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UEFA Stadium Guide] #17 Luzhniki Stadium[발롱도르~]

일상으로 바쁜 축구팬들에게 축구장을 직접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나 지구 반대편 유럽의 축구를 즐겨보는 한국의 축구팬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축구팬이라면 직관에 대한 로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축구장은 역사와 열정이 살아 숨 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직관에 목마른 자들을 위해 유럽 유수의 축구장을 소개한다.

#17 Luzhniki Stadium

기본정보

위치: 모스크바(러시아)

홈 구단: 없음

좌석 수: 81000석

개장: 1956년

역사

1952년에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는데, 당시 헬싱키 올림픽에서 소련이 메달을 휩쓸며 큰 성공을 거두자 이에 발맞춰 국내에 새로운 종합운동장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56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을 개장했고, 당시의 명칭은 '레닌 중앙경기장(Central Lenin Stadium)'이었다. 이듬해인 1957년 아이스하키 세계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는 55000명의 관중이 몰려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며, 1980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을 때에는 무려 10만3천 명의 수용인원을 자랑했다. 그러나 1982년에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HFC 할렘(네덜란드의 클럽) 간의 UEFA컵 경기에서 66명의 팬들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에 관중석 난간에서 균형을 잃고 떨어지려하는 한 팬을 도와주려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균형을 잃고 깔려죽은 안타까운 사고였다. 한편, 1991년에 소비에트 정권이 붕괴하고 냉전이 종식됨에 따라 '레닌 중앙 경기장'도 1992년에 현재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이라는 새 명칭으로 교체되었다. 그리고 러시아가 2018년 월드컵을 개최하게 됨에 따라 2013년부터 루즈니키 스타디움의 공사에 착수했는데, 기존에 있던 육상 트랙을 모두 제거하고 좌석 수를 78360석에서 81000석으로 늘림으로써 종합경기장이 아닌 축구 전용경기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특히 2018년 월드컵에서 결승전을 개최하게 되어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뮌헨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뮌헨, 런던의 웸블리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올림픽, 월드컵 결승전을 모두 유치한 경기장으로 기록되었다.

특징

러시아에서 가장 큰 경기장으로서, 러시아 축구의 성지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축구뿐만 아니라 각종 종목의 스포츠 경기와, 스포츠 경기 이외에도 세계적인 유명 뮤지션의 공연장 및 각종 대형 행사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러시아 대표팀뿐만 아니라 프로팀들도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이용했는데, 과거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유럽의 구단들은 머나먼 모스크바 원정길에 오른 뒤 7만 명이 넘는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경기를 펼쳐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 경기장에 오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러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는 2014년에 새로 건설 된 옷크리티예 아레나로 자리를 옮겼고, CSKA 모스크바 역시 2016년 새로 건설된 VEB 아레나로 이전하게 되면서 현재는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프로팀은 없고 러시아 대표팀의 A매치 경기나 러시아 국내 컵대회 결승전에 이용되고 있다. 한편,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FIFA가 승인하여 인조잔디를 설치한 유럽의 몇 안 되는 경기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일반 천연잔디는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 죽어서 다음 시즌에 잔디 교체에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주요 경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개최

1999년 UEFA컵(유로파리그의 전신) 결승전(파르마 대 마르세유): 크레스포와 엔리코 키에사(페데리코 키에사의 아버지)의 득점을 앞세운 파르마의 3 대 0 승리. 참고로 당시 파르마는 부폰, 튀랑, 칸나바로, 베론, 크레스포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200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맨유 대 첼시): 호날두의 선제골, 그러나 램파드의 동점골로 연장전 혈투 끝에 반 데 사르가 아넬카의 킥을 막아내면서 승부차기에서 맨유가 승리. 한국 팬들에게는 박지성의 명단제외와 첼지현의 “대단한 선택”으로 더 유명한 경기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개최(개막전과 결승전을 포함한 7경기)

다음 편 예고: Millennium Stad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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