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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포레 - 피아노 5중주 2번 c단조 Op.115[발롱도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포레의 곡!

 

gabrielfaure.jpg

장수하여 70대의 노인이 된 포레는 마치 베토벤처럼 청각장애를 앓게되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이 장애때문에 점차 연주, 지휘, 수업등에 크게 지장이 생기면서
파리 음악원장으로써의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졌고 여전히 할 의지가 있었음에도 결국 그는 안타깝게도 은퇴를 선언하게 되었다.
하지만 오히려 장애덕분에 직장도 없어지고 혼자 있을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며 작곡에 완전한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 그의 말기에는  마치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킬 정도로 명작들을 꾸준히 발표하게 된다.
"피아노 5중주 2번"은 바로 이 포레의 마지막 불꽃같은 시기에 딱 쓰여진 곡이다.

 

피아노 5중주 2번은 1921년에 작곡되었으며 당시 포레의 나이는 74세였다.
첫 스케치는 1919년에 등장하였지만, 음악원장 활동으로 인해 바빠서 중간 악장만 완성될 정도로 지지부진하게 작곡되다가
이후 포레가 은퇴를 하게 되면서 여유가 생기자 그때 빠르게 재개하여 모두 완성하였다고 한다.
초연은 완성된 같은 해에 빠르게 이뤄졌으며 결과는 엄청난 대성공이었다.
청중들의 환호와 칭찬은 청각장애로 고통스러웠던 포레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포레는 이 성공으로 다소 부담감도 생겼는지 
"물론 이런 연주회는 무척 기쁘지만, 향후에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사실이 어깨를 무겁게한다"
라고 말하면서 부담스러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곡의 헌정은 포레의 친한 친구인 후배 작곡가 "폴 뒤카"에게 바쳐지게 된다.
늘 겸손하고 친절한 뒤카는 고독하고 외로운 말기의 포레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었다고 하며
그와의 우정은 포레가 사망할 때까지도 지속되었다.

 

이 곡은 총 4악장으로 이뤄져있는데, 그가 최후로 채택한 마지막 4악장제 곡이기도 하다.

여전히 낭만시대를 그리워하던 포레답게 전형적인 후기낭만주의 스타일로 쓰여져있지만

중간중간 현대적인 인상주의적 화성이나 온음계등이 등장하면서 나름 현대적 요소와 절충하고 있다.

여러모로 당대의 아방가르드 기법들에 꽤 개방적이었던 포레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1. Allegro moderato

 

1악장은 소나타 형식이지만 꽤 단순하게 3개의 주요 선율만으로 음악을 전개하고 있다.

맨 처음에 등장하는 물결치는 피아노의 반주 위에 울리는 현악기들의 울적한 선율 선율,

2주제로 넘어가기전 경과부에서 대위법적으로 등장하는 엄숙한 선율(1분 5초),

그리고 서정적이지만 굴곡있게 움직이는 2주제(1분 23초) 이렇게 3개가 이 악장의 핵심 주제이다.

다만 겨우 3개정도로 적다해도 이것들이 꽤 복잡하고 긴밀하게 얽히기 때문에 마냥 쉽다고는 볼 수 없는 악장이다.

어딘가 울적하고 슬픈 분위기는 마지막에 와서 마치 햇빛이라도 맞는등 화사한 C장조로 바뀌며 함께 웅장하게 마무리된다.

 

2. Allegro vivo

 

2악장은 스케르초 악장인데, 형식이 꽤 변형되어있다.

일반적인 스케르초 3부형식이 아닌 일종의 소나타 형식에 가까우며

두 개의 에피소드가 얽혀가면서 전개가 된다.

맨 처음에 제시되고 있는 에피소드 1은 마치 요정의 춤을 보듯 민첩하고 활기찬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의 조성은 Eb장조이지만 심히 변형되어있어 거의 무조에 가깝게 들린다.

당대의 제2비엔나학교에 대한 포레 나름의 응답이 아닐까 추측된다.

반대로 두번째 에피소드(44초경 등장)는 아름답고 애틋한 선율이 흐르는 서정적인 부분인데

여기서는 또 아까의 에피소드와 달리 확실하게 조성감이 느껴지고 있다.

이 두 개의 에피소드가 서로 얽히면서 치열하게 전개되다가 에피소드 1과 비슷한 민첩한 코다와 함께 마무리짓는다.

 

3. Andante moderato

 

G장조의 느린 악장인 3악장은 포레의 실내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중 하나이다.

마치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를 연상시키는 명상적이고 심오한 음악이 차분히 펼쳐진다.

중간에는 코랄풍의 악상이 펼쳐지면서 꽤 종교적인 느낌도 든다.

곡은 1악장과 비슷하게 3개의 선율이 얽히면서 전개되는 소나타 형식의 곡이다.

다만 딱히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는 거의 없이 명상적인 분위기다보니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조성은 G장조이지만 조성변화가 잦고 매우 흐릿하여 그렇게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흔들리던 조성도 마지막에 와서는 뚜렷하게 G장조에 도달하면서 은은하면서 조용히 마무리 짓는다.

 

4. Allegro molto

 

피날레 4악장은 론도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어둡고 서두르는 듯한 느낌으로 전개가 되고 있는 분주한 론도이다.

선율들은 짧막하지만 카논적인 대위법을 자주 활용하여 확장을 하고 있다.

마지막에 와서는 거대한 크레셴도를 형성하면서 화사한 C장조로 바뀌고 

종교적인 느낌의 코랄풍의 선율이 펼쳐지면서 매우 긍정적이고 웅장하게 마무리 짓는다.

 

음반정보

Piano : Pascal Rogé

Quartet : Quatuor Ysaÿe

 

 

 

 

 

 

 

 

 

carmine_illust4.jpg

 

추천추천추천추천

 

 

 

댓글 1

사요리 2024.01.21. 23:53
소리가 안 들리는데 저런 곡을 쓴다는게 신기하면서도 대단해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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