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소련 톱 리그에 대해 알아보자! - 1. 리그 구성

정식 이름은 소비에트 톱 리그(Высшая лига)

러시아에도 명문팀들이 많잖아요. 뭐 스파르타크나 CSKA 라던가.. 디나모 모스크바라던가...

그런 팀들이 소속되어있던 리그였습니다. 꽤 치열한 리그였죠.

아마 제가 생각하기엔 여기가 제일 치열했으리라 생각해요. 고만고만한 애들이 모여있다보니 ㅋㅋ

사라진 국가의 리그에 왜이리 관심이 많느냐... 하니 사실 여기 관심가지게 된 건 큰 이유는 없었고

그냥 냉전시기 역사도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하다보니 소련 톱리그를 찾아보다가 이리 되어버렸습니다.

아마도... 리그 전반적인 부분을 전부 소개해볼 생각이라 총 3편 정도로 나눠서 쓰게 될 듯 하네요.

 

그래서 연재 탭으로 둡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1. 리그의 시작

잘 아시다시피, 소련이라는 말이 '소비에트 연방'의 줄임말입니다. 총 15개 국가의 연합이 바로 소비에트 연방이죠.

한 국가 안에 여러 나라가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 국가의 자치권을 보장해주고 정체성 또한 인정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소련의 인민이다'라는 인식보다는 러시아 사람, 우크라이나 사람, 그루지야(현 조지아) 사람 같은 정체성이 더 강하다는 말이에요

한 국가 내에서 국가별로 자존심을 세울 만한 것이 스포츠밖에 없었고, 그 첨병에 있던 것이 바로 축구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각 국가에서도 날고 긴다 하는 팀들이 모여 리그를 진행했기 때문에 경쟁 하나만큼은 치열했던 리그였다 말할 수 있겠네요.

 

소련을 구성하던 15개 국가입니다. 저 국가에 속했던 팀들이 전부 한 리그에 참여했다는 거죠.

 

사실 리그의 공식적인 설립은 1910년이라고 하는데, 이 리그가 1917년 소련의 혁명으로 인해 리그가 사라졌습니다.

이 1917년과 1936년의 간극에는 각 자치공화국별로 축구 대항전을 하기는 했지만 정식 리그로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로 소련에는 리그가 없었는데 이를 설립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리그의 첫 출범은 1936년입니다. 리그 창설 제안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창립자이자 축구선수이자 아이스하키 선수이기도 했던 니콜라이 스타로스틴(Nicolai Starostin)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1924년부터 실질적인 실권을 잡았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오른팔로 불렸던 라브렌티 베리야가 다행히도 축구에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다는 겁니다. 덕택에 프로팀 창단 과정에서 라브렌티 베리야가 후원한 팀도 생겼습니다. 그 팀이 디나모 모스크바였구요. 리그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팀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1917년 리그가 없어지고 난 뒤 소련의 클럽축구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리그가 없어지고 나서 스타로스틴은 백방으로 노력하여 라브렌티 베리야가 창설한 디나모 모스크바를 포함하여 8개의 프로팀을 포함하고 리그를 출범시키게 됩니다.

 

이것이 소비에트 톱 리그의 시작입니다.

 

2. 창설 이후 리그의 진행

소비에트 톱 리그는 1936년에 처음 시작했지만 리그 참가팀과 진행 방식에 있어 크게 3번 바뀌게 됩니다.

서술 편의상 일단 소련 톱 리그로 칭하겠습니다.

 

일단, 소련 톱 리그의 가장 특이한 점은 유럽의 여타 리그들이 추춘제를 하지만 소련은 춘추제 리그를 시행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말도 안되는 러시아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였죠. 덕택에 초창기엔 봄과 가을에 리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11년부터 러시아 프리미어리그가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시즌 시작일정을 바꾸면서 이제 톱 리그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게 됐습니다.

 

1936년부터 2차세계대전 직전까지 - Group A 시기

 

이때는 큰 클럽팀 몇팀만 참가했기 때문에 팀의 수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리그 유지기간이 매우 짧았고 봄과 가을로 나뉘어 진행되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당시 봄에는 총 7팀(스파르타크 모스크바, 디나모 모스크바, CSKA 모스크바, 로코모티프 모스크바, 디나모 키예프, 디나모 레닌그라드, 일렉트로실라 레닌그라드)이 참가하여 총 6경기의 리그전을 통해 순위를 가렸습니다. 이 당시 첫 우승팀이 라브렌티 베리야가 후원하던 디나모 모스크바가 우승을 차지했고, 준우승은 우크라이나의 자존심 디나모 키예프가 차지했습니다. 가을 리그엔 저 7팀에 그루지야의 디나모 트빌리쉬가 추가되어 8팀이 리그전을 진행했고, 가을 리그에서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가 우승, 준우승은 디나모 모스크바가 가져가게 됩니다.

 

1937년부터 점차 팀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한 시즌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리그가 진행됩니다. 1937년 메탈루르흐 모스크바가 리그에 참가하였고, 1938년에 총 26개 팀을 참가시켜 12팀을 강등시키고 2부리그를 만들어 승강제를 운영하게 됩니다.

 

1939년부터 소련 톱 리그에서 14팀 중 하위 2팀이 강등되고 2팀이 승격하는 체제가 정착되고 나서부터 승강제가 이뤄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만, 2차세계대전이 터지며 리그가 중단됩니다.

 

2차세계대전 종전 후부터 1949년까지 - First Group 시기

 

리그가 중단되고 나서 종전 후 다시 리그가 재개되었을 때는 3팀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빠진 세 팀이 승격해서 올라왔던 스타카노베츠 스탈리노(현 샤흐타르 도네츠크), 디나모 하르키우, 스파르타크 오데사의 세 우크라이나 팀이 빠졌는데, 전쟁으로 인해 구단 사정이 어려워졌던 세 팀이 잠시 운영을 포기하면서 리그에서 제외되고 12팀 체제로 소련 톱 리그가 운영됩니다. 하지만 점차 팀들이 늘어나게 되는데 소련 공군팀이었던 VVS 모스크바가 1945년에 창단되어 47년에 승격하여 톱 리그에서 경쟁하게 되었고, 크릴리야 소베토프 사마라가 1942년에 창단되어 톱 리그에 승격하여 팀 숫자를 늘리는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팀 한팀 늘려나가 1949년 소비에트 톱 리그의 팀 숫자는 18팀에 달하게 됩니다.

 

이제서야 리그다운 리그의 모양이 갖춰지기 시작했네요

 

1950년부터 1969년까지 - Class A 시기

 

이 시기는 리그에 참여하는 팀의 숫자가 변화무쌍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처음엔 무려 18팀으로 시작하지만 갑자기 12팀으로 리그에 참여하는 팀 수를 줄여 운영하게 됩니다. 사실 이 시기는 저도 찾아보려 했지만 자료가 많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자주 리그에 참가하는 팀의 숫자가 변했던 이유는 팀을 운영하기 어려운 재정적 문제, VVS 모스크바 같은 경우는 비행기 사고로 선수단을 잃고 팀을 해체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승강제의 변화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참가 팀 수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룹 A와 그룹 B로 상위 하위 리그 형태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 그룹 A와 B로 나뉘어 경기를 진행하는 체제는 1970년까지 혼용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팀 숫자가 20팀이 넘어가게 되면 그룹 A와 B로 나뉘어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그룹 A와 B는 지난 시즌 팀의 성적에 따라 나뉘었습니다. 1970년을 마지막으로 Class A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리그는 끝이 나고 1971년부터 본격적으로 톱 리그라는 이름을 달고 리그가 진행됩니다.

 

1971년부터 소련의 해체까지 - 소비에트 톱 리그 시기

 

이 시기가 소련의 클럽축구 최대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UEFA 클럽 랭킹 2위까지 차지해본 시기(88/89시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러시아 클럽축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에 대해 얘기할 때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디나모 키예프의 경기가 축구장의 전쟁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도 이 때의 치열한 라이벌리 의식 때문이었죠.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축구의 신봉자였던 발레리 로바노프스키의 디나모 키예프와 축구란 아름다움이며, 개인 기량으로 나오는 아름다운 플레이를 추구하던 콘스탄틴 베스코프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경기는 소련 톱 리그의 최대 라이벌리를 자랑했습니다. 이렇게 리그가 체계를 잡아가면서 더욱 치열함을 더했던 소련 톱 리그는 당시 리그에서도 최강팀으로 분류되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나 디나모 키예프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들과도 우승을 심심찮게 경쟁하던 시기였습니다. 이건 다음 편에서 클럽팀을 소개할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치열함을 자랑하던 리그는 1991년 소련의 해체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로 개편하며 과거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vs 디나모 키예프 의 치열한 라이벌리는 이젠 챔피언스리그를 통해서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컵 대회들

 

USSR 컵

이게 소련의 FA 컵입니다. 보통의 컵대회가 리그를 진행하면서 같이 진행하는데, 소비에트 컵은 좀 독특합니다. 어찌됐든 소련 또한 유럽에 속한 국가였기 때문에 지금은 사라졌지만 각 국가의 FA컵 우승팀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졌던 유에파 컵위너스컵에 참가할 자격이 생깁니다. 그런데 똑같이 춘추제로 진행하면 일정이 꼬일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컵대회만 여러 차례 추춘제로 일정을 변경하려고 시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는 팀의 불편함을 가중시켰고 리그가 해체될 때까지 춘추제로 운영됩니다. 역시, 최다 우승팀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입니다.

 

USSR 연맹 컵

이게 소련의 리그컵입니다. 쉽게 이해하려면 잉글랜드 리그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사실 이런 개념이 예전에 있긴 했지만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스탈린이 1952년에 딱 한번... 시행하고 폐지했다가 다른 리그도 리그컵이라는 걸 운영하니 1986년에 소련 축구협회에서 만든 컵입니다. 이 대회의 최다 우승팀은 의외로 우크라이나의 드니프로가 2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입니다.

 

USSR 슈퍼컵

소비에트 슈퍼 컵입니다. 시즌 시작하기 전에 리그우승팀이랑 FA 컵 우승팀이 서로 맞붙는 그거 맞습니다. 그런데 이거 좀 특이합니다. 보통 슈퍼컵이 리그 사무국에서 관장하는 것과는 달리 소비에트 슈퍼 컵은 해체 전까지 러시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러시아어: Комсомольская правда)가 주관하는 컵대회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첫 시작은 1977년인데 1984년부터 매 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대회의 최다 우승팀은 우크라이나의 디나모 키예프, 3회 우승했습니다.

 

일단 이정도만 쓰겠습니다.

다음편엔 음... 강팀들 위주로 소련 톱리그 시절 날렸던 팀들 소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