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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21번 Bb장조 D.960[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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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D.960은 1828년에 작곡되었으며, 그가 최후로 완성한 기악곡인 "피아노 소나타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이다.

즉, 이 곡은 그의 마지막 기악곡이라고 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3부작이 모두 크게 존경받고 있는 걸작이지만 이 소나타만큼은 그의 마지막 기악곡이라는 점에서인지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 너무 시대를 앞서나간 곡이었다보니 무척 긴 기간동안 무시받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지닌 곡이기도 하다.

 

베토벤을 늘 존경해왔던 슈베르트는 특히 그의 위대한 피아노 소나타를 본받아 이에 비견되는 걸작 피아노 소나타를 꼭 남기고 싶어하였다. 

그는 평생에 걸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계속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해오면서 베토벤에 비견되는 소나타를 계속 탐색해나갔고 

마침내 음악적 성숙기가 찾아온 1823년에 피아노 소나타 a단조 D.784라는 걸작을 완성하면서 베토벤에 근접하는데에 성공하게 된다.

이후 D.840, 845, 850, 894등의 피아노 소나타를 거치며 더욱 더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를 다듬어갔고

마침내 마지막 3부작에 와서 슈베르트는 베토벤과 나란히 설 수 있을만큼 그만의 완전한 소나타를 완성하는데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만큼 음악이 시대를 너무 앞서 가버린것이 문제였다.

이전까지의 소나타는 다들 대중적으로 꽤 호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지만

마지막 3부작은 너무 어려워하면서 무시를 하였다. 

심지어 슈베르트의 재발굴자인 "로베르트 슈만"마저도 이 소나타에 대해 아쉬워하는 글을 남길 정도였다. 

이렇게 길고 긴 무명기간을 보내다가 마침내 재평가가 시작된건 바로 "요하네스 브람스"의 공이었다.

브람스는 이 소나타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또 자신의 피아노 레퍼토리에 종종 집어넣곤 하였다.

클라라 슈만은 자신의 일기에서 브람스가 소나타를 훌륭히 연주하였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브람스를 이어받은 여러 음악가들과 학자들이 이 소나타에 대한 대대적인 재평가를 실시하였고

더 시간이 흘러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 이제 이견의 여지없는 슈베르트의 최고 명작중 하나로 꼽히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는데 성공하게 되었다.

장장 150여년정도 되는 기나긴 기간이었다. 

 

곡은 다른 슈베르트 소나타와 마찬가지로 4악장제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역시 규모는 거의 1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아주 길다.

같은 3부작에서 베토벤적인 느낌이 강하던 19번, 은은하게 느껴지던 20번과 달리

조금 느껴지진 해도 베토벤적인 색체를 많이 덜어내가 슈베르트 본연의 색깔을 더욱 드러내고 있는점이 특징이다.

 

 

1. Molto moderato

 

1악장은 소나타의 거의 절반에 해당되는 무려 20분에 가까울정도로 무척 긴 악장으로 형식은 확장된 소나타 형식으로 이뤄져있다.

다만 도돌이표를 생략하면 약 13분정도로 길이가 꽤 짧아진다.

처음에는 이 곡의 핵심 선율이자 너무나도 아름답고 아련한 감성을 품은 1주제와 함께 시작한다.

이 주제는 잘 전개되다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저음부의 음산한 트릴이 연주되는 점이 포인트이다.

1주제는 갑자기 Gb장조로 바뀌는 경과부(52초)를 거친 뒤 한차례 힘차게 반복 한 후 또 갑작스럽게 f#단조로 바뀌면서 2주제로 들어선다. (2분 6초)

2주제는 왼손과 오른손 선율의 2중창이며 분위기가 더욱 우울해져있다.

하지만 점차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이행부를 거치게 된 후 F장조로 바뀌면서 3주제에 들어간다. (3분 31초)

3주제는 셋잇단음표의 음형과 함께 유쾌하면서도 가볍고 투명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대로 제시부를 마무리짓고 도돌이표가 등장하는데 여기에 짧지만 새로운 에피소드(5분 3초)가 삽입되어있다.

발전부(10분 32초)는 1주제와 3주제를 주축으로 굉장히 극적으로 전개된다.

또한 본인의 과거작 인용을 좋아하던 슈베르트답게 여기서 가곡 "방랑자"를 인용한 선율이 등장한다.

중반에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톤인 이 악장에서 유일하게 격정적인 클라이맥스가 폭발하게 되고

이게 끝나면 1주제를 기반으로 하여 굉장히 아름다운, 일종의 방랑 에피소드를 겪은 뒤 재현부로 들어간다.

재현부는 앞의 제시부에서 세세한 변형을 거치기만 하고(다만 초반의 Gb장조 경과부에서 A장조로 바뀌는 부분은 상당히 놀랍다) 꽤 충실히 재현한다.

마지막은 1주제를 기반으로 한 짧지만 아련한 코다와 함께

조용히 끝낸다.

 

 

2. Andante sostenuto

 

2악장은 아마 슈베르트의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중 하나일것이다.

Bb장조와는 크게 떨어져있지만, 방랑자의 상징 조성이라 할 수 있는 c#단조를 선택한 점이 의미심장하다.

곡은 겨울 여행(겨울 나그네)를 연상케하는 차분하고 우울한 가곡풍 선율과 함께 띄엄띄엄 움직이는 반주가 연주되면서 전개된다.

이 방식의 전개는 전작 "현악 5중주"에서 써먹던 요소기도 하다.

중간중간 장조로 음악이 밝아지는듯 하면서도 단조로 잠겨버리는 모습은 이는 고뇌하고 방랑하는 슈베르트를 보는 느낌이다.

중반부에는 A장조로 바뀌고 좀 더 밝은 표정으로 위로하는듯한 선율이 펼쳐진다.

반주도 더욱 유동적으로 바뀌어져 있어 앞과 더욱 크게 대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 에피소드 일뿐 곧 다시 처음의 암울한 선율이 돌아오게 된다.

다시 재현하는 부분은 앞과 비슷하지만 반주가 변형되어있다.

다만 중반부터 C#장조로 변화하게 되더니 표정이 밝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장조가 지닌 은은한 긍정적인 분위기속에 음악은 조용히 끝내게 된다.

 

 

3. Scherzo: Allegro vivace con delicatezza 

 

3악장은 스케르초지만, 역동적이고 무거운 베토벤과는 달리 맑고 투명한 음색을 지닌 가벼운 스케르초이다.

중반의 트리오에서는 잠시 단조로 어두운 선율 노래하지만 짧막하고

곧 처음의 투명한 스케르초로 돌아와 이대로 끝낸다.

 

 

4. Allegro ma non troppo

론도 소나타 형식의 4악장 피날레는 이 소나타 뿐만 아니라 슈베르트 기악곡계의 피날레격인 악장이라고 할 수있는 악장이다.

첫 선율이진 메인 주제는 뜬금없이 c단조로 시작하다가 곧 Bb장조로 돌아가면서 전개되는데 마치 질문과 응답같은 느낌이다.

중간 에피소드들은 서정적인 선율이 펼쳐지거나 베토벤의 열정을 연상케하는 비극적이고 정열적인 부분이 등장하는등 드라마틱하고 다채롭게 음악을 만들어나가지만

곧 능청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슈베르트풍의 선율로 돌아가게 된다.

마지막은 천천히 템포가 느려지면서 사라지는듯 하더니

갑자기 템포를 크게 끌어 올리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고음으로 치솟는 음형과 함께 음악을 장중히 마무리짓는다

이 마지막의 Bb음은 슈베르트가 찍은 마지막 기악곡의 음표라는 점이기 때문에 어딘가 굉장히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슈베르트의 기악곡의 여정은 완전히 끝나게 된다.

 

 

 

음반정보

Piano : Wilhelm Kemp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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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ㅠㅠ

이제 군대가서 잠시 클래식은 중단!!

돌아오면 다시 쓸테니 기다려주세용 ㅎㅎ

 

 

 

 

댓글 5

사요리 2024.01.22. 13:23
마지막까지 클래식 글 쓰고 가는 진심에 감동한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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