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UEFA Stadium Guide] #7 Ernst Happel Stadion

일상으로 바쁜 축구팬들에게 축구장을 직접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나 지구 반대편 유럽의 축구를 즐겨보는 한국의 축구팬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축구팬이라면 직관에 대한 로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축구장은 역사와 열정이 살아 숨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직관에 목마른 자들을 위해 유럽 유수의 축구장을 소개한다.

#7 Ernst Happel Stadion

기본정보

위치: 빈(오스트리아)

홈 구단: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 오스트리아 빈(UEFA 주관경기), 라피드 빈(UEFA 주관경기)

좌석 수: 53000석

개장: 1931년 7월 11일

역사

1931년 개장 당시의 이름은 프라터 슈타디온(Prater Stadion)이었다. 프라터는 빈의 중심지에 있는 도시공원을 가리키는데, 경기장의 위치가 이에 인접해있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초기의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컸으나, 지속적인 보수작업을 통해서 경기장을 현대화시키고 입석을 좌석으로 전환시키는 등 UEFA의 규정에 맞추게 되면서 수용규모가 점점 줄어들었다. 현재의 경기장 이름은 1992년 오스트리아의 전직 축구 선수 겸 감독인 에른스트 하펠(Ernst Happel)이 사망하자 그를 기리기 위해 명칭을 변경한 데서 유래된 것이다. 에른스트 하펠은 오스트리아 축구 역사상 이론의 여지가 없는 가장 위대한 감독이다. 또한 여러 클럽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감독 중 하나로 꼽힌다. 최초로 4개국(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우승을 경험한 감독이었으며, 1970년 페예노르트와 1983년 함부르크를 이끌고 빅이어를 들어올려 최초로 두 개 이상의 클럽에서 빅이어를 들어올린 감독이기도 하다(지금까지도 이 기록을 가진 감독은 하펠을 포함해 오트마 히츠펠트, 조세 무리뉴, 유프 하인케스, 카를로 안첼로티 5명뿐이다). 1992년에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이끌다 그 해 말 폐암으로 별세하였고,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오스트리아 최대의 경기장에 그의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특징

기본적으로는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이지만, 빈을 연고지로 하는 오스트리아 클럽들이 유럽 대항전에서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다른 오스트리아의 경기장들은 UEFA의 최소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개최한 유로 2008에서는 에른스트 하펠 슈타디온에서 조별 예선 3경기, 8강 2경기, 4강 1경기 그리고 결승이 치러지면서 대회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한편, 축구 이외에도 사이클링, 테니스, 미식축구 등의 경기들도 이 곳에서 열린 바 있으며, 마이클 잭슨, 핑크 플로이드, 본 조비, 폴 맥카트니, 콜드플레이, 에드 시어런, 람슈타인 등의 세계적인 가수들의 공연도 이곳에서 열린 적이 있다.

주요 경기

1964년 유로피언컵(지금의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결승전(인터밀란 대 레알 마드리드): 인터밀란의 3 대 1 승리

1987년 유로피언컵 결승전(포르투 대 바이에른 뮌헨): 포르투의 2 대 1 승리

1990년 유로피언컵 결승전(AC밀란 대 벤피카): AC밀란의 1 대 0 승리

1995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아약스 대 AC밀란): 클라위베르트의 결승골로 아약스의 1 대 0 승리

유로 2008 결승전(스페인 대 독일): 페르난도 토레스의 결승골을 앞세운 스페인의 1 대 0 승리. 이후 스페인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까지 우승하면서 역사적인 메이저대회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한편, 이 경기에서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주장 미하엘 발락은 2008년 한 해에만 준우승을 4번(리그컵,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유로)이나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 편 예고: Estadi Olimpic Lluis Compan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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