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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호소문 혹은 최후통첩: 수원 삼성 블루윙즈 프런트 귀하[발롱도르~]

​* 청백적에 먼저 올린 글입니다.

 

人不可以無恥 인불가이무치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다.

- 『맹자(孟子)』

 

이 글을 존대로 쓰는 이유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 프런트 여러분에 대한 존중이라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사람이라면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는데, 여러분은 부끄러움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람이 아닙니다. 인류도 아닌 자를 성토하기 위해 험악한 욕설을 쏟아내봐야 알아듣지도 못할 것 같고 괜히 나의 품위만 상할 것 같아서 이렇게 하는 것뿐입니다.

 

참 놀라운 일입니다. 여러분 같은 자들이 삼성 사원증을 갖고 있고 심지어 일부는 삼성에서 이사급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이 사실을 보니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생각을 도저히 피할 수 없고, 왜 그리고 어떻게 추락하고 있는지도 고스란히 보입니다.

 

3부작 호소문을 기획하면서 이 글을 원래 세 번째로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이유로 계획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지난 30라운드 대구전 바셀루스의 결승골 장면이 K리그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는데 수원의 모 선수가 좋아요를 눌렀더군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프런트가 팀에 대해 충성스럽지도 성실하지도 않으니 선수를 고를 때도 충성심과 성실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는다." 조금 뒤에 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한 중요한 기사가 다른 곳도 아니고 KBS에 떴더군요. [KBS 2023. 9. 18.] 그때 생각했습니다. "간에 중병이 들어 황달이 있는데 내과에 가지 않고 피부미백만 받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선수단을 질책하고 감독에게 비판적 질문을 전달한들 무엇하겠습니까? 결국 이 모든 참변의 근원이 프런트라는 점은 프런트 여러분 빼면 다 아는 사실일 겁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기 때문인지 이제 내로라하는 축구 유튜브 채널이 앞다투어 수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KBS의 보도를 뒷받침할 만한 프런트발 난맥상의 또 다른 측면, 외국인 영입과 연봉 계약의 부실한 상황이 이스타TV에서 지적되더군요.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의 유료 멤버십에서는 시즌 중간에 감독을 영입하면서 계약할 당시의 조건에 대해서도 언급되더군요.  강등되더라도 임기를 보장할지 말지는 감독의 운신 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텐데, 정확히 어떻게 계약 조건이 성립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설만 들어보면 강원 프런트에 비해서 수원 프런트는 정말 감독의 운신 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유튜브 채널에서 축구 전문기자를 두고 떠도는 설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면 해보십시오. 그 해명이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겠지만 아무리 설득력이 있다 해도 지금 수원이 처한 최악의 위기에 대하여 여러분을 기다리는 건 중형뿐입니다.

 

김병수 감독 선임 당시 수원 팬들이 내세운 걸개를 기억합니까? "병수볼 IN 프런트볼 OUT"이었습니다. '병수볼'에 대한 평은 차치하고, 적어도 몇 년 동안 이루어졌다는 '프런트볼'은 수원을 점점 나락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결과적으로는 '병수볼'이 아닌 '프런트볼'이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여러 보도와 방송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년 한 명 정도 좋은 영입으로 어떻게 위기를 꾸역꾸역 넘기고 있노라고 자위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어쨌든 명목상) 프로고,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고,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부분, 공격수 영입에서 매번 엉망으로 결과를 받아들면 이제는 푸닥거리라도 한번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겁니까? 수원 팬들은 프런트의 이적시장 운영 방식을 포함하여 선수단 구성에서 왜 매번 문제가 발생하는지 진심으로 알고 싶습니다.

 

선수단 구성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해명할 문제는 첩첩산중입니다. 올 시즌 내내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구단 미디어 운영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인턴이 진행하는 것만 못한 공식 영상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더 일찍 올라왔어야 할 것들, 예컨대 신입선수 관련 영상이 늦게 올라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패배 후의 영상은 거의 올리지 않다 최근 들어 감독 인터뷰 정도만 올리는 모양입니다. 승리했을 때만 온 힘을 다해서 일하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인스타그램 계정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미디어팀은 대체 어떻게 일하고 있는 겁니까? 유튜브 같은 경우도 계약된 업체가 리그 전체에서 상위권의 보수를 받는다는 소문이 돕니다. 대부분의 같은 K리그1 구단들에 비하면 공식 유튜브 영상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떨쳐내기 힘든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프렌테 트리콜로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고 답변을 받았던 시큐리티 관련 사안도 그렇습니다. 축구장이 어떤 곳인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팬 문화는 어떤 것인지, 그런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자들이 빅버드에 온 사람들을 보호한답시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그 문제도 따지고 보면 시큐리티만의 것이 아닙니다. 업체와 계약하면서 충분한 교육을 수행하고 그 내용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 확실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장치를 프런트가 마련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입니다. 미디어 부문과 마찬가지의 문제입니다. 계약만 하면 끝이 아닙니다. 계약을 하고 나서의 관리가 더 중요한 법입니다. 왜 이런 지적을 '기업'에서 일하는 프런트 여러분이 하는 게 아니라 듣고 있는 겁니까? 프런트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으니 계약으로 엮인 자들의 태도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자국에 좋은 일을 하지 않고 타국에 좋은 일을 일삼으면 나라를 직접 팔아넘기지 않았어도 매국노라는 소리를 듣기 마련입니다. 프런트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대역죄인입니다.

 

듣자하니 6월 간담회에서 프런트가 팬들 사이에서 도는 '가보정' 이야기를 안다고 했더군요. 그렇다면 '샬케' 이야기도 아는지 묻고 싶습니다. "나가뒤져라" 콜을 함께 듣고 머리를 땅에 박고 석고대죄를 했어야 할 사람은 경기 끝날 무렵에 유리문 뒤로 숨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벌써부터 '샬케'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날까 두려워서 대피 훈련이라도 하는 겁니까? 그 직함과 풍채가 아깝습니다. 수원이 우려되는 최악의 결말을 맞이한다면 프런트에 대하여 나는 이렇게 기록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 자들이 당하는 어떠한 징벌도 수원을 위하여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임은 하늘이 알고 수원의 지지자들도 알고 심지어 수원강등을 외치던 자들도 아는 바였다."

 

프런트가 스스로 이 상황에 적절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없습니다. '거지 선언문'을 던지거나 팬을 변함없는 호구로 취급하는 행사 혹은 상품을 내놓는 것이 전부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합니다. 최후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쥐어짠 겁니다. 이 아이디어 중 단 하나도, 혹은 이 아이디어와 비슷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면 그 다음에 벌어질 일에 대해서 나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삼성 내·외부 기관을 통한 구단 감사

 

매번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게 꼭 스카우트만의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프런트의 행태를 보았을 때 스카우트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거니와 결정권은 프런트가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벌어지는 최악의 선수 영입이 과연 전적으로 무능의 결과인지, 아니면 혹시 모를 비리의 결과인지 상당한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정확히 어느 정도 규모로 팀을 운영하고 있고 주요 경비로 무엇이 얼마나 쓰이고 있어서 '거지 선언문'이 늘 등장하는지도 화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런트는 이 부분에서 이미 신뢰를 잃었습니다. 삼성그룹 내부 조직을 통해서든 외부의 회계법인을 통해서든 구단의 재정 운영에 대한 전면적 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어른의 사정으로 뭉뚱그려 말할 수밖에 없는 기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증언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감사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프런트/결장선수의 빅버드 N석 관람

 

"응원하면 열심히 하겠다"가 아니라 "열심히 하면 응원하겠다"가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프런트와 선수단은 연봉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입니다. 팬은 관람료를 내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들입니다. 순서가 잘못된 인식이 구단 전반에 퍼져있지 않은지 의심스럽고, 만약 정말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왜 N석이 그렇게 때때로 험악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지 프런트와 선수단은 직접 겪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프런트 중 고위층 한두 명이라도 반드시 N석에서 관람하기 바랍니다. 비겁하게 사람 적은 2층으로 가지 말고 1층에 자리를 잡기 바랍니다. 출장하지 않는 선수 중에서도 수원에 대한 어떤 자부심이나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부류 역시 N석의 공기를 체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공식 유튜브에 올릴 컨텐츠라도 뽑을 수 있을지 압니까? 돈 내고 와서 목도 허리도 다리도 아파가며 응원하는 사람들 체험이라도 해보십시오. 승리해서 좋을 때만 N석 가까이 오지 말고 고난의 행군이 진행되는 날도 N석을 여과 없이 느껴보라는 말입니다.

 

스플릿 이전 간담회 실시

 

빠른 시일 안에 간담회를 실시합시다. 극히 한정된 소수 인원이 아니라 많은 인원이 목소리를 내고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원정경기 종료 직후 서포터석이나 경기장 밖에서라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장소도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마음 편하게 넘기지도 못할 다과 같은 것은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늦어도 하위 스플릿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간담회가 실시되어야 합니다. 이 자리에는 프런트, 코치진, 선수단 중 각각 대표자 1명이 나와서 팬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이 시점에 혁명 수준의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구단 구성원이 지금까지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지 확인하고 싶을 뿐입니다.

 

구단 공식 사과문 발표

 

이 부분은 구단 구성원 전체에 실망스럽지만 결국 이 책임도 프런트가 감당해야 할 일입니다. 프런트가 대체 팬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을 때도 한 마디 공식 사과문이 없더니, 또 승강 플레이오프로 가거나 아예 다이렉트 강등도 점점 가까워진다는 우려가 비등하는 지금도 공식 사과문이 없습니다. 이것 하나만 보더라도 프런트가 능력과 책임감은 물론이고 부끄러움조차 없으니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많이 늦었다고 생각되지만 늦게라도 하는 게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형식적 사과문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적시하고 앞으로 남은 경기를 잘 수습해서 팬들이 기대하는 결과를 내겠노라는 문장들이라도 똑바로 쓰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팬들에게 아무런 부끄러움을 통감하지도 고백하지도 않는 프런트의 무사안일주의가 온 구단을 병들게 만든 겁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더 이상 프런트에게 기회는 없습니다. 폰티우스 필라투스라는 사람은 로마의 유대 총독으로 부임하여 그 지역에 있는 다양한 갈래의 사람들을 탄압하고 그들 모두의 증오를 받았습니다. 그 이름은 성경에 빌라도로 등장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거쳐 악인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이 그와 같이 전해지기를 바란다면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하여 수원 팬들이 생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나는 이렇게 기록할 겁니다. "이 자들이 당하는 어떠한 징벌도 수원을 위하여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임은 하늘이 알고 수원의 지지자들도 알고 심지어 수원강등을 외치던 자들도 아는 바였다."

댓글 9

best Gosens 2023.09.19. 10:40
best 지갑훔친도둑 2023.09.19. 10:45
내가 프런트해도 12등
내가 그라운드 뛰어도 12등
선수나 프런트나 그 돈 받고 자존심 안상하나
best 김환의그여러가지 2023.09.19. 10:40
강등돼든 잔류하든 개런트가 리빌딩 제일 시급하다
best Gosens 2023.09.19. 10:40
 김환의그여러가지
댓글
Gosens 2023.09.19. 10:41
이런 걸 볼 때마다 참 2018 2020... 여러 생각이 든다
댓글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3.09.19. 10:44
 Gosens
수원 프런트는 다른 팀들 보면서 배운 게 없었고, 자기들 속이 곪아가는 줄은 하나도 몰랐던 모양...
댓글
best 지갑훔친도둑 2023.09.19. 10:45
내가 프런트해도 12등
내가 그라운드 뛰어도 12등
선수나 프런트나 그 돈 받고 자존심 안상하나
댓글
흐림팍시 2023.09.19. 11:47
아무리 명문을 휘날려도 들어쳐먹질 않으니 쇠귀에 경 읽기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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