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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파랑주의보를 기대하는 아산' Football in City (4) - 충남 아산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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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온양온천

 

 예전에는 온천이 관광 자원으로 각광을 크게 받았다고 한다. 역사가 꽤 오래 되었다고 한다. 아산의 온양온천만 해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세종이 치료를 위해 다녀온 이후에 조선시대 왕들이 이 온천에 방문했다. 게다가 무려 1930년대부터 온양온천이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괜히 ‘온앙온천역’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해방 전후에 있었던 유행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 심지어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도 온천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이 대세였기 때문이다. 그때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가기도 어려운 시절이었다. 충주 수안보(수안보온천), 유성(유성온천)도 온천의 도시로 사랑받았는데 특히 지금의 아산시 지역에는 유명한 온천이 많이 있었다. 온양온천과 도고온천 등 간판 온천이 모여있는 아산은 그렇게 온천의 도시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리고 온양온천은 지금까지도 아산의 원도심으로 남아 있을 정도로 그 위세의 흔적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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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그 모습은 해외여행 자유화 정책이 시행될 때까지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지금도 아산에 온양온천, 도고온천, 그리고 아산온천이 멀쩡하게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온천관광으로 해당 장소에 방문하고 있다. 그것은 아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신혼여행 1순위로 꼽혔던 절정에 비하면 아쉬운 현황이다. 아산시 쪽만 해도 방문객 수가 이전에 비해 근 몇 년 사이에 감소하였다. 대형 온천호텔 몇 곳마저 문을 닫았다고 한다. 아산시로 가야 할 이유가 몇 가지 있겠지만, 한때 하나의 보장된 근거가 흐릿해지고 있다.

 

 그 흐릿한 상황에 비해 분명한 점이 있다. 이 현상은 단순히 관광 자원, 그 이상의 문제라는 것이다. 지자체가 지역 경제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 관광 수입이 상대적으로 큰 규모라면 당연히 그 단계까지 생각한다. 산업 하나의 미래가 흐려지면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일을 탐색해야 할 수도 있다. 문을 닫았다는 시설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생겨서 인력이 그쪽으로 진출하고 건물도 그 용도로 사용된다면 난관을 뛰어넘을 수 있으나, 인력이 유출되고 건물이 제 기능을 찾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례는 그나마 황금기를 경험한 지역의 고민거리다. 전성기조차 누려보지 못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짜야 하는 지역도 많다. 설령 먼 미래의 일이더라도 거의 모든 지역은 ‘생존’을 갈구한다. ‘지방 소멸’의 문제도 거기서 나온다. 생활을 위해 필요할 수도 있는 콘텐츠가 지방에 없어서 사람들이 그 지역을 이탈한다. 그러나 ‘지방 소멸’이라는 확실한 어젠다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당장 외딴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때 화려했던 관광 도시도 이에 해당하며, 산업 재편을 고민하는 각 권역별 대도시도 이에 해당한다. 심지어 도시의 원도심도 예외는 아니다.

 

너더리길의 존재

 

 각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방법론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시정을 막론하고 공기업과 공공 기관을 지방으로 보내는 이슈도 있다. 지방에 혁신 도시를 만드는 사례도 있는 반면에 권역별로 거점 도시 위주의 진흥 정책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도시재생의 방향성에도 재개발과 근린재생을 두고 각자 저마다의 견해를 내세우기도 한다. 지방 개발의 문제는 입장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상이하기 때문에 탄탄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함부로 벌집을 건드릴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방식을 차용하든 모든 지역은 각자 나름대로 살 길을 찾는다는 점이다. 정책을 펼치다 보면 기조가 바뀔 수도 있고, 심지어 중앙에서 관련 예산이 내려오지 않으면 정책을 꾸리는 것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모두 도시를 진흥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 있다. 즉, 사회적 스탠스와 무관하게 공통된 방향성이 존재한다. 이 논의와 실천은 결국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지역을 활성화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 결과에서 나온 것이다.

 

 아산시 역시 온양온천역 부근의 원도심을 살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첫 번째는 기존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에서 나온다. 그리고 아산 같은 경우는 그것이 온천 활성화라고 볼 수 있다. 다수 유명 온천의 소재지인 아산시는 온천대축제 등을 개최했던 적이 있다. 또한, 아산시는 온천과 여타 수단을 융합하여 온천의료관광을 밀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아산시는 온천 산업의 활성화를 다시 유도하기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설을 개선하려고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다시 온천 관광을 활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너더리길’과 같은 사례가 있다. 온양온천역 뒷쪽을 보면 ‘너더리길’이라는 것이 보인다. 온양온천역이면 아산에서 번화한 지역이지만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데 그 근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개선이 필요한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그 골목길을 브랜딩했다. 너더리길에 있는 설명을 빌리면 ‘충청남도 아산시 온양의 관교리마을에 널빤지로 다리를 만들어 놓았다고 해서 너더리가 되었다는’ 서사를 가져왔다. 골목길에 브랜드와 서사를 부여하고, 그 컨셉에 맞게 목재를 사용하여 건물 입면을 디자인하고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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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적은 시간과 수고로 단순히 도시의 외관을 정비하면서 우중충한 환경에서 벗어나 더 깔끔한 미관을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마치 건설사가 아파트에 브랜드와 컨셉을 부여하는 것과 비슷한 시각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파트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서 잠재 입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집값을 상승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 성격은 다르겠지만, 너더리길 같은 골목길에도 브랜드를 만들면서 지역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아산과 그 골목길의 정체성을 아로새긴다는 점이다. 다만, 사람들이 그 서사에 공감하는 것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다.

 

(너더리길 설명)

http://www.chungnam.go.kr/media/mediaMain.do?article_no=MD0001721056&med_action=view&mnu_cd=CNNMENU00009

 

 

 다시 적지만 브랜드와 서사를 부여하고, 그에 맞게 실제로 디자인한다. 이 글은 K리그를 포함하여 국내 축구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축구단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그렇다면 스포츠가 어느 누구보다 부족하지 않게 브랜드, 서사, 그리고 실제 보여주는 아이템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 것이다. 연고지에서 착안한 브랜드, 선수가 경기 등을 통해 만들어 내는 서사, 그리고 지역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각자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아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지역 더비의 탄생

 

 아산에 터를 잡고 있는 스포츠 구단에는 여자농구 WKBL의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 그리고 K리그2의 충남 아산 FC가 있다. 특히 충남 아산 FC는 봄부터 가을까지 축구라는 매개체로 고객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팀이다. 충남 아산 FC는 그 오랜 기간 동안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서사를 만들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박동혁 감독 하에서 팀은 단단히 구성되었고, 말로 형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아산은 외인구단 이미지로 K리그 팬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원래 충남 아산 FC는 충청남도 유일의 K리그 구단이었다. 그런데 2023년에 옆동네 천안에서 천안 시티 FC가 K리그2에 참가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충남 더비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천안아산 더비, 또 누군가는 아산천안 더비라고 하는 이벤트가 이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충남 아산 FC와 천안 시티 FC의 관계 또한 지역 서사 위에 서 있다. 천안과 아산 간 지역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꽤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막상 충남 아산 FC의 홈 구장인 이순신종합운동장에 가는 순간 그래도 더비를 활성화하려는 기운이 물씬 느껴졌다.

 

 K리그에서 충남 더비가 처음으로 진행된 그 날, 큰 길가에서 아산이순신운동장으로 진입하면 충남 아산 FC가 내세운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We Are The CAFC♥’처럼 아산의 선전을 빌었던 문구도 있었고, 동시에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연진아! 나 너무 신나 오늘 우리 선수들이 천안을 이겼거든’과 같이 천안에 대한 도발이 담긴 내용도 그 현수막에 있었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오늘 경기에 대한 의미, 그리고 충남 아산 FC라는 팀이 이 더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체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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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당시 사정 등으로 인하여 더비가 경기장에서는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라고 볼 수 없었지만, 아산의 도발 덕에 이미 대외적으로 충남 더비의 분위기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알려졌다. 아산 쪽에서는 이미 더비로서의 당위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역 이슈라고 하는 것에 충분히 동의하지 않던 사람들 역시 굳이 ‘지역 갈등’이라는 근거를 억지로 찾지 않아도 이웃 도시 간의 새로운 경쟁에 흥미를 붙일 수도 있다. 또한,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

 

 어느 순간 아무 이유 없이 좋고 나쁜 감정이 형성될 수 있지만 관계가 무르익을수록 어떤 감정이 발현되는 것에는 대부분 그 사유가 존재한다. 그리고 축구장에서 활용되는 그 감정이 굳이 축구 밖에서 생겨야 할 이유가 없다. 대중이 매료될 서사를 들고 오면 충분히 그 안에서도 건전한 경쟁 심리가 새롭게 발현될 수도 있다. 물론 어떤, 그리고 어쩌면 많은 더비는 각 지역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고 급조에 가까운 치적으로 탄생한 것이기에 팬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인위적인 더비라도 K리그 구성원들이 관심 있게 쳐다본 더비가 있고, 분명히 우리 머릿속에 남아 있다.

 

굳이 왜 더비를 만드는가?

 

 이 더비의 당위성은 그저 지역 경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당장 충남 아산 FC와 천안 시티 FC를 모두 후원하고 있는 도솔한방병원은 식전 행사와 하프타임 등에서 이벤트에 참여하였다. 두 지역이 충청권 대표 도시로 붙어 있기 때문에 양 팀을 모두 도와주기에 적절한 환경이었다. 게다가 각 지역 정치인이 모여 축구장에서 우호를 다지는 것도 K리그와 각 구단 입장에서 좋은 일이다. K리그 경기가 지역의 비즈니스 현장으로 자리매김하고, K리그 경기를 가야 지역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전 하나 시티즌이 그렇게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있지만 K리그2에서 그 환경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 지역 더비가 그 역할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도 있다.

 

 충남 아산 FC가 이겼으니 아산을 앞으로 서술하여, 아산천안 더비는 그래도 이웃 지역 간 경기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정당성이 있는 매치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하지만 K리그에 더비가 너무 많다는 의견도 존재하고, 심지어 협약식까지 맺어가면서 더비가 형성된 경우도 가끔 존재한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굳이 더비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축구의 인기가 절대적인 유럽만 보더라도 더비는 매우 한정적인 상황에서 서로 관계가 매우 뜨거울 때 발현되기 때문이다. K리그의 어떤 더비는 뜨겁지도, 그렇다고 의미가 있지도 않아서 이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결국 콘텐츠에 대한 고민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와야 하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귀빈들도 이 경기장에 찾아야 각 K리그의 팀들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다. 구단의 성적이 엄청 좋거나 그 귀빈들이 특히 축구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큰 동기 부여 없이 축구장에 방문할 수 잇으나, 그런 케이스가 하늘에서 툭 떨어지기 기원할 수 없다. 노를 젓기 위해 마중물이 들어와야 하듯이 K리그 일반 관객들과 함께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올 수 있도록 하려면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할 수 있다. 개막전이 될 수도 있지만, 더비 경기가 필요한 현실적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K리그에 더 많이 와서 경기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경기장 밖에서도 지역의 사람들이 관련 얘기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K리그의 입지는 분명 올라갈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서적에서 볼 수 있듯이 오피니언 리더들이 축구장에 와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와중에 축구와 K리그, 그리고 팀에 대한 얘기는 한 스푼이라도 할 수 있다면 K리그와 팀의 위상이 지역에서 많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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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는 구단이 브랜드를 만들고, 축구로 서사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그 브랜드와 서사를 접할 수 있다면, 2차 창작 콘텐츠 같은 파생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비라는 그 뜨거운 경쟁 속에서 아산의 승리를 기원하여 팬들이 만든 현수막도 보고 새로운 아이템을 탄생시킬 수 있다면 파급력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스포츠는 서사를 만들기 너무 쉬운 구조다. 그 서사에 공감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서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도시 연고의 필요성?

 

 국내 축구의 시스템은 유럽의 축구 환경에서 가져왔다. 한국 축구 디비전은 미국처럼 프랜차이즈 제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참가할 수 있는 팀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하고 승강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적어도 축구의 관점에서 봤을 때에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선수로 뛸 수 있는 일자리가 더 많으니까 더 많은 유소년들이 직업적으로 축구에 관심을 가진다.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면 그 일자리에 도전할 인재들도 많아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축구 발전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으로 생각했을 때 논쟁적인 토론이 오갈 수 있다. K리그의 흥행이 그동안 아쉬웠던 이유를 지목하는 일부는 연고지를 광역 생활권의 컨셉으로 잡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고 지적한다. 틀린 얘기는 아닐 수 있다. 권역별 연고 제도를 채택하면서 출범한 KBO 리그는 흥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서 그런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물론 프로야구는 고교야구의 인기를 그래도 가져와서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권역별로 잘 나갔던 고등학교도 서울, 광주, 부산 등 대도시 위주였다고 볼 수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제 작다고 하는 지방 소도시 같은 케이스가 오히려 도시 홍보나 콘텐츠 생성에 앞장서고 있다. 당장 지방 소멸 이슈와 함께 어떤 지방자치단체는 가까운 미래에 존폐를 걱정하는 처지에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지역 활성화라는 주제를 가지고 사람들마다 각자 품고 있는 생각이 다 다르다. 지방 소멸, 지방 발전, 수도권 과밀화 등의 이슈가 쌓이면 사람들은 수도권,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막론하고 비전문적인 지식까지 끌어오며 자신만의 입장을 서술할 것이다. 그 방식은 견해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다양할 것이다.

 

 그 얘기에 대해 서술할 것도 아니다. ‘유감스럽지만 몇 개의 지역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막상 지목당한 지역들은 그것에 수긍할 수 없다. 오히려 도전해야 할 뿐이다. 이 사례는 극단적인 케이스이고, 충청권에서 단단한 입지를 가지고 있는 아산은 사정이 훨씬 낫다. 하지만 이런 도시마저도 찬란했던 관광업에서 어려움에 봉착하고, 도시를 어떻게 하면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것이다. 도시에도 브랜드가 필요하고, 사람들을 유치하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해야 하며, 더 나아가 사람들의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서사마저 필요할 수 있다.

 

 앞으로의 개발이든 근린재생이든 도시 발전을 꾀하는 과정 속에서 어떤 방향성을 채택하든, 결국 지역에 콘텐츠가 존재해야 한다. 축구단처럼 거창한 콘텐츠도 있으면 좋지만, 결국 사람들이 거기서 생활하고 싶거나, 타 지역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서 올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서울에서 하기 편하기 때문에 서울에 살고 싶어하는 것일 수 있다. 혹은, 백종원 씨가 선보이는 예산시장을 방문하여 예산시에 대한 관광 수요가 늘어난 것도 볼 수 있고, 서퍼비치의 영향으로 양양군 등이 활성화된 것도 파악할 수 있다.

 

 아산시도 온천 관광지 리뉴얼 등의 방식을 시도하고 있고, 도시재생 사업으로 너더리길 같은 사업도 했다. 그리고 아산시도 그렇고 상당수의 지자체들이 도시 미화 활동과 함께 시설을 만들고 이벤트를 전개한다. 온양온천 등 아산 원도심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에 부합할 수 있다. K리그는 그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산시민들을 포함하여 온양온천역에서 내려서 경기장에 갈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다.

 

 관의 홍보 정책은 일정한 기준에 의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구단과 크게 엮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충남 아산 FC 역시 아산시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 당장 SNS나 커뮤니티를 통하여 대중에 제시할 수 있다. 아산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을 수도 있다. 굳이 아산의 축구단이 직접 할 필요도 없다. 충청권에도 지역을 생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고, 축구 쪽에서도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에이전시도 존재할 것이다. 아산시와 FC는 오프라인에서 광장을 열어주고 온라인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장을 오픈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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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과정에서 방금 언급했듯이 K리그는 전국에 홍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물론 축구는 야구 등의 문화에 비해 더 발전해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꼭 어디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축구는 앞으로 더 많은 성장을 요하는 콘텐츠다. 그래도 K리그는 전국에 화제성을 유도할 수 있다. K리그의 인기 상승과 함께 K리그가 사람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글 한 문장이라도 파급력을 매우 크게 줄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K리그와 그에 관련된 콘텐츠가 빠르게 퍼져 나간다. K리그에서 생산하는 밈 역시 대중에 퍼져나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안이하게 홍보만 해서 될 일은 아니다. 효과적인 광고처럼 사람들의 흥미와 동기를 자극할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를 잘 구성해야 연고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 주시하고 있는 K리그 고객들에게도 알리고자 하는 가치를 어필할 수 있다. 아산의 축구 경기에 방문하는 스포츠 팬들도 많고 이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언제나 알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정기적으로 네 자리 수의 사람들이 와서 오로지 한 곳만 바라보는 이벤트는 스포츠를 제외하면 흔하지 않다. 특히 그런 콘텐츠가 절실해진 소도시 지자체에서는 축구만한 곳이 없다.

 

 이전엔 그 방식이 틀렸을지 모르지만 소도시의 이해 관계에 맞출 수 있는 축구의 시간이 다가올 수도 있다. 영광을 다시 누리고 싶은 아산이라면 더 그럴지도 모른다. 충남 아산 FC는 그렇게 사람들의 예상을 비웃고 파랑주의보와 같은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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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온 경기

2023.03.18
@ 이순신종합운동장
충남 아산 FC vs 천안 시티 FC
1 : 0 / 충남 아산 FC 승
관중 수 : 3,762명

 

20230318_13275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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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특별시의 귀환' Football in City (1) - 대전 하나 시티즌

https://www.flayus.com/107313909

 

'천안의 첫 도약' Football in City (2) - 천안 시티 FC

https://www.flayus.com/107524526

 

'캐슬파크의 주인' Football in City (3) - 수원 FC

https://www.flayus.com/107664290

 

댓글 4

붱붱이보좌관 2023.05.18. 14:19
충남 아산 FC가 이겼으니 아산을 앞으로 서술하여,

아이 신나
댓글
붱붱이보좌관 2023.05.18. 14:24
충남 아산 FC 역시 아산시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 당장 SNS나 커뮤니티를 통하여 대중에 제시할 수 있다. 아산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기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을 수도 있다.



충남아산이 전신 때부터 이걸 꽤 잘했다고 느끼는 게, 물론 창단을 위해서 관심층을 한 사람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노력이었겠지만 무궁화 막시즌 때 외암리 민속마을 같은 동네 관광지에서 주세종 최요셉 이명주 데려다가 시즌 홍보영상을 찍고 공세리성당을 유니폼 티저영상에 넣고 지금도 출정식을 현충사에서 여는 거같이 지역 명소를 알리는 일을 정말 자주 함. 어찌보면 열악하고 존폐위기가 있어서 일을 열심히 한 케이스 같기도 하지만... 온양전통시장이나 이마트, 투썸플레이스 같은 동네 가게에 엠블럼 천막이나 선수단 사진 래핑도 해서 지역민에게 구단을 알리는 일과 외부인에게 지역을 알리는 일을 모두 하고 있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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