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역사 자연/생물 그거 아세요? -두 쌀 이야기-[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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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돌아왔다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쌀만 있는 흰쌀밥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항상 뭔가를 섞어 잡곡밥을 해먹기 때문에, 저는 쌀 얘기엔 둔감합니다.
예컨대 요새 핫한 어느 업장에서는 무슨무슨쌀로 밥을 짓는다더라~ 하는 이야기 말이죠.
요즘에...라기엔 된지 좀 오래 된 얘기지만 요식업이나 미식 블로그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키워드가 있지요.
바로 업장에서 무슨 쌀을 쓴다고 명시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신동진쌀 아니면 삼광미지요.
이렇듯 요식업에서 각광받는 쌀의 품종은 정해져있는데, 재미난 사실은 신동진과 삼광미는 완전히 성격이 상극이라는 점입니다.
일단 등급부터가 천양지차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제시하는 쌀 품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쌀의 품종은 단백질 함량에 따라 수, 우, 미 3개 등급으로 나뉘어집니다.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큰 차이는 단백질의 함량으로, 의외로 단백질이 낮으면 낮을 수록 등급이 더 높습니다.
이유인즉슨 단백질함량이 높을수록 전통적으로 우리 한국인이 선호해오던 그 부드럽고 찰기있는 식감과도 멀어지고, 밥을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굳어지는 현상도 더 심하기 때문입니다.
왜 고급 쌀의 척도는 도정의 수준으로 나뉜다고 하고, 주로 쌀을 이용해 술을 만드는 일본주 중에서도 굉장히 세심한 도정을 한 쌀로만 짓는 준마이를 보편적으로는 제일 높이 쳐주는 게 유명하잖아요.
실제로 일본주 시장에서 도정률로 급을 나눈다는 건 이제 어느정도 무의미한 이야기가 되었어도 아직도 양조장마다 도정률을 경쟁하듯이 자랑하며 세일즈포인트로 삼는 것은 유효합니다.
이게 왜 그러는걸까요?
쌀의 맛은 전분 등 영양성분이 집중되어있는 미강층 심부에서 나오며, 그 위를 에워싼 겉면은 보통 이러한 영양성분을 보호하기 위해 단백질로 구성돼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쌀을 최대한 깎아서 가능한 한 많이 단백질면을 걷어치워야 쌀을 조리할 때 심부가 그만큼 노출될 것이고, 그러면 더더욱 밥이 되었든 술이 되었든 맛을 좋게 할 수 있는 것이죠.
삼광미는 단백질함량이 6% 미만이므로 '수'등급을 받고, 신동진쌀은 단백질 함량이 꽤 되는 품종이다보니 '우'에서 '미'등급을 왔다갔다합니다.
그렇다면 신동진은 삼광미보다 객관적으로 쌀맛이 딸린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순수하게 밥맛만 놓고 보면 그럴...수 있겠습니다만, 신동진쌀의 특징인 두터운 단백질층은 의외로 외식과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겠습니다.
바로 이와 상반된 식감과 특성으로 인하여 외식, 특히 양념과 국물과 함께 밥을 섭취하는 메뉴에서는 신동진쌀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핏 보면 단순히 질떨어지는 쌀이겠지만 범용성이 상당하다는 소리죠.
실제로 국내에서 재배되는 벼 중 초밥에 제일 어울리는 품종을 비교하여 찾는 논문에서 신동진쌀이 특히 찰기가 적고, 쌀알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 고객과 요리사 양측의 입장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더라는 논문도 나왔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쌀의 선호에는 개인차도 분명 존재합니다.
찰진 밥보다는 좀 날리는 밥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그러한 특성을 가진 품종들 중에서 밥맛도 어느정도 보장되는 품종이 신동진이기도 하고요.
참고
홍윤정, 이정희, 오세관 et al., 「초밥에 적합한 품종의 품질특성」
댓글 7
그렇기 때문에 깎아내지 않은 쌀로 밥을 지으면 조리하는 과정에서 심부의 전분을 상대적으로 덜 끌려나오며, 결국 도정을 철저히 한 백미로 만든 밥에 비해 밥 자체의 풍미도 덜하고 찰기가 없는, 소위 덜떨어진 밥이 된다는 것이죠.
자기네 술 말고 남의 술 추천하시는건 그냥 겸양인건지 역시 쌀은 좀 깍아야 사케맛은 좋은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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