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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도서/음악 아무글챌린지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발롱도르~]

라는 책을 지난해 읽었다.

 

Screenshot_20230331_232113_Instagram.jpg

읽고 싶어 몇 번을 벼르고 별렀지만 쉽게 기회가 오지 않던 책이었고, 지난해 드디어 자금이 되어 사읽었다. 펑펑 웃다가 눈물이 나오는 책이 흔한 게 아니니까 참 좋았다. 게다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 알게 되는 게 독서의 의의라 한다면 그 책은 내게 만점 수준의 의의를 가져다주었다. 에세이집의 형식이기에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작가가 여성 축구클럽에 들어가 공에 발을 맞히거나 달리는 것조차 버거워하다가 승부욕으로 끝내 경기에 투입돼 클리어링을 여러 차례 성공시키는 이야기부터, 여자축구 최상위리그인 WK리그의 챔피언결정전 관전기까지. 그러나 내 나이보다도 다양한 그 이야기들이 향하는 지점은 하나다. 나와 다른,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매개로 승부와 성취라는 같은 방향을 갖고 나아가고 있다고.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나니 WK리그 경기에 가고 싶어졌고, 마침 그전부터 친구(밑에 나오는 친구와 다른 사람입니다)가 인스타로 팔로우해둔 선수에게 좋다는 인상을 갖게 되기도 했다. 그러나 WK리그 경기가 죄다 평일이다 보니 본가가 서울에서 먼 나머지 직접 가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가보기도 전에 산화되나 했던 여자축구를 보고 싶단 맘은, 며칠 전 기어이 현실이 됐다.

20230328_181306.jpg

나는 복학을 더 미룰 수 없어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왔는데, 관심있던 선수가 그 학교 동네 팀으로 이적한 것이다. 더구나 원래 기숙사에서 버스를 타야 갈 수 있는 해당 팀의 홈구장은 그날 하루만 임시로 걸어갈 만한 곳으로 옮겨졌다. 심지어 공강이었다. 안 갈 이유가 없었다. 

 

20230328_191429.jpg

잔디 향은 언제나처럼 상쾌했고 축구는 정말 책의 제목처럼 평소에 보던 것보다 우아했다. 좁은 공간에서의 짧은 거리를 오가는 선택이 축구를 더 우아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남자 프로축구보다 연습슈팅은 더 잘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파워가 상대적으로 덜하니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20230328_202447.jpg홈팀의 호쾌한 승리를 볼 수 있었지만 승패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책의 제목과 같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는 것, 내게 여자축구가 생각보다 더 행복한 시간을 줬다는 것이 중요했다. 우울한 날들이 그날 처음 본 선수들 덕에 희미해져간다는 것도.

 

친구에게 빌린 지소연 선수 유니폼을 입고 뒷모습을 한 장 남겼다. 내 모습이 아직은 맘에 들지 않기에 피드 대신 스토리에 옮겨 두었다. 그리고 한 마디 적었다. 이 문장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아서, 이게 아니었으면 여기 오지도 못했고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도 없었을 것 같아서,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라고.

댓글 4

블루스 2023.04.01. 00:56
책을 읽고 바로 경험으로 뛰어드는
댓글
아류겐 2023.04.01. 01:14
줄 나누는 법은 안 알려줬나봐
댓글
심서연 작성자 2023.04.01. 06:11
 아류겐
폰으로 막 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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