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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정보/칼럼 축구칼럼 기나긴 모멸과 핍박의 시간이었다.. ‘캄피오네’ 밀란으로 돌아갈 때다. [21-22 AC밀란 시즌결산][발롱도르~]

11년의 시간이 걸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빨리 이 장면을 볼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만의 착각이었더군요.

올해는 즐라탄과 티아구 실바가 팀을 떠난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들의 이탈 이후 팀은 급격하게 무너졌습니다. 10년 동안 8명의 감독이 팀을 떠났고, 구단주는 2번이나 바뀌었으며, 팀은 파산에 빠지기도 했고, 강등과 해체의 위기에도 몰렸으며, 주장이 떠나고, 레전드가 떠났으며,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은 하나같이 부진했으며, 믿었던 선수들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120년이 넘는 구단의 역사 중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길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그 10년 동안 구단은 120년의 명예와 역사를 모두 실추하며 끝없는 암흑기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즐라탄이 떠나고 찾아온 암흑기는, 즐라탄이 복귀하며 끝내게 됩니다. 모두가 이 팀은 안될꺼라며 단정하던 사이, 즐라탄은 이 팀을 10년전 그 위치로 돌려놓겠다고 호언장담 합니다. 그럼에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팀 동료마저 이를 믿지 못하고 팀을 떠나죠. 하긴, 10년전 세계를 호령하던 판타지스타 즐라탄이 아닌, 불혹의 이빨빠진 호랑이 즐라탄이 포효해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은 조금씩 '믿음'과 '꿈'이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지난시즌 비록 2위를 했지만, 오히려 주축 선수들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이 선수들은 믿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론이요, 팬들마저 팀의 미래를 비관할 때에, 선수들만은 믿었습니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쌓아가며 차근차근 우승을 향해 달려가지만, 여전히 우승이라는 것은 조금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선수들만은 여전히 믿었습니다. 시즌 종료 6라운드를 남겨둔 시점에서, 밀란의 우승 확률은 21%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만은 믿었습니다. 그러나 믿는 자들에게 기적이 일어나는 법. 마침내 5월 23일, AC 밀란은 역사적인 19번째 우승을 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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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우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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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파엘 레앙

42경기 14골 12도움

밀란 팬들에게는 익숙한 밈이 있는데, 바로

니 앙 아

앙 리 니

아 니 오

라는 밈입니다. 앙리와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의 니앙을 놀리면서 시작된 밈인데요, 마찬가지로 앙리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며, 뒷글자가 '앙'으로 끝나는 레앙 역시 이 밈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거기에 앙리와 니앙 사이 어딘가에 있는 (사실 당연한 거지만), 애매한 실력 때문에 더더욱 이 밈이 자주 쓰였는데요, 올해의 레앙의 활약을 보면 이 질문에 '네' 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을 정도로 괄목성장 하였습니다. 빠르고 발재간이 좋으며 결정력이 있는 선수이며, 그야말로 '크랙'의 기질을 보이며 상대 수비진을 부수고 다녔고, 밀란의 우승에 가장 큰 공헌을 하였다고 볼 수 ​

있겠습니다.

[시즌 최우수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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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토날리

45경기 5골 3도움

풋볼 매니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모를수가 없는 '본좌' 토날리. '피를로의 후계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밀라노에 입성한 토날리의 첫시즌 활약은, 그 명성과 기대치에 비하면 사실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밀란 생활 2년차만에, 그 진가를 드러내며 팀의 살림꾼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사실 토날리는 제 2의 피를로도, 제 2의 가투소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둘을 조화롭게 섞은, 데로시나 마르키시오에 가까운 선수였죠. 그리고 팀에 헌신하는 자세마저 그 둘을 똑닮았더군요. 첫시즌에 부진한 활약을 보였다고 자진해서 급여를 삭감하며 팀과 계약했으며,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려고 모든걸 바치겠다는 자세를 보면,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팀에 헌신하며, 공수 모두 준수한 활약을 보이는 토날리는, 미래에 밀란의 반디에라가 되기 충분합니다.

[시즌 최우수 베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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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지루

38경기 14골 4도움

첼시의 '잘생긴 공격수 저주'처럼, 밀란에도 '9번의 저주'가 있습니다. 9번 그 자체였던 선수 인자기가 밀란을 떠난 이후로, 잘하던 선수도, 못하던 선수도 밀란에서 등번호를 9번을 달기만 하면 끝없는 부진에 빠져버리는 저주인데요, 이게 벌써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루가 왔죠. 사실 지루는 어느덧 35살을 먹으며 더이상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운 나이었고, 마찬가지로 '9번의 저주'를 피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상할게 없는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지루는 이번시즌 14골을 득점하며 팀내 최고 득점자가 되었고, 그것도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순간에만 득점했던 그 골의 순도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이번 시즌 지루가 득점한 경기 중에서 밀란이 패배한 경기는 없습니다. - 이번시즌 가장 중요했던 인테르전 멀티골을 포함해서요.

<< 시즌 베스트 >>

이번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언급합니다. 당연히 우리 포백과 골키퍼가 되겠죠. 사실 밀란은 리그 69득점을 기록하며 보잘것 없었지만, 31 실점에 그치며 리그 최고의 수비를 보여줬죠. 수비를 잘하는 팀이 우승한다더니, 그 말이 맞았네요. 이번시즌 베스트 멤버는 위의 세 선수를 포함하여, 우리 수비진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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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메냥

39경기 19클린시트

세계 최고의 키퍼 중 하나인 돈나룸마가 떠나고, 밀란은 왠 생소한 골키퍼를 영입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최고의 선택이 되었습니다. 마치 디다를 연생시키는 긴 팔과 민첩한 다이빙을 가진 이 선수는, 오자마자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무려 19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합니다. 오히려 돈나룸마는 밀란을 떠난 이후 고질적인 빌드업 실수들이 드러나며 이탈리아와 파리의 승리의 발목을 잡기도 한 반면, 메냥은 매 경기 미친 선방을 보여주며 밀란을 세계에서 가장 실점이 적은 팀 중 하나로 만들었죠. 저는 현시점에서 세계에서 메냥보다 나은 골키퍼는 몇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어마어마한 활약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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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요 토모리

40경기 1골 0도움

첼시의 기대받던 유망주 토모리가 그 기량을 만개한 곳은 다름아닌 밀란이었습니다. 거구와 그것에서 뿜어나오는 엄청난 주력으로 밀란의 뒷공간을 책임졌고, 키에르, 로마뇰리, 칼루루, 심지어 가비아까지 토모리와 함께한다면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을 정도로, 토모리는 밀란 수비의 에이스였습니다. 반면, 그가 빠진 경기는 제 아무리 베테랑인 키에르도 불안했을 정도로 수비의 큰 축을 차지하던 선수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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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칼루루

37경기 1골 3도움

'수비가 최고가 되는 리그에 온 걸 환영한다'

고작 00년생이었던 풋내기 수비수에게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이자, 現 밀란의 디렉터인 말디니가 했던 조언입니다. 나이가 어린 만큼, 아직 밀란의 주전이 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으나, 기회는 뜻밖에 빨리 찾아옵니다. 사실 칼루루의 본 포지션은 라이트백인데, 지난시즌에도 센터백으로도 몇번 출전한적이 있었으나 뒷공간을 내주는 등 불안한 활약을 하였기에 이번시즌도 라이트백 백업으로 분류되던 선수였습니다만, 키에르의 장기 부상으로 인해 다시한번 센터백으로써 기회를 부여받았고, 지난 시즌과 달리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건 밀란의 포백 전체에 해당되는 말이지만, 특히 칼루루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 중에서, 밀란이 패배한 경기는 스페치아전 '역대급 오심'이 일어난 경기 외엔 패배가 없습니다. 고작 00년생 풋내기 수비수에게는 실로 어마어마한 성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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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에르난데스

41경기 5골 10도움

이번시즌에도 테오의 활약은 계속됩니다. -여전히- 수비적인 불안함을 보이며 공격 원툴인 선수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밀란은 그가 필요합니다. 그의 돌파력은 물론이고, 파이터적인 기질 까지도요. 그래도 카드 수집하는건 아무래도 좀 줄일 필요는 있겠죠. 최고의 순간을 하나 꼽자면 당연히 그 골이죠. 아탈란타전에선 무려 95m를 단독돌파하며 득점하는 진귀한 골장면까지 만들어 냅니다. 점점 무시무시해지는 테오의 공격력은 다음시즌도 기대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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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데 칼라브리아

33경기 2골 3어시

몇년전만해도 '찰수케칼보'의 '칼'을 담당하던, 밀사오적 중 하나였던 칼라브리아는 잊어라. 그 시절이 무색하게 이젠 주장 완장까지 자주 착용하며 든든한 '칼푸'가 되었습니다. 사실 '카푸'보단 '필립 람'이 가깝지 않나 싶은데, 유사시에 왼쪽을 볼 수 있다는 것과, 인버티드하며 중앙 미드필드까지 볼 수 있다는 점, 밀란의 전술이 뮌헨의 전술을 많이 벤치마킹 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람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매 경기 국밥처럼 든든하게 밀란의 수비를 책임졌으며, 이번시즌 밀란의 최고의 선수 중 한명입니다.

<< 한줄평 >>

치프란 터터누샤누

피오렌티나전 실수가 기억에 남지만 그래도 평균적으론 나쁘진 않았음. 여전히 서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

안토니오 미란테

잘생겼음. 메냥이 빨리 돌아오는 바람에 뛰진 못해서..

마테오 가비아

22살이라 이제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닌데, 성장세가 좀 둔한 느낌. 그래도 지난시즌보단 나았음

포데 발로 투레

좋은 모습은 결코 아니었지만 서브란걸 감안하면 평범했다고 생각. 한 시즌 정도는 더 지켜볼만하다고 봄

알레산드로 플로렌치

서브로 매우 준수. 로마의 황태자가 어쨰서 이곳에...

이스마일 베나세르

살짝 아쉬운 활약. 하지만 욕할것도 없었던 활약. 토날리에게 밀렸지만 이후 어떻게 될진 지켜봐야 하는 상황

프랑크 케시에

시즌 후반 정신차리며 보여준 활약이 인상깊었음. 바르셀로나에서 행복하길 바람

티에무에 바카요코

4년전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브라힘 디아스

초반엔 좋았으나 후반에 힘이 많이 부쳤는지 부진함. 다음 시즌은 잘 해보자!

라데 크루니치

피올리의 '브로키'. 중미, 수미, 공미, 윙어, 심지어 스트라이커까지! 어떤 포지션에서도 평타 이상은 치는 최고의 땜빵

다니엘 말디니

그래도 데뷔골을 기록했으며, 3父子가 모두 우승하는 진귀록을 달성

안테 레비치

잦은 부상으로 폼이 아쉬웠음. 이적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도 레비치는 붙잡았으면 함

알렉시스 살레마커스

애매한 육각형과 심한 기복으로 부침이 있던 시즌. 아직 포텐은 있다고 보는데, 주전으로는 확실히 아쉬운

주니오르 메시아스

인간승리 스토리는 멋지지만, 주전이기엔 역시나 아쉬운 실력. 조커로는 만족

사무 카스티예호

멘탈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시즌이지만, 잘 버텨줘서 고맙고, 이후 만날 팀에서도 잘 하길 바람

피에트로 펠레그리

기대를 많이 했던 선수였는데 결국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 아직 어린 나이인만큼 꼭 만개하길.

<< HONORABLE MENTION >>

비록 최고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감사한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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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ZIE CAPITANO!

알레시오 로마뇰리

로마뇰리의 마지막 2년은 물론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밀란의 가장 어두운 시절에 주장을 맡으며 완전히 무너진 팀을 살려냈고, 비록 부상 이후에 폼이 올라오지 않으며 부진했지만, 다행히 팀의 기초적인 심폐소생술은 모두 마친 상태였죠. 든든한 후계자 -토모리와 칼루루-까지 남겨놓은 상태로요. 베총리의 이탈리안 커넥션 중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선수. 몬텔라와 함께 수페르코파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으며, 주장 보누치가 도망친 후에 주장을 역임하며 팀을 안정시키고 하나로 만든 선수. 즐라탄이 오고 나서는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팀의 중심을 잡아줌으로써 밀란이 하나가 되기까지 보이지않는 큰 공을 세웠죠. 밀란과 끝까지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점점 떨어지는 폼과 벤치워머로는 주장완장을 견디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었을 겁니다. 그래도 마지막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둬 너무 다행힙니다. 6년간 팀을 위해 헌신해줘서 너무 고맙고, 자신의 드림클럽에서 한단계 더 도약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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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RISCI PRESTO

시몬 카예르

유로에서 에릭센과 그의 가족들을 위로하는 리더쉽을 선보인바 있는 카예르. 덕분에 시즌 초반에 매우 든든하게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내 장기 부상을 당하고, 현재 회복을 앞두고 있는데요, 다행히 칼루루의 등장으로 그의 공백이 채워졌지만, 그래도 밀란에는 여전히 그의 리더쉽이 필요합니다. 무리하지 말고 푹 쉬고 회복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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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신이 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이 글은 즐라탄으로 시작해서 즐라탄으로 끝납니다.

'밀란을 다시 정상에 올리겠다.'

이 말은, 2년전 팀이 아탈란타에게 5-0으로 참패를 당하고 난 뒤, 즐라탄이 한 말입니다. 그것도 40을 앞두고 있는 이빨빠진 호랑이가.

어처구니가 없죠. 누군가는 또 허세부린다고 비웃었을게 뻔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해 버린다면?

사실 즐라탄은 이번 시즌 폼이 떨어진게 두 눈으로 확실히 보였습니다. 시즌 초반에 골을 좀 기록하긴 했으나, 터치는 엉망이었고, 패스는 턴오버로 이어졌습니다. 항상 즐라탄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처음으로 즐라탄도 여기까지라고 인정하게 된 한 해였어요. 어쩌면 그냥 은퇴하는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하지만 즐라탄은 2년전에 했던 그 발언을 지켜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매일 진통제를 맞아가고, 매일 무릎에서 물을 뺴내며 출전을 희망했습니다. 왜냐면, 만에 하나 지루가 부상당한다면, 즐라탄이라도 출전해야 했으니까요. 밀란에 스트라이커는 두명 뿐이었으니까요. 그렇기에 그는 매 경기마다 버텨가며 부서저가는 몸을 억지로 세워잡았고, 두 무릎에 인대가 없었지만 1년동안 버텨내며 뛰었습니다.

그는 분명 그라운드에선 평범한 선수보다 못한 활약을 보였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승을 위해서 매일 무릎에서 물을 빼고 진통제를 맞은 그는, 그 자체로도 초인적인, 신과 같은 활약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40먹은 베테랑이 그렇게까지 우승에 진심인데, 동기부여가 안되고 자극받지 않는 선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팀이 우승을 믿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바로 즐라탄 그 자체였습니다.

즐라탄은 그의 스승 반바스텐보다 트로피도 적게 올렸고, 밀란에서 골도 적게 넣었습니다만, 만약 반바스텐이 지금 밀란에 있었다면, 밀란의 우승이 가능했을까? 라고 묻는다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골은 더 많이 넣었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을까요? 즐라탄은 그가 너무도 동경했던 호나우두보다 분명 한참 모자란 선수입니다. 하지만 호나우두가 그처럼 매일매일 진통제 맞아가며 팀에게 동기를 불어넣을수 있었을까요?

잃어버린 10년. 그걸 시작하게 만든 사람도 즐라탄이지만, 그걸 끝낼 수 있던 사람도 즐라탄 뿐이었습니다. 전세계에서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즐라탄 단 한명. 태초의 기적이 신의 입김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면, 밀란의 기적은 즐라탄의 입김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즉, 즐라탄은 비로소 밀라노의 신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시즌 우승에 가장 핵심적이었던 선수는, MVP 레앙도 아닌, 인테르전 멀티골을 넣은 지루도 아닌, 바로 '신' 즐라탄입니다.

10년이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발로텔리, 카카, 몬톨리보, 엘샤라위, 메네즈, 에시앙, 문타리, 베르톨라치, 바카, 라파둘라, 아드리아누, 체르치, 토레스, 로카텔리, 수소, 데울로페우, 보나벤투라, 아바테, 데실리오, 알렉스, 멕세스, 자파타, 안드레실바, 리로, 빌리아, 보누치, 보리니, 콘티, 폴리, 혼다, 이과인, 피옹텍, 파케타, 칼다라 등등... 좋은 기억을 가진 선수들도 있지만 주옥같은 이름들도 우승을 하니 추억이 되는군요. 아무렴 뭐, 어떻습니까. 지금은 우리가 캄피오네인걸요. 이제 새로운 구단주와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일만 남았길 바랍니다.

FORZA MILAN!

댓글 4

best 강미나 2022.06.18. 18:28
신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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