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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orts MSI진출에 한 발 차이로, 하지만 너무도 큰 격차로 떨어진 LPL팀, JDG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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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역사상 다시 없을 중국 최강의 팀,

JDG가 있었다.

현시점 최고액 연봉을 자랑하는 옴므를 감독으로,

'중국의 쵸비' 나이트,

깨지지 않는 벽 369,

부동의 중체정 카나비,

거기에 마지막 퍼즐로 영입된 전세계 유일 월즈 FMVP AD 룰러.

 

결성 직후부터 전세계가 호들갑을 떨어댔다.

"연봉 총합이 300억(실제 200억을 초과했다고 한다)에 근접할 것이다,"

"최소 월즈 4강이다,"

"중국에서는 이길 팀이 없을 거다", 등등.

확실히 초반 한달 여간의 적응을 거친 뒤

소소한 언어이슈는 그저 개그의 소재였을 뿐 그들은 무적의 은하전선(갈락티코)임을 증명했다.

 

JDGMSI.jpg

 

징동은 이미 달성했던 22서머 우승을 이어받아

23스프링,

23MSI 우승,

그리고 23서머까지 우승하며 LCK의 젠지와 함께 쓰리핏을 달성하고,

서머 후반까지도 Undefeated, '끝까지 가면 무조건 징동이 이긴다'는 팬들의 무한한 신뢰를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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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리는 월즈 역시 순항이었다.

최대 적수로 꼽히던 젠지와는 다른 브래킷에 속하면서 '제일 맛있는 매치업은 역시 결승에서' 성사된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를 들었다.

'이번 월즈 노잼이네'

'결승만 보면 되겠다'

거기에 8강에서 차례차례 LCK팀들이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JDG의 그랜드슬램:골든로드 앞에 놓인 장애물은 맥없이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물론, LCK의 강호 KT를 멋진 경기 끝에 쓰러트리며 본인들의 무력을 과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길은 '그'를 통하지 않고는 걸을 수 없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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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국팀이 그렇지 않겠나마는,

사실 JDG는 T1으로 인한 깊은 PTSD를 갖고 있다.

끈적한 한타로 이미 월즈 우승 가시권이라고 자부하던 22년 월즈에서도 T1을 만나 패배하며 훌쩍이던 369와 카나비는

그렇기에 MSI에서 T1을 꺾으며 더욱 행복해했다.

잊은줄 알았던 악몽이, (서머 결승전에서 본인들을 코너까지 몰아넣었던) LNG를 꺾고 자신들을 마주했다.

 

JDGT1.jpg


결과는 참담했다.

어이없게 탈락한 LCK의 젠지만큼이나 T1의 명품 조연에 만족하며 1,000만 LPL팬들로부터의 비난을 LNG와 나누어 맞게 되었다.

잘 아시듯 그해 월즈의 결과는

T1의 LPL 도장깨기, 혹은 몰살, 대마왕의 도륙, 모든 길은 나를 통한다, 오늘도 넘어가는 룰러 등등..

JDG로서는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납득되는 결과였다.

T1이니까.

우리가 또 페이커를 넘지 못했던 거다.

 

 

 

하지만 슬픈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369.jpg

 

JDG의 처음 입장은 (부자특)사치세가 느는 한이 있더라도, 한 번 더 이멤버 리멤버였다.

아, 참고로 징동닷컴은 4천만 한국에서 쿠팡의 지위를 갖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 보이는 테무, 알리는 징동의 아래 티어 회사들이라 하고, 13억 중국인의 인터넷 쇼핑을 대표하는 회사가 JDG의 모기업이다.

 


월즈 이후, 중국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선수들의 순위를 집계해보았다.

1, 2위는 인기있는 또는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선수들이었으나

놀랍게도 3위가 369였다.

 

369는 데뷔 후 TES에서 부침을 겪는 동안, 소위 칼챔바보, 불안정하지만 공격적인 스타일의 '주사위(3, 6, 9)'였던 선수다.

하지만 JDG에 와서 옴므를, 그리고 캐리형 정글러 카나비를 만난 뒤,

그 스타일을 바꿔 탱커'도' 가능한 완전체형 탑솔러로 변모했다.

이제 23년 슈퍼팀이 결성되고, 369가 칼을 들 일은 없어졌다.

정글러가 칼을 들 순번도 잘 오지 않는데, 전통적으로 버티기만 해도 1인분이 가능한 탑라인에서 칼을 든다?

선수 역시 충분히 납득되는 전술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탱커의 숙명이랄까?

가끔씩 팀의 선택으로 무뎌진 칼끝을 들어올릴 때마다 그 결과는 좋지 않았고,

골칫거리였던 서포터 미씽이 룰러와 합을 맞춰가며 폼을 올리자

369는 JDG의 극성팬, 특히 월즈에서는 국뽕팬들로부터 '얘 왜 갑자기 칼챔 못함?'이란 극렬한 비난을 들으며,

졸지에 LPL 월즈 실패의 1, 2순위를 다투는 역적이 되어있었다.

 

결국 그는 실패한 슈퍼팀을 그만두기로 마음 먹고, TES시절 절친했던 나이트와 상담 후 함께 TES에서 재회하길 바라며 JDG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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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G의 핵심, 이랄 것도 없이 팀의 절반이 사라졌다.

 

주사위 369를 999로 조련하고,

'카정 카씨' 카나비를 예리하게 제련했으며

미씽의 아버지,

세계 유일 시청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밴픽 수정능력,

가장 비싼 감독, 옴므가 더는 안되겠다며 1년간 가족과의 시간을 가지겠단 선언을 했다.

 

KNIGHT.jpg

 

사건의 전모는 이렇다.

369와 나이트는 함께 JDG를 나왔다.

카나비와 룰러는 계약이 끝난 상태였고,

용병 슬롯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JDG는 가장 먼저 369를 망가트렸던 T1의 제우스와 접촉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듯이 제우스는 돈보다는 T1에 남는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낭만을 선택했다.

 

 

자, 이제 JDG라는 부자구단의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다.

 

일단 카나비, 룰러와 다년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망해가는 황가 RNG로부터 브리드를 데려오려 했다.

하지만 브리드는 어째서인지 RNG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혹자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또 혹자는 아마도 RNG와 계약관련 복잡한 부분이 있어서, 라고 했지만

ㅡ어쨌든 현시점 브리드는 RNG에서 한 시즌을 더 망한 뒤, 휴식중인 타잔과 함께 WBG로의 입단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제우스? 안 와.

브리드? 안 온대.

'그런데 미드는 어떡하지?'라는 팬들의 의문이 들 때쯤 TES가 신의 한 수를 둔다.

 

CREME.jpg

 

TES에 복귀하려는 나이트를 선택하는 대신, 훨씬 저렴한 유망주 크림과 계약을 맺어버렸다.

크림의 실력은 당시 의심받았지만 결과적으로 MSI 진출을 확정지은 현시점에선 신의 한수라 불릴만 하다.

참고로, 미드에서 돈을 아꼈음에도 TES는 이번 시즌 LPL 최고액 연봉을 지불하고 있다.(2위는 JDG다..)

 

그렇다면, 나이트가 다시 오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나이트가 나갈 것을 기정사실화 한 JDG는 이미 룰러, 카나비와 다년계약을 체결했고

나이트와 계약할 경우 작년보다 더 높은 연봉, 더 많은 사치세를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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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관계는 확실치 않다.

나이트는 23시즌보다 '매우' 저렴한 연봉에 BLG와 계약했고,

징동은 BLG에서 나온 야가오와 '매우' 고액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23년 내내 2위였던 BLG는 또다시 저렴한 로스터를 유지하며 스쿼드 업그레이드에 성공했고,

징동은 '황제가 돌아왔다'라며 프차스타의 비싼 귀환을 환영..하게 되었다.

 

그래서, 탑은 어떡하냐고?

매물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막 프로리그에 뛸 수 있는 나이가 된 유스 선수를 콜업했다.

유망주라고 했지만, 2부리그 기록도 없는 선수였다.

 

 

팬들로부터 터져나오는 울화통에, EDG로부터 플랑드레를 영입했지만

1년 휴식을 통해 그의 손목이 건강을 회복했다는 가정하에도 엄연히 369의 빈자리는 클 수밖에 없었다.

 

image.png.jpg

 

그 결과는 정규시즌 3위, 준수했다.

기록했던 3패는 WBG, FPX, 그리고 BLG로부터 적립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적으로 본다면 조금씩 튀는 결과를 제외하면 언제나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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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비가 초반을 버텨 룰러에게 배턴을 넘겨주면, 라인전에서 지는 픽으로 라인전을 이긴 룰러가 캐리한다.

이 패턴이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다.

 

 

 

 

 

 

 

 우지: "이게 룰러 맞냐?" "팀으로부터 받은 부담이 너무 큰 거야. 누가 룰러한테 욕을 하겠어.."

 왕둬둬(해설): "울지마요 룰러, 당신은 우리의 최고의, 최고의 원딜입니다!"

 

후일담이다.

계속되는 스크림 패배로 인해 룰러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점점 더 심해졌다고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픽은

제리로 경기 내내 이기거나,

칼리스타로 미친듯이 굴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바루스도 선택지에 있었던 것 같지만 처참히 무너졌다.

 

결국 마지막 경기, 룰러는 말 그대로 망가졌다.

 

 

 

스프링 이적시장과는 비교도 안되게 매물이 줄어든 현시점, JDG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낮아졌다.

반쯤 농담처럼 돌아다니던 '2년 계약으로 첫 1년은 버리는 거냐'라는 룰러를 향한 조롱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지에서 각종 불화설, 선수들 폼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지만, 그와중에도 룰러의 실력에 대한 의심은 거의 없다는 게 그나마 위로가 될까.

 

 

 

 

 

 

 

징동이 월즈에 올까?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25년 이적시장에서 그들의 지출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다. 아 물론 결과는 논외로 말이다.

 

 

지금의 JDG는,

 

image.png.jpg

 

첫 페이즈에 트페, 라칸, 아지르를 밴하면 이길 만한 팀이다.

이 공식이 7세트에 걸친 TES와의 대결에서 만천하에 공개돼버렸다.

 

추가정보)

영입 당시부터 말이 많았던 신임감독 마파는 시즌중반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샌드다운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규 후반부터 밴픽은 코치로 함께 영입된 린, 그리고 옴므 밑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성장한 부쏘가 담당했다.

 

다행히도 25년에는 옴므가 감독으로 재취업이 예상되니,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고

가까운 서머시즌도 두 달 뒤이다.

지금은 무너진 멘탈에 정화반응하며 일단 쉬어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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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6

Viper 2024.04.17. 22:56
솔직히 LPL 꾸준히 본 건 아니지만 나름 각 잡고 챙겨본 입장에서 올 스프링 징동안 대놓고 ”기대 이하“였음

작년이 워낙 대단해서 그런지 잘 몰라도 아무튼 별로였음

대놓고 “룰러해줘”인데 미씽도 작년에 비해 내려왔고 결국 뭔가뭔가 불안했던게 터졌다봄

아 그냥 별로야 솔직히 야가오도 모르겠고 카나비도 난 잘 모르겠다 밀크탱크가 퍼스트라ㅜ생각했는데
댓글
Viper 2024.04.17. 22:57
 Viper
징동은 아쉽다기보단 터질게 터졌고 

아쉬운건 닌자라봄 샨지 뭐이리 망가졌지 씨발 그냥 오엠지 남지 씨발 짱깨놈
댓글
Viper 2024.04.17. 23:01
 비에이라
개 하수네 ㅋㅋ

오샤이지 ㅉ
댓글
비에이라 작성자 2024.04.17. 23:02
 Viper
더샤이 오클라호마 입단ㄷㄷㄷ
댓글
Viper 2024.04.17. 23:04
 비에이라
야이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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