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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프리뷰/리뷰 '캐슬파크의 주인' Football in City (3) - 수원 FC

  • COS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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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수원 FC’를 아시나요?

 

 수원시에 축구단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수원 FC’라는 팀 역시 K리그에 출전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안다고 보장할 수 없다. 지역 라이벌에 비해 K리그에 참여한 역사가 짧기 때문일 수 있다. 수원시청 축구단부터 시작한 팀 역사는 2013년에 그 당시 K리그의 2부 리그 포지션이었던 ‘K리그 챌린지’가 첫 선을 보이면서 급격히 전환되었다. 2016년, 1부 리그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고 시즌 초반에 돌풍의 팀으로 인식되었다. 수원 FC는 연고 라이벌인 수원 삼성 블루윙즈를 명승부 끝에 1번 이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1년 만에 아쉬운 강등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수원 더비를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다섯 해가 지난 2021 시즌이었다. 수원 FC는 아픈 과거를 잊지 않았다. 성적보다 더 아팠던 것은 K리그 최고 인기 팀 중 하나인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비해 인지도와 팬덤에서 열세라는 점이었다. 전국구 명가를 단번에 넘어서기 힘들었다. K리그 팬들은 이제 수원 FC를 알지만, 그 청백적의 물결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원시민들이 수원 FC를 좋아하고 응원해야만 했다. 수원 FC라는 팀이 안정적인 팀으로 정착되려면 성적도 중요하지만 인지도나 지역 내 영향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2021년 시즌 K리그1으로 돌아오면서 성적에서 다시 만회할 기회가 주어졌다. 수원 FC는 이전과 다른 팀이 되었다. 베테랑 선수와 스타플레이어를 잔뜩 영입했다. 박주호 선수를 영입한 일은 여러 의미로 수원 FC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 러시아 월드컵 멤버였기 때문에 축구 내적으로도 플러스 요인이 되었지만,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박주호 선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울산 시절부터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그 과정이 노출되고, 수원 FC도 조금씩 사람들의 시야에 들어왔다. 같은 테마를 다뤄도 박주호 선수가 출연한 영상은 다른 선수가 나올 때보다 조회수가 더 나올 정도다.

 

 그 기조의 정점은 2022년 이승우 선수를 영입한 것이었다. 축구를 멀리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 사람이면 이승우 선수를 모를 리가 없다. 이승우 선수는 대한민국의 축구사에서 몇 페이지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스스로 빛나게 할 수 있는 스타라고 할 수 있다. 그 선수가 수원 FC에 왔다. 이승우 선수가 등장하면 다른 팀의 팬들도 반응한다. 유니폼에 이승우 선수를 마킹한 사람들이 남녀노소 홈/원정 가릴 것 없이 경기장에 출몰한다. 수원 FC는 이승우 선수를 활용한 제작물을 경기장 곳곳에 선보이면서 스타 파워를 유도하려고 했다.

 

 

 전에 없었던 일이라고 할 수 없지만 K리그에서 흔하지 않은 유입 경로일 수 있다. 물론 K리그 구성원들은 항상 스타를 갈망했다. 그러나 축구로 세상을 평정하여 인기를 끄는 구도를 예상한다. 2022년 한일 월드컵이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이뤘던 성취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그들의 팬덤은 단순히 축구를 잘했다고 형성된 것이라 보기에 애매한 구석이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축구 내적으로도 유능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였다. 그런데 이 선수들은 전형적으로 기대하는 팬덤 유입과 다른 형태로도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 중 일부도 K리그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다. 당연하게도 박주호 선수와 이승우 선수는 대단히 빼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축구 이상의 기질에서 자신을 밝게 빛나게 할 수 있는 선수였다. 축구를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경기장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인을 만들 수 있다.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최소한 대중의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가끔 팬들의 반응과 비교할 때 이질적인 모습이 생기기도 하지만, 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K리그에 모이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스타이며, 수원 FC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동기를 제공하였다.

 

당신의 시야에 북극성이 있다는 것

 

 북극성이라는 별은 육안으로도 잘 보인다고 하지만 북극에 제일 가까운 별이라고 알려져 있기에 방위를 파악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를 스타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스타는 정말 잘 보일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더 대단한 스타는 롤모델로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동시에 스타는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할 수 있다. 마치 사람들이 북극성을 보고 방위를 찾고, 북극성 역시 모두를 이끌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앞선 예시처럼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사람 말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수원의 랜드마크, 수원 화성도 마찬가지다. 자체적인 생활권을 가지고 있다는 수원, 그 수원을 만들었던 것은 수원화성이다. 애초에 수원시가 지금처럼 인구 100만 명 이상의 ‘수원특례시’라는 명성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도 화성에서 온다. 화성은 단순히 조선시대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그곳으로 이장한 이력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다. 거중기 등 신기술을 동원하여 화성이라는 혁신을 구축하였다. 왕이 신경을 쓰는데 그곳이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시대상을 반영하는 기술과 예술이 수원화성으로 말미암아 구축되었고 그곳은 랜드마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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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 이후 수원화성의 존재감이 흐려졌다고 하지만, 결국 ‘북극성’이 계속 존재하고 그것이 남아있는 한 여전히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수원의 원도심이 화성 중심으로 형성되고 발전되었다. 도심에 랜드마크가 있다면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언제나 그 존재와 함께하게 된다. 출퇴근하면서 언제나 화성을 보고, 산책할 때에도 화성을 따라 걷는다. 그러니 그 주변에 상권이 형성된다. 수원화성의 생활권에 있다보니 그 랜드마크의 가치에 동화될 수 있다. 적어도 그 주변에 사람이 모이니 화성은 시민들의 일상에서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화성 행궁이라는 광장에 시민들이 모인다. 심지어 행궁과 그 주변의 이벤트를 탐사하려고 관광객들도 모인다. 수원화성의 성곽 주위에 O리단길 시리즈 중 하나인 행리단길도 있다. 장안문 주변에는 화성과 오랜 역사를 같이 한 장안문거북시장도 있다. 수원의 유명하다는 만두집도 이 곳에 있다. 화성 그 자체가 형성하는 광장부터 전통을 간직한 시장, 그리고 최근에 생겨난 특성화 거리까지 시간을 막론하고 다양한 스팟들이 형성되어 있다. 젊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하는 행리단길과 전통을 간직한 시장은 서로 비교하면 이질적이지만 화성이라는 북극성으로 모여 있다. 그것이 화성의 위력이다.

 

 당장 수원 연고의 팀들만 봐도 수원화성의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수원 FC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엠블럼에 모두 화성이 있다. 지역의 상징이 아니라면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수원 FC의 마스코트의 마스코트를 보면 장안장군, 팔달장군, 창룡장군, 화서장군 등은 각각 수원화성의 네 문인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을 알 수 있다. 수원 FC의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의 가변석 이름 역시 화성장대이며, 경기장의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수원화성에서 본뜬 것처럼 보이는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원의 축구단은 출정식을 화성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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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에서 모티브를 얻은 수원 FC 마스코트
 

Road To Castle Park

 

 수원 더비를 위하여 수원 삼성 서포터즈인 프렌테 트리콜로가 선택한 방식 역시 수원화성을 활용한 거리 행진이었다. 같은 연고지였기에 가능한 이벤트였을 것이다. K리그에서 두 개 이상의 팀들이 한 연고지에 있는 것은 흔하지 않다. K3리그나 K4리그로 시야를 넓히면 조금 더 찾을 수 있으나, 적어도 K리그 내에서는 단 두 도시 밖에 없는데, 그나마 서울의 FC 서울과 서울 이랜드 FC는 서로 다른 리그에 있어서 맞붙기 힘들다. 그에 비해 수원의 수원 삼성과 수원 FC는 K리그1만 세봐도 13번 만났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유일하게 자주 볼 수 있는 지역 더비다.

 

 수원 삼성 서포터즈인 프렌테 트리콜로는 수원 FC 원정을 갈 때마다 별 다른 이슈가 없다면 거리 행진을 채택한다. 지역 더비로서 의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행사지만, 수원 더비는 곧 수원 축구의 얼굴을 찾는 자리라고도 생각할 수 있기에 가볍게 바라볼 수도 없었다. 프렌테 트리콜로가 세운 이번 거리 행진 일정은 화성 행궁 광장에서 시작하여 장안문을 거쳐 수원종합운동장에 도착하는 코스로 구성되었다. 수원종합운동장이 도착점인 것이야 당연히 곧 경기를 진행할 장소라서 그런 것이지만, 행궁과 장안문은 모두 수원화성의 한 구조물이다.

 

 수원 더비가 열리는 당일 11시경 화성 행궁 광장에 많은 수원 삼성 팬들이 모였다. 그들의 분위기는 마치 출정식을 연상케 했다. 동시간에 화성 행궁 앞에서 정조 시대에 주로 했다던 무예24기의 시연을 보러 온 관광객들의 시선마저 끌었다. 외국인까지 있던 인파는 무예24기 관람이 주 목적이었기에 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청백적의 행렬이 무엇인지 궁금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하나의 가치로 형성된 광장에 다양한 일들이 하나로 형성되었고, 어쩌면 그 다양한 의도로 모인 사람들이 하나로 모일 수도 있는 순간일 수도 있었다.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그 존재에 호기심을 가졌으니 말이다.

 

 그 청백적의 퍼레이드는 장안문을 경유하여 경기장으로 갔다. 그 움직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었다. 온라인 중계는 꽤 의미 있는 동시접속자 지표를 유도했다. 오프라인은 어쩌면 그것보다 더 의미있는 순간이었을 수도 있다. 수원 삼성의 팬이든, 타 구단의 팬이든, 혹은 아예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든간에 지역의 랜드마크를 활용한 사람들에 관심을 가졌다. 어떤 팬은 수원 삼성의 깃발을 아파트 창문에서 흔들었다. 장안문에서 울려퍼지는 응원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지나가던 이들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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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수원종합운동장에 도달한 그들의 행진을 ‘직관’하려는 축구 팬들이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지를 세우고 같이 걷는 과정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도 의문이다. 그렇기에 그것도 밝게 빛나는 별처럼 빛났다. 그 행렬에는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블루윙즈라는 가치 아래서 단일된 모습으로 응원가를 부르고 신나게 뛰놀았다. 퍼레이드 내외부에서 다양한 이들이 북극성을 보는 것처럼 하나의 기치 아래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수원 도심의 상징이라는 화성을 돌며 자신만의 랜드마크를 형성하였다.

 

K리그를 ‘직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축구팬들의 목적지인 수원종합운동장도 하나의 랜드마크인 것처럼 보였다, 수원 FC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축구장은 그날 수원 삼성의 랜드마크이기도 했을 것이다. K리그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K리그 경기장은 랜드마크 그 자체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축구장은 동시에 몇 천 명이 모이는 축제라고 해도 적절한 표현일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 이상 축제가 보장된 환경이다. 야구만큼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방문한 이력이 쌓이고, 피드백을 나눌 수 있으며, 더 보람차고 유익한 시간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경기장에 가서 직접 관람하는 것은 축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TV나 뉴미디어를 통해 축구를 시청하는 것도 물론 재미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직관’은 다른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스크린을 거친 시청은 연출과 카메라가 의도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장에서는 축구를 더 다른 시각에서 지켜볼 수 있다. 가령, 특정 선수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다. 골키퍼만 보는 것은 TV 시청에서 쉽게 할 수 없는 행위다. 또한, 오프더볼의 움직임을 통하여 팀 전술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도 있다는 장점을 축구장에서 구현할 수 있다.

 

 물론 가공된 방송에서도 확실한 차별점이 존재한다. 캐스터와 해설의 도움으로 경기의 현황을 더 면밀하게 알 수 있다. 뉴미디어 독점 중계의 영향으로 최근 프리뷰 쇼를 통해 재미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구성을 선보이는데 이는 현장에서는 쉽게 체득할 수 없다. 중계 방송도 ‘직관’의 의미를 알기 때문에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장에서도 뉴미디어를 통해 그 한계를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것이 바로 ‘직관’이 줄 수 없는 점이고 축구의 이해도와 직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직관’의 장점을 상기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이유로 경기장에 찾는다. 축구 팬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선 많은 사람들은 좋아하는 팀의 승리와 좋은 경기력을 보기 위해 경기를 봤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이 수원 더비에서는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되자 않는 사항일 수 있어도, 또 누군가는 동시에 이승우 선수 등을 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E석에서는 치어리더를 주 원인으로 생각했던 이들도 있어 보였다. 양 팀의 서포터즈 중에서는 응원을 ‘빙자’한 노래방에 같이 참여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당장 홈팀의 리얼크루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원정석을 꽉 채운 프렌테 트리콜로 역시 2시간 동안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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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극히 일반적인 명분을 벗어나서 이런 사례가 존재할 수도 있다. 가령, 이런 사례를 어디서 본 것처럼 아른아른하지만, 여성이 수원 FC 팬이고 남성이 축구를 많이 모르는 듯한 커플이 있었다. 여성분은 수원 FC의 축구를 자주 가족과 같이 보러 가는 듯했다. 그 여성은 선수 이름을 부르고, 지난 경기를 읊어가며 남성과 대화를 시도했다. 남자는 리액션에 급급한 것처럼 보였다. 이야기를 주도하는 척하려고 했지만 수원 FC를 향한 그의 지식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 남성은 정말 축구가 보고 싶어서 수원 더비를 찾은 것이 아닐 것이다. 다시 서술하지만 어디서 본 것처럼 아른아른거린다. 아마 꿈인가 싶다.

 

 분명한 것은 사람마다 경기장에 방문하는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축구의 문제에서 벗어난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경기를 집중해서 보기 위해 간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의도를 충족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를 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K리그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한 고민의 결과일 수도 있는 것이고, 커플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분명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특정 축구 선수가 외형이나 다른 이슈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 덕분에 사람들이 경기장에 찾았다고 해서 이들이 축구를 좋아한다고 볼 수 없다.

 

Welcome To Castle Park

 

 그렇다고 하더라도 구단이나 서포터즈 입장에서는 뜨내기와도 같은 사람들이 계속 경기장에 방문하길 원할 것이다. 최소한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다른 이들에게 팀이나 경기장에 대해 좋은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여기 좋았어’ 같은 표현보다도 하나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원 삼성 팬들이 수원화성을 경유하는 퍼레이드를 했던 것도 그럴 수 있는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청백적의 정체성에 매료되어 팬이 되고 더 나아가 이와 같은 활동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에 비해 수원 FC는 수원 삼성에 비해 팬들 모두가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 물론 수원 FC의 서포터즈인 리얼크루는 팀의 승리와 번영을 위하여 열성적으로 응원하고 있으며, 이를 수원 더비에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수원 FC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를 넘기 쉽지 않아 보일 수 있다. 수원 삼성은 분명 K리그에서 상당한 주목도를 지닌 스타와 같은 존재다. 그래도 수원 FC는 분명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그러려면 성적도, 대중의 이목도, 이 밖에도 열거하지 못하는 것들도 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수원 FC는 그 기준 중 상당수 부문에서 수원 삼성과 대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2022년 성적만 보더라도 수원 FC는 수원 삼성에 비해 더 좋은 성적을 만들었다. 또한, 스타 영입에 있어서도 이승우 선수라는 흥행 보장 카드를 영입하였다. 축구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팬들에게 평가가 좋았던 선수들을 데려왔다. 이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축구를 보여주면서 수원 FC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 되었다. 또한, 수원 FC는 놀이기구나 여러 부대 시설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수원 FC를 사랑할 수 있게 유도하였다. 그 덕분인지 수원 더비를 보니 경기장에 사람들이 많이 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라고 하면 연상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수원 FC도 그 정체성을 발현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 화성으로 수원시의 정체성이자 랜드마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색깔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수원 FC는 지금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유입을 기대하면서 그 유입 루트에 수원 FC의 색깔을 조금씩 첨가하고 있다. 수원 FC와 각 고객들의 교집합을 찾고 그 교집합으로 팬을 양성한 다음에 최대한 그 교집합을 늘리는 작업을 만들 것이다. 각 고객의 특성이 축구를 지향하지 않을 수 있지만 교집합으로 그 성향을 물들게 할 것이다. 그 방식이 성공적으로 전개된다면 사람들은 수원 FC 그 자체, 수원 FC의 축구, 그리고 수원 FC의 또 다른 무언가를 좋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너무 당연하게도 브랜드의 일관성이 필요하다. 수원 FC 측에서 고객이 경기장에 들어가면서부터 나올 때까지, 또, 그걸 넘어서 일상까지 침투하려면 적어도 교집합을 만드는 선에서 수원 FC의 브랜딩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일관성을 만들기 위해서 K리그 팬들에게 제일 중요한 랜드마크가 항상 있어야 한다. 그 랜드마크는 경기장이다. 수원 FC의 경기장 앞에 들어서면서 ‘이것이 수원 FC’라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지금처럼 가변석에 갔을 때 ‘이것이 수원 FC’라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런 브랜딩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것은 때로는 축구를 최적의 환경에서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K리그의 중심은 축구이며, 선수들이 축구를 좋은 여건에서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수원 FC는 프로 구단이다. 연고지 시민들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팀이기도 하다. 수원 FC가 더 좋은 구단이 되고, 수원 삼성보다 더 좋은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수원 FC가 껍질을 깨고 어떻게 날아오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230311_121933.jpg

 

- 다녀온 경기

2023.03.11
@ 수원종합운동장
수원 FC vs 수원 삼성 블루윙즈
2 : 1 / 수원 FC 승
관중 수 : 8,670명

 

20230311_135932.jpg

 

NEXT - (4) 충남 아산 FC

 

'대전특별시의 귀환' Football in City (1) - 대전 하나 시티즌

https://www.flayus.com/107313909

 

'천안의 첫 도약' Football in City (2) - 천안 시티 FC[

https://www.flayus.com/107524526

 

댓글 6

이창용 2023.05.12. 13:38
수엪은 경기 이기고나서 카니발도 보기좋고
치어리더도 캬..
댓글
붱붱이보좌관 2023.05.12. 13:50
수원FC가 어떻게 보면 나이가 있거나 저평가되는 등의 리스크를 가진 스타 플레이어를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이유가 보임
댓글
순두부찌개 2023.06.15. 01:55
이런좋은글 왜이제봤져 하루에 시리즈 하나씩 볼게요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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