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자기만의 방을 다 읽음.

 

이 철저한 논리의 궤적을 일일이 설명하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녀는 이 책의 1장에서 상징들을 나열하고, 2장부터 6장까지 그 상징들에 대한 설명을 풀어쓰고 있다.

 

1장에서 이해가 안된다고 책을 덮을 이유가 없다는 것.

 

 

이 소설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에 대한 강연 형식을 빌려 쓰여졌는데,

 

우선 그녀는 여성이 그동안 받아왔던 억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없었으며, 글을 쓸 자유가 없었다.

 

마지막에 이야기하지만, 참정권을 얻은지도, 전문직에 진출할 기회를 얻은지도 불과 10년 (당시로 보면)에 지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녀는 여성에 대해 쓰여진 글 자체가 너무나도 남성적인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데에,

 

이는 여성들이 글을 쓸 자유가 없었기 때문이라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의 글쓰기는 어그러진 분노와 같은 감정 이외에는 딱히 표출할 방법이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그녀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면, 그런 분노 이외에도 훌륭한 작품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사실 문학의 정수는 '시'인 것을 알지만,

 

여성들에게는 공간이 없었음을 이야기하며, 그녀는 '자기만의 방'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유명한 여성 문인들이 -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브론테 자매 - 소설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녀들에게 주어진 거실과 부엌 같은 공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와중에도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이 소설 뿐이었다는 것을 지적했고,

 

그래서 여성 문인들에게서 소설이 주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한다.

 

 

사실 여성들은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 또는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그녀들이 글을 쓸 자유는 아주 오랜 기간 핍박받아왔던 것이다.

 

 

'자기만의 방'을 만들기 위해,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들의 재정적 독립을 강조한다.

 

실제로 자신 역시 유산으로 매년 500파운드의 재산을 가졌기 때문에 억지가 아닌 제대로 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어쨌거나 불과 10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성에게 직업의 자유, 그리고 참정권 등의 권리가 생겼으니,

 

자신의 경제적 능력으로 자기만의 방을 만들고, 마음껏 여행을 하고 경험을 하고, 최대한 글을 쓰라고 이야기한다.

 

 

그런 그녀가 말하는 글쓰기란 '여성적 글쓰기'가 아니라 '여성의 글쓰기'이다.

 

그녀는 성별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그저 자연스러운 글쓰기를 주장한다.

 

남성에게도 여성적 면이 있고, 여성에게도 남성적 면이 있으니, 자신이 여성인 것을 의식하며 쓰는 것이 아닌,

 

그저 '여성의 자유로운 글쓰기'를 주장한다.

 

지금까지의 모든 문학의 구분은 남성들이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것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그녀는 그동안의 사회 역사의 흐름에서 과연 남성들만의 죄라고 말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했고,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글을 쓰는 것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이 새로워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말하지만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이다.

 

그것은 자유로운 글쓰기의 이전에, 우선적으로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것이 그동안 남성적 글쓰기를 통해 바라보았던 여성의 모습들과 편견들이 부조리하며 편협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그녀는 여기서 키슬링을 깠다.)

 

스스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자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글에서 속도가 더딘 적은 별로 없었다.

 

그녀는 참 글을 잘 썼고, 번역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의 문장들이 내게 와닿지 않았던 것은 나 역시 남성적 글쓰기와 어법에 젖어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