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연재 [앨범리뷰] 러블리즈 미니 4집 <治癒>

Q_80,0 (1).jpg

 

1.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미니 3집 앨범 리뷰에서 처음으로 윤상이라고 하는 오랜 둥지에서 벗어난 러블리즈의 날개짓은 성공적이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상당수 포진한 2017년 하반기 걸그룹 컴백대전에서 어려운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더쇼 2연속 1위라는 만족할만한 성취와 상승세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어느덧 해가 바뀌어 2018년 봄이 되었다. 새로운 봄이 찾아온 러블리즈에게 있어 이제 남은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지상파 1위였다. <지금, 우리>부터 <종소리>까지 이어온 상승세라면 이 도전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도전을 위해 러블리즈가 새로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치유, 그리고 새로이 성숙한 20대의 봄이었다.

2. 트랙 리뷰

<트랙리스트>

01. 治癒

02. 그날의 너

03. 미묘미묘해

04. Temptation

05. 수채화

06.SHINING★STAR

2.1. 治癒

<작곡&편곡 : Sweetune>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러블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곡. 새로이 스윗튠과 손을 잡고 인트로와 타이틀 곡을 내놓았다. 앨범이 나온 시기인 봄에 어울리게끔 서정적인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여, 곡의 제목이자 동시에 앨범의 주제인 마음의 치유를 어필하였다.

2.2. 그날의 너

<작사&작곡&편곡 : Sweetune>

그동안 앨범 리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 강조하였던 것이 바로 '그 나이에 맞는 노래를 하는 것'이었다. 많은 가수들이 강조하던 것이기도 한데 저마다 그 이유가 다르겠지만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그 나이에 느끼는 감정을 가감없이 온전히 있는 그대로 부를 수 있어야 좋은 노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노래는 기존의 10대 소녀에서 벗어나 맞이하는 20대의 봄에 부르는 <Ah-Choo>는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곡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 노래에서 스윗튠, 그리고 러블리즈가 선택한 전략은 바로 그 나이에 맞는 노래, 그러면서도 대중들에게 있어 친숙한 느낌을 주어 누구나 '이 노래가 러블리즈 노래임을 알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본다. 원피스 체제에서 나온 <안녕>, <Ah-Choo> 등이 그랬던 것처럼 이 곡 역시 서정적인 도입부와 함께 신스 사운드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사, 이 노래에서 말하는 '20대의 봄'은 기존의 러블리즈 노래 가운데 <Ah-Choo>, <Destiny(나의 지구)>등에서 보여준 지독하리만치 슬픈 짝사랑이나 <어제처럼 굿나잇>이나 <이별 Chapter 1>, <작별하나>, <Night and Day>등에서 보여준 가슴 아픈 이별, <지금,우리>나 <종소리>에서 느껴지던 사랑스러움이 아니다. 이 노래에서 러블리즈는 새로운 감정, 이별 이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별을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이전 정규 2집에서 스윗튠이 작곡한 <Emotion>의 감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세부적인 모습은 조금 차이가 있다. <Emotion>이 이별 이후 서운한 감정과 함께 상대방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기 자신만 중요하게 여겼던 과거를 아쉬워하는 모습이라면 이 노래는 그보다 더 성숙해서 이별 이후 아픈 마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신의 성숙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민트초코처럼 달콤하면서 때로는 시큰한 이별의 감정을 러블리즈 본연의 느낌을 살려 그려냈다. 다만 이별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모습이 다음 앨범에서도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여지가 남겨진듯 하다.

2.3.미묘미묘해

<작사:심은지, 변방의 킥소리, 김은수 작곡&편곡 : 심은지, 변방의 킥소리>

<그날의 너>의 뒤를 이은 미니 4집 후속곡. 정규 2집 <Cameo>를 만들어낸 심은지, 변방의 킥소리가 다시 뭉쳤다. 펑키한 도입부와 일렉기타, 신스의 조화, 톡톡 튀는 가사, 빠른 전개 등이 여러모로 이전 앨범의 타이틀인 <WoW!>를 연상시킨다.

가사를 살펴보면 사랑을 시작하기 전의 썸 단계의 미묘하면서도 마음이 간지러운 시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표정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듯 하면서도 도저히 알 수 없는 고양이처럼,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면서도 동시에 아직은 몰랐으면 하는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진다.

<그날의 너>가 보여주는 모습이 러블리즈의 익숙한 모습이라면 이 곡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WoW!>에서 미처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신선함을 이 곡을 통해 살려낸 듯 하다. 마침 <WoW!>의 컨셉으로 사용 될 수도 있었던 고양이 컨셉이 마침내 이 곡에 차용되기도 하였는데 거기에다가 <WoW!>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청량감마저 느낄 수 있다. 이 곡을 타이틀로 삼아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 만큼 좋은 곡이다.

2.4. Temptation

<작사&작곡&편곡 : DAVINK>

지난 미니 2집을 마지막으로 잠시 러블리즈와 이별을 고했던 다빈크가 이 노래를 통해 러블리즈 앨범에 복귀하였다. 데뷔 전부터 러블리즈의 프로듀싱을 담당했었기 때문에 이 복귀가 남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 곡을 만든 다빈크는 이 곡을 만들면서 그동안의 작업이 포도주스를 따라주는 것이었다면, 이 곡은 그와는 다르게 포도주를 따라주는 것 같았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러블리즈와 작업했던 곡들 예컨대 <어제처럼 굿나잇>이나 <마음> 등과는 제법 다른 분위기의 곡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 곡들이 서정적이거나 발랄한 느낌이라면 이 곡은 그와는 다르게 도도한 느낌이 든다.

이 곡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메인보컬이기도 한 베이비소울의 랩이 아닐까 한다. 앨범 크레딧에는 없지만 베이비소울 본인이 직접 랩메이킹을 하였는데, 바로 이 랩으로 곡을 마무리 하면서 곡에 대한 집중이 온전히 랩에 실리게 되었다. 사족으로 베이비소울이 밝힌 비화에 따르면 원래 준비했던 랩을 다빈크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서 녹음실에서 즉석으로 랩메이킹을 했다고 하는데 그 선택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2.5. 수채화

<작사:Razer(Strike) 작곡&편곡 : Razer(Strike), 홍di>

러블리즈 앨범에는 비공식적이지만 일종의 규칙이 있는데 바로 매 앨범마다 발라드 곡이 최소 1곡씩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앨범에서는 이 곡이 그 규칙에 해당되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곡이 바로 이 앨범 최고의 수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동안 국내에 발표 된 노래들 중에서 곡 제목이 수채화인 노래들은 많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태연의 노래를 말할 수 있겠고 이바다와 치즈, 임수현 등도 같은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제목이 같은 노래지만 노래에서 지향하는 점은 곡마다 제각각인데 러블리즈의 수채화 역시 그렇다. 러블리즈의 수채화는 이 앨범에서 러블리즈가 지향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바로 마음의 치유, 그리고 봄의 감성인데 바로 이 곡이 그 둘 모두를 잡아냈다.

여러모로 지난 정규 2집의 수록곡 <새벽별>을 연상시키는데, <새벽별>과 마찬가지로 외래어가 쓰이지 않은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구성된 가사에 메인보컬 멤버들의 발성이 도드라진다. 우선 가사를 보면 <새벽별>과 유사한 부분이 있지만 다른 점 역시 존재하는데 바로 곡에서 전달하는 메시지이다.

<새벽별>이 전달하는 감성이 '혼자 하는 사랑', '새벽', '가을'을 표현한다면 이 노래는 그와는 다르게 '이루어진 사랑', '낮', '봄'이 아닐까 싶다. 비슷하면서도 대칭을 이루는 감성인데 이 두가지 감성 모두 전달이 제대로 된 것 같아서 좋은 평가를 하고 싶다.

또한 이 곡에서 보여준 보컬 라인 멤버들의 가창력 역시 주목할만 한데 특히 메인보컬 진의 파트가 인상적이다. 그 비중은 많지 않지만 존재감이 확실히 드러나는데 특히 곡의 후반부와 마무리를 하면서 내는 여운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보컬 라인의 다른 멤버들 역시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노래를 살려내며 러블리즈가 데뷔 때부터 장기로 삼던 화음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발라드에 러블리즈의 미래가 있다는 것을 지론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 곡이 그 점을 증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2.6. SHINING★STAR

<작사 : 원택(1Take), TAK, 에런(ARRAN) 작곡&편곡 : 원택(1Take), TAK>

지난 앨범에서 타이틀을 담당했던 트리오가 이번에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을 맡게 되었다.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전자음악, 특히 게임 음악을 베이스로 음악을 시작한 탁의 스타일에 맞게, 칩튠 사운드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게임 음악 작곡가 seibin이 직접 연주한 기타소리가 톡톡 튀는 것처럼 느껴진다. 곡의 포인트를 잡아주는 유지애와 서지수의 목소리는 덤.

 

이 칩튠 사운드와 이어지는 기타 연주, 이어지는 곡의 흐름이 마치 애니메이션 또는 게임 주제곡처럼 느껴지게 한다. 그리고 밝은 분위기의 엔딩곡이다보니 지난 앨범의 <졸린꿈>이 연상되기도 하고, 또 BPM이 무려 190에 달할 만큼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곡이라 이전 앨범에 수록되었던 <Bebe>도 연상된다.

 

3. 글을 마치며

이 앨범에서 러블리즈는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앨범의 결은 통일시키되, 지난 앨범보다 더 밝고 따뜻한 느낌을 가지고 가면서 러블리즈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내고자 노력하였다. 특히, 리드보컬에서 메인보컬로 포지션이 바뀌며 지난 미니 3집부터 분량이 늘어나기 시작한 리더 베이비소울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타이틀 <그날의 너>에서의 코러스는 물론이고 <Temptation>에서의 마지막 16마디 랩, 발라드 <수채화>에서는 메인보컬 3인의 화음이 두드러지며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또 다른 메인보컬 진 역시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수채화>를 통해 자신이 왜 메인보컬인지를 보여주었다.

다만 앨범의 흥행면에서는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던 러블리즈의 도전이 이 앨범에서 잠시 주춤하게 되었다. 지상파인 뮤직뱅크에서 <그날의 너>가 1위 후보에 오르게 되었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과거 러블리즈의 보컬 트레이너였던 황치열과의 대결에서 아쉬운 패배를 경험해야 했고 앨범 초동 판매량도 지난 앨범에 비해 조금은 부족한 수치를 기록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블리즈는 이 앨범을 통해 그 나름대로의 음악적 성취를 이루어 냈다. 이 앨범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아무래도 "러블리즈의 본체는 원피스가 아닌 러블리즈임을 보여준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러블리즈만의 색깔을 다져냈다. 타이틀곡 <그날의 너>, 후속곡 <미묘미묘해>의 결은 기존에 들려주었던 <안녕>이나 <Ah-Choo>, 그리고 <WoW!> 등에서 들을 수 있었던 것과 유사하지만 곡을 작곡한 사람이 원피스가 아닌 다른 작곡가임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대목이다. 이를 다르게 보자면 러블리즈가 이 스타일을 마침내 러블리즈의 것으로 온전히 소화해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작성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댓글 4

기희현 2021.06.29. 23:27
개인적으로 이 앨범이 제일 좋음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4. 03. 30. 걸그룹갤러리 통합 공지사항 3 최예나 14305 11
잡담
이미지
규빈 13 0
갤러리
이미지
김유연 15 4
갤러리
파일
김유연 8 2
갤러리
파일
김유연 14 3
갤러리
파일
김유연 8 2
갤러리
이미지
김유연 10 2
갤러리
이미지
김유연 6 2
영상
파일
김유연 16 3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11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9 5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13 5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11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8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8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11 5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9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7 4
갤러리
이미지
나오이레이 9 4
잡담
이미지
Sso! 29 5
갤러리
기본
시너 1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