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역사 일본사 이야기 14 : 후지와라씨와 타치바나씨의 권력싸움 2[발롱도르~]

쇼무 천황의 부인(聖武天皇; 성무천황)은 후지와라노 후히토(藤原不比等)의 딸인 코묘시(光明子)였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아들과 딸 각각 한 명씩 두 명뿐이었는데, 그마저도 아들은 일찍 죽어버렸다.

즉, 그들 사이에는 황자가 없었다.

 

결국 쇼무 천황은 어쩔 수 없이 자신과 황후 사이에 하나 남은 딸인 아베 내친왕(阿倍内親王)을 여성 황태자로 책봉하게 되는데,

이렇게 여성이 황태자가 되는 것은 일본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 아베 내친왕

 

그러나 당시 한창 동대사에 대불을 조성하고 있던 쇼무천황은 .... (이전 회차 참조)

아베 내친왕에게 천황 자리를 양위하고 머리를 깎은 뒤 돌연 출가를 해버린다..

그렇게 아베 내친왕이 코켄 천황(孝謙天皇; 효겸천황)으로 즉위하게 된다.

 

그러나 코겐 천황은 정계의 권력을 황태후가 된 코묘시에게 맡겼고, 따라서 실질적으로 정계는 코묘시가 돌보게 되었다.

코묘시는 자신과 같은 후지와라씨를 다시 정계로 들이기 위해 노력했고, 후지와라 남가 출신의 후지와라노 나카마로(藤原仲麻呂)에게 권력을 주었다.

 

 ◀ 후지와라노 나카마로. 코묘시의 조카이다.

 

한편, 권력의 실세였던 타치바나노 모로에(橘諸兄)는 쇼무가 천황이던 시절부터 아베 내친왕의 즉위를 못마땅해 했다.

그래서 코켄 천황 즉위식에서 쿠데타를 일으킬 생각을 하기도 하였으나, 실제로 진행되진 않았다.

 

후지와라노 나카마로의 권력이 커지면서 타치바나노 모로에의 권력은 급속히 약화되었다.

 

그러던 중 모로에의 밑에 있던 사미노 미야모리(佐味宮守)가 태상천황이 된 쇼무에게 모로에가 조정을 욕하고 다닌다고 밀고해 버린다.

승려가 된 쇼무는 이를 듣고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모로에는 결국 이를 부끄러워 하여 정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실의에 빠진 모로에는 2년 만에 사망하고 만다.

 

이에 그의 아들인 타치바나노 나라마로(橘奈良麻呂)가 분노하게 되는데...

 

 ◀ 타치바나노 나라마로

 

 

타치바나노 나라마로의 난

 

타치바나노 나라마로는 그의 아버지가 천황의 즉위식에서 행하려 했던 쿠데타를 다시 일으키기로 마음 먹는다.

 

그래서 그는 과거 타치바나노 모로에가 모반에 섭외하려 했던 사에키노 마타나리(佐伯全成)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나라마로가 마타나리는 쿠데타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못박으며 거절했다.

 

그래서 나라마로가 찾아간 사람은 오오토모노 고마로(大伴古麻呂)였다.

나라마로는 고마로에겐 오오토모씨와 사에키씨 양 집안이 나가야 왕의 아들인 키부미 왕(黃文王)을 황제로 옹립할 계획이라고 거창하게 말하여 설득하려 했지만, 오오토모노 고마로도 이를 거절하였다.

 

한편, 승려가 된 쇼무 상황은 텐무 천황(天武天皇; 천무천황)의 손자인 후나도왕(道祖王)을 황태자로 삼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하였다.

코켄 천황은 아버지의 말에 따라 후나도왕을 황태자 임명했으나, 후나도왕이 심심하면 궁의 담을 넘어다니며 붕가붕가를 하러 가는 바람에...

결국 코켄은 그를 황태자 자리에서 쫓아내버렸다.

 

이후 후지와라노 나카마로가 추천한 오오이왕(大炊王)이 새로운 태자가 되었다.

 

 ◀ 오오이왕

 

후지와라노 나카마로는 자신의 세력을 황태자 자리에 앉히는 데에 성공하여 더더욱 세력이 커지게 되었다.

이에 타치바나노 나라마로의 분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

 

나라마로는 자신처럼 후지와라씨와 조정에 불만을 가진 귀족들을 불러모아 다시 역모를 계획한다.

 

그러나 후지와라노 오토사다(藤原弟貞)에게 발각되었고.. 오토사다는 천황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천황은 급히 신하들을 모아서 '모반 소문이 돌고 있지만, 모두 모반심을 품지 말고 조정을 따르도록 하라'는 칙령을 내린다.

 

그러나..

그 날 밤 타치바나노 나라마로가 이전 황태자였던 후나도왕에게 쿠데타 참가를 권유 했다는 소문이 후지와라노 나카마로의 귀에 들어가버린다.

나카마로는 이에 딥빡... 바로 천황한테 보고해서 후나도왕과 그 밑에 있던 사람들을 싹다 잡아들이게 된다.

 

코켄 천황의 지시 하에 강력한 고문이 행해졌고, 결국 고문을 견디다 못한 종들이 나라마로가 나카마로를 죽인 뒤 오오이왕을 퇴진시키고 궁을 포위 한 뒤 천황으로부터 옥새를 받아내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실토해버린다.

 

결국 그 다음날 바로 나라마로를 비롯한 역모에 가담했던 모든 사람들이 체포되어 왔다.

 

 

이들은 죄 값으로 곤장을 맞았는데..

대체 얼마를 풀 스윙으로 조져버렸는지...

후나도왕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저걸 맞는 도중에 다 죽어버렸다.

 

나라마로는 어떻게 죽은지 알려지진 않았으나, 그도 곤장을 맞다가 죽었거나 사형 당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결국 타치바나노 나라마로의 난은 실패로 끝났고, 오오이왕도 무사히 황태자 자리에 남아서 쥰닌천황(淳仁天皇; 순인천황)으로 즉위할 수 있었다.

 

이후 후지와라노 나카마로는 에미노 오시카츠(惠美押勝)라는 이름을 하사받고 황족 출신이 아닌 자로서는 처음으로 태정대신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다.

권력이 최고조에 이르른 것..

 

그러나 코묘시가 갑자기 사망하고 상황이 된 코켄 천황과 불화도 생기면서..

그는 서서히 정권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나카마로는 반기를 들고 일어났지만, 결국 코켄에게 세력이 밀려 패배 하였고... (후지와라노 나카마로의 난)

오우미(近江; 지금의 시가현)로 튀다가 병사들에게 들켜 살해되면서 몰락하고 말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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