정작 그런걸 거둬내면 남는게 없죠 ㅋㅋ
댓글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3:00
 띠껍츄
여성적인 것은 문화가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보는게 더 정확하죠. 문화는 말 그대로 문명이 일어나지 않으면 존재 자체가 없는 형이상학적인 가치인데, 문명을 가지지 않은 유인원들도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남자 원숭이가 자동차를 더 좋아하고 여자 원숭이가 인형을 더 좋아하는 경향성이 나타남. 신체적 구조와 호르몬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다른 점이 분명이 있고, 남자에게 더 있으며 여자에게 덜 있는 것은 남성적이고 반대는 여성적인거죠. 이걸 억지로 평등주의에 끼워 맞춰서 없다고 하려니까 이상한 모순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가장 우스꽝스러운 주장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주장하는 마천루의 남성적 권위와 페니스-유사 라는 주장인데, 아이러니하게 이 주장 하는 사람들 중에 프로이트 지지자를 본 적이 없음. 근본이 없으니까 그런거죠 사실. 논리에 맞춰서 주장을 하는게 아니라 반대를 위해 주장을 하다 보니 손발이 꼬이는 것.
댓글
띠껍츄 2020.01.03. 03:04
 누벨바그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이라 하지 못하고

매력을 매력이라 하지 못하니 ㅋㅋㅋ 사실 섹스 어필이 문화에 차지하는 영향력은 매우 크죠. 광고도 그렇고 여러모로.

저는 씹떡이라 위 주제를 보니 코스플레이어를 보는 사람의 시선과도 유사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댓글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3:19
 띠껍츄
그렇죠 씹-뜨억들은 코스프레를 성적인 욕망때문에 봅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무의식이 절제를 시작하죠. '아 나는 이 캐릭터가 좋아서 보는거야'. '옷을 잘 만들었네 퀄리티가 좋네' 하고요
하지만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도덕심와 수오지심에 기초하고, 자기규율이 스스로를 감시하는 겁니다. 파노티콘이죠.

도덕이 다르면 행동도 다릅니다. 브라질 삼바 카니발에서 코스프레한 누나들 가슴에 얼굴 묻은 다음 호텔로 손잡고 가는건 괜찮습니다. 그래도 되니까요. 그게 예상했던 행동과 결과니까요. 한국에서 그렇게 한다면 예쁜 은팔찌를 차게 되겠죠. 환경이 여러분의 무의식을 조종합니다. 하위구조가 상위구조를 결정합니다.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보통 성상품화라고 프레임을 짜서 성적인 욕망을 내보내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게 만듭니다. 보통 근간은 종교 - 유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있고 그보다 더 올라가면 매독혐오때문에 그런거죠. 성상품화가 왜 나쁜건지는 아무도 논리를 대지 못합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모든 상품은 성상품화와 관련 있죠. 칫솔을 사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고 건강에는 유전자에 박혀 있는 성 선택의 논리가 있잖아요? 건강함을 원하는 이유는 성적인 이유와 무관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동아시아는 집단주의 사회입니다. 논리보다 norm이 중요하고 norm을 위해서는 분위기와 암묵의 룰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론보다는 감성이 지배하게 되는거죠. 반대로 서구권 - 북미, 유럽은 개인주의 사회니 납득이 가능한 논리와 증빙이 없으면 주장은 쓰레기가 됩니다. 대신 이유가 없으면 남한테 신경을 쓰지도 않죠. 결국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동아시아 씝-뜨억들은 스스로를 환경압에 맞춥니다. 반대로 양덕은 그들의 환경에 적응합니다. 동아시아 씝덕은 캐릭터 분석부터 몸무게에 화장법까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할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받지만, 서양인들은 돼지가 라텍스를 감고 나타나도 아무도 부끄러워 하지 않죠. 파놉티콘의 크기와 모양이 다른겁니다.
댓글
띠껍츄 2020.01.03. 03:22
 누벨바그
자기검열과 문화 / 상부구조 하부구조면 맑시즘쪽이고 으어엉

오우 대거리 몇번 하려다가 엣지녁에 배운거 다시 공부하고 가네요. 이쪽에 관심 많았었는데 ㅠ

돈이 안되는 분야다보니 포기.

가끔 글 쓰시면 놀라와보겠습니당.
댓글
누벨바그 작성자 2020.01.03. 03:24
 띠껍츄
상부-하부는 막스가 꺼낸건 맞는데 막시즘이라고 하기는 좀 그래요. 이건 변증법적 유물론으로 따로 분류를 해야죠.
막스의 가장 큰 문제는 서두에 있는 유물론이 너무 훌륭한 이론이라 뒤에 있는 개소리들까지 예쁘게 치장을 해서 사람들을 엿먹이는게 문제
댓글
띠껍츄 2020.01.03. 03:25
 누벨바그
그쵸 네오막시즘, 그람시 뭐 그런쪽으로 기억...하지만 너무 겉핥기로 알아서 ㅋㅋ
댓글
댕.댕.이 2020.01.03. 03:01
후궁 감사합니다 후기 남길게요^^
댓글
봉희 2020.01.03. 12:29
7분 55초 ~ 8분 42초, 23분 11초 ~ 25분 59초, 59분 9초 ~ 1시간 2분 3초, 1시간 49분 ~ 1시간 54분 52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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