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인도네시아인들의 SNS 점령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

요즘에 인도네시아팬들이 데왕가 루머 같은 거 듣고 SNS 댓글란을 점령하는 일이 좀 많죠? 일단 저는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K리그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봐서 기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팬들이든 외국팬들이든 서로가 어느정도는 이해하고 양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 어리석은 생각을 최대한 밸런스있게 양측의 입장을 존중하되, 선은 확실히 그으며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인도네시아팬들 입장에서는 K리그라는 아시아 최상위권 리그에 자국 선수가 갈 수 있다는 루머가 있거나 아니면 실제로 뛰고 있다면 당연히 설레고 기쁜 일이니까 댓글을 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단은 K리그 구단의 SNS는 선수의 것이 아닌 구단의 것이기 때문에 적당히 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누구를 사달라고 계속 강요한다든지, 동포지션의 경쟁자를 비난한다든지 하면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도 있겠죠.

그러면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분노를 인도네시아 '선수'에게 돌려버릴 수도 있고요. 관심이 많아서 댓글이 도배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발언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내팬들도 인도네시아 선수영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테니까요.

추가로 이적생, 그것도 상위리그에 '도전'하러오는 외국인 선수라면 당연히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슬럼프가 찾아와서 잠시 추스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죠. 그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배려차원에서 경기를 일부러 안 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걸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트린다면 선수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죠. 즉,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2.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누구보다 오랫동안, 깊은 마음으로 구단을 사랑한 것은 본인들인데, 인도네시아인들이 댓글란을 점령하니 기분이 좀 그럴 수는 있다고 봅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준다면 좋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축구는 이제 다시 날아오르는 단계이기 때문에 현지팬들로서는 K리그와 자국 선수가 엮인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렐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인구도 많고 축구인기도 많아서 쪽수가 많은 건 어쩔 수가 없어요.

또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K팝 아이돌 뮤비 보면 대부분이 외국인 댓글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인' K팝 국내팬들이 "아 우리 오빠들 뮤비에 외국인들만 많아서 짜증나" 이러지는 않죠.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으니까 국위선양을 한다며 좋아합니다.

추가로, 처음부터 코어팬인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해축빠든 국축빠든 처음에는 가볍게 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빠져드는 경우가 많죠. 인도네시아팬들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에는 아스나위만 찾고 그러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리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많아질 겁니다. 어쩌면 극성인 인도네시아팬들과 맞서싸워주는 건전한 인도네시아팬들도 많이 생길 수 있고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국내팬들도 어느정도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