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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우리의 힘, 우리의 계획' Football in City (37) - 경남 FC[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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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계획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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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는 대한민국에서 규모가 꽤 큰 도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이곳은 특별시나 광역시도 아니다. 그리고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대도시 생활권을 형성하는 수도권에 소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부산-울산-경상남도 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창원시는 그래도 약 백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인구를 기준으로 잡는다면 창원시는 경상남도를 대표할 수 있는 도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마침 경상남도의 본청도 창원에 있다.

 

 그런데 원래 창원시로 하나가 되기 전에 한때 세 도시로 분리된 이력이 있다. 결국 창원시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었지만, 원래 창원시와 함께 마산시와 진해시가 따로 존재했다. 이 지역들은 모두 원체 규모가 있던 도시였다. 이들 도시가 각자의 길을 걷다가 2010년에 통합 창원시로 통합되었다. 그리고 마산과 진해라는 지명은 통합 창원시의 산하 지명으로 남게 되었다. 셋이었던 시절에도 창원시와 마산시 그리고 진해시는 같은 생활권에 포함될 수 있지만, 그 이름들이 아직 존재할 정도로 각자 독립적인 역사를 거쳐 특유의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 진해시는 군항으로, 마산시는 전통적인 산업 도시로 유명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이 지역으로도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통합 과정에서 창원시가 이들 지역과 비견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창원 지역의 급부상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 대한민국의 경제 정책으로 창원시에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더 나아가 아예 공업으로 창출된 일자리를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생각해 도시를 새롭게 구성했다. 그리고 실제로 창원에 공장이 대규모로 건설되고, 그에 따라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다. 그 일자리를 찾으러 사람들이 창원으로 전입하게 되었다.

 

 마산시와 진해시까지 포함하는 통합 창원시 말고 통합 이전의 창원시는 계획도시라고 할 수 있다. 직선으로 잘 닦인 대로가 있고, 그 중앙에는 창원광장이 있다. 그 창원광장 주위에 관공서와 공공 기관, 그리고 상업 시설이 감싸고 있다. 공원이나 문화 시설도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주거 권역과 각종 시설, 그리고 사람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섞여 있다. 그리고 주거 권역과 공업 구역이 지리적으로 명확하게 분리되어, 주거 권역 아래로는 창원의 부흥을 이끌었던 많은 공장들이 모여 있다.

 

 원래 도시라는 개념이 대중적으로 나왔을 때 도시는 자연스럽게 생겼다. 자유인들이 모여 살고, 서로 경제 활동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필요에 따라 각자 활동하게 되고, 그때그때 용도에 맞는 공간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고, 도시의 형태가 뒤죽박죽될 수도 있다. 그에 비해 기존의 창원시는 계획적으로 건설되었다. 도로도 반듯하다. 거주 지역과 상업 지역은 지정된 자리에 있다. 공장 지역도 따로 있다. 공장에 근무하는 창원시민들의 동선은 면밀하게 설계되었을 것이다. 창원은 철저히 계획된 도시다.

 

상남동

 

 중공업에 특화할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창원의 지도를 보면 뚜렷하게 일정한 모양을 가지고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구역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도 너머의 세상도 있다. 경상남도청에서 창원광장을 거쳐 공장지대의 초입으로 안내하는 중앙대로에서 반듯한 직선 도로를 볼 수 있지만 특히 창원광장 부근 번화가로 들어서면 뜻밖의 것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앙대로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실루엣으로나마 보일 수 있지만, 막상 초행길이라면 상남동의 골목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계획에 의해 설계된 모습에 가깝지 않았다. 되려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그 혼재된 현상을 목도할 수 있다. 오피스텔 옆에 호텔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옆에 영화관이 있고, 심지어 이 근처에서 유흥 시설이 소재하고 있다. 식당이 주로 많긴 하지만, 식당부터 술집까지 한 건물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여럿 조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옆에 또 문구점이 있다. 유흥 시설이라고 하지만, 더 깊숙이 들어가면 단일된 특성으로 묶기 힘들며 보고 있는 가게 바로 옆의 건물이 어떤 분야를 다루는지 종잡을 수 없다.

 

 상남동은 원래 시장이 있던 골목이고, 시장은 계속 남아있다. 그렇지만 유흥의 이유로 상남동에 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시민들이 모여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도 그 종류가 다양하다. 노래방도 다수 있지만, 유행하는 컨셉에 부합하는 바 형태의 점포도 목격하게 된다. 처음 이 도시를 설계했을 때 상남동과 같은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분야에 따라 구역이 분리된 도시 계획에 비해 상남동과 중앙동을 아우르는 번화가는 후일에 명확하게 실체화되었음에도 다른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유흥 시설이 많은 곳으로 판단할 수 없다. 거주 지역이 바로 상업 지구 옆에 있어서 그런 것인지 학원들도 꽤 많이 포진되어 있다. 그 분야도 다양하다. 영어학원은 물론이고, 대학 진학에 대비하기 위한 공간도 눈에 보인다. 컴퓨터를 배울 수 있는 곳도, 피아노에 대한 학원도 있었다. 게다가 직업전문학교도 언급에 빼놓을 수 없다. 제과제빵을 배울 수도 있다. 심지어 교육 시설마저 섞여 있는 상남동을 그래서 특이하게 생각할 수 있다. 유흥 시설과 교육 시설이 한데 모여 있는 광경이라면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상남동은 계획도시 안에 있지만, 전혀 계산에 없던 것처럼 보였다. 시내가 반듯하게 정리된 이후에 시간이 지나서야 화려하게 번성한 특성을 보여줬다. 장르가 다양하지만, 이 구역은 분명히 유흥가로 분류할 수 있다. 그 유흥의 거리는 번성하고 있는 창원의 수요에 충족할 수 있다. 게다가 공업 지대에 근무하던 이들이 일과 시간 이후에 식사를 하고 반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최적의 구성을 보인다. 그 활동을 마무리하면 가까이에 있는 집으로 갈 수 있다. 이 공간은 계획 밖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도시 계획에 의해 이주했던 이들을 위해 형성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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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언급되었던 이야기 상당수는 계획도시가 건설된 이후의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계획도시는 창원의 상황을 완전히 뒤바꾼 계획이었다. 그 건설로 많은 일들이 생겼다. 계획적으로 형성된 구역을 비롯하여 그 이후 혼재된 구성을 보이지만 그래도 창원시의 반듯한 특성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도 계획도시로 건설되기 이전에도 창원이라는 지역은 존재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그 지역에서 생활을 영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창원은 이전과 단절된 모습을 보여주였고, 1970년대의 ‘계획도시’라는 컨셉이 구 창원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특성 중 하나가 되었다.

 

 무엇보다 창원 시내가 건설되기 전에도 그 지역을 빛내는 상징이 존재했을 수도 있지만, 그 존재가 물질적으로 훗날 창원시민들의 마음 속에 상징으로 남아있지 않다. 애초에 창원 시내가 그런 상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만큼 창원 시내는 천지가 개벽하는 것과 비견될 수도 있다. 원래 있던 상징은 창원에서 크게 의미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창원시 자체가 역사적으로도 큰 규모로 계속 번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의 창원시가 품고 있던 특성은 매력적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유산이 소중하고, 그것을 다 쓸어내리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도시 계획에서도 꽤 논쟁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특히 원도심의 슬럼화 현상과 연계된다. 원도심도 원래 흥했던 곳이다. 그 원인은 상업일 수도 공업일 수도 있지만, 도심의 지위에 올라갔다는 것은 그 지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당시에 중심이었다는 것이지 그 지위가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 상황이라는 것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나 외부 요인에 따라 원도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동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어려운 상황으로 가게 된다.

 

 1950년대 뉴욕의 도시 계획을 두고 로버트 모세스Robert Moses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의 논쟁이 있었을 정도로 이는 꽤 유서 깊은 것이다. 로버트 모세스의 의견대로 슬럼을 없애고 그 자리에 새로운 방식의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지, 아니면 그에 반하는 제인 제이콥스의 주장으로 기존 지역 공동체의 존속에 맞는 도시 정책을 꾸려야 할지,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제인 제이콥스의 뜻대로 되었고, 제인 제이콥스는 훗날 도시학에서도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지만, 각자의 신념에 따라 그 생각이 다를 것이다.

 

 창원은 계획도시로 구성되었는데, 그 계획은 1970년대에 세운 것이었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중공업 공장이 창원에서 계속 번성할 수 있지만, 혜성과 같이 특정 요인이 창원을 빛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창원의 계획에 업데이트가 수반될 수도 있다. 창원이 보여주고 있는 계획도시의 특성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아예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 창원을 예시로 들었고, 창원과 성격은 다를 수 있지만, 마산 지역도, 진해 지역도, 그리고 경상남도의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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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대한 계획

 

 축구장도 분명히 계획적으로 건설된 건물이다. 경남 FC가 홈 경기장을 사용하고 있는 창원축구센터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축구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물론 이 공간에서 어쩌면 럭비를 할 수도 있으며, 공연을 개최할 수도 있지만, 이 구장은 축구에 집중하게 되는 곳이며, 더 면밀하게 표현하면 축구라는 콘텐츠를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계산된 공간이다. 그것은 실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선수 등 현장 인원에도 해당되지만,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고객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창원에 있는 사람들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생활할 수 있는 거처도 중요하고, 소비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다. 그리고 가끔씩 놀 수 있는 여건도 있어야 한다. 그렇듯이 축구장의 모든 공간이 축구에 특화되어야만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경기 시작부터 경기 끝까지 축구만 보고 귀가하는 인원들도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축구장에서 축구를 보는 것 이외에 더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배고프거나 목이 말라서 매점에 갈 수 있다. 또는, 구단과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팀 MD를 구매할 수도 있다.

 

 구단이 따로 설계하지 않아도 축구장의 특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특유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다. 축구장 안에서 쉬는 시간에 축구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서로에게 경남 FC의 선수를 별명으로 새기면서 또 다른 축구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들도 축구 관람을 좋아하고, 경남 FC의 경기를 보러 온 것이지만, 그런 김에 축구를 직접 할 수도 있다. 그 공간이 어울리지 않고, 간혹 축구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기대하지 않은 상황일 수도 있지만, 축구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도 볼 여지가 있다.

 

 축구장은 축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경남 FC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 이 팀의 쇼타임이 펼쳐진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하여 그 공간 하나로 축구나 구단의 매력이 자동적으로 분출된다는 뜻이 아니지만, 이 경기장을 찾아온 고객들은 축구에 이입하게 되는 장소에서 각자의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경남 FC가 콘텐츠를 계획하여 만들지 않아도 고객들이 그 공백의 타이밍을 구단의 맥락에 맞게 자의적으로 채울 수도 있다. 가령, 누군가는 경남 FC를 소재로 한 포토카드를 직접 제작해서 고객들에게 배부할 수 있다.

 

 다만, 축구장이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콘텐츠가 ‘슬럼'처럼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가령, 구단이 선보였던 엠블럼 등의 디자인에서 전환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경기장이 그럴 수도 있으며, 어쩌면 축구단과 축구가 그 존재로 지적될 수 있다. 그 상황이 오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날이 오게 되면 이전 역사와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시대에 맞게 거대한 계획을 편성하고 고객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펼치며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을 펼치는 것이 구단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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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창원에도 가로수길이 있다. 창원가로수길이라는 명칭답게 가로수가 많다. 용지공원 인근에 있고 용지어울림동산 옆에 있는 창원가로수길이 그렇다. 이 거리는 상남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또 다르다. 심지어 공업 지대와 다소 멀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번화가 인근의 공간이자, 구 창원 시내를 관통하는 중앙대로와 가까이 있다. 카페가 많고, 책방도 있다. 그리고 분위기 있게 식사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데이트 코스로도 즐기기도 좋고, 실제로도 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창원가로수길은 많은 가로수들이 일자로 시원하게 뻗어나가서 가로수길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밖에 없다. 마침 옆에 공원 같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던 덕인지 창원가로수길은 걷기 좋은 거리가 되었다. 좁은 폭의 거리 덕에 사람들이 걸으면서 나무도 보고 주변에 시선을 돌릴 것이며 눈에 띄는 것은 집중해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가 이 거리에 있기에도 좋을 수 있다.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며 가로수와 공원이 만드는 초록색 분위기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지만,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가로채기에도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걷고 싶은 순간이 있는 반면에 걸어야 하는 순간도 있다. 자차를 타고 왔다면 주차장에서 경기장까지 걷는 과정이 있다. 자차로 경기장에 가지 않는다면, 대중교통을 타고 시간을 잘 맞추면 걷는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그래도 축구장까지 가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기장 내에서도 좌석이나 매점 등을 가면서 걷는 시간이 있다. 그렇기에 고객들이 걷는 거리에 구단을 상징하는 것들을 전시하는 경우들이 있다. 경남 FC에서도 창원축구센터로 가는 길에 선수단 개개인을 소개하는 설치물을 두고 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었던 광경을 만든 창원가로수길처럼 축구단의 팬들이 지나가는 길을 걷고 싶은 거리로 만들면 당연히 좋다. 대한민국 뮤지컬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대학로에는 극장이 많지만, 동시에 뮤지컬 관련 상품을 선보이는 점포들과 뮤지컬과 협약을 맺어 홍보하는 식당들이 있다. 그처럼 축구단의 팬들이 지루하지 않은 길을 걸을 수 있게 그 축구단을 위한 흔적을 곳곳에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축구단이 그 전략을 원활하게 쓸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며, 그것이 되었다면 진작 했을 수도 있다.

 

 그저 길을 걸으면서 경남 FC에 기대하고, 경남 FC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그것으로도 좋을 수 있다. 게다가 꼭 구단에서 직접적으로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팬들이 경남 FC의 경기를 두근거리며 방문할 수 있는 장이라면, 그리고 걸으면서 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유형의 것이 없어도 될 것이다. 경남 FC의 승리를 희망할 수 있지만, 경기장에 가면 친구들과 축구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좋아하는 선수를 담은 스티커를 만들어 배부할 마음을 가지며, 또 그 소식을 SNS로 접하고 스티커를 받으러 가는 염원을 가지며 걸을 수 있다.

 

 물론 거기서 축구를 못할 수도 있고, 스티커를 배부하려 했지만 인기가 없을 수도 있으며, 심지어 스티커를 받으러 갔는데 너무 인기가 많아 수령하지 못할 수도 있다. 계획과 달리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올 수 있지만, 이 역시 계획이 있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계획은 모든 결과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 경남 FC의 팬은 계획을 품고 경기장으로 갈 것이고, 경남 FC도 계획을 세우며 새롭게 찾아오는 미래에 ‘비틀거리다 깨지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지만 ‘언젠가 설렘으로 바뀔’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 다녀온 경기

 

2023.09.17

@ 창원축구센터

경남 FC vs 전남 드래곤즈

2 : 3 / 경남 FC 패

관중 수 : 4,808명

 

20230917_133041.jpg

 

NEXT - (38) 세종 바네스 FC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8

COSMO 작성자 2023.10.29. 22:58
 공격축구
감사합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10.29. 22:59
 설감아웃
고맙습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10.29. 22:59
 열혈축덕
비 올 때 좀 난감했음...ㅎ
댓글
창원축구센터 2023.10.30. 00:10
잘 읽었어용ㅎㅎ 고향에 대한 글이라 더 재밌게 잘 읽히네요ㅋㅋ

창원토박이로서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창원가로수길은 그다지 걷기 좋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눈으로 볼 때 예쁜데 넘치는 유동인구에 비해 길이 많이 좁아요. 주차할 곳도 마땅찮고 가로수길 물가는 또 어찌나 비싼지..

제 생각에 창원의 걷고 싶은 길은 용지호수공원(창원사람들은 용지못 혹은 용지호수 라고 부름), 장미공원과 같은 수많은 공원들이라고 생각해요 공원들은(소개해주신 계획도시다운 잘 뚫린 도로망과 더불어)창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요소입니다ㅎㅎ
그리고 tmi지만 상남동이 유흥의 거리로 발돋움한(?) 이유 중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가 경륜장이라고 들었어요. 경륜을 즐기러 온, 그리고 경륜으로 수익을 얻은 타지 사람들의 발과 지갑을 창원에 묶어두기 위해서 경륜장에서 멀지 않은 상남동에 즐길거리를 몰빵했다는 썰을 들었습니다ㅎㅎ
상남동, 가로수길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이 창원축구센터와 멀지 않았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경남FC와 함께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10.30. 00:35
 창원축구센터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용지못 저도 걸어봤어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상업적인 공간에 대해 쓰고 싶었습니다. 상남동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을 봐서 가로수길을 인용하게 되었어요. 길이 좁은데 유동인구가 넘치는 건 황리단길을 포함하여 걷기에 특화되면서도 상업성을 드러내는 공간도 많다고 생각해요.

연고지에 계신 분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써봤는데 다른 분들도 그러셨는지 궁금합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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