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설정

칼럼/프리뷰/리뷰 '전주의 초록빛 성' Football in City (13) - 전북 현대 모터스[발롱도르~]

  • COSMO
  • 199
  • 8
  • 21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전주니까 한옥 얘기를

 

 전주라는 도시의 이미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물론 전주시민들 중에서는 일상의 터전이기에 이 도시를 무덤덤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각자의 취향과 경험에 따라 우선적으로 연상하는 것 또한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이 도시를 ‘전통’적인 분위기가 묻어나오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역사를 쉽게 숙지하고 있겠지만, 외국인처럼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유형의 것들이 이를 증명한다. 전주 곳곳에 한국 전통의 특별한 건축물을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전주 관광의 본격적 시작은 전주에 발 한 발 딛었을 때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전통’에 가까운 모습을 만난다. 고속도로나 철도로 전주에 방문하면 한옥을 볼 수 있다. 철도를 타고 전주역에 도착하면 한옥을 본뜬 역사를 지나게 된다. 그리고 호남고속도로를 타다가 전주나들목으로 빠져나오면 호남제일문을 볼 수 있다. 전라도라는 지명도 고려 시대에 전주와 나주에서 차용되었다. 그 정도로 전주는 호남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고, 호남의 첫 번째 관문이라는 의미를 가진 호남제일문이 전주에 있는 것도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당장 전주시의 시내라고 할 수 있는 객사길도 풍패지관이라는 한국 전통 건축물에서 나왔다. 게다가 한옥마을도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다. 한옥으로 유명한 도시는 여럿 있지만, 전주는 전통적인 특성으로 움직이는 도시라고 볼 수 있다. 전주는 분명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고, 전주시민은 여행객들과는 다른 심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는 단순히 전주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주시민이 다른 곳을 갔다가 전주로 돌아왔을 때 이 건축물을 보는 순간 비로소 집에 왔다는 인상을 가질 수도 있다. 전주시민한테도 한옥이 익숙할 수 있다.

 

20230429_124936.jpg

 

 그런데 하필 전주에서 한옥을 전면에 드러내는 이유는 이 도시가 다른 의미에서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의 왕족은 전주 이씨였다. 이들은 당연하게도 수도 한양(서울)에 거주하면서 나랏일을 했다고 하지만, 조선 왕조의 역사를 조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곳은 전주인 것이다. 그들의 근본은 전주에서 온다. 이 도시가 가지는 정통성은 그래서 확실하기까지 하다. 전주 교통의 요지와 전주 관광의 중심을 한옥으로 ‘건설’한 것도 그 이유에서 나올 수도 있다. 한옥이 있어야 하는 배경 서사가 분명 있다.

 

 그리고 전주는 상업적으로 이 관광지를 발전시켰다. 한옥마을을 내세우는 장소가 여럿 있지만, 전주한옥마을은 어디를 비교해도 인지도 면에서 밀리지 않는다. 카카오프렌즈에서도 그 증거를 파악할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한복 차림은 한 캐릭터가 가게를 지키고 있고, 전주한옥마을에 와야 전주만의 굿즈를 따로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전주한옥마을을 가서 한복을 빌려 입으며 한옥을 구경하고 전주의 어엿한 특산물이 된 초코파이를 사는 동선도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공인되었다. 세부적인 루트는 전주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세는 굳어졌다.

 

20230429_123810.jpg

 

한옥에서 광선검을 휘두를 수 있다면

 

 여행이나 일상 생활에서 익숙함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삶의 방식 역시 다채롭다. 도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뻔하거나 한정적이고, 그 도시에 대해 호기심을 더 느끼지 못한다면 굳이 그 장소와 함께하지 않으려는 마음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도시의 기본적인 스타일을 훼손하지 않고 익숙함을 추구하는 이들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그 도시를 더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는 스토리텔링도 고민해야 한다. 상업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 경험을 점층적으로 심화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도 중요하다.

 

 누구나 한복을 빌려 입은 다음에 한옥마을을 거닐고 네컷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 매력적인 전통 특성을 더 궁금해할 수 있도록 다도를 위한 공간이나 전통적인 것을 같이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도 좋다. 체험의 순간을 다양화하고자 하는 취지를 고안할 수 있다. 혹은 무형의 것으로 유형의 것을 아예 덮을 순 없지만, 적어도 그 클리셰에 파란을 줄 수 있다. 그 종류야 수없이 많을 것이다. 일상적인 것도 그 예시에 들어갈 수 있지만, 도시의 이미지를 논하는 입장에서 지역의 전형성을 바꿀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주로 지역에서는 ‘축제’라는 카드를 꺼낸다.

 

 축제에서 나온 문화는 기존의 이미지를 아예 해치지 않는 선에서 도시의 전형성을 긍정적으로 망가뜨릴 수 있다. 전주에도 많은 축제들이 있다. 특히 여름에 진행되는 JUMF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같은 이벤트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전주로 불러모아 노래로 풍성한 도시를 만든다. K팝 아이돌 음악부터 힙합, 발라드, 락, 메탈 장르까지 모두 소화하는 축제로 전주가 다른 의미에서도 문화의 도시라는 것을 증명한다. 전주가 아니라 다른 곳에도 충분히 이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다. 즉, 다른 도시로 그대로 옮긴다고 해도 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는 전주의 전통적인 모습을 파격적으로 만드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도 전주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호스트 시티인 전주는 부산, 부천과 함께 국내 영화제를 대표하는 도시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도 많기에 이 영화제를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영화제라는 수단으로 전형적인 이미지를 완화하고, 동시에 영화제를 방문하는 이들은 전주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누린다. 고착화된 부분을 풀어주는 요인이 오히려 전형적인 곳을 위해 유입을 만든다. 반대의 경우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도시의 매력적인 부분이 조금 더 다채로워지고, 이 모든 자원이 도시에서 시너지를 만든다.

 

 심지어 2023년의 전주국제영화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유명 SF 영화 프랜차이즈 ‘스타워즈’ 시리즈가 전주에 모습을 드러냈다. 광범위한 팬덤을 양산하고 전 세계를 강타한 스타워즈가 전주에 상륙했다. 스타워즈와 인연을 가지고 있는 OTT인 Disney+에서 방영하게 된 새 시리즈를 홍보하는 프로모션도 눈에 보였지만, 스타워즈는 정당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전주의 풍경과 어울렸다. 영화제 기간 중에 5월 4일이 포함되어 있다. 5월 4일은 ‘스타워즈의 날’이다. 포스가 함께 하길 기원하는 명대사 ‘May the Force be with you’에서 Force과 Fourth(4일)이 비슷하다는 점을 차용하여 May the Fourth, 5월 4일을 스타워즈 데이로 기념하게 되었다.

 

IMG_20230429_151751_364.jpg

 

 스타워즈는 영화고, 영화제와 이어져 있다. 영화제는 전주와 맞닿아 있다. 또 영화제는 전주를 매개로 기존 전주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다. 결국 만날 것 같지 않았던 스타워즈는 전주의 전통적 요소와 만난다. 스타워즈를 방문하는 이들이 전주한옥마을을 찾아가고, 실제로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주의 뼈대 있는 공간에서 광선검을 흔들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도 있다. 전주의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채로움을 추구하면 더 다양한 이들을 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전주는 하나의 명확한 중심을 가지고 많은 이들을 모을 수 있었다.

 

매주 당신의 축제가 열린다

 

 이는 관광에만 적용되는 요소가 아니다. 당장 JUMF만 생각해 보아도 아티스트나 분위기 등에 매료되어 다른 곳에서 방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주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생활에도 큰 도움을 준다. 그 페스티벌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가령,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JUMF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서울에서도 그 유형의 페스티벌을 생각보다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JUMF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면 이들도 그곳을 찾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독립 영화 위주로 특유의 색깔을 발휘해 시네필이 전주를 찾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그런 취지에서 축구단도 일상적인 것에 파격을 주는 존재다. 기껏해야 한 주에 한 번, 더 하게 되면 두 번의 축구 경기를 볼 수 있다. 굉장히 짧은 간격으로 일어난다. 축제라 하기에 빈번한 이벤트지만, 그래서 오히려 계산이 설 수도 있다. 12개 팀이 하나의 리그를 이루는 기준이라면 11개의 서로 다른 이념에서 온 이들이 전북이라는 매개체로 전주라는 곳에서 하나의 파격을 일으킨다. 이들은 특히 전북 현대를 위해 전주를 방문하지만, 동시에 전주의 전통적 특성을 누린다. 두 전통적 특성이 만나 시너지를 만드는 순간이다.

 

 전북 현대는 축구 경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축구장으로 끌어온다. 축구, 축구장, K리그, 그리고 전북 현대에 대한 경험을 팬들에게 점층적으로 선사한다. 사람들이 흔히 전북 현대에 가진 기억은 여러 해 동안 우승을 거머쥐고 왕조에 가까운 역사를 만드는 위용에서 나온다. 승리를 하고, 또 승리를 하고, 우승을 한다. 다시 승리를 하고, 계속 승리를 하고, 다음에도 우승을 한다. 이를 매년 반복하려고 한다. 조선 왕조의 뿌리가 전주에 있듯이, K리그 역사에 ‘전북 왕조’의 흔적이 묻어나올 것이다. 전주에서는 전북 현대의 승리를 볼 수 있다. 심지어 전주 밖에서도 그럴 수 있다.

 

 원정 경기도 전주에서 진행되지 않지만 어느덧 전주의 상징으로 올라선 초록색 이미지를 다른 곳으로 발산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격이 다른 전주를 보여줄 수 있다. 게다가 원정 버스를 타고 가는 전주 팬들도 생각해야 한다. 축구 경기로 만들 수 있는 경험은 축구 경기 자체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집에서 나올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그 모든 일이 축구로 인해 발현된 일이다. 축구가 아니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전주 밖에서 진행되는 어웨이 경기라도 전북 현대에 대한 추억은 점층적으로 쌓이고, 전주성이 있는 전주에 대한 감정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K리그는 매주 축제를 만든다.

 

20230429_160654.jpg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때

 

 그런데 가끔 계산과 어긋날 때가 있다. 관광의 영역으로 들어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라면 계산에 없던 일이 발생한다. 축구에는 만인이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축구를 잘해야 팬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이론도 이에 포함된다. 좋은 경기력으로 만날 이긴다면, 팬들은 그 팀에 동화되어 승리의 정복감을 구단과 함께 누릴 것이다. 다들 이해하는 이론의 결과에 도출하려면 좋은 인적, 물적 자본이 팀에 있어야 한다. 훌륭한 기량의 선수, 그 스쿼드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스태프, 그리고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인프라가 뒷받침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투자한 팀이 좋은 성적을 만든다.

 

 하지만 모든 팀이 그렇게 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는 리스크가 있고, 축구도 예외는 아니다. 다양한 곳에서 그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운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분야가 연구를 거쳐 과학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세상사 논리적으로만 흘러가지 않을 때도 많다. 분명 강팀이어도, 가끔 그 위용을 드러내지 못할 때가 있다. 막상 성적이 낮아지면, 팬들은 우선 당황한다. 팀은 여전히 팬들에게 경험을 점층적으로 제공하지만, 그 경험이 뜻밖의 것이다. 구단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안겨줄 때, 팬들은 각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례는 성적 말고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북 현대라는 팀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는 좋은 성적에서 오기도 하지만, 선수에게서 도래하기도 한다. 조규성 선수가 2022년 카타르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인 이후 조규성 선수는 전북에서 큰 임팩트를 다른 의미에서 남겼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에서도 조규성 선수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조규성 선수를 원하는 러브콜이 미디어에서 나왔다. 무엇보다 팬들이 전주성에서 조규성 선수의 구조물을 보고 좋아한다. 심지어 원정 경기에서도 조규성 선수를 보고 반가워하는 팬들도 존재한다. 이 팬들의 상당수는 단순히 조규성 선수를 보러 온 팬들이었다.

 

 그런데 선수는 이적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적한다. 그렇게 이 팀을 찾는 당위성 하나가 사라지기도 한다. 물론 투자 기조와 육성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지만, 불세출의 스타는 그만큼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주에 가면 한옥마을처럼 전통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전북 현대의 축구를 보러 가면서 당연히 기대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 학습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경기장에 온 이들 모두 전북 현대의 희노애락을 감수한다고 볼 수 없다. 아예 전북 현대라는 것을 새롭게 받아들이는 고객들도 있다. 그들에게 최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

 

20230429_160533.jpg

 

연결의 중요성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가 하던 주간에 전주성을 찾았을 때 전북 현대에 기대했던 것들을 거의 누릴 수 없었다. 우선 이 날의 경기에서 팀이 패배했다. 팀 내에서 인기 있는 선수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주목을 받았던 전북 현대의 구성원도 찾을 수 없었다. ‘오오렐레’로 대표되는 전북 현대의 응원 문화를 온전하게 체감하지 못하였다. 기상 상황 등으로 인하여 관중이 경기장에서 최적화된 환경을 경험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도심과 멀리 있는 경기장과 전주 시내를 오가는 것도 여러 사유로 쉽지 않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다른 결의 전주를 소개하는 시간이고, 독립 영화 등을 보기 위해 전주를 찾는 이들도 있다. 이들도 전주가 가진 기존 특성을 체감할 것이고, 전주가 보여줄 수 있는 특성들이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전북 현대도 그 동선에 합류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 그 사슬이 견고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채로운 의미를 주는 코스를 만인이 받아들이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 패키지에서 영화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리고 축구 관람 환경도 언제나 좋을 순 없다. 이 현상을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당연하지만 그 경우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미 각자의 세계에 익숙한 이들도 아쉽게 느끼겠지만, 처음의 기억을 망쳐 그 콘텐츠를 더는 궁금해 하지 않게 된다면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문은 쉽사리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다. 전주를 매개로 다양한 콘텐츠를 서로 연결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 관계를 취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다. 그리고 도시도 그 결과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소비의 폭도 바뀌고, 아울러 선호도도 가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잡은 택시에서 기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축구 얘기를 했다. 축구장에서 오니 당연히 그 화제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기사는 대충 전북 현대에 대한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K리그를 보지 않았다. 축구 자체에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진다고 볼 수도 없었을 뿐더러, 경기력이 우수한 리그에 비하면 아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전북 현대의 경기력도 K리그에서 뛰어나지만, 유럽 리그에 비할 수 없다. 전북 현대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 표현되는 것 역시 상대적일 수 있다.

 

 만인을 만족하게 만들 수 없더라도 전북 현대라는 리딩 클럽이라면 ‘입덕 루트’를 다양하게 마련할 수도 있다. 팬들이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이것은 팬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그 다양한 입문 과정을 거쳐 팬이 심층적으로 다가가는 지점으로 전환할 수는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전북 현대의 기존 특성이 아닌 곳에서 시작점을 찾는 것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북 현대가 시점이 아닌 월드컵에서 조규성 선수라는 스타가 나오고, 조규성 선수로 전북이 연결된 것이 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전북 현대는 다양한 미디어 제작물에서 주목을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20230429_150711.jpg

 

 모든 것은 연결된다. 스타워즈가 전주와 엮이고, 월드컵이 전북 현대로 이어진다. 달리 생각하면 시작점이 중요하다. 스타워즈와 월드컵처럼 팬들을 자체적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콘텐츠는 다른 곳으로 팬심을 포용하기 위한 깔때기 역할을 했다. K리그가 특수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과 서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K리그는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고, 동시에 K리그의 것을 최대한 온전하게 지키기 위해 팬덤의 외형적인 규모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은 그래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축구 팬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 수 있지만 축구장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다른 이유로 빠져들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리딩 클럽이라면 더욱 그렇다.

 

 어느 집단, 특히 아이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라면 축구 그 자체가 보편적일 수도 있다. 다만, 이곳은 유럽이 아니고, 누군가는 축구 그 자체가 보편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땐,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먹거리인 ‘치맥’을 무기로 야구장 방문을 유도했듯이 다른 시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전주가 보여줬던 것처럼 전북 현대 역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보편적인 위치로 자리를 잡는다면 전북 현대 역시 다른 어딘가의 시작점이 되어 좋은 성적과 함께 더 파괴력 있는 콘텐츠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 다녀온 경기

2023.04.29

@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모터스 vs 강원 FC

0 : 1 / 전북 현대 모터스 패

관중 수 : 5,685명

 

20230429_162942.jpg

 

NEXT - (14) 김포FC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8

코리요 2023.07.24. 12:14
 코리요
쉬는시간에 읽어볼게용
댓글
사요리 2023.07.24. 12:16
전주 영화제 19년에도 스타워즈 뭐시기 하더니 올해도 했구나
댓글
열혈축덕 2023.07.24. 12:18
전주성 전북팬 동생따라 예전에 몇번 갔었는데 ㅋㅋㅋ 아챔경기도 봤었고 리그 경기도 봤었고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정보/기사 2024 시즌 K리그1-K리그2 유니폼 통합정보 6 뚜따전 312 9
자유 2024년 국내 축구 일정(K리그1~K4리그) 10 미늘요리 3954 36
에펨/로스터 국내축구갤러리 FOOTBALL MANAGER 로스터 공지 (7월 7일 베타업데이트) 116 권창훈 20372 57
가이드북 K리그1 가이드북 링크 모음집 13 [도르~] 천사시체 10961 39
자유 ❗이것만 있으면 당신도 프로 플스인! 개축갤 뉴비들을 위한 필독서 모음❗ 30 뚜따전 35721 45
자유 국내축구갤러리 2024 가이드 7 권창훈 24062 27
인기 [만평] 광주fc전 경기를 보고 그림을 그려보았다 2 [도르~] 롤페스 97 17
인기 개랑들은 듣고 누군가가 생각났다는 이정효 감독의 인터뷰 5 [도르~] 키류키쿄 159 16
인기 그깟 축구 좀 보겠다고 광주 갔다가 염라대왕님 영접할뻔; 5 박지성과병신들 112 1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63 8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2 4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52 9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1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7 6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고독한아길이 135 9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72 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Nariel 370 25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126 2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41 5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223 1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117 3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소확행 247 12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소확행 345 16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김태환악개 337 18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9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롤페스 23 3
칼럼/프리뷰/리뷰
이미지
whwnsw 113 9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포르테 143 8
칼럼/프리뷰/리뷰
기본
고독한아길이 12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