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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정보/칼럼 축구칼럼 [Architect's Logic] 트라브존스포르는 '맹호복초'였다.(트라브존스포르 vs AS 모나코 전술 분석)[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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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chris_ysw/222907615459 원본글은 블로그에 있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경기 전술 분석 시리즈의 이름을 변경했다. 기존 Match Tactics Review라는 진부한 제목보다는 조금 신선하고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이름으로 바꾸기로 했고 고민 끝에 Architect's Logic이라는 이름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이 이름은 필자가 지은게 아니라 다른 분이 지어주신거지만 전술이라는것이 게임을 설계하는 감독들의 논리로 점철 된것이기에, 가장 마음에 들어 이렇게 시리즈 이름을 정하게 되었다. 아무튼 서론이 너무 길었고 이제 오늘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지난주,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유로파 컨퍼런스 리그가 진행되었다. 여러 주목할만한 경기들이 있었지만 필자의 눈에 들어온것은 단연 튀르키예의 디펜딩 챔피언 트라브존스포르와 프랑스의 명문 팀 AS 모나코의 경기였다. 필자가 이 경기를 주목한 이유는 트라브존스포르의 대단한 기세 때문이었다. 트라브존스포르는 상대적으로 열세의 전력으로 평가 받으며 조별리그에서 탈락을 맛볼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점쳐졌지만 오늘의 제목인 맹호복초(猛虎伏草)의 의미처럼 트라브존스포르는 다른 팀에 비해 유럽 대항전 경험이 적어 약체로 평가 받았으나 결국 예상치 못한 순간 튀어나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명예를 지키며 튀르키예의 호랑이들(Kaplanlar,트라브존스포르의 애칭)은 유럽에서도 강하다는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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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AS 모나코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둔 트라브존스포르의 전술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트라브존스포르는 튀르키예에서 잘나가는 팀답게 많은 계약들을 해냈다. 모나코 역시 촉망 받던 유망주인 오렐리앙 추아메니를 레알마드리드로 비싸게 매각하면서 생긴 돈으로 필요한 포지션 몇몇과 추아메니의 대체자를 빠르게 영입하면서 빅사이닝이나 선수 영입이 대량으로 영입한것은 아니지만 적당하게 스쿼드 몸집을 줄이면서도 보강을 해내면서 괜찮은 이적시장을 보냈었다.

 

먼저 홈팀 트라브존스포르의 라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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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르잔 차크르 키퍼를 중심으로 에렌 엘 말리-스테파노 덴스빌-마르크 바르트라-휘세인 튀르크맨으로 포백이 구성 되었고 그 위엔 장필리프 바맹-마렉 함식이 두 볼란치를 서면서 중원을 구성했다. 그 위 2선은 에니스 바르디-아나세타시오스 바카세타스-쟈니니로 구성 되었고 최전방은 우뭇 보족이 선발 출전했다.

이번 선발라인업은 이번에 새로 영입 된 선수들이 대거 포진 된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지난시즌 카슴파샤 소속으로 득점왕을 차지 했던 우뭇 보족이고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는 레반테로부터 영입한 북마케도니아 국가대표 에니스 바르디이다. 함식과 짝으로 나온 바맹 역시 에버튼으로부터 자유계약으로 영입했고 수비진은 라이트백 한자리를 제외하면 에렌 엘말리는 카슴파샤로부터 데려왔고 덴스빌은 볼로냐로부터 완전영입을, 그리고 바르트라는 베티스로부터 영입했다. 벤치를 봐도 새로 영입 된 선수들을 찾을 수 있는데, 61번 유수프 야즈즈는 릴로부터 임대 해왔고 마흐무드 트레제게는 아스톤빌라로부터 데려왔다. 19번의 스트뤼거 라르센은 우디네세로부터 영입했고 34번 도우잔 하스폴랏은 카슴파샤에서 데려왔다. 80번 몬타세르 라흐티미는 모로코의 FUS 라바트로부터 영입했다. 그 외 모두 나열하진 않았지만 변화 무쌍한 이번시즌 압둘라 아브즈 감독의 라인업에서 자주 나오는 선수 중에 발렌시아로부터 영입한 막시밀리아노 고메스부터 아약스에서 임대해온 나지 위뉘바르를 포함한 유망주나 서브 자원까지 많은 영입을 크지 않은 돈으로 해낸 트라브존스포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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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팀 모나코의 라인업은 알렉산더 뉘벨 키퍼를 중심으로 카이우 엔히키-말랑 사르-악셀 디사시-반데르송이 포백을 펼치는것을 시작으로 알렉산드르 골로빈-유수프 포마나-모하메드 카마라-크레핀 디아타가 2선을 구성했고 최전방에 위삼 벤예데르와 브릴 엠볼로가 선발 출전하면서 완성 되었다. 모나코의 선발 라인업은 크게 특별하진 않지만 추아메니가 떠난 자리를 잘츠부르크에서 영입해온 모하메드 카마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고 부족한 센터백은 첼시로부터 말랑 사르를 임대하면서 댑스를 채워나갔다. 여기에 브릴 엠볼로로 공격을 보강하는데 성공했고 리버풀로부터 미나미노 타쿠미를 영입하면서 날개를 소화 할 수 있는 자원을 추가했다.

 

이제 전술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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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브존스포르는 왼쪽의 에니스 바르디(흰색 표시)를 뒤쪽으로 내려 빌드업에 가담 시킬때 바맹과 투볼란치로 나온 마렉 함식(노란색 표시)이 바르디가 내려오면서 끌고 온 수비수가 비워둔 뒷공간으로 침투 시킨다. 스위칭을 이용한 공간 창출의 예시가 초반부터 나왔는데 트라브존스포르의 공격은 함식을 침투 시키는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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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식이 측면으로 뛰어들어가는 동안 트라브존스포르는 바맹을 활용해 수비쪽으로 빌드업을 돌렸고 바르트라(노란색 표시)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압박 분산으로 전진하면서 하프라인 위쪽 지역까지 볼을 끌고 올라 올 수 있었다. 이렇게 전진이 이어진 이후 함식(흰색 표시)이 있는 왼쪽 공간으로 바르트라는 전환 패스(노란색 표시)를 시도했다. 전환 패스가 진행 되는 동안 뒷공간을 만들기 위해 수비라인 가까운 곳으로 내렸던 바르디는 언더래핑 하도록 지시하고(빨간색 표시) 박스를 향해 직선적으로 뛰게 해 함식이 측면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이후의 공격을 대비했다.

 

여기에 숨은 조력자들도 있었다. 보족,바카세타스,바맹의 하늘색 삼각형은 모나코에게 다음 공격을 암시하는 듯한 효과를 주어 주변의 모나코 수비들을 중앙 지역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은 함식을 포함해 양쪽 측면에 있는 선수들이 편하게 볼을 배급 받도록 해주었다.

 

전반이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정도로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었다는것은 잔디나 상대에 따라 전술의 완성도나 팀의 조직력이 변화하지 않는다는것을 보여주었고 트라브존이 왜 디펜딩 챔피언인지를 보여주는 듯한 대목이다. 최다득점자였던 코르넬리우스의 이탈이 있었음에도 새로운 자원으로 짜놓은 조직력은 굉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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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선수들을 움직이는 형태로 공격을 풀어나가기도 했다. 이 장면 이전에서 쟈니니를 내려 빌드업에 가담하도록 해 모나코의 촘촘한 압박을 풀어나가도록 지시했는데 라인업을 보면 그는 오른쪽 윙으로 나온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쟈니니가 3선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한것은 단순히 넓게 움직이는것 뿐만 아니라 이후 공격 시 한방향에 선수를 몰아넣어 공격하는것을 암기하는것이었다. 어쨌든 이 장면에서도 볼을 가진 선수가 마렉 함식(빨간색 표시)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촘촘한 압박을 풀어나가야하는데, 바카세타스(노란색 표시)가 중앙에서 모나코 선수를 붙잡아둔 덕에 함식은 무인지경의 상태가 될 수 있었다.

 

여기에서 함식이 아래쪽으로 이동하면서 쟈니니(흰색 표시) 앞쪽에 있던 모나코의 카마라가 이동하게 되는데, 함식의 움직임으로 쟈니니는 그를 압박하던 볼란치를 떼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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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는 모나코의 수비 사이로 압박 없이 침투 할 기회가 생겼고 함식의 정확한 패스로 볼이 전달 되며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뉘벨 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좋은 움직임이었다.

 

체계적인 공격과 빠른 속도로 뒷공간을 허무는 공격, 트라브존스포르가 경기가 시작 된지 10분이 안된 시점에서 보여준 공격들이다. 이들은 체계적인 전술 속에서 조직력이라는 방법으로 종잇장 위의 전술을 생기 있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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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도 조직적인 부분이 조금 드러난 전개 방식이긴했지만 쟈니니를 활용하는 방식이 재미 있었는데, 이 장면을 보면 바카세타스(흰색 표시)는 뒤쪽에 있던 마렉 함식에게 힐패스로 살짝 내주면서 흰색 화살표 방향으로 돌아 뛴다. 이때 함식은 그가 있는 위치보다 조금 앞선 패스를 넣어주면서 공간을 벌려놓았다. 이렇게 공간을 열어놓았으니 중앙에 침투하는 선수가 중요해지는데 보통 박스 인근에 있는 선수들이 모두 침투하는데 트라브존스포르는 오히려 공격 숫자를 1명으로 줄였다. 쟈니니(연두색 표시)를 스크린과 유사한 역할로 활용하면서 우뭇 보족 혼자만 침투하도록 지시 했고 박스 안에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기억해야할점은 당연히 쟈니니이다. 그런데 이 선수의 원래 포지션은 중앙 공격수이지만 현재 윙으로 나온만큼 그의 활용이 원래 그의 툴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이 장면은 그 부분을 완벽히 증명해준다. 190cm에 육박하는 탄탄한 신체는 윙으로 뛰었을 때도 빛을 발하면서 그가 중앙쪽에서 머무를 때 우뭇 보족의 숨은 조력자가 되어주면서 중앙에 기용했을 때와는 또다른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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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트라브존스포르가 10분 말미까지 보여준 것을 토대로 중원에서 짧게 짧게 조직력 기반의 패스로 공격을 풀어나가서 크게 활용할 부분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전반 종료 직전 풀백 활용이 눈에 띄는 모습이 있었다. 왼쪽 풀백이던 엘말리를 윙어처럼 활용한것이다. 경기 내내 안쪽으로 치고들어와 오른발로 슈팅을 가져가는 모습은 왼쪽 윙어 에니스 바르디가 주로 보여주었던 모습이지만 바르디는 뒤쪽으로 빠져서 엘 말리가 들어갈 공간을 열어주었고 엘말리는 슈팅까지 이어 갈 수 있었다.

 

중앙에 우뭇 보족을 밖으로 빼 세컨볼을 노리지 않았는데, 이는 모나코의 수비수들이 엘말리를 강하게 압박했을 때 생기는 효과를 막기 위함이라 볼 수 있을것이다.

 

전반전을 요약하자면 완전히 트라브존스포르의 조직력이 공격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필자가 대부분 45분동안 5개~7개정도의 장면으로 경기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편인데, 이번 경기는 전반 초반에 미리 어떻게 경기를 풀것이다를 알려준 뒤 그 안에서 선수들 모두에게 프리롤을 부여해 자유롭게 월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풀어나가도록 지시한 느낌이 강했다. 물론 중간에 수비와 공격 대형 변화가 있었지만 그 부분은 후반전에 설명하기로 하고, 짧게 정리하고 후반전으로 넘어가보겠다.

 

 

1. 트라브존스포르는 경기 초반부터 함식을 측면 쪽으로 돌아뛰게 할것을 예고했다. 동시에 바르디를 위 아래로 움직이게 하면서 공간을 만들것이라는 예고도 했는데, 자료로 들고오지는 않았으나 바르디를 움직임으로서 풀백이 중앙으로 들어올 기회도 생겼고 중앙 지역에서 짧은 패스로 풀어나갈 때 바르디가 움직이면서 월패스의 벽이 되어주기도 했다. 여기에 바르디는 측면 포워드답게 중앙까지 볼을 끌고 들어가 슈팅을 날리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다시 함식으로 돌아가서, 마렉 함식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경기장 이곳 저곳에 패스를 뿌려주면서 트라브존의 공격 작업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짧게 풀어나갈 때 공격의 첨병으로서 패스 방향을 정해주거나 측면으로 빠져서 패스 선택지를 늘려주는것은 이 선수의 클래스가 왜 높다고 칭송 받는지를 입증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2. 센터백들은 전환패스를 즐긴다. 트라브존스포르의 중앙 수비수 바르트라와 덴스빌은 중앙지역에서 측면으로 넓게 뻗어있는 윙어 바르디나 쟈니니 혹은 함식 선수들에게 길게 전개하는것을 선호하는듯 보였다. 특히 수비수들이 높은 위치까지 전진 하도록 길을 터주는것은 마치 미식축구에서 러닝백에게 길을 터주는 오라인 (Offensive line)의 모습 같았다. 센터백들이 전진하는 동안 측면 자원들은 넓고, 높게 움직이면서 모나코의 수비가 의도적으로 넓히지 않은 측면을 파고 들 수 있었다. 모나코는 측면 전개를 압박하지 않고 전개된 이후 크로스를 올리는 선수에게 압박을 가했는데 트라브존은 크로스 실패 시 플랜 B를 준비해놓으면서 모나코의 압박에 유연하게 대처했다.

 

 

3. 조직력과 전술을 조화롭게 조합해내면서 유효한 공격 기회를 만들었고 후반전을 기대하도록 했다. 트라브존은 조직력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자리 잡은 팀이었는데, 전술이 덮어지면서 조직력은 더욱 빛났다. 트라브존 선수단은 월패스를 통한 공격을 선호했는데, 전술이 뒷받침 되면서 박스 인근에서 월패스로 풀어나갔을 때 전술이 더해지면서 박스 안에 일종의 스크린을 세워 침투하는 한명이 편하게 슈팅을 가져가도록 도와주었다. 여기에 자료를 들고오진 않았지만 중원에서 세부적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긴 공격진의 오프더볼이나 측면 자원들의 공격 가담은 조직력과 전술의 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반전 선제득점은 모나코의 말랑 사르와 뉘벨 골키퍼가 트라브존스포르의 전방 압박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면서 이어졌지만, 트라브존스포르가 결실을 맺지 못했을 뿐, 다채로운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자료로 준비할것이 적어서 아쉬웠지만 보는 눈은 즐거웠던 전반전이었다. 이제 후반전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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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브존스포르는 후반 시작 직후 선제골을 득점하는데 성공했다. 튀르크맨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 된 비토르 우구가 세트피스에서 헤더 슈팅을 성공 시키며 득점을 만들어낸것이다. 여기에서 트라브존스포르의 세트피스가 실리적인 운영을 한 것이 눈에 띄는데, 트라브존은 단 5명의 선수로 7명의 모나코 선수들을 압도했다. 먼저 우뭇 보족(빨간색 표시)가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짧은 코너킥이라는 교란을 주어 그의 뒤에 있는 선수들의 시선을 그에게 고정 시켰다. 그리고 바로 뒤에 있는 쟈니니(흰색 표시)는 여기에서도 스크린이 되어주면서 뒤에 있는 비토르 우구(노란색 표시)가 편하게 슈팅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었고 하늘색 화살표처럼 바맹 역시 박스로 들어와 비토르 우구에게 들어가는 압박을 분산 시켜주었다.

 

이 부분에서 드러나는 부분은 세트피스 전술의 체계성이다. 보통 세트피스 전술을 생각할 때 체계적이지 않고 그저 코너킥을 찼을 때 가끔 운이 좋거나 경합에 성공할 경우에만 볼을 따내고 득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오늘 다룰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세트피스가 체계적일수록 득점 가능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루트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세트피스 전술을 완성 시키는 것에 대해서 많은 감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트라브존 역시 트랜드에 적응 하려고 했을것이다. 아무튼 이들은 체계적인 세트피스를 구사했는데, 피지컬 좋은 선수를 활용해 앞쪽의 디펜스로부터 압박을 막아주고 가장 패스를 받을 확률이 높은 선수를 오히려 바깥쪽으로 빼 뒤쪽에 있는 선수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하는것. 트라브존스포르가 2번째 골 당시 보여준 공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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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브존스포르는 보통 4-4-2 전형을 꺼내들면서 수비했다. 이들은 최전방에 보족과 교체 투입된 압뒬카디르 외뮈르 2명의 공격수만을 남겨두고 바르디, 바카세타스,교체 투입 된 시오피스,바맹으로 2선을 만들었다. 그리고 수비진은 공격적으로 올리던 엘말리를 내리고 튀르크맨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 된 우구가 센터백으로 오고 바르트라가 라이트백 위치로 이동하면서 엘말리-우구-덴스빌-바르트라의 백4가 구성 되면서 2선과 수비진의 두줄 수비가 만들어졌다.

 

트라브존은 중앙에서 2줄로 수비하면서 최전방과 미드필더진과 사이 그리고 미드필더 진과 수비진 사이에 공간을 의도적으로 내주는데, 만약 모나코 선수들이 이쪽으로 침투해 들어올 경우 빨간색 표시가 되지 않은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의 움직임만 가져가도 손 쉽게 볼을 빼앗을 수 있다. 측면으로 전개 되었을 경우에는 빨간색으로 표시 된것처럼 측면 미드필더 한명과(여기에서는 바르디) 중앙 미드필더 한명을 측면으로 움직이고 풀백을 같이 움직이면서 상대 윙어를 측면에 고립 시켜 전진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백패스로 공격을 무르게 하거나 볼 탈취로 역습을 이어가게 만든다.

 

꾸준히 강조해왔던 조직력이 수비에서도 드러나는데 보통 4-4-2를 만들 때는 조직력에 따라 수비의 내구성이 결정 되는데, 트라브존스포르는 좋은 공격력으로 경기를 만들어가면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수비 덕분에 실점 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압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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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트라브존의 압박 방향은 모든 비슷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진행 했기 때문에 모나코의 빌드업은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 매끄러운 공격작업이 불가능해졌다. 미나미노가 투입 된 이후 낮은 지역에서 볼을 받기 위해 움직여도 결국엔 트라브존스포르가 넓게 만들어놓은 덫에 들어온 꼴이라 전혀 볼을 받고 공격을 풀어나가는데 기여하지 못했다. 함식이 나가고 시오피스가 투입 되면서 이런 부분은 더 두드러졌는데, 함식이 있던 당시에도 거센 압박을 보여주긴 했으나 다들 공격을 목표로 움직이는 반면 시오피스의 투입 이후엔 스코어가 압도적으로 벌어진 다음이었기 때문에 트라브존스포르는 더욱 체계적인 압박으로 모나코를 수비했다.

 

이들은 앞서서 언급한 4-4-2 활용 당시의 뛰어난 조직력에서 나오는 체계적인 이동이 압박 장면에서도 녹아냈다. 트라브존은 중앙에서 측면으로 수비하는것과 함께 측면 윙어들을 중앙쪽으로 가깝게 움직이게 하면서 미드필더들과 중앙에 일종의 그물을 만들어(검은색 표시) 모나코의 빌드업이 전방으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했다.

 

트라브존스포르는 사실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교체 카드를 모두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끼리 교체 하는데 사용하면서 큰 틀의 전술 변화를 가져가지 않을뿐만 아니라 세부적으로도 거의 차이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경기 내내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게다가 득점도 세트피스와 프리킥 그리고 자책골 등 전술의 결과물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장면들로 득점하면서 사실 크게 쓸 부분은 없었다는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들이 일관성 있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보여준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령 하나의 예를 들자면 후반전 왼쪽 윙 에니스 바르디를 빼고 마흐무트 트레제게를 투입하면서 왼쪽 공격수를 바꿨는데, 레프트백인 엘말리는 바르디가 있을 때 움직이던것처럼 트레제게가 안쪽으로 움직일때 바깥쪽으로 뛰어 공격을 지원하고 바깥쪽으로 빠져나갔을 떄는 미드필더처럼 뛰면서 슈팅을 날리거나 길게 뿌려주는 패스를 시도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쟈니니와 외뮈르의 사례도 어느정도 유사한데, 이 둘은 피지컬 차이를 제외하면 거의 유사하게 움직였으며 피지컬 차이에서 나온 스크린 플레이 유무를 제외하면 거의 유사하게 움직일 정도로 큰 틀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에 후반 초반에 언급했던 바르트라의 측면 이동도 이와 연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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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을 요약하자면

1. 세트피스 당시 선수 배치는 인상적이다. 트라브존은 일종의 미끼처럼 스트라이커를 움직여 모나코의 수비라인을 앞쪽으로 쏠리게 했다. 여기에 피지컬 좋은 선수를 스크린으로 써서 코너킥을 올려준 바카세타스의 실제 타깃이었던 비토르 우구를 숨겨주는 플레이로 득점을 만들었다.

 

 

2. 트라브존스포르의 수비조직력은 대단하다. 이들은 조직력을 맞추기 어렵다는 4-4-2에서 두줄 수비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클린시트를 지킬 수 있었다. 여기에 대형이 깨질수도 있지만 대담하게 측면으로 밀어 수비하는 형태로 수비하는 모습과 후반 막판, 일종의 그물을 만들어 중앙 지역을 봉쇄한것은 왜 이들이 터키에서 가장 강한 팀이었는지를 증명한다.

 

 

3. 트라브존스포르는 변화를 가져가기보다 지키는것을 선호한다. 교체 투입으로 큰 틀의 변화를 주어 교란하는 일반적인 방법 대신 트라브존은 유사한 플레이스타일을 지닌 선수들을 활용해 변화보다는 큰 틀 안에서 아주 미세한 정도의 변화를 주는것을 선호했다.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선수들의 미묘한 플레이스타일 차이로 승리를 가져온 트라브존의 압둘라 아브즈 감독이었다.

 

 

전술에 대해서 많이 뜯어보지는 않았지만 역시 터키의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감탄을 할 정도로 다채로운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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