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자유 박주호 영입은 사람으로 치면 안경에 여드름 존나 난 돼지가 수능치고 살 빼고, 피부 관리하고, 찐따 냄새 뺀 거였음.

공짜표 뿌리지 마라 팬들 버릇 나빠진다. 개축 이미지 떨어진다.

이건 울산에는 적용 안되는 말이었다. 공짜표 뿌려도 안 오는 곳이 문수였다.

코어 쪽에 10대 20대 비율이 높았지만, 팬덤이 작고 유입이 적어 그들마저 고인물이 되어갔다. 그나마 뉴비라는 사람들은 131201이나 조예스-윤할 시절에 입덕한 특이취향들이었다. 누군가에게 선뜻 관람을 권할 분위기의 경기장이 아니었다. 울산팬들이 아싸인 건 아니었지만, 경기장은 아싸 특유의 분위기에 눌려있었다.

그런 경기장에 박주호가 왔다. 주변 사람들 중에 '울산 축구 볼 만하냐?', '나은이 실제로 보면 얼마나 귀엽냐?', '박주호 국대인데 진짜 잘함?'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박주호는 너무나도 높았던 문수축구장의 출입계단을 낮췄다. 계단이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높이였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부상기간이 너무 길어서(수엪서 하는 거 보니 태화강이랑 물이 안 맞았던 거 같다), 플레이로만 보면 가성비가 물음표이긴 하다.

하지만 박주호의 영입은 변화의 시작이었고, 박주호의 오피셜은 변화의 상징이었다. 박주호 영입과 그 후의 변화가 성공적이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막 암흑기를 벗어난 팀에게 희망을 주기엔 충분한 영입이었다. 긴 겨울밤이 끝나고 먼동이 트는 것과 같은 영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