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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고점과 저점: 수원 시절의 병수볼에 대한 분석[발롱도르~]

2023 시즌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관한 각양각색의 논쟁에서 좀처럼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김병수 전 감독이다. 그가 경질된 지 어언 50일이 지났건만 그에 대한 설왕설래는 빈도만 줄었을 뿐이고 일단 불이 붙기만 하면 활활 탄다. 때로 감정 싸움, 사상 검증, 낙인 찍기로 이어지기까지 하는 화제인 것을 보면, 새삼 김병수가 여러 모로 사람들을 몰리게 하는 기이한 화제성을 지닌 인물임을 실감할 수 있다.

 

다음 세 가지를 분명히 전제하고 수원 시절의 병수볼을 나름대로 분석하려 한다. 

1) 나는 김병수의 지지자였고 지금도 그렇다. 

2) 나는 염기훈 혹은 그가 대표하는 현 수원 코치진이 무능하다거나 전적으로 운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3) 인과관계(causation)와 상관관계(correlation)는 엄밀하게 보면 다른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구별되지 않고 사용될 때가 많은 개념이고 이 글에서도 그럴 수 있다.

 

고질병들

 

올해 수원을 내내 괴롭히고 있는 것은 부상의 악령이다. 심지어 수원이 FA컵에서 오래 있지도, ACL을 나가지도 않았음을 상기하면 더욱 의아한 일이다. 최악의 병동이 된 현 상황이 누구 책임인지는 내가 이 글에서 따지고 싶지 않고 따질 방법조차 없다.

 

여러 해 동안 수원을 힘겹게 하는 것은 집중력 혹은 에너지 레벨이다. 극초반이건 극후반이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수비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처음 10분, 마지막 10분이 특히 팬들에게 고난의 행군이다.

 

집단적으로 어떤 심리를 지니고 있는지는 묻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떤 감독이든 전진을 외쳐도 자주 움츠러들던 그 모습은 무엇 때문에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이대로 뒤로 물러서있어봐야 지는 것은 달라지지 않을 때조차 왜들 그랬을까?

 

난산 끝의 플랜 A

 

김병수 체제하 수원의 전성기는 7월이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7월 이전까지 완패라고 느껴지는 경기는 의외로 그리 많지 않았다. 괜찮은 경기를 만들고 있었더라도 막판 집중력 하강 혹은 일부 선수의 실수로 무너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랜 A가 부재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플랜 A의 부재가 길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김병수는 K리그 팬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방망이 깎는 노인"의 기질이 강하다.

2) 김병수는 시즌 중도에 부임했다. (이 글의 목적은 병수볼의 정당화가 아니다.)

3) 당시 이기제를 배제한 플랜 A를 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4) 안병준의 내전근 부상, 뮬리치의 빈번한 부상으로 스트라이커가 사실상 전멸 상태였다.

5) 최근 주목과 칭찬을 받고 있는 일부 선수는 당시 부진 혹은 부상의 늪에 오래 빠져있었다. (구체적 거명은 하지 않겠지만 팬들 사이에서 원성이 나왔던 것은 사실 아닌가?)

6) 센터백과 사이드백의 적임자를 찾지 못했거나 그들의 기량에 물음표가 붙고 있었다.

 

그러던 끝에 반전을 만든 7월, 병수볼은 확실한 그림을 드러냈다. 이렇게 그릴 수 있었던 조건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센터백 김주원, 중앙 미드필더 카즈키가 영입되고 주전으로 정착하며 수원의 후방과 중원에 혁명을 일으켰다.

2) 윙백으로 전환한 이상민이 이기제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그 반대편에서 한 공간을 잘 맡았다.

3) 복귀한 정승원이 우측 사이드백으로, 한호강과 고명석이 돌아가며 우측 스토퍼로 제 몫을 해냈다.

4) 부상에서 회복한 뮬리치의 결정력, 과감한 신예 김주찬의 각성, 카즈키의 등장으로 조금 자유로워진 고승범의 공격 가담이 있었다.

5)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당시 복잡한 병수볼을 선수들이 필드 위에서 잘 구현했고 결과를 제대로 들고 왔다.

 

수원 병수볼은 대체 어떤 그림이었을까? 체계적으로 복잡한 그림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공식 제출한 것과 달리 기본 대형은 3-4-3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복잡한 변화가 경기 내내 나타났다.

2) 스트라이커는 "가짜 9번"으로, 윙포워드는 적극적 수비 가담 혹은 중앙 침투로 수싸움이나 저지선의 역할을 담당했다.

3) 스트라이커의 "가짜 9번" 역할은 후반전 적절한 시간대에 뮬리치의 투입과 함께 "피니셔"로 전환된다.

4) 좌우 윙백은 때에 따라 하프라인 너머까지 올라가거나 중앙으로 침투하여 중앙 2미들을 지원했다.

5) 우측 스토퍼는 중원으로 전진하여 수싸움에 가담하거나 우측면으로 들어오는 상대의 공격을 저지했다.

6) 충분한 지원을 받은 중앙 미드필더는 필요에 따라 측면으로 치우치기도 하며 공격을 지원하거나 주도했다.

7) 실질적으로 최후방은 주로 좌 박대원 우 김주원의 구도를 띠며 이들이 후방 빌드업을 1차로 수행했다.

 

이렇게 항목별로 정리해도 수원 병수볼이 상당히 복잡한 그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기본 대형은 3-4-3이 맞지만 실제로 경기 안에서 상당히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전술은 대부분의 선수에게 고도의 이해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또한 전후만이 아니라 좌우까지 분주히 오가야 하는 중앙 미드필더와 양쪽 윙백에게는 엄청난 체력과 활동량까지 요구하는 것이었다. 내가 김병수를 지지하면서도 과연 수원 수준의 팀에서 병수볼이 구현될 수 있을까, 그렇게 품었던 의문은 7월의 경기에서는 잠시 해소되었다. 그때는 병수볼이 구현될 최적의 조건이 두루 갖추어졌고 아직 파훼법이 완전히 정착하지 않았다. 수원 병수볼이 파훼될 기미는 24라운드 강원전부터 보였지만 아직은 별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플랜 A가 등장, 정착하면서 주요 전력에서 밀려난 선수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꼽자면 김보경, 불투이스, 이종성, 장호익, 김태환 정도일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인데, 일단 그 추측이라도 적어두자면 이러하다. 김보경은 에너지 레벨이 필요한 중앙 2미들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불투이스는 12라운드 전북전 퇴장 이후 어느 시점부터 다른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막연한 짐작만 될 뿐이다. 이종성은 6월까지 꽤 많은 실수를 보여주기도 하여 "수련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호익과 김태환에게도 비슷한 시간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김병수는 얼마 뒤 "수련의 시간"을 거친 선수들을 하나둘 다시 필드 위에 올렸다.

 

수원과 김병수 모두에게 슬픈 일은 병수볼이 7월의 고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저점으로 하강했다는 사실이다.

 

파괴된 기지

 

하강은 25라운드 수원FC전에서 시작되었다. 이승우와의 신경전으로 카즈키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카즈키 중심의 볼 전개가 완전히 막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늘 겪어왔던 라스 헤더, 이승우 개인기에 의한 실점으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패배를 거두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징크스 때문이었다고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악재가 이어졌다.

 

8월부터 병수볼 앞에 찾아온 난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상대팀이 카즈키 집중 견제를 통해 수원의 볼 전개를 틀어막기 시작했다.

2) 7월에 한창 좋았던 뮬리치가 부상을 당했고, 부상에서 복귀한 안병준과 아코스티가 공격 면에서 부진했다. 

3) 7월에 "가짜 9번"으로 쏠쏠한 역할을 해주던 명준재의 부상 혹은 기량 하락이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4) 최전방의 붕괴를 막아야 할 뿐 아니라 든든하게 최전방을 책임졌어야 할 웨릭 포포가 마이너스 n인분을 했다.

5) 24라운드 강원전 이후 어느 시점부터 정승원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6) 26라운드 전북전에서 상대 선수와의 경합 과정에서 이상민이 수술이 필요한 부상을 당했다.

7) 언제나 상대를 겨냥한 수원 좌측면 최고의 포대가 될 수 있었던 이기제의 기량이 하락했다.

 

결국 정리해보면 최전방과 양측면의 붕괴가 심각한 문제였다. 25라운드부터 30라운드까지 6경기 동안 수원은 필드골 0개를 기록했다. 공격의 활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었다. 세상사가 그렇듯 불운의 결과와 의문 투성이의 결정이 모두 있었다. 29라운드 슈퍼매치는 극초반 수비 집중력 상실에 따른 실점이 있었지만 "최철원 쇼" 때문에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불운의 결과였다. 30라운드 대구전은 후반전에 일시적이었지만 안병준, 뮬리치, 웨릭 포포 동시 기용을 보면서 대체 어떻게 경기를 하려고 이러나 싶은 의문 투성이의 결정 끝에 최악의 결과를 들고 말았다.

 

여기에 대한 김병수의 대응은 중앙 3미들로의 전환, 그리고 김보경과 이종성의 재기용이었다. 이종성의 재기용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카즈키에 대한 견제를 분산하면서 최후방 수비를 보조할 역할로 적격이면서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선수가 이종성만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김보경의 재기용은 지금 와서 보면 과부하가 걸린 고승범과 카즈키의 역할을 분담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앙 3미들로의 전환이 곧바로 3-5-2로의 전환을 뜻한 것은 아니었다. 29라운드 슈퍼매치의 카즈키는 오히려 우측 전방으로 많이 붙어 중앙 미드필더 중 1명을 측면 쪽에 붙인 3-4-3에 가까웠다. 공격수들의 결정력이 아쉬운 몇 장면만 아니었다면 31라운드 대전전에서도 기대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수원 병수볼의 마지막 경기는 결과적으로 완패였다.

 

기지가 모조리 파괴된 뒤에 치른 전투들이었으니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로 말한다는 것이 전쟁의 거의 유일한 법칙이다. 기대하던 그리고 필요하던 결과를 들어오지 못한 장수에 대한 궁정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리고 궁정에서 장수를 위해 얼마나 충분한 지원을 제공했는지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고 슬프고 화나지만 흔한 일이다.

 

병수볼의 유산

 

몇 차례 후기에서 쓴 것처럼 염기훈 체제로 넘어온 수원의 특색은 단순함에 있다. 라인업에 올라오는 얼굴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그런데 기훈볼이 과연 병수볼과의 단절일까. 염기훈 감독대행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두 축구 사이의 관계를 뭐라 단언하는 것은 성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기훈볼이 병수볼의 흔적 중 일부는 소중한 유산으로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병수볼의 유산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바는 이 정도 되겠다.

1) 센터백 김주원, 만약 그가 여름 이적시장에 더 좋은 제안을 했다는 강원으로 옮겼다면... 생각도 하기 싫다.

2) "수련의 시간"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인고의 세월 이후 돌아온 이종성과 김태환은 1인분 혹은 그 이상을 해내는 핵심 자원이다.

3) 미완으로 남았지만 "더 전진한 카즈키"는 기훈볼의 변형 4-4-2에서 카즈키가 1.5선까지 전진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4) 반론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지만 나는 뮬리치의 가장 적절한 활용법은 "후반전 20~30분만 뛰는 뮬리치"라고 생각한다.

5) 8~9월에 가라앉기도 했지만 김주찬이 (리그 기준으로) 처음 각성하며 도약한 시기는 7월 병수볼의 전성기였다.

 

물론 병수볼의 유산이라 할 만한 것의 모든 부분이 김병수 한 사람의 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기훈볼에 대해 직전까지 펼쳐지던 병수볼이 반면교사 이외에 어떤 기여도 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기훈볼이 병수볼의 계승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병수볼이 결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는 것뿐이다.

 

김병수는 수원에서 기대를 주었지만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수원 감독으로서 김병수는 고점과 저점을 모두 보여주었다. 공과 과의 상대적 크기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축구는 나중을 위한 무엇은 남겼다고 생각한다. 우상과 죄인, 극단을 오가는 김병수에 대한 평가도 언젠가는 그 중간 어딘가에 적당한 자리를 잡을 날이 올 것이다. 한 명의 수원 팬으로서,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일단 수원의 잔류와 개혁과 성장을 바라고 있을 수밖에 없다.

댓글 7

best 아길레온의재떨이 2023.11.14. 20:30
그냥 이병근/최성용/김병수의 비난을 더 키우지 않게 잔류하길 빌뿐
best 포포 2023.11.14. 20:50
확실히 이번시즌 이병근 김병수 모두 제대로 선수단 가용하지 못하고 뎁스는 전혀 받쳐주질 못해서 안타까울뿐
best 담대 2023.11.14. 21:51
병수볼 치명타는 1인분 이상 해주던 이상민의 부상이 아닌가 싶음
best 포포 2023.11.14. 20:50
확실히 이번시즌 이병근 김병수 모두 제대로 선수단 가용하지 못하고 뎁스는 전혀 받쳐주질 못해서 안타까울뿐
댓글
best 담대 2023.11.14. 21:51
병수볼 치명타는 1인분 이상 해주던 이상민의 부상이 아닌가 싶음
댓글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3.11.14. 22:07
 담대
내가 여러 글에서 말하기도 했지만 이상민 정승원 둘 다 날려먹은 이후 병수볼이 실종된 것 같았음
댓글
담대 2023.11.14. 22:09
 고독한아길이
ㅇㅇ 딱 막타를 맞은 느낌이었음
댓글
일관성 2023.11.14. 23:08
최근 개랑 센백 조합인 박대원 김주원 조합도 결국 병수볼때 최후방 조합 구성이 이어져온게 아닐까 싶음
댓글
고독한아길이 작성자 2023.11.14. 23:17
 일관성
깜빡했네 ㅎㅎ 생각해보니 박대원의 안정화도 이 시기의 성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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