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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앨범 리뷰] 러블리즈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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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기에 앞서 - 울림걸즈에서 러블리즈로

 

 에펨네이션으로 이주하며 연재하는 러블리즈의 첫번재 앨범 리뷰. 첫번째 리뷰는 러블리즈의 데뷔 앨범인 <Girls' Invasion>과 이 앨범의 리패키지 앨범인 <Hi~>를 선정하였다. 러블리즈의 데뷔 앨범과 그 리패키지 앨범인 이 앨범을 알아보기 위해선 그 전에 먼저 이 앨범이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인지 알아둬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앨범 리뷰임에도 다소 생뚱맞긴 하지만 러블리즈 데뷔 앨범 리뷰이다보니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러블리즈가 어떻게 데뷔하게 되었는지 간략하게 그 과정을 되짚어 보았다.

 

2003년. 가수 김동률과 이중엽 대표의 만남으로 시작한 울림엔터테인먼트는 vip사건으로 완성 된 1집을 내지 못한채 방황하던 에픽하이를 영입하며 점차 대중음악계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이후 넬, 러브홀릭 지선 , 노을 강균성 등 뮤지션들이 울림을 거쳐가며 건실한 뮤지션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2009년, 에픽하이가 자신들만의 회사 맵더소울로 독립하고 넬의 군 공백기가 시작되며 울림에도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다.  

 

결국 아이돌 시장으로 활로를 개척하면서 회사에 찾아온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고자 오디션으로 연습생들을 모집하였고 이듬해 여름, 남자 연습생들로 구성된 울림 첫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데뷔하였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인피니트는 데뷔 이후 쭉 상승세를 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에픽하이와 넬의 공백도 점차 메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2011년 울림 첫 여자 연습생인 베이비소울이 <남보다 못한 사이>로 솔로 데뷔를 하고 2012년에는 베이비소울과 또 다른 연습생인 유지아의 듀엣곡인 <그녀는 바람둥이야>를 공개하며 이른바 울림걸즈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해에 울림걸즈의 데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울림걸즈의 데뷔조(베이비소울, 유지애, 오연경, 조승희, 박명은) 로 거론되던 연습생 오연경은 더 씨야로, 조승희는 파이브돌스로 데뷔하며 팀을 이탈하며 울림걸즈의 데뷔는 자연스럽게 뒤로 미뤄지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3년 1월 공개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연습생 배인빈과 윤소윤, 이미주, 김지연(케이), 류수정, 그리고 이후 다이아로 데뷔하게 되는 기희현 등이 합류하며 서서히 새로운 울림걸즈의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2013년 4월 유지애의 <Delight>, 11월 박명은(Jin)의 <너만 없다> 싱글 발매를 시작으로 그해 연말 가요대축제 인피니트의 무대에서 울림걸즈 데뷔조(베이비소울, 유지애, 서지수, 이미주, 케이, 진, 류수정)가 공개되며 울림걸즈가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즈음. 가수이자 작곡가인 윤상에게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 준비중인 걸그룹의 프로듀싱 제의가 들어왔다. 고민하던 윤상은 기존에 눈여겨보던 후배인 다빈크, 스페이스카우보이에게 팀 결성을 제안했고 그렇게 작곡, 프로듀싱 팀인 '원피스'가 탄생하였다. 원피스가 울림걸즈의 프로듀서로 새로 합류하면서 울림걸즈의 데뷔는 보다 가속화 되었고 그에 맞춰 팀 컬러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멤버 개개인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던 '울림걸즈'에서 하나의 통일된 정체성을 가진 '러블리즈'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데뷔 4개월 전인 2014년 7월에 실시한 비공개 오디션에서 합격한 연습생 정예인이 8월에 합류하며 마침내 러블리즈 8인 완전체가 데뷔를 앞두게 된다.

 

#2. 트랙 리뷰

 

<트랙 리스트>

01. Introducing The Candy

02. Candy Jelly Love

03. 안녕 (Hi~)

04. 놀이공원

05. 어제처럼 굿나잇

06. 이별 Chapter 1

07. 비밀여행

08. 남보다 못한 사이 (feat.휘성) - 베이비소울 솔로

09. 그녀는 바람둥이야 (feat.동우 of 인피니트) - 베이비소울&케이

10. Delight - 유지애 솔로

11. 너만 없다 - Jin 솔로

 

#2.1. Introducing The Candy

<작곡&편곡 : 1Piece>

 

러블리즈의 역사적인 첫 앨범 인트로 곡. 다음 트랙이자 정규 앨범의 타이틀인 <Candy Jelly Love>와 이어지는 1분 가량의 인스트루멘탈 곡이다. 작곡가로 원피스가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원피스의 멤버 스페이스카우보이 단독 작업으로 완성되었다. 안녕 티저에서 잠시 등장했던 곡과 이후 발매되는 앨범 인트로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심심하게 들릴 수도 있는 트랙. 그렇지만 오히려 화려한 전개 없이 담담하게 풀어나가 다음 곡에 묘한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곡이다. 여담으로 3년 후 발매된 미니 3집 <Fall In Lovelyz>의 인트로 <Spotlight>가 이 곡의 오마주 곡이다.

 

#2.2. Candy Jelly Love

<작사 : 김이나 작곡&편곡 : 1Piece>

 

정규 1집의 타이틀곡. 과거 아이유, 가인, 레인보우 블랙 등과 호흡을 맞춰온 윤상-김이나 조합의 곡이다. 조합이 조합이다보니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던 곡이었다. 작곡가 윤상의 코멘트를 빌리자면 '음악이 아니라 달콤한 음식을 만들듯이 고른 사운드'. 다만 사람들이 기대한 것과 다르게 진한 단맛은 아니고 솜사탕 같이 순한 단맛을 내는 사운드라고 할 수 있어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킬링 포인트는 두드러지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 그럼에도 때 묻지 않은 소녀들의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는 노래라는 점에서 이 노래가 과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여담으로 이 곡으로 러블리즈가 데뷔와 함께 sbsmtv [더 쇼]에서 1위 후보에 오르기도 하였으며,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디지페디는 이 뮤직비디오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물로 꼽기도 하였다.

 

 

#2.3. 안녕 (Hi~)

<작사 : 서지음 작곡&편곡 : 1Piece>

 

첫 정규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곡. 지난 앨범이 과거 싱글로 나왔던 노래들과 7번 트랙 <비밀여행>을 제외하면 모두 김이나 작사였던 반면에 리패키지 앨범에서는 이 노래와 다음 곡인 신곡 <놀이공원> 모두 서지음과 함께 하게 되었다. 곡이 공개 되기 전부터 티저 음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곡이다. 소녀 3부작의 시작인 <Candy Jelly Love>가 그러하듯이 3부작의 2번째 곡인 이 곡 역시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현악이 곡을 끌어나가는 가운데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전개되는 것이 곡의 특징인데 러블리즈 리더인 베이비소울의 회고에 의하면 원래 곡을 녹음 하던 당시에는 현악이 실리지 않은 댄스곡이었다고 한다. 편곡 과정에서 실린 현악으로 인해 이전 타이틀 곡의 순한 사운드에서 보다 개선되어 러블리즈의 대표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2.4. 놀이공원

<작사 : 서지음 작곡&편곡 : 1Piece>

 

이전 트랙이자 타이틀인 <안녕>과 함께 리패키지 앨범에 추가된 신곡이자 러블리즈의 대표곡 중 하나. 다음에 소개할 <이별 Chapter 1>과 마찬가지로 몽환적이면서 밝은 사운드와 반대로 가사는 슬픈 것이 대비되며 듣는 재미가 있는 곡이기도 하다. 유지애의 중독성 강한 (밤새도록 돌아가던 관람차)부분이 곡의 포인트다보니, 그런점에서 볼 때 여러모로 러블리즈와 유지애를 알린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유지애 파트 외에도 곡이 전체적으로는 발성이 가는 편인데 후렴구 베이비소울 부분(하루만 더 이별따윈 없던 것처럼)만큼은 힘있게 뽑아내는 것(이른바 사이다 파트) 역시 이 곡의 숨은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여담으로 당시 상황때문에 멤버 서지수와 진은 이 곡 녹음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이후 <안녕>이나 <여름 한 조각>이 러블리즈 멤버 8인에 맞게 파트 수정이 이뤄진 것과 달리 이 곡만큼은 파트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2.5. 어제처럼 굿나잇

<작사 : 김이나 작곡&편곡 : 1Piece>

 

데뷔 앨범의 선공개곡이자 러블리즈 팬들에겐 그 어떤 노래보다 애틋한 노래. 그리고 동시에 러블리즈를 이끈 원피스의 결성 이유 중 하나. 사연인즉 원래 이 노래는 다빈크가 2007년 완성한 노래지만 여러 가수들에게 거절당해 떠돌고 있었다고 한다. 7년동안 주인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이 노래를 두고 윤상이 이 노래엔 여자 그룹이 어울린다며 같이 작곡팀을 결성할 것을 제안했고, 다빈크가 이를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이 곡의 주인은 윤상이 새롭게 프로듀싱하는 러블리즈에게로 가게 되었다. 

어른들의 발라드가 아닌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소녀들의 발라드를 표방하는 노래답게 어린 소녀의 시점에서 이별 직후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 이 곡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콘서트 마지막날을 기점으로 해서 매년 콘서트마다 마무리 멘트 이후 이 곡을 러블리너스들과 부르는 것이 정착되었기 때문에 러블리즈와 러블리너스 사이에서 결코 뗄레야 뗄 수 없는 곡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이 곡 역시 원피스 작곡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다빈크 홀로 완성시킨 곡이다.

 

#2.6. 이별 Chapter 1

<작사 : 김이나 작곡&편곡 : 1Piece>

 

어제처럼 굿나잇과 마찬가지로 이별 이후의 마음을 표현한 곡인데 어제처럼 굿나잇과 달리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곡의 밝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메이저와 마이너 코드 변주,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아' '나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 라고 하면서도 '아무도 나의 맘을 알 수는 없죠', '내 이름만은 잊지 말아요' 라고 하는 등 사운드와 가사의 오르내림이 존재한다. 이별 후 겉으로는 웃으며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고 속으로 "그래. 이런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쉽게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가슴앓이 하는 소녀의 모습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주관적으로는 오히려 이 노래에서 더 큰 슬픔이 느껴진다.

 

 

#2.7. 비밀여행

<작사 : Enne 작곡&편곡 : 1Piece>

 

신곡 가운데 유일하게 김이나 작사가 아닌 곡. 대신 이후 레인보우의 <Black Swan>, 라붐의 <아로아로>, <상상더하기>를 작사하는 가수 엔느가 작사에 참여했다. 곡 도입부의 심전도기 소리부터 옅게 칠한 핑크 립스틱(죽어서 입에 핏기가 있음), 낯선 원피스(수의) 등 가사때문에 비밀여행이 아니라 저승여행이라는 가사 해석이 돌기도 했는데 윤상에 의하면 놀이공원 해석과 마찬가지로 그런 의도로 작곡한 곡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 해석 없이 가사만 들어보면 저녁에 아무도 모르게 기차에 올라 여행을 떠나는 소녀의 모습. 후렴 부분의 가사가 <천천히, 천천히>인데 발걸음 소리혹은 심장소리 같은 드럼 소리는 반대로 빨라지는 것이 재미있다. 여담으로 곡 중간마다 들리는 'Living living living stereo'는 모 클래식 레코드 회사의 lp 프로모션 영상에서 가져와 약간 수정한 것이다.

 

 

#2.8. 남보다 못한 사이 (feat. 휘성)

<작사 : 송수윤 작곡 : G-High, 이주형>

 

 인피니트의 <Crying>으로 참여하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베이비소울이 2011년 11월에 낸 솔로 데뷔곡. 작사와 작곡, 편곡에는 스윗튠 멤버인 송수윤, 지하이, 이주형이 참여하였고 군 입대를 바로 앞두고 있던 휘성이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내성적인 소녀감성으로 똘똘 뭉친 앨범에서 상당히 이질적인 분위기의 곡이다. 단순히 이 앨범에 국한되어 볼 것이 아니라 이후의 러블리즈 앨범에서는 들을 수 없는 웅장한 현악과 애절하다 못해 처절하게까지 느껴지는 가사가 베이비소울의 파워풀한 발성과 만나 인상적이다. 여담으로 베이비소울 본인은 이 노래를 녹음 할 당시 자기 자신의 노래가 아닌 휘성의 노래를 피쳐링하는 것으로 착각했었다고 한다.

 

#2.9. 그녀는 바람둥이야 (feat.동우 of 인피니트)

<작사&작곡&편곡 : 안영민>

 

다비치의 <사랑과 전쟁>, SG 워너비 <라라라> 등을 작사하고 태연의 <사랑해요> 도깨비 OST이기도 한 에일리의 <첫 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작곡한 안영민이 작사와 작곡, 편곡을 모두 도맡은 곡. 원래 이 곡이 싱글로 먼저 나왔을 당시에는 베이비소울과 함께 연습생 유지아가 호흡을 맞췄지만 유지아가 최종적으로 러블리즈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면서 대신 케이가 부른 버전이 새로 실리게 되었다. 연습생 유지아 대신 케이가 부른 것 외에도 피쳐링이 다른 버전이 존재하는데 TBNY의 얀키가 피쳐링 한 버전, 그리고 베이비소울 본인이 직접 랩을 소화한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담으로 현재까지 러블리즈 앨범에서 남보다 못한 사이와 함께 다른 아티스트의 피쳐링이 들어간 곡이기도 하며, 또한 베이비소울이 동우와 같이 부른 세번째 곡(첫번째는 인피니트의 <Crying>, 두번째는 인피니트H의 <Fly High>)이다.

 

#2.10. Delight

<작사 : 송수윤 작곡 : 한재호, 김승수 편곡 : 한재호, 김승수, 황현, 홍승현>

 

2013년 4월에 공개된 유지애의 솔로 데뷔곡. <남보다 못한 사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스윗튠 멤버들이 곡의 작사와 작곡, 편곡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스윗튠의 대표주자인 한재호와 김승수가 작곡진에 이름을 올렸다. 한 소녀가 사랑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가사를 살펴보면 결국은 딜라이트라는 밝은 제목과 멜로디와 다르게 슬픈 짝사랑 이야기이다. 원피스가 아닌 스윗튠이 작곡한 노래이지만 이후 러블리즈의 대표 감성인 밝은 멜로디+슬픈 가사의 원조격인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스윗튠에서 작곡한 베이비소울의 솔로곡이 러블리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른 감성인 것과 대조된다. 

 

 

#2.11. 너만 없다

<작사 : 송수윤 작곡 : 한재호, 김승수, 황현 편곡 : 한재호, 김승수, 황현, 홍승현>

 

2013년 11월 공개된 메인보컬 진의 솔로 데뷔곡. 역시 스윗튠이 곡의 작사와 작곡, 편곡에 참여하였다. 먼저 나온 <Delight>이 슬프지만 짝사랑하던 그 추억만이라도 간직하고 싶은 소녀의 노래라면 이 노래는 그보다 더 성숙한 여자가 이별했을 때의 감정을 노래로 담아냈다. 같은 주제인 베이비소울의 <남보다 못한 사이>가 파워풀하다면 이 노래는 감성을 건드리는 애절한 음색이 차별화 되는 포인트. 

 

 

#3. 총평

 

데뷔 앨범 <Girls' Invasion>이 나오기까지 3년이나 되는 시간이 걸렸다. 인피니트의 수록곡 <Crying>으로 처음 아이돌 세계에 이름을 알린 베이비소울의 싱글 <남보다 못한 사이>와 이후 데뷔가 유력했던 연습생 유지아 듀엣으로 낸 <그녀는 바람둥이야>, 데뷔 1년 전인 2013년 4월에 공개된 유지애의 <딜라이트>, 같은 해 11월에 공개된 진의 <너만 없다> 4곡으로 대중들에게 인피니트 동생 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나갔다. 여기에 새 걸그룹의 프로듀서로 윤상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기대감은 더 커지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데뷔앨범 <Girls' Invasion>은 그런 기대치에 조금은 미치지 못하는 앨범이었다. 그 이유인즉, 사람들이 기대하던 새 걸그룹의 컨셉은 선배 인피니트와 같은 강렬한 퍼포먼스 혹은 한국 전자음악의 선두주자라 불리는 윤상 특유의 화려한 전자음악이었다. 하지만 러블리즈의 타이틀 <캔디 젤리 러브>는 이런 기대치와는 다른 결과물이었다.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화려한 사운드나 퍼포먼스 없이 어떻게 보면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노래로 데뷔한 것이니 3년동안 기대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흔히 말해 꽂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포인트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는 곡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러블리즈의 데뷔앨범이 그들 자신에게 있어 후회 없을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팬들에게 러블리즈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명확히 보여준 앨범이기 때문이다. 러블리즈가 데뷔하기 전에 과거 울림걸즈에 냈던 곡들은 1곡을 제외하면 모두 스윗튠이 만든 노래였지만 곡의 성격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어떤 곡에서는 성숙한 어른의 이별을 노래하기도 하고 어떤 곡에서는 어린 소녀가 오랜 짝사랑을 포기하기도 하는 등 곡마다 내는 성격이 전부 달랐다. 그런 저마다 다른 감성이 러블리즈의 데뷔앨범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앨범의 감성을 하나로 집중시켰다. 그렇게 집중된 감성을 바탕으로 음악적 페르소나인 러블리즈의 목소리를 빌려 원피스가 어떤 음악을 추구하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보여준 것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러블리즈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앨범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감성이 어떠한지보다 대중들의 첫인상을 만족시킬 수 있는 포인트가 중요했고 그런 점에서 볼때 <캔디 젤리 러브>는 이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아쉬운 부분을 이어지는 리패키지 앨범 <Hi~>의 타이틀곡 <안녕>과 후속곡 <놀이공원>으로 이전 데뷔 앨범에서 보여준 러블리즈 특유의 감성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데뷔곡에서 아쉬운 점으로 느껴지던 킬링파트의 부재도 개선시켰다. 비록 음악 외적으로 팬들에게 있어 슬프고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데뷔 앨범과 리패키지 앨범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는 앨범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앨범이 발판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그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3부작의 완결편이자 러블리즈를 대표하는 노래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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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댓글 10

송하영 2021.05.05. 07:57
초창기 러블리즈의 소녀소녀한 감성 좋아
댓글
최예나 2021.05.05. 09:41
이거 ㄹㅇ 띵반
안녕이랑 어굿나 많이 들었는데
댓글
평행우주 2021.05.05. 09:48
 최예나
나도 아 씻으면서 안녕들어야지
댓글
서윤경 2021.05.05. 12:22
우리 만날래 내가 지금 할 말이 있어

우리 만나자 물어볼게 있으니까
댓글
켕거루 2021.05.05. 17:52
개인적으로도 전 앨범중에서 저만한 앨범 없다 봅니다
비밀여행 풀버전이 있는 겨나럽1과 여나럽1의 가치...그니까 겨나럽 vod좀 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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