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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글챌린지 데미안[발롱도르~]

2023/9/18 데미안을 읽고나서

 

나는 알을 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던 것 이고 신이 나를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드신 것 같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아픔도 동반했다. 많은 친구를 잃었고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그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고 나는 계속해서 아픔을 동반한 성장을 계속해 갔다. 수많은 데미안, 에바 부인, 크로머, 베아트리체가 나를 지나갔다. 나는 아픔을 동반하기가 싫었다. 너무 아프고 아픈 게 싫다. 하지만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성장이다. 아픔을 피할 수가 없다.

마치 신이 나에게 그런 운명을 선물 한 것 처럼 (모든 게 신의 탓이라는 것은 아니다.) 피할 수가 없다. 그저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아파할 뿐 인간의 나약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가 나약하지 않다면 한층 더 조물주와 가까운 존재였을 것이다. 초등학교 땐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 했다. 중학교 때는 월드컵을 보고 나서 전설적인 풀백을 닮은 측면수비수가 되고 싶어 했다. 고등학교 땐 비선수출신 축구감독이 되고 싶어 했다. 사범대에 들어와서는 좋은 선생이 되고자 했다.

2학기가 남은 지금 나는 대학원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전공하고자 한다. 꿈을 잃어버리고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내가 되었다. 그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꿈들의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화려해 보였고 멋져 보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꿈을 위해서 노력했느냐고? 죽을 만큼 노력하진 않았다. 어차피 프로게이머가 되는 일은 서울대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렵고 프로게이머가 되고 나서도 실패한 사례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 최후도 함께 보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DOTA 2라는 게임에서 길드 형들과 함께 NDS(넥슨 아마추어 도타2 리그)에 나가고자 했다. 합을 여러 번 맞춰 보았는데. 결과론적으로 나는 절대로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다고 형이 말을 하였다. 그 시간에 공부나 하는 게 낫다고 말을 하였다. 형이 프로게이머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 말해주었다. 인터넷 방송인이 되거나, 백수가 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씀 하셨다.

실제로 그 사례를 설명해주었고. 어린 나이에 나는 받아들였다. 나는 공부를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길드에서 한국 안에서 대학을 제일 잘 간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 길드 안에 일간 베스트를 하는 프로게이머가 한 명 있었는데 30살이 되도록 DOTA 2 팀 구직을 아직도 하고 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나는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사실 부모님 때문에 프로게이머가 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래서 나이 먹고 이 악물고 게임을 하나보다 그때의 아쉬움이 남아서.. 나에게 만약 자녀가 생긴다면 17살 때까지는 게임이든 축구든 노래 부르든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게 해줄 것이다. 입시 신경 안 쓰고 그게 인생에서 후회가 덜 남는다고 확신을 하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는 안될걸 알고 있었다. 단지 나의 장애에 대한 최후의 저항이랄까…. 하부리그 라도 좋으니 뛰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장애의 족쇄는 나를 막았다. 나는 절망했다. 내가 너무 싫었다. 기회라도 얻고 싶어했다. 이 시기에 2명의 상담가 수녀님을 만나기도 했다. 무엇을 배웠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녀님의 사랑이 느낀 건 분명하다. 그렇다. 타인의 사랑을 받으며 나의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 고등학교 시기엔 비슷한 류로 축구계 쪽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호남대 축구 학과를 가고자 했지만, 축구는 내 길이 아닌가 싶어 결국 사범대로 왔다. 내가 스포츠는 잘 할 수 없으니 E 스포츠에 목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긴 마지막으로 나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장소가 되었다..

사범대에서 나는 매일매일 임용고시 통과에 대한 생각만 하다가 집착이 되어서 조울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었다. 그리고 병을 앓게 되는 과정에서 많은 친구를 잃어버렸다. 나는 절망했다. 아버지는 나의 병 치료의 집중을 하였다. 나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몸이 되었다.,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도 2주마다 가야 했다.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났고 좋은 상담사를 만났다. 그리고 많은 걸 배웠다. 나의 데미안들이 나를 도와주었다. 강제로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관성이 나를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정체되지 않았다. 마음을 나눌 친구는 많이 없지만 존경하는 선배형 2명이 생겼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사실상 이 사람들이 나에게 데미안 같았다.

선배형 한 명이 말하더라 스태그마(낙인)이라는 사회학책을 쓴 학자가 장애를 가진 사람의 유형을 나누었다고 한다. 피하거나, 숨거나,드러내거나, 승화하거나 어떤 점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피하는 쪽에 속해있다고 선배 형은 말했다. 그래서 네가 축구를 한 것이고 여러 당부에 말도 들었다. 사회복지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금기들을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이젠 사람들이랑 어울려보라고 했다.

 

사실 독서모임도 그 일환 중 하나이다. 나는 글을 잘 쓰길 원했고 살기 위해서 사람들이랑 어울려야만 했다. 그래서 독서모임은 나에게 중요한 장소 중 하나이다. 하여튼 그렇다. 나는 필연적으로 장애를 극복해야 하고 스태그마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또 나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잃기도 또 얻기도 하겠지.. 데미안.. 나에겐 정말 의미 있는 책이었다. 형이 농담으로 그러더라 너에게는 데미안즈~ 들이 있다고.. 하하.. 나도 누군가에겐 데미안 같은 존재였으면 좋겠다. 그것만큼 멋진 인생이 어디 또 있을까.

댓글 2

사도요한 작성자 2024.04.29. 21:07
 탁다이도
지난 글이긴한데.. 책소개 챌린지가 끝났다고 해서 지난 독후감 올린겁니다 하하 나름 잘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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