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플레이리스트] 서로 다른 세 걸그룹이 부른 <비밀정원>

 

 

-시작하기에 앞서-

 

이번 글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하다. 평상시처럼 음악을 듣다가 문득 이 가수가 이런 제목의 노래를 불렀는데 다른 가수도 같은 제목의 노래를 부른 것을 보고 같은 제목의 노래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 비교라고 해서 어느 곡이 우위에 있고 어느 곡이 열등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단지 취향의 차이일뿐, 모든 노래는 평등하다. 그 점을 먼저 유념해 두고서 이 글을 읽는다면 좋을 듯 하다.

 

 

그래서 시작 된 첫번째 노래는 바로 <비밀정원>이다. 찾아보면서 의외였던 점이 바로 이 제목의 노래가 많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저협 검색 결과 이 제목을 가진 노래를 부른 아이돌 그룹은 단 3팀뿐이었다. 모두 청순이 주 컨셉인 걸그룹인데 이 3팀이 부른 비밀정원의 계절감이 저마다 달랐다.

 

 

 

에이핑크 - Secret Garden

미니 3집 앨범 <Secret Garden> (2013. 07.05.)

(작사 : 이찬미, 작곡 : Zigzagnote, 편곡 : Zigzagnote)

 

 

나만 아는 비밀스런

문을 열어 초대할게 Yeah

닫혀있던 내 맘 꼭 열어준 너를 위해

너만 아는 나의 정원 Yeah

둘만 아는 비밀스런

고백들을 속삭여줘 Yeah

아무도 모를 우리 둘만의 이야기

문이 열리면 사랑이 시작되는 곳

 

 

그 첫번째는 바로 2세대 이후 청순 걸그룹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에이핑크. 이 노래는 <NoNoNo>가 타이틀곡으로 수록 된 미니 3집 앨범의 수록곡이다. 청순 걸그룹 노래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예쁜 가사와 컨셉, 멜로디로 되어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계절로 비유를 해보자면 봄 같은 노래. 마침 뮤직비디오에서도 화관을 쓰고 나오듯이 되게 따뜻하고 또 청순한 소녀가 사랑에 빠져서 설레는 모습이 느껴지고 그런 노래라고 볼 수 있다. 원래는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잘 안불렀었는데 17년도 팬미팅 이후로 콘서트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러블리즈 - 비밀정원

미니 3집 앨범 <Fall in Lovelyz> (2017.11.14)

(작사 : 진리, 작곡 : 진리, 영광의 얼굴들, Jake K, 편곡 : 영광의 얼굴들, Jake K)

 

 

시간은 나를 더 간절하게 만들어

지금 이 꿈이

마지막 너와의 끈일지 몰라

날 데려다 줘 너에게

길을 잃은 것 같아 나

돌아갈 방법을 몰라

모든 걸 다 되돌려줘

그날의 향기 그날의 온기까지 다

 

이어지는 다음 비밀정원은 바로 바로 러블리즈의 비밀정원. 3세대 청순 걸그룹의 시작을 알린 러블리즈도 똑같이 <비밀정원(Secret Garden)>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곡의 작곡가는 바로 태연의 <Fine>, 우주소녀의 <꿈꾸는 마음으로>, <부탁해>, <La La Love>, 트와이스의 <올해 제일 잘한 일> 등을 작곡한 진리가 속한 Full8oom이 작업한 곡이다.

 

이 노래를 계절로 표현하자면 겨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사의 분위기나 계절감이 앞에 있는 에이핑크 노래랑은 완전 다른 느낌이 든다. 앞에 에이핑크 노래가 화관 쓴 소녀가 수줍게 고백하는거에 반해서 러블리즈 비밀정원은 러블리즈 닉값과는 반대로 제일 암울하다. 몽환적인데 암울하게 몽환적이고 혼자 어디 외딴곳에 떨어져서 누가 찾으러 와주길 바라는 느낌. 에이핑크 비밀정원이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들판이라면 러블리즈 비밀정원은 어두컴컴한 우주공간에 떠다니는 떠돌이 별 같은 느낌.

 

 

 

오마이걸 - 비밀정원

미니 5집 <비밀정원> (2018.01.09)

(작사 : 서지음, 작곡 : Steven Lee, Mayu Wakisaka, Sean Alexander, 편곡 : Steven Lee)

 

내 안에 소중한 혼자만의 장소가 있어

아직은 별 거 아닌 풍경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곧 만나게 될걸

이 안에 멋지고 놀라운 걸 심어 뒀는데

아직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알게 될 거야

나의 비밀정원

 

이제 마지막 비밀정원이다. 이번에도 3세대 청순 컨셉 걸그룹. 바로 오마이걸이다. 이 노래는 2018년도 1월에 나온 같은 제목 미니 5집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아무래도 오늘 비교하는 3곡 중에서 이 노래가 제일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그럴것이 에이핑크나 러블리즈 비밀정원은 타이틀이 아닌 수록곡이라 관심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듣기 어려운데 반해, 이 노래는 오마이걸이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반등의 신호탄이 된 노래이기도 하고 또 트와이스, 레드벨벳 등 팬덤 규모가 큰 걸그룹들의 컴백이 끝난 후 거의 빈집이나 다름없었던 2018년 1월로 앨범 발매를 연기하면서 낸 노래이기 때문이다. 비록 의외의 복병들을 만나긴 했지만 이 노래가 오마이걸의 상승세를 알린 노래인 점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

 

이 노래는 계절로 비유해보자면 가을? 그 중에서도 여름에서 막 넘어가는 시점의 초가을같은 느낌이다. 가을이면서 봄처럼 막 따뜻한거는 아닌데 그래도 뭔가 계절이 지나서 성숙한 느낌. 가사를 들어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에이핑크 비밀정원처럼 아직 완성된건 아니다. 근데 그 실루엣이 차츰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사에서도 그래. 지금은 별거 아닌데 조금만 기다려봐라. 진짜 멋지고 놀라운게 나올거니까.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오곡이 알알이 열리는거랄까?. 그 바로 직전 초가을의 느낌이 드는 노래라고 할 수 있겠다. 추수만 딱 기다리고 있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