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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 4개의 마지막 노래 Op.posth / TrV 296[발롱도르~]

Strauss_1938.jpg

 

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어느덧 80대의 노인이 된 슈트라우스는 이제 모든 것이 피곤하고 지쳐있었다.

사랑하던 조국은 2차대전 패망으로 모든 것이 쑥대밭이 되었고

자신의 돈은 모두 미군정으로 인해 계좌가 동결당했고 살던 집들도 미군정에게 압수가 되었다.

동갑내기 친구들은 워낙 장수한 탓에 모두 다 이미 사망하였고

그의 곁에 남은 건 오로지 가족들과 젊은 후배들이었다. 

너무나도 암울한 상황에 그나마 힘을 내서 유일하게 만든 것이 이중 협주곡 딱 하나 뿐, 슈트라우스는 작곡에 흥미를 잃게 되버린다.

하지만 어느덧 슈트라우스가 병이 들면서 점점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직감하게 된 슈트라우스는 

뭔가 자신의 인생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음악의 필요성을 느껴 다시금 펜을 들어서 최후의 곡을 작곡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네 개의 마지막 노래"이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는 죽기 1년전이었던 1948년에 작곡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집으로 그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곡이다.

어느 덧 건강이 악화되면서 죽음을 암시한 84세의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마지막 음악으로 

본인이 깊은 감동을 받았던 시들을 가사로 한 가곡들을 원하여 작곡이 되었다.

일단 맨 처음으로 5월에 "요셉 폰 아이젠도르프"의 시 "저녁 노을"를 기반으로 한 가곡을 완성하였고,

이후에는 헤르만 헤세의 4개의 시를 토대로 4개의 가곡을 추가해 총 5개의 곡을 만드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일단 굉장히 빠른 속도로 3개의 시가 작곡되었고 나머지 하나 "반영"만 만들면 슈트라우스의 계획이 완성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반영"은 푸가를 넣던 도중 음악이 너무 복잡해져서 중단이 되었다가

이대로 슈트라우스가 사망하게 되면서 결국 미완성 스케치가 되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모두 4개의 가곡이 완성이 되었고, 이렇게 세상에 발표가 되었다.

초연은 슈트라우스 사후 1년 뒤인 1950년에 이뤄졌으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성공하게 된다. 

이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수많은 소프라노의 레퍼토리에 오르내리게 되었으며

지금에 와서도 슈트라우스의 곡중 꽤 유명한 축에 속하는 곡으로 꼽힌다.

 

제목에 써져있다시피 곡은 4개의 가곡으로 이뤄져있는데,

사실 슈트라우스가 이 네 개의 곡을 묶으려 했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그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가곡이 이 4개밖에 존재하지 않다보니

초연 때에 결국 이렇게 묶여서 연주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순서도 지금과는 달랐는데 작곡된 순서는 지금의 순서에서 4-1-3-2였었지만 

초연때는 3-2-1-4 순서로 바뀌었고 출판이 될 때 알 수 없는 이유로 현재처럼 바뀌게 되었다. (아마 편집자의 느낌으로 이게 어울린거라고 생각한 걸까?)

 

모든 가곡은 소프라노와 함께 4관편성으로 큰 규모의 관현악을 요구한다.

이 둘은 자신의 전성기 시절을 상징하던 것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관현악에 있어서는 호른의 역할이 두드러지는데

이 악기 또한 자신을 상징하는 악기이기도 하다.

 

1,2,3곡은 모두 헤르만 헤세의 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마지막 4번쨰 곡만이 아이젠도르프의 시(저녁 노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1~3번 곡은 그렇다쳐도 4번째 곡은 다소 동떨어질 법 하지만

유일하게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곡은 늘 슈트라우스가 하던데로 "후기 낭만주의"적인 스타일로 쓰여져 있는데,

슈트라우스가 흔히 독일 낭만주의 최후의 음악가라고 불리기도 하고 또 이 곡이 그의 최후의 곡이다보니

이 곡은 "독일 후기 낭만주의에 대한 종언"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1. Frühling, 봄

 

원작은 헤르만 헤세의 동명의 시이다.

곡은 가사도 그렇고 봄에 대해 찬미하는 노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마치 겨울의 느낌이 남기라도 한 듯 다소 흔들리고 불안한 느낌이다.

소프라노의 선율도 다소 동요하고 있고, 조성은 거의 무조에 가까울 정도로 무척 자주 뒤바뀐다.

하지만 이 혼돈의 조성적 변화 끝에는 완전한 A장조로 바뀌면서 따스한 봄이 찾아온 듯한 느낌을 주면서 아름답게 끝맺는다.

참고로 죽음과 관련이 있는 이 가곡집에서 유일하게 죽음과 관련이 없다.

 

2. September, 9월

 

 

2번 곡은 이 가곡집에서 가장 나중에 작곡된 곡으로, 그만큼 가장 난해하고 모호한 내용을 지닌 곡이다.

특히 관현악의 반주 파트가 시의 내용에서 "분수"를 표현하고 있어 상당히 기묘하고 난해하지만(인상주의와 다르다)

반면 소프라노의 선율은 대조되게 뚜렷하게 이뤄져서 따스하면서도 아쉬움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노래한다.

이 둘은 뭔가 안 어울릴 법하면서도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전개가 되고 있는 걸 보면

그저 슈트라우스의 천재성에 감탄할 뿐이다.

마지막에는 관현악만으로 구성된 조용한 코다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호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두번째 곡이 이 가곡집에서 마지막으로 완성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결말은 슈트라우스가 완성한 마지막 결말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Beim Schlafengehen, 잠자리에 들 때

 

원본 헤르만 헤세의 시는 그가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에 자신에게 위로하기 위해 쓰여진 시라고 하는데

음악 또한 이를 본받아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온화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뤄져있는 음악이다.

소프라노가 부르는 따스한 선율을 들으면 어딘가 자장가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관현악적으로는 독주 바이올린의 활약이 돋보이며

별을 표현하기 위해 "첼레스타"를 활용하는 점도 돋보인다.

 

4. Im Abendrot (저녁 노을)

 

마지막 시는 앞서 말했듯이 유일하게 "요셉 폰 아이젠도르프"가 쓴 시를 기반으로 하고있다.

시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쓸쓸하고 조용한 저녁 정경을 바라보면서 죽음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곡 처음에는 관현악의 힘찬 전주와 함께 시작하지만 

분위기가 점점 가라앉으면 소프라노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노래가 시작된다.

소프라노의 선율도 그렇고 음악은 온화한 느낌을 지니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느낌을 감출수가 없는 분위기로 전개된다.

마치 밤으로 향하듯 점점 분위기가 가라앉다가 어느덧 시의 마지막 줄인 "이것이 죽음이 아닐까"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놀랍게도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과거작인 "죽음과 변용"의 선율을 인용한다. (4분 52초를 잘 들어보자)

저 교향시가 슈트라우스의 젊었을 적 전성기 시절에 쓰여진 것임을 생각하면 이는 아마 자신의 전성기에 대한 회상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이후에는 관현악만으로 이뤄진 긴 코다가 펼쳐지는데 새소리를 흉내내는 목관악기와

쓸쓸하고 아련하게 울리는 Eb장조와 함께 슈트라우스의 음악 최후의 종지부를 찍는다.

이 곡이 지닌 슈트라우스 뿐만아니라 독일 낭만주의 최후의 곡이라는 상징성을 생각해보면 많은 것이 와닿는 결말이다.

 

음반정보

Soprano : Gundula Janowitz

Conductor : Herbert von Karajan

Orchestra : Berliner Philharmon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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