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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역사창작물 자작소설) 제갈량 10화

 

 

10화. 제갈량, 세상 밖으로 나오다(5)

 

 

 

 

 

 

 


“아뇨, 그런 말이 아닙니다. 황숙께서 불초소생의 누추한 초가를 세 번이나 찾아주셨는데 그 정도는 그냥 알려드려야지요.”

 

천하를 얻는 계책을 도박판에서 개평을 던져주듯 주겠다는 제갈량의 말에,

 

“하하하! 이 유비가 오늘 큰 횡재를 하게 되었구려 좋소! 내 경청하리다!”

 

유비는 정말 오랜만에 크게 웃어버렸고,

 

그렇게 유비의 웃음소리가 와룡재 안을 가득 채우자,

 

제갈량은 유비의 주변을 맴돌던 걸음을 멈추고는 자신의 탁상으로 다가섰다. 

 

그리고, 

 

그 위에 아무렇게나 올려져있던 지도 한부와 묵을 담뿍 머금은 붓 한필을 찾아 양손에 각각 쥐었다. 

 

그렇게 붓과 지도를 손에 쥔 제갈량은 퍼질러 앉은 유비에게로 다시금 다가가 저도 똑같이 퍼질러 앉았다. 

 

그리고, 쥐고 있던 지도를 손에서 놓아 촤륵하고 바닥에 펼쳤다.

 

“하북의 원소*가 꺾인 지금, 세상 사람들은 이미 조조를 천하인 취급하고 있습니다.”

 

운을 뗀 제갈량은 다짜고짜 조조의 영토가 돼버린 주(州)들에 붓을 들어 먹칠을 하기 시작했다. 

 

뭉텅 뭉텅 천하를 이루고 있는 주들이 시커멓게 사라져감에, 

 

유비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꽈악 말아 쥐었다. 

 

그러다 마침내 천하의 절반 가까이가 시커멓게 칠해져 버렸을 때!

 

유비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조조천하라는 말이 세삼 와 닿은 것이다.

 

그런 유비의 표정변화를 살뜰히 살피며 제갈량은 다시금 말을 이었다.

 

“확실히 조조의 세력은 강맹합니다. 8개의 주에서 긁어내게 될 생산력, 백만에 달하는 군세, 만 명의 용장, 천명이나 되는 기재, 거기에 천자까지 품에 끼고 있으니,, 누가 조조를 당해내겠습니까?” 

 

“강동의 손권은 어떻소? 동오는 물자가 풍부하고 새외와의 교역이 활발하니 능히 천하를 도모할 근거지가 아니겠소?”

 

“무립니다. 강동은 부강해 보이나 실속이 없습니다. 강동이라는 작은 천하 안에서 작은 군벌들이 열거를 하고 있는 형국인데다 손권 자체가 제 손으로 이룬 게 없으니,, 군주의 힘이 약합니다. 죽은 제 아비와 형이 동시에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은 아마 무리일 겁니다.”

 

“흠,, 허면 서량의 마씨는 어떻겠소? 능히 여포에 견줄만하다는 천하용장 마초와 잘 조련된 군마들이 있지 않소?!”

 

“서량의 기병이 날쌔다 하나 전쟁은 기병만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더욱이 천하는 절대 군세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요 동탁조차 감내해내지 못한 서량입니다. 언급할 가치도 없지요.”

 

제갈량이 혹독한 사실 나열로 강동의 손씨와 서량의 마씨 부자를 살뜰히 토막내버리자,

 

다음후보로 유표와 유장을 고민하고 있던 유비는 자기생각에도 그 둘은 아니다 싶어 생각을 바꿨다.

 

“천하를 주겠다. 하시더니 이제 보니 아무래도 이 유비에게 단념을 권하시는 모양이구려.”

 

입에 단념이라는 말을 올리면서도 여전히 눈동자는 팔팔 끓고 있는 유비를 바라보며 제갈량은 싱긋 웃었다.
 
“그럴리가요. 그저 현 세태를 우선 짚어 드린 것입니다. 손 씨와 마 씨는 조조에 대항 할 수 없습니다. 허나, 황숙은 가능하십니다.”

 

“부강한 근거지와, 강력한 군마가 있는 손씨와 마씨도 아니되는데,, 개털이나 다름없는 나는 된다?” 

 

자신의 되물음에, 

 

“예.”

 

제갈량이 빙글거리며 짧은 답을 내놓자,

 

유비는 멋쩍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보시오 와룡선생. 이 유비는 아둔해서 선생의 말을 당최 이해할 수가 없소이다. 혹여 내게 팔고 싶은 약이라도 있으신 게요?”

 

그 소리에, 

 

제갈량이 비릿하게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황숙께서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 천하에 조조와 대항할 사람은 이제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지나친 말씀이외다. 이 유비는 그저 패배자에 불과하오. 일평생 조조를 이겨본 적이 없소이다.”

 

“맞습니다. 패배자이시지요. 허나, 위대한 패배자이십니다. 황숙께서는 설령 패할지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았고, 살아남고 나서는 또다시 조조에게 대항하셨습니다. 조조에 비하면 언제나 초라하기 그지없는 군세만을 가졌음에도 말이죠.” 

 

인간은 본디 강자를 보면 움츠리고 살길이 보이면 본능 적으로 그쪽으로 향하기 마련인데, 

 

제갈량이 보기에 유비의 삶은 그런 인간의 본성과 완전히 어긋나 있었다. 

 

마치 예전부터 조조를 천하인이 될 것이라 점찍고 일부로 반대로 살아온 사람 같달까?  

 

그런 제갈량의 심증을 유비 또한 눈치 챈 것인지,, 

 

이 대목에서 유비의 눈빛이 약간 서늘해졌지만, 

 

제갈량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 말을 이었다. 

 

“그런 황숙의 삶은 조조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영웅의 삶입니다. 또 범인들의 상상력을 자극 하는 삶이기도 합니다. ‘아아! 저 사람에게 군세만 충분했어도!’ 혹은 ‘확실한 근거지만 있으셨어도!’ 하고 말이죠. 그로인해 황숙은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명분이라..”

 

유비는 제갈량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조용히 그녀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그러자, 

 

제갈량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듯이 빠르게 자신의 말에 주석을 달았다.

 

“조조와 싸울 수 있는 명분 그리고 남의 근거지와 병마를 훔치고 빼앗을 수 있는 명분.”

 

제갈량이 뱉어낸 유학자라면 절대 입에 올리지 못할 발언에,
 
“훔치고 뺏는다?!”

 

유비는 입을 떡 벌렸고,

 

그 모습에, 

 

제갈량이 다시 빙글거리며 말을 이었다.

 

“어감이 좀 그런가요? 좀 그런 거 같으면 뭐,, 빌린다고 해두죠.”

 

 

 


.

 

원소(袁紹), 자는 본초(本初) 명문가 출신의 후한말 군벌로 후한 인구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했다고 해도 좋을 하북4주(기주,유주,병주,청주)를 평정해 한때 천하인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었으나 특유의 우유부단한 성격에 발목잡혀 관도대전에서 조조에게 패한 뒤 관도 대전의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홧병으로 사망!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댓글 4

소레나 작성자 2018.08.04. 17:45
 천사시체
그러나 다시 느려졌던 것 임미다
댓글
소레나 작성자 2018.08.04. 17:44
 멍게
넹 제갈량이 여자였다 라는 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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