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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칼럼/프리뷰/리뷰 2021 수원삼성의 상승과 하락, 그들의 전반기와 후반기는 무엇이 달랐나 - 2. '타겟맨이자 플레이메이커이자 최전방 수비수' 김건희의 존재[발롱도르~]

 

※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편 보기 : https://www.flayus.com/90936997)

 

 

 

수원 삼성의 전반기와 후반기 흐름을 가르는 또 하나의 큰 분기점은 '수원의 벤제마', 육각형 스트라이커 김건희의 존재이다.

 

김건희는 전반기 쾌조의 폼을 보이며 커리어 하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나 리그 휴식기에 부상을 얻으며 후반기 시작과 함께 결장하였고 리그 막바지 복귀 이후에도 전반기같은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건희가 출장한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수원 경기를 비교해 보면 그가 수원의 공수 양면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을 알 수 있는데 이제 이번 글은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공격에서의 김건희

 

김건희는 육각형 공격수라는 이명에 맞게 수원의 공격 상황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맡았다. 이를 몇가지로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공중볼을 따내는 타겟맨

- 역습시 중앙에서 연결고리 역할, 전방 스프린트, 사이드로 벌려주는 움직임 등 곡선적인 움직임과 직선적인 움직임이 모두 복합된 올라운드성 플레이

- 지공시 가짜 9번처럼 내려와 미드필드 숫자싸움에 가담, 빌드업의 연결고리 역할

 

후반기 김건희가 결장한 상태에서 수원삼성은 빌드업에 크게 애를 먹었는데 짤로 그 예시를 보도록 하겠다.

 

 

Screenshots_2022-01-08-11-09-10.png.jpg

표시한 선수가 김건희이다.

보이는대로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 미들서드로 내려와 미드필드 숫자싸움에 가담하고 빌드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있다.

 

 

 

김건희가 내려와 숫자싸움을 하고 순간적으로 투톱 스트라이커의 다른 한 사람인 유주안, 그리고 메짤라인 고승범이 침투를 하는 장면이다.

이런 방식이 가장 전형적인 전반기 수원의 지공시 빌드업 패턴 중 하나이다.

여기서는 스토퍼인 장호익이 패스를 넣어줄 옵션이 다양하다. 김건희를 거쳐서 전방 및 반대전환도 가능하고 침투하는 선수들에 맞춰서 패스를 넣어주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시간대의 같은 상황에서 유사한 장면.

스토퍼가 빌드업을 시도할 때 김건희가 내려오고 메짤라 고승범이 침투해 수비를 교란시킨다.
이번엔 윗 짤과 다르게 김건희에게 패스가 들어갔고 김건희 특유의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를 거쳐 반대편으로 전환되며 이기제가 얼리 크로스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그림이 나오게 된다.
 
 
 
이런 전반기 빌드업 패턴에서 김건희의 영향력은 그가 없는 경기에서 유사한 상황과의 비교를 통해 한 눈에 알 수 있다.
 

 

 
후반기 8월 강원전에서 나온 유사한 상황.
동일하게 오른쪽에서 빌드업을 시도하는 장면이다.
김태환이 여유를 가지고 앞 쪽을 바라보지만 강원 수비라인 앞 넓은 공간에서 공을 받아주는 수원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제리치는 저 멀리서 관망하며 롱볼을 달라고 손을 들고 있고 오른쪽 메짤라인 한석종은 전반기 고승범과 다르게 침투가 아닌 옆에 머무르며 받아주는 선택을 한다.
결국 김태환이 전진 패스를 넣어줄 선택지는 사이드로 침투를 가져간 정상빈밖에 없는 상황. 정상빈에게 들어가는 패스는 단조로울 뿐더러 상대 수비에 갖히는 선택지여서 좋은 전진 빌드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은 후반기 권창훈 영입 이후 일부 해소되었다.
 
권창훈 영입 당시 당초 예상과는 달리 박건하 감독은 권창훈을 고승범이 이탈한 중앙미드필더 자리가 아닌 투톱 스트라이커 중 한 자리에 기용하였으며 이는 김건희 이탈로 무주공산이 되어버린 가짜 9번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권창훈에게 맡기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권창훈이 합류 이후 부상 재발 등의 문제로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가 드물었고 컨디션,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 템포를 잡아먹는 플레이 등으로 전반기 김건희의 퍼포먼스를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하였다.
 
또한 김건희의 내려오는 움직임과 플레이메이킹은 권창훈 카드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었다 한들 그가 책임지던 제공권과 수비력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았으며 후반기 수원은 김건희 복귀 전까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정상빈의 스피드에 의존하는 '정상빈 원툴 축구'를 하는 단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2. 수비에서의 김건희
 
A대표팀의 벤투 감독은 김건희의 대표팀 첫 발탁 당시 이런 말을 한 바 있다.
 
“공격수를 뽑을 때 득점만 보지는 않는다.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잘 적응할지, 득점뿐 아니라 압박, 수비 가담 등에서 팀을 도울 수 있는지 등을 모두 고려한다”
 
그의 언급대로 김건희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적인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수원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Screenshots_2022-01-08-00-44-36.png.jpg

 

울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홈경기 당시 3번째 골 득점 직전 장면이며 표시한 것이 김건희이다.

 

우선 볼이 가운데로 나오지 못하게 울산의 미드필더를 마크하며 본글 1편에서 서술한 수원의 수비 전술상 스트라이커의 수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고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어지는 장면에서 볼 수 있는데

 

 

김건희가 마크하던 울산 미드필더가 백패스 후 사이드로 자리를 옮기며 마크를 떨쳐내고 빌드업에 재차 참여하고 있다.
 
이 때 김건희의 2차 움직임을 보자.
 
기존에 마크하던 울산 미드필더가 사이드로 벌리고 새로운 미드필더 하나가 슬금슬금 내려와 받아주려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김건희가 성실한 점은 이렇게 상대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상황이 변했음에도 수비의식과 예측을 멈추지 않고 새로이 나타난 미드필더를 2차적으로 의식하며 볼이 가운데로 나가는 길을 다시 한번 막아주었다는 것이다.
 
사이드에서 빌드업하던 울산 미드필더는 순간적으로 김건희에 의해 패스길이 막히고 동시에 강현묵의 압박이 들어오자 당황하여 실수를 하였고 이는 수원의 추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자
 
 

Screenshots_2022-01-07-20-36-54_(1).png.jpg

해당 장면에서 전술상 제리치가 해줘야 하는 역할은 표시한 것처럼 가운데 위치한 강원 미드필더를 마크해 사이드에서 미드필더쪽으로 볼이 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제리치가 했던 행동은
 

 

 
 
전혀 전술상 임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 김영빈이 롱킥을 선택하지 않고 앞의 강원 선수에게 주고 그 볼이 다시 제리치가 막았어야 할 강원 미드필더에게 갔더라면 스무스하게 수원의 압박이 깨지며 강원의 반대 전환 빌드업이 성공하는 그림이 나왔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제리치의 게으른 수비 장면들을 보자
 

 

 
 
마찬가지로 가운데 볼을 받으려는 강원 미드필더에게 견제는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또다시 가운데 상대 미드필더가 프리하게 있다. 가까이 있던 제리치는 산책을 즐기고 오히려 더 먼쪽에 있던 유주안이 전력 질주로 가운데 미드필더를 막으러 달려온다.
 
김건희 정상빈을 빼면 지난 시즌 수원 수비전술상 스트라이커의 수비 임무에 가장 충실했던 것은 유주안이었다. 제리치, 니콜라오, 권창훈, 전세진 등 스트라이커에 기용된 어떤 공격수들도 박건하 감독의 수비전술을 유주안만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제리치는 발이 느려서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제리치보다는 기동력이 나은 니콜라오는 어땠을까?
 

 

마찬가지로 전진하는 인천 중앙 미드필더를 전혀 견제하지않고 의미없는 산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수원의 공격진에서는 김건희, 정상빈, 유주안 외에 그 어떤 선수들도 박건하 감독의 수비전술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었다.
 
 
 
한편 이러한 전술적 움직임 이외에도 김건희는 수원의 메짤라 중앙 미드필더가 미쳐 사이드 지원을 가지 못한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사이드 지원을 가며 순간적으로 541 형태를 만들어주기도 하는 등 전방에서 수원의 수비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이처럼 김건희는 수원의 공격에 있어서도, 수비전술에 있어서도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후반기들어 '대표급' 육각형 공격수를 잃은 수원은 그가 있었을 당시와 비교해 배이상의 승률 하락을 보여주며 그 공백을 처절하게 실감하였다.
 
 
 
 
3편에서 계속....

댓글 6

best 초코볼 2022.01.08. 19:42
.
best 띵똥 2022.01.08. 20:21
당연한거 아니냐 배를 7센치나 째고 수술하고 제대로 요양도 못하고 배에 밴드 붙이고 경기 뛰었는데
싸개전 2022.01.08. 19:38
후반기에 얘도 ㅈ같이못했는데
댓글
best 띵똥 2022.01.08. 20:21
 싸개전
당연한거 아니냐 배를 7센치나 째고 수술하고 제대로 요양도 못하고 배에 밴드 붙이고 경기 뛰었는데
댓글
짜왕 2022.01.08. 20:47
 초코볼
제리치와 김건희가 나올땐 부여받은 롤이나 전술이 다르지 않았을까 뭐 그게 결과적으로 잘 안됐으니 그말이 그말이겠지만
댓글
SaxEntertainment 2022.01.09. 13:11
제리치 저 시발련 진짜 시즌 내내 공 주기 힘든 곳만 처기어들어가서 걸어다니고 있는거 개빡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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