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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단편집 문신을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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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런 책을 접하니 참 좋았다.

 

표현 하나하나를 꼽자면, 사실 번역이 매끄러운지 몰라 그 문장의 아름다움이 와닿지 않았지만,

 

다니자키 준이치로가 그리는 그림이 온전히 와닿아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그리운 어머니'였는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바다 근처 길의 풍경에서 시작하여 점점 좁혀나가다,

 

샤미센 소리와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어머니를 승화시키는 그 그림이 너무 자연스럽게 와닿았다.

 

마치 눈이 오는 풍경 속에서 바다 근처를 헤매다 겨우 만난 어머니에게서 느끼는 모성 아닌 아름다움을 그린 것 같았다.

 

 

슌킨 이야기에서는 예술의 극에 달한 사제간의 모습을 일본적 퇴폐스러움으로 그려내었다.

 

맹인 슌킨의 변태적 집착과 이를 관념화 시켜낸 사제이자 배우자인 사스케의 이야기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더럽혀지자, 스스로 바늘로 눈을 찌른 사스케의 모습에서 할복에 버금가는 일본적 퇴폐미가 느껴졌다.

 

 

비밀에서는 변태적 집착이 그려졌는데,

 

모든 것을 깨닫게 되면 흥미를 잃게되는, 그리고 이를 이용하는 여자의 지고지순한 마음과,

 

비밀을 알게되자마자 여자를 버리는 남자의 모습에서,

 

남녀간의 변태적 집착이 느껴졌다.

 

 

참으로 좋게 읽었다.

 

다만 이런 류의 소설은, 가능한 한번에, 한 호흡으로 읽어내야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에,

 

별로 길지 않은 단편집임에도, 읽어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리고 아쉬운 것은, 원문으로 읽지 못해 아쉬운 그 맛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탐미주의 (나는 사실 ~~주의라는 말로 문학을 규정짓는걸 매우 싫어한다만 설명을 하기위해 부득불 이 표현을 쓴다) 작품들은,

 

그 언어가 아니면 와닿지 않는 맛이 분명히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일주일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상상하고, 집중하며 읽었던 일주일, 하지만 솔직히 조금은 아쉬운 일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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