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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성남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Football in City (11) - 성남 FC[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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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신도시의 도시

 

 성남은 계속 새로운 특성을 쌓아가는 도시다. ‘새로운 도시’가 계속 성남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성남 지역에 계획적으로 건설된 구역, 즉, 신도시가 여러 개 생기고, 그 신도시도 제각기 다른 시점에 형성되었다. 신도시가 생겨날 때마다 성남 지역의 인구는 확 늘어났고, 성남이라는 도시의 위상은 점점 올라갔다. 원래 ‘성남시’라는 것조차 없었지만, 성남시가 성남시로 불리지 않은 시기에 서울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성남시의 시작을 만들었다. 그 이후 분당신도시가 건설되고, 판교신도시도 세상에 나왔다. 위례신도시도 성남의 땅을 일부 점유하고 있다.

 

 성남은 분명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있다. 신도시를 건설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그나마 산이 일정 부분 가로막는다고 하지만 서울 지하철 8호선, 분당선 등 대중교통의 도입은 성남과 서울을 손쉽게 오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성남에서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고, 심지어 성남으로 일하러 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다만, 그렇게 지리적 상황에 따른 이점을 활용하는 방식은 시기에 따라 달랐고, 성남을 구성하는 여러 신도시도 그에 맞게 제각기 특색 있는 구성을 보인다. 모두 성남시 아래 있지만 구역마다 꽤 이질적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서울 판자촌에 살던 이들이 정책적으로 현재 성남 원도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역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성남의 시작을 함께 열었던 흔적은 이 지역의 주거 시설에서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상업적 시설인 모란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모란시장에 흑염소 등을 판매하는 건강원이 상당수 포진되어 있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돼지 부속고기 역시 만날 수 있다. 때로는 난감하기도 하면서 당혹스러울 수 있는 환경이지만 그 지역의 역사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있다. 모란시장은 성남 원도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그 모란시장을 목격하고 분당신도시에 방문하면 이 두 구역이 같은 성남시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1기 신도시 정책으로 생긴 분당신도시는 기존 성남 지역과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분당에 가면 아파트가 가득하다.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하기 난해할 수 있지만, 거주민들이 분당에 살면서 서울로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신도시를 지으면서 버스 등 대중교통을 많이 확충했다. 당장 ‘분당’이라는 이름을 지하철에 붙이면서 수도권 전철 분당선(現 수인분당선)을 개통했던 이유도 여기서 나올 것이다. 분당도 1기 신도시의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20230416_113051.jpg

 

 판교는 또 다르다. 2기 신도시의 일환으로 탄생한 판교신도시는 거주 지역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구역이다. 백화점 등 상업 지구는 물론이고 카카오, NC소프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업 다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판교에 특히 IT 업체들이 모이는 상황이 전개되어 혁신의 이미지가 판교라는 지역에 구축되었다. 직주 근접이 유리한 것을 넘어서서 판교로 출퇴근하는 이들도 많다. 다른 신도시가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판교에서 목도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위례신도시 또한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여기도 Great Union?

 

 성남에 원도심부터 분당, 판교 등까지 신도시가 여럿 건설되었고, 이들 지구의 특성 역시 명확하다. 이는 각 지구마다 뚜렷한 특색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도시마다 일정한 내용을 투자하여 그 특성을 나열할 수 있고 각 신도시 간의 비교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애초에 계획도시 성향이 짙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도 그 ‘계획적’인 의도 하에 편성되었다. 잠재 수요로 삼던 이들도 각 도시의 설립 때마다 존재했고, 이들이 각 지역에 계속 살고 있는 이상 일관성 있는 분위기가 도시에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그 지역을 모두 포용해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성남시가 그런 입장이다. 수정구와 중원구, 분당, 판교, 그리고 성남시 관할의 위례신도시까지 이들 구역은 성남에서 자체적으로 발현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 거주민들 상당수는 외부에서 성남으로 건너왔다. 성남은 역사적, 지형적 특성으로 각 지구의 특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다르다고 인식할 수도 있다. 성남 시정 특성을 감안하면 이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는 시점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서울처럼 많은 생활 구역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포용이 저절로 이루어지고, 다 쉽게 해결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 모든 지역이 각자의 정체성을 계속 가져가되 빅텐트 하에 서로 동화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도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행정적인 부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상투적일 수 있지만, 사람들이 공통의 서사를 같이 쌓아갈 수 있는 수단으로 흔히 생각하는 것은 문화 쪽에서 나온다. 성남은 성남시립교향악단처럼 예술 단위에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원을 내세울 수 있다.

 

 그리고 성남 FC라는 축구단도 성남 지역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성남 FC처럼 성남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콘텐츠와 플랫폼이라면 역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기도 할 것이다. 성남 FC는 ‘성남’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어느 특정 계획만을 목표로 하는 곳이 아니다. 성남도 어쩌면 ‘Great Union’의 적임자 포지션을 수행해야 할 수도 있다. 성남시가 그것을 논하기에 작은 장소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 개성을 모아 공통의 지향점을 계속 찾아야 할 수 있다. 성남 FC의 존재 가치는 무수하지만, 이 역할을 이행해야 할 수도 있다.

 

 물론 ‘성남 FC’의 경기나 각종 이벤트에 찾아오는 목적이라면 성남 밖 다른 지역 사람들도 환영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성남 FC는 ‘성남’ 그 자체를 대표하고, 연고 지역을 중시하는 K리그의 특성을 감안하면 성남 FC는 성남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아오는 것도 기대한다.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콘텐츠와 어쩌면 플랫폼 역시 축구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성남 FC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 특색 있는 지역들의 성향을 전체적으로 만족해야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결국 성남의 그 여러 계획도시의 거주민들을 ‘성남 FC’로 모셔와야 한다.

 

축구장의 역할?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Rey Oldenburg의 대표적인 이론 중 하나로 ‘제3의 공간’을 꼽을 수 있다. 제1의 공간은 집이다. 당연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의미한다. 제2의 공간은 회사다. 우리가 낮 시간에 일하는 장소다. 제3의 공간은 집과 회사 이외의 장소에서 찾을 수 있지만,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따로 있다. ‘제3의 장소’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출간되기도 한 <The Great Good Place>(1980)에서 레이 올덴버그는 제3의 공간(제3의 장소)이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그 개념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하였다.

 

 ‘Informal public gathering places outside home and workplaces where people gather frequently, willingly, and informally’, 즉, ‘집과 일터 이외의 공간에서 사람들이 빈번하게, 자발적으로, 그리고 격식을 차리지 않고 모이는 공간’을 의미한다. 다만, 이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축구장에 소개하기 어색할 수 있다. 개념의 정의만 보면 축구도 이 세계에 들어맞을 수 있지만, 그 당시 레이 올덴버그가 제3의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으로 제시한 것은 축구장의 세계와 거리가 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축구장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이긴 하지만 분명 다른 느낌을 가진다.

 

 대화를 중시하고, 개개인을 존중하며, 무엇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지 않은 공간(Netrual Ground)을 경기가 진행되는 축구장에서 평소 기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주로 카페 같은 곳이 제3의 공간으로 많이 거론된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카페에서 대화를 하고, 게다가 보편적으로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카페에 방문한다. 카페는 커피 등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대화를 하기도 하고,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누구 하나가 독점적으로 용도로 정할 수 없다. 이 제3의 공간에서 제1의 공간과 제2의 공간이 주지 못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다.

 

http://www.chiefexe.com/news/ArticleView.asp?listId=MjkxM3x8bGltaXRfZmFsc2Ug

 

 

 이 제3의 공간으로 좋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발현하는 것을 의도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격의 없는 모습으로 서로 다른 소재로 대화하면서 창의성을 발현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누군가의 이론이다. 게다가 1980년에 소개된 것이다. 도시사회학자는 수긍하지 못할 수 있지만 축구장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교감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축구장은 제3의 공간이라면 가질 수 있는 특성을 모두 챙길 수 없는 장소이지만, 적어도 사람들이 빈번하게, 자발적으로, 그리고 격식을 차리지 않고 모일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축구장에 모인다. 서포터즈의 일원으로 모이기도 한다. 소속감을 이뤄서 영감과 교감을 만들기도 한다. 당장 참신한 걸개 하나 만드는 것도 영감과 교감 모두가 필요하다. 응원하는 과정, 응원을 빙자해 단체로 노래방을 체험하는 듯한 것들도 다양성에 보탬을 준다. 그 밖에도 아이들이 축구를 좋아해서 가족 단위의 관객이 경기장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다양한 이유로 모인 이들은 주로 하나의 목적 하에 경기에 몰입한다. 제3의 공간에서 좋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발현하는 것이다.

 

성남에서 있었던 일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확장했기에 이 의견에 수긍하지 못한 이들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성남의 서포터즈인 블랙리스트를 포함하여 경기장에 찾아오는 성남의 팬들은 어디서 왔든 그 공통의 성향을 체감할 것이다. 성남 FC를 정기적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공유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지나가는 까치만 봐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업은 경기를 포함하여 성남 FC가 주는 이벤트에서 온다.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이, 어디서 왔든 스타디움 구역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하나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

 

 축구장에서도 그 환경을 경험할 수 있고, 때로는 그것을 극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그 날, 성남 FC는 특별했다. 5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성남 FC를 열렬히 응원했던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힘든 사투를 하게 되었다.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아이를 위해 성남 FC는 손을 내밀었다. 성남 FC는 천안과의 경기에서 그 아이의 쾌유를 바라는 행사를 준비했다. 성남 FC는 그 아이를 응원하기 위해 티셔츠를 만들었고, 선수단이 그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구단은 해당 홈 경기 티켓 수입의 절반과 티셔츠 판매 수익을 그 아이에게 전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행사는 ‘법인’의 선에서 끝나지 않았다. 개인도 그 특별한 날을 맞이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선수들은 이 아이를 위해 모금을 진행하였다. 그 날 현재 성남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비롯하여, 다른 팀에서 뛰고 있지만 성남 FC를 거쳤던 선수들도 영상 편지를 통해 그 아이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쾌유를 기원했다. 성남 FC의 주장인 심동운 선수는 응원 문구가 담긴 완장을 팔에 차고 경기에 나섰다. 이 밖에도 선수들은 이 아이와 직간접적으로 소통했다고 한다.

 

 이 아이와 함께 성남 FC를 응원했던 팬들도 힘껏 마음을 표현했다. 응원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구단의 도움이 있었지만 전 관중이 그 아이의 생일인 3월 7일에서 착안하여 전반 37분에 다 같이 일어나서 박수로 이 아이에게 성원을 보냈다. 그 아이를 성남 FC가 아니라면 만날 수도,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성남 FC가 유일한 공통점일 수도 있지만 성남 FC라는 것을 서로 공유하기에 우리는 그 아이에게 최선을 다했고, 또, 다할 것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경기장에 찾았지만, 이들은 성남 FC로 소속감을 느끼고 교감을 가진다.

 

20230416_140846.jpg

 

 최근 커뮤니티 등에서 만화로 K리그와 성남 FC와 관련된 내용을 표현하고 있던 성남 FC 팬은 직접 그린 스티커를 씰 형태로 제작하여 판매하였다. 그리고 역시 그 수익 모두를 이 아이에게 기부했다. 그 씰에는 그 아이를 캐릭터화한 것도, 그동안 그렸던 성남 FC 마스코트도 있었고, 그 만화의 오너캐라고 할 수 있는 상품도 존재했다. 여기서도 성남 FC라는 공통 가치 하에 모두가 품고 있던 교감도 나온다. 그리고 그 아이와는 다른 화두지만 여기서 창의성 있는 영감도 만날 수 있다. 그 ‘오너캐’가 바로 그것이다.

 

팬들이 만드는 성남 FC

 

 성남 FC의 것들을 소비하는 이가 오히려 생산자의 역할을 맡아 상품을 판매했다. 물론 그가 실제로 가져가는 돈은 없었을 것이다. 소비자가 생산자로 치환되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성남 FC에서 착안하여 성남 FC에서 직접적으로 창출되지 않은 콘텐츠가 성남 FC를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했다. 캐릭터를 만든다. 영상을 만든다. 콘텐츠를 만든다. 1980년대와 달라진 점은 개개인이 어디서나 자신의 표현과 창작물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의견의 교환은 대화에서 끝나지 않고, 소속감의 표현 역시 유형의 것을 교환하면서 탄생할 수도 있다.

 

 여건과 상황에 따라 용인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지만, 거래 자체는 영감과 교감을 촉진할 수 있다. 화폐는 생각을 외부로 공급할 계기를 주고, 수요도 새롭고 참신한 영감을 맞이할 수 있게 한다. 그것도 하나의 수단이고, 실제로 ‘덕질’의 분야에서도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 기꺼이 회사의 팬이 되는 사람들이 회사가 커버할 수 없는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메울 수 있다. 유튜브에 아이돌을 띄우는 영상을 게시하고, 아이돌을 위한 생일 카페를 열면서 팬들도 서로 즐기고, 이른바 ‘머글’에게 홍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로 인해 실제로 인지도가 급격하게 오른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책에 따라 용인할 수 있는 범위가 있기에 이 움직임은 분명히 제한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흐름마저 막히는 것은 아니다. 화폐 대신 다른 동기를 제공하여 각자의 서사를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창조할 수도 있다. 가장 유명한 수단이 돈이라서 그렇지 충분히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과 교감을 거쳐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 당장 제3의 공간이라고 칭한 것들도 화폐 대신 공감이나 다른 요인으로 다양성과 창조성을 추구한다. 소속감과 동질감만 가진 상태에서 누군가의 계획이 아닌 각자의 이야기를 생각하지도 못했던 수단과 다채로운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여러 계획도시로 구현된 성남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계획을 파편화하면서 시작할 수도 있다. 당시 광주라는 이름을 달았던 지구의 이야기, 분당신도시의 이야기, 판교신도시의 이야기, 그리고 어쩌면 위례신도시의 이야기 모두 소중하지만, 각자 권역의 이야기를 잘게 쪼갤 수도 있다. 계획적인 세계에서 줄 수 없는 것에서 탈피하여 개인과 소규모 집단의 서사에 주목할 수도 있다. 그들의 시점에서 성남 FC를 만났을 때 표현하는 것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로 인해 다양하게 나오는 서사, 그리고 그것에서 공통점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추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양한 의견을 재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교환의 과정을 의미한다.

 

 축구계가 월드컵의 성과를 기회로 여기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각자 다르고, 각자 월드컵을 임하는 서사도 다르다. 하지만 환호와 기쁨은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서로 공감한다. 그리고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진다. 관심이 생긴다. 축구를 많이 접하게 되는 아이는 경기장을 찾고,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 시선을 K리그로 돌린다. 조규성 선수가 조명되었던 것은 트위터 같은 SNS였고, 그 리트윗의 증거는 여론을 더 강하게 뭉치게 했다.

 

 성남 FC가 당장 그 엄청났던 리트윗의 규모를 구현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모 구단처럼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고객이 경기장을 가득 찾는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 특별한 날을 대했던 것처럼 그 서사를 모으고 교환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작은 움직임이지만 사람들에게 축구에 대한 감정과 성남 FC에 대한 서사를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성남 FC의 구성원들이 만드는 공동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이다.

 

- 다녀온 경기

2023.04.16

@ 탄천종합운동장

성남 FC vs 천안 시티 FC

2 : 0 / 성남 FC 승

관중 수 : 1,468명

 

20230416_133011.jpg

 

NEXT - (12) 인천 유나이티드

 

칼럼 'Football in City' 인덱스

https://www.flayus.com/108510837

 

댓글 6

COSMO 작성자 2023.07.09. 19:55
 윤느
이렇게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7.09. 19:55
 열혈축덕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7.11. 00:24
 토쟁이김씨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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