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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청두 여행 1 (제갈량과 고촉문명의 흔적)[발롱도르~]

청두는 한국인들에게 "청두"라는 중국식 독음보단 "성도"라는 한국식 독음으로 더 익숙한 지역이다. 삼국지, 특히 촉나라를 좋아하던 역덕들이라면 더더욱 과거의 촉나라, 현재의 사천지방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사천지방은 우리에게 최근 익숙해진 마라의 본고장으로서 마라탕, 마파두부, 훠궈 등 우리에게 친숙한 소위 "중국음식"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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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청두는 이와 동시에 산업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인프라가 급속도로 깔리고 있어 중국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곳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여행에서 청두 여행의 비중을 크게 가져가서 청두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청두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한테 다가온 이미지는 총 3가지였다.

1. 전 도시 곳곳에서 지하철을 뚫느라 굉장히 혼잡한 도로사정

중국의 도로사정은 어느 도시건 좋진 않지만 청두처럼 심각한 지역은 없었던 것 같다. 지하철 공사로 인해 인도가 없어 사람들이 차선 끝에 붙어서 가야 하는 데다가 그 사람들 가는 길에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같이 다니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상당히 들었다.

2. 굉장히 다양한 민족 구성

다른 중국 도시와 다르게 사천성은 성 내에 강족자치주, 티벳족자치주도 있으며 바로 옆에 티베트도 있기 때문에 티베트 음식점과 티벳 승려들이 굉장히 많았다. 심지어 나에게 지하철역에서 티켓 발권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던 아주머니도 티벳 라싸에서 온 사람이였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한족의 생김새와 다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섞여 살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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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여기다가는 티베트관련 댓글을 적지 말아줬으면 한다. 필자는 현재 중국에 있기 때문에 괜히 그 댓글때문에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3. 동네에서 마라냄새가 강하게 난다

 

상하이 등 강남지방의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음식과 달리 굉장히 담백한 식단을 즐긴다. 기름기도 적으며 음식도 맵거나 짜지 않다. 그래서 길가에서도 마라냄새가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청두와 충칭은 길가에서부터 강렬한 마라의 냄새가 났다. 마치 마라의 고향이라는 것을 어필이라도 하려는 듯 곳곳에서 마라를 활용한 꼬치요리를 팔고 있었으며, 이 지역의 젠빙은 항상 고추를 넣어 맵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청두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무후사이다. 이 사당은 본디 소열황제 유비와 제갈량을 기리는 사원이였으나, 후대에 제갈량에 대한 명망이 높아져 사원 내에서의 순위는 오히려 신하인 제갈량이 더 높아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무후사의 정비는 굉장히 잘 되어있었으며, 한국인도 관심이 많은 주제여서 그런지 곳곳에 한국어 해설도 적혀 있었다. 따라서 삼국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와볼만한 장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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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찾아간 곳은 진사박물관이다. 진사박물관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중국인 입장에선 이후에 갈 삼성퇴 유적과 더불어 중국에서 배우는 역사를 뜯어고치게 한 역사적인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졌던 현장이다. 

이전까지 중국인들은 황하문명이 중국문명의 원조이자 최고의 문명으로 생각하며, 고도의 문명이 없던 원시적인 촉 지방을 황하문명이 점령하여 중화문명으로 편입시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촉 지방에서 황하문명과 거의 동시대에 황하문명급 고도의 독자적인 문명을 꽃피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황하문명 중심의 중국역사 교육에 크나큰 모순이 생겼다. 따라서 중국정부는 최근 황하문명, 고촉문명, 요하문명 3원기원설을 주장하며 이들 모두 중화문명의 일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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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들의 연대는 한국의 단군조선 시기에 해당되는 BC1500~BC500,년대이며, 유물들의 수준은 부족국가 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으로굉장히 높아 이 지역에 고대왕국이 존재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박물관의 구성 역시 잘 짜여져 있어 입장료 70위안(약 13000원)이 아깝지 않게 느껴졌다. 박물관 전시 동선의 기승전결을 잘 짜놨으며, 전시관을 다 보고 나오는 출구쪽 천장에 고촉문명의 태양신 숭배 유물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태양빛이 내려오도록 설계하면서 전시관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이후 간 곳은 두보초당이나, 두보초당은 간략히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이유는 두보초당은 전형적인 중국이 만든 관광지 느낌으로, 역사적 유물을 충실히 재현한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뚜렷한 목적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곳곳의 기념품 샵은 이곳이 두보를 기념하기 위한 곳이 아닌 돈벌기 위한 곳이라는 인상을 주어 입장료 50위안(9500원)이 아깝다고 느껴진 곳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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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의 원조격 음식인 마오차이, 청두에는 이러한 마오차이 음식점이 많으며, 5000원에 저정도 양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국물은 절대 마시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 다음날 고속철도를 타고 도착한 곳은 청두 위의 더양(德阳)시였다. 이곳에는 진사유적지와 더불어 중국을 발칵 뒤집어놓은 삼성퇴 유적지가 있는 곳이였기 때문에 이 곳을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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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물을 보면서 든 생각은 "어떻게 저 시대에 저정도 수준의 유물을 만들 수 있었을까"였다. 사람보다 훨신 큰 크기의 청동으로 만든 나무상은 크기도 크기였지만 그 안에 새들을 그려 넣기까지 하여 예술성이 굉장히 훌륭했다. 그리고 고촉문명의 상징과 같은 가면상이 한두개가 아닌 수백개가 있어 볼 때 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또한 이러한 유적들을 보면서 더더욱 제갈량이라는 행정가의 위대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제갈량이 촉에 왔을 때 행정의 난이도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 보다 훨신 어려웠다. 사람들은 이 촉이라는 지역이 예전부터 황하 문명에 속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제갈량이 왔을 당시 촉은 황하문명에 복속된지 고작 500년밖에 안된 시기였다. 게다가 왕래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질적 통치는 여전히 토박이들이 하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한나라때까지 고촉문명의 나무숭배 사상이 이어져 왔을 정도로 고촉문명의 색채가 굉장히 강한 지역이였다. 즉 현지 주민들에게 제갈량은 이방인이자 어떻게 보면 침략자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였다. 제갈량은 이러한 환경에서 두장옌 보수공사 등 생활환경 개선과 행정능력으로 민심을 얻고, 촉 현지인, 유장파, 유비파를 하나로 묶어 북벌을 6차례나 하면서도 국력을 소진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유적과 무후사를 연결하여 생각하니 더더욱 제갈량이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인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댓글 5

일관성 작성자 2024.04.03. 15:33
 사실은이렇습니다
부족국가 따리론 절대 불가능한 스케일인데 아직 문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카더라
댓글
일관성 작성자 2024.04.03. 15:32
 핑크건조어묵
승상님의 촉 운영 난이도가 우리 생각보다 훨신 빡셌을거임 ㅋㅋㅋ
진나라가 기원전 300년대에 촉을 먹기 전까지 촉은 문명이 아예 달랐던 동네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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