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벚꽃

우리 집 앞엔 벚꽃나무가 있다. 사실 집 앞에 벚꽃나무 있는거야 특이할건 없는데, 그저께까지 꽃이 살아있었다는게 중요하다. 

어제 꽃잎이 진 것도 비맞아서 떨어진거지, 비 안왔으면 하루 이틀 정도 더 버텼을 것 같다. 

대로변의 벚꽃들은 진작 다 시들고 떨어졌는데 우리 집 앞 나무만 살아있는게 솔직히 좀 많이 신기했다. 올해 따로 벚꽃구경을 안 갔는데 걍 베란다에서 내다 보기만 해도 벚꽃이 보이는게 나름 고맙기도 했다.  

이 고마운 나무가 오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고, 궁금증 해소를 위해 기사들을 찾아봤다. 찾아보니 나무의 생장 속도를 결정 짓는건 역시 일조량과 기온이라고 한다.

즉, 기온과 일조량이 높을 수록 꽃이 빨리 피고 빨리 지는 것인데, 우리 집 앞 벚꽃나무는 아파트 단지들로 3면이 둘러쌓여 그늘진 곳에 자랐기 때문에 길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 역시 지금 빛을 보지 못해도, 볕이 들지 않아도, 나중엔 남들에게 더 길게 기억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