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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앨범 리뷰] 러블리즈 인스트루멘탈 앨범 <Muse On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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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걸그룹 최초, 그리고 유일한 인스트루멘탈 앨범

2018년 9월, 러블리즈가 미니 4집 치유, 스페셜 싱글 여름 한 조각에 이어 세번째로 새 앨범 소식을 알렸다. 다만 컴백은 아니다. 가요계에서 정말 흔치 않은 인스트루멘탈 앨범 발매 소식이다. 과거 2014년에 선배 그룹 인피니트가 남자 아이돌 최초의 인스트루멘탈 앨범 <The Origin>을 발매했었는데 역시 이번에도 걸그룹 최초의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내놓았다.

사실 케이팝에서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음악 방송무대에서 활동하는 선공개곡이나 타이틀곡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끼워넣는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구색맞추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케이팝 장르에서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크다고 볼 수 없다. 아닌게 아니라 이 앨범 이후에 2021년 2월 현재 기준으로도 이 앨범이 유일한 걸그룹 인스트루멘탈 앨범이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인스트루멘탈 트랙에 대한 취급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목소리가 전부 빠졌는데 굳이 공을 들여 빈 집과 같은 노래를 들으려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이 앨범 역시 마찬가지다. 이 앨범에는 러블리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앨범 구성품에서도 러블리즈의 흔적이라고는 기타 피크에 프린팅 된 멤버 개인의 싸인뿐 아이돌 앨범의 필수요소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는 멤버 개인 화보나 단체 화보, 포토 카드 등은 과감하게 빼버렸다. 러블리즈 없는 러블리즈 앨범인 셈이다. 아이돌 앨범의 필수요소가 전부 빠져버린 빈 집과 같은 앨범. 하지만 바꿔서 말하면 아이돌의 화려한 비주얼과 목소리가 전부 빠지고 오로지 음악만이 담겼기 때문에 [빈 집]이 어떤 타일을 썼는지, 벽지와 바닥재는 어떤걸 썼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또 [빈 집]이 어떤 타일을 썼는지, 벽지와 바닥재는 어떤걸 어떻게 썼는지 안다면 아래 링크한 영상처럼 반대로 집을 걷어내고 목소리만 알맹이채로 꺼내어 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이 앨범을 러블리즈의 자신감, 음악적 자부심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이중엽 대표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울림 엔터테인먼트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음악'이다." 매일 신곡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케이팝 장르에서 음악에 대한 고집이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팝 장르에서 거의 보기 힘든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각각 남녀 아이돌 최초로 발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앨범을 본격적으로 리뷰하기에 앞서 먼저 감안하고 들으면 좋을만한 포인트가 하나 있다. 과거 2016년 <A New Trilogy> 앨범 쇼케이스 당시 러블리즈의 프로듀서였던 윤상이 했던 말이 있다. "러블리즈는 나의 페르소나다. 대중음악 프로듀서로서 러블리즈는 신스팝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오브젝트다."

그 말 그대로 윤상과 윤상의 팀인 원피스는 러블리즈의 시작부터 같이해온 하나의 팀이었다. 윤상과 원피스가 하고 싶어하던 음악을 러블리즈라고 하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화해왔다. 이 앨범 제목부터가 '뮤즈' 온 뮤직일 정도로 강한 유대가 이어져 왔다. 다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윤상과 러블리즈의 강한 유대도 2017년 이후로 사실상 끝나게 되었다. 물론 원피스 소속인 다빈크나 스페이스카우보이 등이 <찾아가세요>나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등 타이틀곡과 수록곡 <Temptation>, <절대, 비밀> 등 꾸준히 곡을 주고 있지만 윤상과의 작업은 정규 앨범은 2017년 <지금, 우리>, 비정규 트랙은 2018년 피버뮤직 수록곡 <지금 이대로>가 마지막이다.

대신 그 사이를 다른 작곡가들이 채워 나갔다. 대표적으로 엠씨더맥스의 베이시스트인 제이윤과 디제이맥스, 오투잼 등 게임 음악 프로듀서로 유명한 탁,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심규선 등. 윤상의 뮤즈로 시작해서 윤상의 뮤즈를 넘어 러블리즈 스스로의 색채를 가지게 되는 과정을 떠올리면서 이 앨범을 들으면 좋을 것 같다.

2. 앨범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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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전체적인 구성은 위 사진과 같다. 각각 11개 트랙이 담긴 CD 3장과 악보, 멤버들의 사인이 들어간 기타 피크, 그리고 한정판 앨범답게 각각 다른 넘버링이 새겨진 이 앨범의 개런티 카드. 앞서 언급한대로 아이돌 앨범의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는 단체 화보나 개인 화보, 포토카드는 없다. 이 앨범에서 러블리즈의 흔적이라고는 오로지 저 사인이 프린팅 된 기타 피크 뿐이다. 그야말로 [빈 집]의 모습에 집중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3. 트랙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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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에는 러블리즈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Destiny>부터 시작해서 데뷔곡인 <Candy Jelly Love>, 콘서트 비공식 엔딩곡인 <어제처럼 굿나잇>까지 8개 앨범에서 33곡을 각각 Dawn, Day, Night의 테마에 맞춰 담아냈다. 총 33곡이 담긴 볼륨이 큰 앨범이다 보니 트랙 전체를 리뷰하는 것은 무리일 듯 하여 몇 곡만 리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3.1. Destiny (나의 지구)

<작곡&편곡 : 1Piece>

이 앨범의 첫번째 트랙이자 원피스-러블리즈의 강한 유대를 상징하는 트랙. 뉴잭스윙 기반 사운드에 어두운 분위기의 현악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다. 여담으로 이 노래가 처음 공개 된 <A New Trilogy> 앨범 발매 당시에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곡의 분위기와 과거 유행했던 전개 방식때문에 상당히 호불호가 많이 갈렸었고 실제로 음원 성적도 오히려 역주행 하는 <Ah-Choo>에 밀려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노래가 러블리즈의 원피스의 스타일을 그대로 대변하는 노래이고 러블리즈가 언제까지 풋풋한 소녀 감성에 갇혀있는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 노래임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도입부의 휘몰아치는 전개가 막바지에 다시 한번 이어지는 것이 인상적이다.

3.2 WoW!

<작곡&편곡 : 1Piece>

그동안 그 진가가 묻혀 있다가 이 앨범으로 인해 마침내 재평가 된 최고의 트랙. 칩튠 느낌이 드는 도입부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깜빡 깜빡 와우"에 가려져 있던 진한 베이스 사운드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진행이 아주 펑키하다. 여담인데 이 노래를 녹음 할 때 베이스 연주를 윤상 본인이 도맡아서 했다. 어릴적 봄여름가을겨울한테 베이시스트 자리를 제의 받고, 이후에는 그 유명한 기타리스트 손무현과 함께 김완선의 백밴드에서 베이시스트를 했을만큼 베이스 연주에 자신이 있는 윤상인데 그 자신감이 이 트랙에서 다시 한번 돋보인다.

또 윤상표 음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장조-단조의 변조나 급진적인 전개를 불과 3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모두 풀어버렸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윤상표 음악의 마스터피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노래가 러블리즈 앨범이 아닌 윤상 혹은 원피스의 앨범으로 실렸다면, 혹은 이 노래가 정규 앨범의 타이틀이 아닌 수록곡이었다면 평가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급격하게 변하는 곡의 구조가 대중성이 가장 중요한 아이돌 타이틀곡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전개의 특성상 호불호가 상당히 갈려서 대중들의 귀를 모두 만족시키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3.3 퐁당

<작곡&편곡 : 제이윤>

엠씨더맥스 제이윤이 참여한 두번째 러블리즈 노래. 앞서 <WoW!>가 윤상의 장기인 베이스 연주가 돋보이는 곡이었다면 퐁당은 제이윤의 장기인 바이올린 연주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실제로 곡 녹음때 제이윤이 직접 현악 연주에 참여했다.

<Destiny>의 현악 연주가 어두운 느낌이었다면 이 곡에서의 현악 연주는 밝은 느낌이다. 마치 아주 부드러운 극세사 소재의 커버가 씌워져 있는 푹신푹신한 쿠션같은 느낌이 드는 곡.

또 전자가 짝사랑만 하다가 결국 사랑에 실패하는 (그렇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지 못하는) 소녀의 모습이라면 이 곡에서는 미세먼지 하나 없는 화창한 날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소녀의 가벼운 발걸음 같다.

3.4 안녕 (Hi~)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의 첫 정규앨범 리패키지 타이틀이자 이 앨범의 타이틀곡. 앞에 들었던 퐁당의 소녀 감성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번엔 윤상표 소녀감성. 아츄와 더불어 초기 러블리즈의 팬들을 끌어들인 곡 답게 밝은 곡 전개가 이어진다. 퐁당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소녀라면 이 노래는 그 전에 그 사람에게 사실 널 좋아한다고 고백하러 가는 모습 같다.

이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러블리즈 첫 정규앨범 수록곡이자 유지애의 솔로곡인 <Delight>의 초반 전개와 비슷한 감성이다. 물론 <Delight>는 노래 가사가 그런 가사가 아니지만 가사를 제외한 곡의 초반 전개가 그런 느낌이 든다.

3.5 Candy Jelly Love

<작곡&편곡 : 1Piece>

<WoW!>에 이어 이 앨범을 통해 재평가가 시급한 트랙. 당초 평가는 무난하게 시작해서 무난한 전개, 그리고 무난하게 끝난다며 지루하고 심심한 곡이란 평가였지만 인스트루멘탈로 들어보면 노래가 들어갔을 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나무위키의 이 항목 소개처럼 젤리처럼 팡팡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뮤직비디오에 나왔던 캔디가 구르고 구르다가 마침내 2분 57초부터 터지는 것 같은 느낌.

지루하다는 평을 받던 노래인데 인스트루멘탈로 들으니 오히려 지루하지가 않다. 한 줄로 요약하자면 소금간을 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은 맑은 사골 육수같은 노래. 처음엔 그냥 밋밋한 느낌이 들지만 먹다보면 숨어있던 참맛이 느껴진다.

3.6 Ah-Choo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 음악을 얘기하면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러블리즈의 대표곡. 러블리즈의 음악을 상징하는 노래. 그리고 <Candy Jelly Love>, <안녕>때보다 더 강해진 윤상표 사운드의 정점. 피아노로 시작해서 신디사이저로 가득 찬 사운드. 거기에 이어지는 후반부 급격하다 못해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브릿지에 섞인 현악 사운드. 괜히 <Destiny>와 더불어서 윤상표 사운드의 정점이라는 평을 받는 곡이 아니다. 여담으로, 기존의 다른 노래들에서는 윤상이 베이스 연주를 하고 스페이스카우보이가 신디사이저를 맡았던 반면에 이 노래는 반대로 윤상이 신디사이저, 스페이스카우보이가 베이스를 맡은 것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이 곡과 <Destiny>를 이어서 들으면 이 곡의 브릿지에서 느껴졌던 그 감성이 이어지는 <Destiny>까지 이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3.7 지금, 우리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의 첫 1위를 안겨준 노래이자 2021년 2월 기준 윤상의 마지막 음악방송 1위곡. 이 노래를 마지막으로 정규 앨범에서는 윤상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러블리즈 뿐만 아니라 윤상 본인의 앨범도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대신 원피스 소속인 다빈크와 스페이스카우보이가 단 1개의 앨범을 제외한 모든 앨범에 곡을 줬기 때문에 원피스와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신스 사운드가 기본으로 깔려있고 여기에 햇이 들어가있다. 트랜스 음악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사실 케이팝 장르에서 트랜스가 그렇게 흔하진 않다. 러블리즈를 매개체로 삼아 본인 음악을 하고 싶다는 윤상과 원피스 팀의 뜻대로 <WoW!>에 이어 윤상의 음악적 실험인 셈인데 이 실험은 확실하게 성공했다. 다만 <WoW!>와는 다르게 이 노래는 급격하게 변조하는 부분이 없고 그냥 쭉 밀고 들어간다. 바로 직전 타이틀의 단점을 보완한 셈이다.

3.8 종소리

<작곡&편곡 : 원택, 탁>

앞서 소개한 7개 트랙 가운데 6개 트랙이 윤상과 원피스 팀의 음악적 매개체로서의 러블리즈를 보여주는 노래들이었다면 이번에 소개할 종소리는 원피스 팀의 음악적 매개체에서 벗어나 비로소 러블리즈만의 색깔을 오롯이 가지게 된 첫번째 노래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부분이 전에 데스티니에서 뉴잭스윙, 지금 우리에서는 트랜스를 기반으로 깔고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컴플렉스트로다.

일반적인 일렉트로 하우스와 다르게 신스가 되게 다양하게 들어가고 또 주 선율이 없다시피 하다. 여담으로 이 노래는 이 글에서 소개할 어떤 노래들보다 제목에 충실한데, 종소리가 정말 잘 들린다. 특히 후반부의 종소리가 돋보인다.

이 노래를 한 줄로 평가해보자면 마침내 둥지를 벗어난 아기새. 오랜 둥지였던 원피스의 품을 떠나 러블리즈 본연의 색깔을 찾기 위해 날개짓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둥지에서부터 가지고 있던 러블리즈의 근본은 잊지 않았다.

3.9. 어제처럼 굿나잇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 데뷔 앨범 선공개곡이자 콘서트 비공식 엔딩곡. 러블리즈와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인 원피스의 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러블리즈 정규 1집 리뷰때도 다루었던 곡인데 작곡과 편곡이 원피스로 되어 있지만 다빈크가 거의 완성시킨 상태에서 수년간 표류하던 곡이기 때문에 다빈크의 곡이라 해도 좋을 듯 하다.

또 그러다보니 다빈크 본인의 앨범에서 들려주었던 감성과도 닿아있는 것이 느껴져서 이 곡을 러블리즈가 아닌 다빈크 본인이 불렀어도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래에 소개할 <새벽별>과는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대조적인 느낌.

3.10 Circle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의 싱글 수록곡. 원피스 작곡이지만 아무래도 다빈크의 힘이 많이 들어간 곡이라 할 수 있다. 사실 곡 자체는 되게 간단한 구성이지만 음악적 실험 없으면 러블리즈 노래 아니랄까봐 이 노래 역시 원피스의 음악적 실험이 숨어져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러블리즈 팬덤 사이에서 명곡으로 통하지만 인스트루멘탈로 들었을 때 그 진가가 더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다빈크가 트위터에 글을 남겼던 것처럼 구성이 파격적인데 기존과는 다르게 브릿지에서 긴장감이 극에 달하다가 마지막으로 터지는데 이 노래는 그런것과 다르게 브릿지 없이 더 강한 전개로 곡을 마무리한다.

3.11. 새벽별

<작곡&편곡 : 1Piece>

원피스가 들려주는 멜로디에 러블리즈의 메인보컬라인 베이비소울, 케이, 그리고 진의 목소리가 더해져 완성된 발라드 곡. 아련한 피아노 선율이 제일 먼저 귀에 들어오는 곡이다. 위의 <어제처럼 굿나잇>이나 이 글에 소개 되지 않은 <책갈피>와는 같은 작곡가 작품임에도 묘하게 대비되는 느낌이 드는데, 앞의 두 곡이 원피스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러블리즈에 맞게 잘 입혀내는데 성공한 곡이라면 이 곡은 반대로 러블리즈의 보컬라인에 원피스가 맞춰서 준비한 듯한 느낌이 든다.

기존의 원피스와는 다른 느낌의 구성방식이 아닐까 싶다. 전자음이 들어가 세련되거나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대신 담담한 감성 속에 감추고 있는 에너지가 상당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4. 글을 마치며

확실히 여타 뮤지션도 내기가 쉽지 않은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아이돌 그룹이 그것도 아이돌 앨범의 필수요소를 전부 빼버린채로 낸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그럼에도 인피니트에 이어 러블리즈까지도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냈다는 것은 그만큼 음악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자부심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멤버들의 목소리가 빠진 곡들이라 그동안 보컬에 가려진 곡의 숨겨진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동시에, 반대로 원곡에서 인스트루멘탈만 빼면 깔끔하게 보컬만 추출하는 것이 가능하여 그동안 악기 소리에 가려져 있었던 멤버들의 화음과 발성을 제대로 들을 수 있다.

다만 이 앨범에도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러블리즈가 낸 앨범은 총 10장에 달하고 10장의 앨범에 담긴 노래의 수도 50곡이 넘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수록곡들을 하나 하나 빠짐없이 담아내기는 부담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이 말하는 숨은 명곡들, 예를 들어 <마음(취급주의)>이라던가 <그냥>, <bebe>, <Delight> 등이 빠진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이 앨범을 통해 윤상과 원피스의 뮤즈로서, 그리고 원피스의 뮤즈를 넘어서 아티스트 러블리즈로 새롭게 발돋움 하는 그 순간까지의 여정을 확인 할 수 있기에, 그리고 거기에 덤으로 <WoW!>와 <Candy Jelly Love> 등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뮤지션 원피스와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적 지향점을 재발견 할 수 있기에 이 앨범의 가치는 상당하다.

러블리즈가 빠진 러블리즈 앨범이지만 그럼에도 이 앨범의 소장가치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이 앨범이 보여줬던 것처럼 앞으로도 러블리즈가 들려주는 음악적 여정이 오래 이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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