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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칼럼/프리뷰/리뷰 '대전특별시의 귀환' Football in City (1) - 대전 하나 시티즌[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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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스포츠는 지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오프라인에서 경기를 하고, 수 천~수 만 명의 관중을 이 경기에 모객해야 한다. 아무리 주말이더라도 그 정도 인원을 채우려면 경기장 주변 지역에서 사람들을 끌어와야 하며, 당연히 그 지역에서 스포츠단은 효과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고, 연고지에 동화되어야 한다. 구단은 그것을 잘하고 있는가. 이 글은 기사가 아니다. 이 글은 도시에 대한 기행문이자 자유인의 입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이다. 축구단의 연고지를 탐색하고 비슷하게나마 로컬 소비자나 손님의 시각으로 축구를 관람하면서 스포츠의 나아갈 미래를 생각해 보았다.

 

#노잼도시

 

 ‘노잼도시’, 언젠가부터 대전을 수식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대전에 가도 재미가 없다는 것. 좋은 별명은 아닐 수 있다. 당장 지자체에서도 ‘노잼도시’를 탈피하기 위한 대책을 언급했다. 더 나아가 대전광역시장을 뽑는 지방선거에서도 ‘노잼도시’를 응용한 논쟁이 나왔다. 어느 당적에 속하든, 시장은 ‘노잼도시’ 대전의 ‘이미지 개선’에 대해 언급한다. 누군가는 ‘노잼도시’를 불명예나 오명으로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며, 그 별명에서 탈피하기 위한 대책을 연구한다. 너무 당연하게도 ‘노잼도시’라는 지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도 많을 것이다.

 

 그 대응이 나올 정도로 이전 세대가 생각하는 대전은 지금과 달랐다. 그 당시 대전은 가봐야 볼 것 있는지 고민하는 곳이 아니라 무조건 가야하는 요충지였다. 대전은 교통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한 도시였다. 대전의 시작마저 극적이었다. 1905년 1월 1일에 경부선이 개통되고, 시골 마을이었던 한밭에 경부선이 지나가는 ‘대전역’이 들어섰다. 이후 호남선이 생겼다. 1970년대에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도 지나가게 되었고 심지어 대전 부근에서 두 고속도로의 분기점이 만들어졌다. 조금 먼 거리를 가기 위해서 대전은 무조건 지나가야 하는 도시였다. 대전은 그렇게 계속 발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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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아가 대전은 과학기술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대덕연구단지가 생기고 과학 연구소와 과학 관련 기업들이 들어왔다. 국립중앙과학관과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도 이 지역에 있다. 과학 인재를 육성하고 과학 연구 사업을 대전에서 주로 하고 있는 것이다. 1993년 대전 엑스포도 과학 중심의 박람회로 대전광역시가 과학 중심의 도시라는 인식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다. 전국의 학생들이 엑스포를 보기 위해 대전에 찾아갔다. 대전에서 수많은 경험이 생기고 지금까지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이때도 대전은 시간을 써서 무조건 갈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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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다르다. 1990년대~2000년대 이후 사람들은 대전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중앙의 의도대로 대전역이 생기고, 주요 고속도로가 대전을 지나가며, 과학 시설과 과학 콘텐츠가 생겼지만 이제 대전을 굳이 지나가지 않는 철도와 고속도로가 많이 생겼다. 사람들에게 과학을 말랑하게 전달했던 엑스포는 2023년 기준 30년 전의 일이다. 이제 대전 엑스포가 기억 속에 있을 리가 없는 사람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 이후 반듯하게 생긴 건물로 가득찬 신도시가 생겼지만 개성이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대전은 ‘노잼도시’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대전 번영의 시작부터 지금의 정부대전청사까지 정부의 계획 하에 건설되었다. 자연 발화된 콘텐츠를 발굴해야 하는 과정 속에서 ‘노잼도시’는 대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전에 축복이 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다. ‘노잼도시’로 오히려 대전의 개성이 생겼다. 누군가에게 굉장히 불편한 ‘노잼도시’는 세일즈 포인트가 되었고 여러 변주도 생겼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 건물 내 대전홍보관은 ‘꿀잼도시’라는 것을 강조한다. 오히려 대전이라는 도시를 마케팅하기가 더 쉬워졌다. ‘노잼도시’는 그렇게 다른 도시를 제치고 대전의 상징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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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세계 Art&Science 건물 내 대전홍보관

 

성심당이 다른 점

 

 그런데 ‘노잼도시’ 논쟁에 꼭 붙는 점포 하나가 있다. 대전의 빛이 된 그 이름은 성심당이다. 성심당은 대전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전의 노잼도시론(論)을 역설하면서 모든 시뮬레이션은 모두 성심당으로 향한다. 전국의 사람들은 성심당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전에 가면 성심당 빵을 사와 주위 사람들에게 전해준다. 사람들은 성심당의 빵에 반가워하며 만족해 한다. 노잼도시라는 대전의 여행에서 마지막은 꼭 성심당이다. 대전에 있든 없든, 대전에 갈 생각이든 그렇지 않든 대전하면 성심당을 빼놓지 않는다. 성심당은 그렇게 모두의 주제로 편입되었다.

 

 성심당의 빵을 실제로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도 성심당을 인지하고, 그렇게 잠재 고객이 되었다. 사람들은 시간을 쏟아 성심당을 이야기한다. 성심당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가게 앞, 그리고 가게 안에 성심당을 찾는 고객들이 가득차서, 대전에 이만한 밀집도를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둔산대공원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도, 대전신세계 Art&Science도 절대적인 사람 수에서 우위를 보여도 밀집도에서 성심당의 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물론 사람들의 절대적인 수는 대형 백화점에 비해 적을 수 있지만, 빵을 향한 고객들의 집념은 엄청났다. 그렇게 줄을 서려고 사람들이 노력한 공간은 적어도 대전에 더 없을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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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대전월드컵경기장도 그런 공간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포스기의 수가 제한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굿즈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섰으며, 유니폼 마킹 줄도 그에 못지 않았다. 푸드트럭, 이벤트 줄도 마찬가지였다. 줄 하나에 서면 다른줄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열기가 엄청났다. 경기도 압도적이었다. 대전의 봄은 그렇게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전후반을 굳이 시간 들여 설명할 것이 없었다. 그저 대전은 압도적이었고, 축구특별시는 대전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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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의 대전 하나 시티즌은 파괴적이고 혁신적이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초반 돌풍으로 대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3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7라운드에서 개막 6연승을 질주하고 있던 울산 현대를 격침시켰다. 덕분에 대전의 첫 홈 4경기의 평균 유료구매 실관중은 1만 5천 명에 육박한다. 기사의 문구를 빌리면 ‘지역 고위 관계자들은 알아서 경기장을’ 찾고, ‘라운지에는 대전 오피니언 리더들의 교류의 장이’ 열린다고 한다. 스포츠 마케팅 과정을 배웠다면, 으레 좋은 예시로 나오는 일들이 지금 대전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가지 않아도 사람들이 대전 하나 시티즌을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쓰고 있다.

 

https://www.spotv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1259

 

 성공하는 스포츠 구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우선 경기를 잘하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축구단이라면 축구를 잘해야 한다. 그것은 굉장히 중요한 목표 중 하나고 어느 위치에 있든 이기는 것을 당연하게 주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대전 하나 시티즌의 흥행 역시 호성적 덕분에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울산을 잡고 지역신문, 지역방송, 심지어 공중파 스포츠 뉴스에 언급되었다. 그것을 본 대전 사람들은 한번 가볼까 하는 반응을 내비친다. 성적을 잘 내면 분명 도움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source_ve_path=Mjg2NjQsMTY0NTAz&feature=emb_share&v=czDZI2Eu_KA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이기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먼저 어떤 팀이든 항상 선두를 질주할 수 없다. 순위표가 뻔하면 재미없다는 것과 별개로 그만큼 관중들이 실망한다. 경기장에 찾지 않는다. 그리고 이유가 더 있다. 전보다 문화 콘텐츠가 늘어났다. 사람들이 굳이 축구를 즐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즐길거리 자체가 너무나도 많다. 축구라는 콘텐츠 자체에서 멀어질 수 있는 것이다. 경기를 잘하고 이겨도 사람들이 축구를 보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K리그가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에 이제 다들 동의한다.

 

 굳이 축구만의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스포츠 전체가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야구나 축구를 더 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스포츠단은 경기장에 들어오면서부터 나갈때까지 고객들이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더 나아가 어떤 구단들은 고객들이 집에서 나올 때부터 경기를 보고 다시 귀가할 때까지로 경험 주입의 범위를 넓힌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 팬들의 일상 속에서 최소한 한 켠의 공간이라도 계속 스포츠에 대해 생각하고, 활동하며, 소비하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https://www.besteleven.com/news/articleView.html?idxno=217876

 

 사람 숲에 갇혀 앞으로 쉽게 갈 수 없었던 것은 축구도 마찬가지였지만, 성심당의 진정한 위력은 거기서 나온다. 성심당 방문객 중에서 대전에 축구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 경기를 보러 가면서 자연스럽게 성심당에 대한 생각도 따라나온다. 원정팬들은 성심당에 들려 빵을 사려고 하고, 대전 팬들도 그것을 알기에 성심당의 빵을 활용한 걸개를 내세우기도 한다. 물론 성심당은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F&B 공간이고, 대전 하나 시티즌은 2주에 한 번 꼴로 홈 경기를 열지만, 축구팬들마저 성심당에 가거나, 성심당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든지, 혹은 관련 이야기를 한다.

 

시간 점유 싸움

 

 팬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는 공을 들여 사람들의 시간에 브랜드 자체나 그 브랜드의 가치를 투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대전 하나 시티즌의 모기업, 하나금융지주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 하나 시티즌의 티켓 예매는 전문 업체인 티켓링크의 사이트나 앱에서 예매할 수 없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티켓링크에 예매 업무를 맡기고, 티켓링크도 대전의 예매 페이지를 열었다. 하지만 실제 대전 경기를 예매하려면 하나은행의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인 ‘하나원큐’에 접속해야 한다. 고객들이 하나은행을 활용하고, ‘하나’의 콘텐츠와 함께 시간을 더 쓰기 바라는 의도라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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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링크에서 대전 하나 시티즌의 티켓을 구매할 수 없다. 하나원큐 앱을 타고 들어가야 시즌권 및 입장티켓에 관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하나원큐 페이지를 안내하는 티켓링크 앱(上), 티켓 예매 페이지를 표시하는 하나원큐 앱(下)

 

 대전 하나 시티즌이라는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이 하나원큐 앱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고, 그 하나원큐 앱에서 하나금융지주의 브랜드와 상품을 잠재 고객들에게 노출한다. 하나은행의 투자는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에 멈추지 않는다. 축구팬들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고 축구 팬들이 상품 하나 더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카드에 가입하거나 적금 계좌를 개설하게 하며, 그리고 최소한 상품의 이율이라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대전 ‘하나’ 시티즌으로 하나은행의 이미지를 심고 각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이렇게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하나금융지주 만의 전략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이 대전에 진출하면서 그냥 들어오지 않았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 대전을 상징하는 개념 중 하나인 ‘과학’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백화점에 과학의 요소를 배치했다. 아이들에게 과학을 알려주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엑스포의 상징이었던 꿈돌이도 이 백화점에 있다. 이러면서 아이들은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계속 대전신세계를 찾고, 대전신세계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가족도 그 덕분에 과학을 체험하고 쇼핑도 할 것이다. 대전의 과학을 브랜드의 일부로 끌어와서 고객들의 시간 점유를 이끌어 내고, 대전신세계가 염두에 두는 KPI까지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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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세계가 카이스트와 협력하여 개발한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숙련된 과학 전문가가 교육하는 미래 인재를 위한 교육 공간인 ‘신세계 넥스페리움’

 

 굳이 모든 시간을 재화 구매에 쏟으라고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구매 활동까지 직결되지 않아도 성심당처럼 사람들의 생각에 아주 자연스럽게 포진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더 나아가 이 브랜드의 이미지에 지배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콘텐츠가 굳이 생산자에서 나올 필요가 없다. 소비자 간 거래가 그 콘텐츠에 포함될 수도 있고, 단순한 이야기도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지역 사람들의 스몰 토크에 나올 수만 있어도 충분하다. 그저 이 브랜드가 통용되는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알아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면 되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도 대전 하나 시티즌으로 그 흐름을 만들고 있다.

 

 다만, 여기서 전제 조건은 대전 하나 시티즌이 언제나 지금과 같은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히 K리그 구단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성적이 언제나 좋을 수 없고, 스타도 언제나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대전 하나 시티즌도 다른 브랜드에 ‘잘 이용되려면’ 자신만의 모델을 자체적으로 가질 필요도 있다. 대전 하나 시티즌도 브랜드 가치를 끌어울릴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고, 고객들이 그 브랜드를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대전 하나 시티즌이 추구하는 KPI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실마리를 지역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대전 하나 시티즌이 유난히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당연히 대전이다. 대전의 지역방송국과 지역신문이 대전에 대해 많이 다룬다. 경기장을 채워줄 수 있는 관객도 대전권에서 나온다. 앞서 인용했듯이 축구장에 오피니언 리더가 모인다. 대전의 프라이드를 채워주는 것도 대전 하나 시티즌이다. 그렇게 대전의 축구는 지역의 커뮤니티 허브이자 랜드마크가 된다.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경기장에 와서 시간을 본다. 서포터즈라는 응집된 모임도 ‘하나’의 가치를 위해 승리를 외친다. 그렇게 대전 하나 시티즌은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한다.

 

축구단의 숨겨진 가치?

 

 그렇기 경기가 끝나고 다시 원도심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성심당 근처에 하나의 독립서점이 있다. 독립서점은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에서 의미 있는 포지션을 차지한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 생태계에서 사랑받는 존재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곳에서 멈추지 않고, 독립서점은 책이 담긴 생각과 책을 토대로 꽃피는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서로 교류되는 모임과 이벤트에 집중한다. 다양한 시각이 모이고 서점이 모임 속에서 사회적 관계를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로컬 생태계에서 독립서점이 주요한 요소라고 보는 사람들은 독립서점이 사랑방이자 ‘제3의 공간’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https://magazine.brique.co/article/third_place/

 

 독립 서점의 키 포인트는 책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책에 집중하면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독립서점의 필요성을 수긍하기 힘들다. 하지만 로컬 생태계를 강조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독립서점의 번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대전 원도심의 독립 서점, ‘다다르다’도 그런 곳이다. 로컬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기도 하는 ‘다다르다’는 책을 팔고 있다. 하지만 책만 팔지 않는다. 책 대신 서점의 생각을 팔고, 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듣고 말할 수 있는 자리를 판다. 서점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지식이 버무려진 공간은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기에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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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서점은 로컬 콘텐츠의 관점에서 서점과 축구에 주목하고 있다. 원래 이 서점의 주인은 대전 시티즌 시절부터 축구 팬이다. 축구와 로컬 콘텐츠를 잇는 활동을 많이 한 이고, 무엇보다 서포터즈 활동도 하는 사람이었다. 그 자리에서 그들이 축구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그것이 앞서 언급했던 시간 점유에 해당될 수 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Z0A9W4Q6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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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에서 분류하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7개 분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려고 한다.

 

커뮤니티 허브로서의 경기장

 

 구단은 지역가치를 담은 거점브랜드이자 커뮤니티 허브로서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다. 구단이 이렇게 잘 되고 있으니 고객들도 많이 오고 사람들의 특성을 담은 데이터도 전반적으로 쌓였을 것이다. 이들의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스폰서에 정제된 지표를 제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이에게 아이에 맞는 스폰서의 행사를, 유성구에서 온 사람들에게 유성구에 맞는 후원 업체와 관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 그렇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시하면서 수요와 공급을 잇게 된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대전광역시와 타 지역에 그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

 

 스폰서는 큰 기업에 그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지방은 로컬 생태계 활성화를 원하는 만큼 로컬에서 선명한 특성을 보이는 업체와 점포들도 포함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지역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 ‘함께가게’를 통해 CSR 활동을 진행한다. 함께가게에 참여하는 점포들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이 점포들에서 대전 하나 시티즌을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다. 시간 점유를 통한 KPI 달성에 신경을 쓴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당연히 이 형태의 활동을 더욱 발전하여 실효성 있는 수요를 끌어내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656&aid=0000040641

 

 크고 작은 기업이 스폰서를 하면서 대전 하나 시티즌의 이미지와 활약에 매료되여 대전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전개한다. 이벤트를 만들고 사람들을 참여시킨다. 개인 대 개인(C2C) 거래도 예외는 아니다. 잠재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고 그런 이벤트의 장이 계속 열리면 고객에게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성적과 무관하게 갈 수밖에 없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대전 하나 시티즌이 경기장을 위탁 관리하면서 상시적으로 소비자들을 경기장으로 이끌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성적도 매우 중요하지만 헷지 수단을 개발하려는 대전 하나 시티즌에 도움이 되는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어떻게든 축구단만의 브랜드를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그치면 아쉬울 수 있다. 특히 대전 하나 시티즌처럼 다방면으로 여력이 되는 구단이라면 또 다른 것도 고려할 필요도 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많지만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우승도 그런 범주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그 밖에 다른 것도 많다. 콜라보레이션을 하더라도 이미지의 교집합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대전이 자신만큼 파괴력 있는 브랜드나 집단과 활동을 같이 하려면 이미지의 톤을 그쪽과 비슷하게 맞춰 한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대전의 동네 잔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또 다른 것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대전 하나 시티즌의 영역이기에 더 언급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히 로컬 브랜드라고 해서 아무 이미지로 나와서 마냥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전의 로컬 백화점인 세이는 사업을 접고 있다. 전국구인 신세계백화점 등이 대전에 들어오면서 백화점 업계에서도 경쟁이 심해졌고, 하나의 로컬 브랜드는 그렇게 되었다. 그 공간은 오피스텔로 전환될 계획이다. 1990년대부터 향토 백화점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던 곳은 이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지방에서 중량감 있는 기업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Made In Daejeon’으로 내세울 것이 점점 사라지고 대전은 새로운 지역 특성을 찾아야 한다. 이는 비단 대전만의 일이 아니다.

 

 대전의 축구도 이미지를 잘못 잡으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로컬의 위기 상황에서 지역의 로컬 브랜드를 구원할 수 있는 이는 K리그와 대전 하나 시티즌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대전 하나 시티즌의 흥행은 어떻게 이어질 지도, 대전의 산업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충청권 대표은행’을 표방하는 하나은행처럼 대전 하나 시티즌은 대전의 허브가 될 수도 있고, 대전시민의 자부심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대전 하나 시티즌은 그 잠재력을 모두 현실로 드러낼 수 있을까. ‘노잼도시’ 탈출을 원하는 대전의 프라이드를 위하여 대전 하나 시티즌은 지금 창단 이래 제일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 다녀온 경기

2023.02.26
@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 하나 시티즌 vs 강원 FC
2 : 0 대전 승
관중 수 : 18,59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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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 (2) 천안 시티 FC

 

- 이 글을 쓰기 위하여 정상적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 1편이라 길었던 것이고 작성 상황에 따라 후속편은 더 짧아질 수도 있고, 여건에 따라 글을 작성하거나 배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노션 작성 링크

https://le-monde-merveilleux.notion.site/Football-in-City-1-eb0cc4ffa9154410a4bef05bfea72d8c

 

댓글 27

best 괴즐케사 2023.05.01. 11:37
3:0으로 가패 당한 다음날 올리는 악질 유저가 있다?
COSMO 작성자 2023.05.01. 11:35
 뚜따전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38
 양혜지
감사합니다
댓글
best 괴즐케사 2023.05.01. 11:37
3:0으로 가패 당한 다음날 올리는 악질 유저가 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38
 괴즐케사
어허 저번주에 날짜를 점찍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39
 고종수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40
 대전의사위
김상식 선생님 그제 보러 갔는데 못봤음 힝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42
 AsianViolationKing
좋은 것 위주로 쓰려고 합니다.. 우선 그리 생각을 하는데............
댓글
광배 2023.05.01. 11:41
이야.. 오랜만에 업로드 하시는 만큼 퀄리티 또한 진짜 대박...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50
 사요리
감사합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50
 꾸르바수드
그건 너무 올려주시는 것 같습니다..ㅎㅎ;;
댓글
꾸르바수드 2023.05.01. 12:52
 COSMO
대전 관중수는 확실히 프로축구 관심도 상승, 호성적과 매력적인 경기 컨셉 덕분에 대전 노출도가 올라간 덕을 봤지만, 경기장 분위기가 상당히 잘 조성되어 가는 게 재방문 고객 확보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것도 같아요. 대부분 직관이 처음이거나 굉장히 오랜만의 일이었을테니.

주변에 평생 대전시티즌은 고사하고 축구 관람과 프로스포츠 관심없던 사람들이 직관과 응원 문화에 흥미를 가지고 인스타 피드에 홈 경기 사진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2:56
 꾸르바수드
'버즈량'이 괜히 중요한 지표가 아니겠지요.
대중에 많이 노출되어고 긍정적인 언급이 잦으면 사람들 기억 속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꾸르바수드 2023.05.01. 15:36
 COSMO
맞습니다. 최근 대전 유툽 쇼츠랑 20분 넘는 오프더피치, 인스타 릴스 조회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고 인스타 공식 계정 팔로워수도 급증했고요. 해쉬태그 피드도 데이터는 없지만 체감하기로는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확대재생산 선순환이 되고 있네요.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1:54
 뉴저지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2:11
 취미농부
대전 팬들이 어떻게 볼지 조마조마했는데 잘 봐주셔서 다행입니다
댓글
COSMO 작성자 2023.05.01. 13:47
 칸나바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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