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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양형모 연구 ① 패스[발롱도르~]

양형모, 현재 수원의 주전 골키퍼다.

그를 바라보는 적지 않은 팬들의 심경을 요약하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이다.

 

경기장과 커뮤니티에서 양형모의 플레이를 보며 쓴소리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양형모가 아니라 안찬기나 다른 대안을 써야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자주 보인다.

 

스쿼드에 다른 골키퍼가 3명이나 있는데도, 감독이 바뀌고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양형모가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응원하고 있다.

 

그런데 양형모가 정말 문제일까? 문제인지 따지기에 앞서, 골키퍼로서 양형모의 특징은 무엇일까?

몇 가지 지표들로 양형모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요즘 꽂혀있는 패스 기록부터 보겠다.

 

양형모_ByR23_패스.png.jpg

 

표를 읽는 방법을 잠시 안내한다.

 

항목의 순서는 K리그 데이터 센터에 있는 것을 따랐다.

 

왼쪽 파란 셀에 있는 것이 양형모의 기록이다.

오른쪽 빨간 셀에 있는 것이 매 경기 양형모가 상대한 팀 골키퍼의 기록이다.

 

여기에 나와있는 패스 횟수들은 성공(success) 사례만을 포함한다.

다만 성공률이 나와있기 때문에 시도(attempt)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따로 구할 수 있다.

 

이 글에 나오는 수치들은 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빅버드에서 직관하다 양형모가 패스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 이런 외침을 들어본 사람들 있을 것이다.

"앞으로 좀 차라고!" / "그냥 멀리 차라고!" / "안 되는 후방/숏패스 빌드업 하지 말라고!"

 

물론 나도 답답하다. 적절한 타이밍 놓치고 늦게 볼을 처리할 때의 불안감은 굉장히 크다.

좀처럼 상대 페널티 박스 가까이까지 뻗지 못하는 수원의 볼 전개를 보면 고구마 잔뜩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이 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답답함은 유독 양형모에게만 강하게 나타나는 것일까?

양형모가 매 경기에서 상대한 골키퍼의 기록들과 비교해보면 의외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우선 매 경기 평균 기록은 다음과 같다.

- 양형모 : 전체 패스 성공률 67.7%, 전진패스 성공률 52.2%, 롱패스 성공률 39.4%

- 상대 골키퍼 : 전체 패스 성공률 65.6%, 전진패스 성공률 53.8%, 롱패스 성공률 37.3%

 

(내가 '기적의 수학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언급하자면, 매 경기의 성공률을 갖고 단순하게 평균을 내면 안 된다.

엑셀의 도움을 받아 약간의 역산 과정을 거치면 패스 시도 횟수까지 알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평균을 구할 수 있다.)

 

양형모가 상대한 골키퍼 한 명마다의 시즌 전체 기록을 보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어도

양형모가 당장 상대하는 골키퍼의 기록이 양형모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조금 웃픈 일은 수원이 승리한 경기에서 양형모의 패스 성공률은 그의 평균 기록보다 나쁘다는 것이다.

그런 경기에서 수비에 영혼을 갈아넣었기 때문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에 쓸 양형모 연구에서 해보기로 한다.

 

매 경기에서 마주한 골키퍼와의 비교를 통해 양형모의 패스 기록을 살펴보자.

 

image.png.jpg

 

image.png.jpg

 

image.png.jpg

 

image.png.jpg

 

image.png.jpg

 

image.png.jpg

 

표와 그래프에서 내가 파악한 양상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1) 양형모는 상대 골키퍼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패스를 하고 있다. 

   (성공 횟수가 아니라 시도 횟수를 봐도 그렇다. 평균적으로 양형모 30개, 상대 골키퍼 27개다.)

2) 전진패스의 비율 그래프가 전체 패스 수 그래프와 모양이 매우 다르다. 양형모가 성공하는 패스는 상대에 비해 전진 성향이 약할 때가 많다.

3) 롱패스의 비율 그래프도 전진패스의 비율 그래프와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평균 성공률은 근소하게 높지만 롱패스로 경기를 풀지 않는 셈이다.

4) 양형모 개인의 성향과 더불어 후방 U자 빌드업이 자주 보였던, 수비 진영의 위기가 많았던 수원의 상황이 패스 기록에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잠깐, 이 글에 뭔가 빠진 것이 없을까? 골킥이 빠졌다.

K리그 데이터 센터는 골킥을 '패스'가 아닌 '골키퍼' 지표로 다루고 있다.

 

양형모_ByR23_골킥.png.jpg

 

골킥의 평균 성공률은 다음과 같다.

- 양형모 : 62.6%

- 상대 골키퍼 : 60.0%

 

image.png.jpg

 

양형모가 볼을 차야 할 때 "잡고 차라고!" 하는 외침이 들리곤 하는데, 

수원의 후방 빌드업 과정이 유난히 불안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위 내용들을 전부 정리하고 내가 도출한 결론은 이러하다.

1) 양형모가 매 경기에서 상대한 골키퍼보다 패스 지표가 크게 나쁜 것은 아니다.

   (패스 기록에서 압도당했다는 느낌을 준 것은 12라운드 김정훈, 13라운드 유상훈, 23라운드 조현우 정도?)

2) 패스 성공은 패스를 받아먹는, 골키퍼 앞에서 뛰는 선수들의 (개인적 혹은 조직적) 역량과도 연관된 문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형모의 패스에서 문제점을 찾자면 역시 전진 성향이 약하다는 것이다.

4)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양형모의 경기 운영이 패스 기록에도 반영된 것 같은데, 큰 문제는 역시 패스보다 수비에 있다.

 

오해가 두려워서 다시 한 마디 덧붙이자면,

그럴 리 없겠지만 양형모 선수가 이 글을 볼까 싶어서 덧붙이자면,

 

나는 양형모를 응원하고 있다. 확실한 대안도 없지 않은가?

팀과 함께 조금씩 나아지는 그의 확실한 스텝업을 기대하고 있다.

 

다음 글은 언제 쓸지 모르지만 수비/골키퍼 지표로 꾸릴 예정이다.

 

데이터 출처 : K리그 데이터 센터

댓글 4

best 흐림팍시 2023.07.20. 09:16
골키퍼는 나도 이젠 모르겠더라...
잘하자 그냥
best 슈퍼케이 2023.07.20. 09:18
변태같은 글 잘 봤습니다 재밌네요
best 비밀번호확인 2023.07.20. 11:54
아닐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형모신 치고 과감한 패스를 많이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불만 많기는 하더라
난 갠적으로 개랑 후방 빌드업 부진이 전방쪽이 너무 약해서라 생각하긴함
best 흐림팍시 2023.07.20. 09:16
골키퍼는 나도 이젠 모르겠더라...
잘하자 그냥
댓글
best 슈퍼케이 2023.07.20. 09:18
변태같은 글 잘 봤습니다 재밌네요
댓글
best 비밀번호확인 2023.07.20. 11:54
아닐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형모신 치고 과감한 패스를 많이하는 것 처럼 느껴져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불만 많기는 하더라
난 갠적으로 개랑 후방 빌드업 부진이 전방쪽이 너무 약해서라 생각하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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