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오사카-교토-고베 여행후기[발롱도르~]

오사카, 교토, 고베의 유명 관광지도 다녔지만

기억에 더 진하게 남는 건

 

오사카 텐진바시스지에 있는 아담한 야키토리 식당

교토 아라시야마의 풍경

고베의 아시야 카페거리

 

우메다 상가지역 돌아다니다 해 떨어진 저녁 시간

나름 유명한, 유명해 보이는 야키토리 식당을 계속 찾아 걸었지만

지나친 웨이팅이나 예약이 풀로 찼다는 얘기만 듣고 틩기기 일쑤

그러다 관광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현지인조차도 발길이 뜸한 오사카성 근처의 어느 아케이드까지 흘러들어갔고

그곳에서 '모아이'라는 허름하고 아담한 야키토리 식당 발견.

매우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뭔가모를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아 들어가기로 결정

 

자리에 앉아보니 한글이나 영어메뉴판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고

파파고 번역기를 돌려봐도 번역이 깔끔하게 안되는 상황

번역이 이해되는 메뉴 위주로 시켜나감

한 가지 특이점은 일반 야키토리 식당에서는 쉽사리 구경하기 힘든 자가제면 소바가 있다는 거,

카레라이스 같은 식사메뉴도 있다는 거, 가정식 반찬 메뉴들도 있다는 거 

 

서빙 보시던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일단 마음이 안정된 건

전날 도톤보리의 '미즈카케차야'라는 로바타야끼에서의 불편했던 경험과 대비되었기 때문이겠지?

영업시간은 11시까지였지만 10시 45분쯤 홀직원 2명이 뒤에 마킹 붙어서는

빈 접시와 빈 잔이 생기는대로 말도없이 불쑥불쑥 그즉시 그것들을 하나하나 걷어가던 그 압박서비스는

생전 처음 겪어봤던 서비스 태도.

 

모아이에서는 다행히 그런 불편한 상황없이 다정다감한 대우를 받으며 식사를 마무리

 

음식의 맛은 오히려 지나치게 정제되었다거나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고

가정식 느낌의 순수한 스타일이라 더 좋았던 거 같은데

어느 일본의 유명 식당에서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음식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건 기나긴 여정과 배고픔 때문에 사진 남기는 걸 잊었다는 거

 

 

교토의 아라시야마가 좋았던 건

오사카는 첫인상은 이곳이 일본이구나 싶지만 좀 돌아다니다보면

그야말로 서울이나 부산의 번잡한 도시의 거리를 걸어다니는 느낌과 비슷해져 뭔가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상권이 지나치게 방대한 나머지 뭔가 또 막연하게 느껴지는 게 있었으나

교토는 시내 상권은 충분히 반나절 정도 투자해 돌아볼만한 규모인 것도 있었지만

일본의 옛 정서가 묻어나는 절이나 신사, 자연풍경들이 도시의 외곽을 둘러싼 산 밑으로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뭔가 더 일본스럽고 오사카나 고베에 비해 다르게 느껴졌다는 거

그중 아라시야마는 시골정경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다른 나라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을 갖고 있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특별히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오사카 시내에 비하면 좀더 차분한 인상의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느낌이었고

역시 유럽이나 북중미, 동남아 사람들로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빈도가 더 높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많이 찾는 느낌이었는데

새벽부터 이곳에 당도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일본 현지의 등산객들도 더러 보였다.

예전 벌목 때 이용됐던 철로를 가지고 도롯코열차라는 관광상품을 개발한 거 같았는데

산속을, 그리고 산속의 작은 터널들을 지나가는 그 열차는 또 나름의 재미가 있어보였는데

재미가 있어보였다고 하는 건 사실 난 그런 열차를 타는 데 썩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건데

그래도 사람들이 신나하는 그 바이브와 승무원들의 열정적인 태도는 좋은 에너지로 다가왔다

그리고 혼자 이 열차의 예상수익을 머릿속에 대충 계산해 봤는데 이게 솔찮히 괜찮은 지역사업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점심시간부터는 한정된 맛집에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쉽사리 식사를 하기 어려웠다는 건 아쉬웠던 거

좀더 여유있는 일정으로 온다면 웨이팅을 시도해볼만 하겠으나 이번에는 무리데쓰

또 재미난 추억들이 더 있었으나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생략하나

다시 일본여행을 온다면 여기 교토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 3박4일 정도 투자를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여행지

지금도 벌써 다시 가고싶다

 

고베의 아시야 카페거리는 오사카에서 고베로 들어가는 초입 정도에 위치한 동네인데

교토 여행정보를 수집하던 중

오사카에서 돈 좀 번다는 냥반들이 오사카가 한참 번잡해지던 시기에 그 번잡함이 싫어 정착한 곳이

여기 이 아시야라는 얘기를 포착하고

그럼 나름 퀄리티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들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관점으로 찾아본 여행지.

 

실제 찾아가본 이곳 아시야 카페거리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일산의 밤리단길 같은 곳의 정서와 비스무리한 뭔가가 흐른다고 해야할까나

좀 이른 시간에 가긴 했지만 관광객을 볼 수 없었고, 동네주민들이 더 많았던 느낌의 거리.

 

그리고 이곳에서 이번 여행 같이 동행했던 셰프냥반과 기획가냥반이

'인생빵집'이라고 외친 '팬타임'이라는 베이커리를 마주했는데

 

이 사진은 직접 찍은 사진은 아니고

직접 찍으려고 했으나 카메라를 들이대면 빵집 앞에 앉아있던 외쿡아저씨가 계속 노려봤기 때문에

사진을 찍지 못해 다른 데서 업어온 사진인데 그냥 이 바이브 그대로의 모습

일요일 오전에 이런 바이브가 흐르면서

처음에 여기 들어오면 왜 주차일을 하시는 아저씨가 계시지 의아하지만

차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고

자전거를 타고온 동네주민들도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걸 본다면 바로 납득

브런치를 즐기러 온 가족들과 혼자 유모차를 끌고온 패셔너블한 젊은 아빠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빵집 안은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렇게 자발적으로 줄을 서서 들어가서는

짧게 한 바퀴 돌면서 빵을 픽하는 시스템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그런 느낌의 베이커리

 

지금 이 계절에 가면 저 마당에 있는 올리브나무에 올리브가 실제로 열린 것도 볼 수 있다는 거는

또 소소한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