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회억하기

회억이란 말이 있다. 돌 회(回)에 생각할 억(憶)으로 구성된 해당 단어는 발터 벤야민이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회상(Erinnerung)과는 달리, ‘과거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현재적 행동을 통해 과거의 현재성을 포착하려는’ 회상"(김남시, <과거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발터 벤야민의 회억개념> 中)을 의미한다. 

회억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잊지 말자'라는 말로 과거를 쌓여가는 시간 속에 덮어버리는 것이 아닌, 과거를 현재와의 관계를 맺게 하는'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으로 기억을 현재 속에 살릴 수 있는 것이다.

10년 전의 오늘을 우리는 회생자의 가족을 넘어 여러 사람의 연대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회억해오며, 단순히 하나의 사고였다며, 잊어야 한다며 덮어버리려는 야만을 넘어왔다. 이러한 회억하기로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현재에 살 수 있다.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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