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괴담/공포 별거 없는 어렸을때 귀신 봤던 썰[발롱도르~]

어렸을 때 집이 가난해서 오래된 주택에서 살았는데 그 당시 그 집에 귀신이 좀 많이 나왔음

얼마나 많이 봤으면 할머니가 어디서 가져오신 부적을 집 여기저기에 붙여 놨을 정도였음

이 집에서 귀신을 여러 번 봤지만 기억에 남는 귀신이 있음

당시 집 화장실이 밖에 공중 화장실처럼 있던 주택이라

새벽녘에 오줌이 마려워서 대청마루에서 미닫이문 열고 그냥 싸려고 방문 밖으로 나갔는데

방문을 나서서 미닫이문을 열려는 순간에

마당 한 가운데에 어떤 머리를 산발한 여자가 서 있는 걸 봤음

시골이기도 하고 당시 우리 집이 대문이 없던 시절이라

그래서 그냥 미친년이 집 마당에 들어왔나 하고 살짝 놀랐는데 

오줌이 너무 마려워서 그런 생각 안 하고 문 열고 싸려고 했음

그런데 시골이라서 근처 가로등도 없고 늦은 새벽에 아직 미닫이문은 안 열어서

분명 그 여자가 잘 안 보여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 여자만 뭔가 빛이 나는 거 처럼  잘 보이는 거임

"뭐지?" 하고 오줌을 싸려고 문을 연 순간에 그 여자가 나를 처다보는데 얼굴이 없고 입만 보이는 거

그렇게 그 여자가 나를 쳐다보는 순간 나는 몸이 굳어버렸고 그대로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음

그냥 그 여자가 쳐다봤다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분명 얼굴이 안 보이는데

날 쳐다본다는 시선이 느껴지고 온몸에 소름이 쫙 돋고 끼끼끼끾 거리는 웃음소리에

한겨울도 아니었는데 온몸에 한기가 돌았음

그렇게 나는 바로 기절했고 쿵 소리에 할머니가 깨서 나오셨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할머니는 그 여자를 못 보셨다고 하셨음

한동안 그 트라우마로 새벽에 오줌싸러 못 가서 이불에 지도 엄청나게 그렸는데

그 뒤에도 새벽에 잠깐 깨면 방에서 보이는 창문에 머리를 산발한 여자가

창문 밖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웃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기절했던 적도 있었음

별다른 해코지는 한 적은 없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제일 무서웠던 귀신이었고

사실 이게 귀신인지 아니면 진짜 동네 미친년인지 모르겠지만 제일 무서웠음

그 뒤로도 한밤중에 동네 친구랑 수박 서리한다고 논에 갔다가 도깨비불 본 거랑

대낮에 학원 갔다 와서 집키가 없어서 창문 열고 들어가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머리만 둥둥 떠다니는 귀신 본 거 등등

유난히 그 집에서만 귀신을 많이 봤던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