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기타스포츠 야구 문동주 김서현 투샷 이 맛에 '탱킹'합니다[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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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와 미국야구의 근본적인 차이 때문이다. 빅마켓 부자구단과 스몰마켓 가난한 구단의 구분이 뚜렷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재벌기업의 두둑한 자금 지원을 받는다. 과장해서 말하면 전 구단이 '뉴욕 양키스'인 리그다. 

야구단이 모기업 홍보수단이고 회장님 한 마디가 구단 중대사를 좌지우지하는 리그에서 

구단이 나서서 '우리 성적 포기했어요'라고 선언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한화 이글스가 진행 중인 공개 리빌딩 실험은 흥미롭다. 한국 현실에 맞고 안 맞고를 떠나, 일단 리빌딩 타이밍 하나는 기막히게 잘 정했다. 

한화는 2020년 최하위 추락과 함께 리빌딩을 천명했다. 그해 꼴찌의 대가로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지명권을 얻었고, 

이 지명권으로 고교 최고의 투수 유망주 문동주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도 또 꼴찌한 한화는 올해 드래프트에서 심준석(덕수고)과 쌍벽을 이루는 투수 유망주 김서현(서울고)을 선택했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 꼴찌에 그치면서, 내년 드래프트에서 장현석(마산용마고) 혹은 김휘건(북일고) 등 특급 유망주를 지명할 우선권을 얻었다.

야구 재능과 멘탈은 올해 1순위로 지명한 김서현도 뒤지지 않는다. 이미 중학교 때 140km/h대 강속구를 던진 김서현은 

고교 무대에서 최고의 완성형 투수로 성장했다. 강속구와 안정적인 제구력, 다양한 변화구, 게임 운영 능력,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자세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김서현은 서울고 선배인 강백호, 정우영과 비슷한 성격이다. 남 눈치를 보거나 주눅이 드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자기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다. 프로에서도 빠르게 적응해 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서현과 한화 신인 선수들은 6일 대전 홈 최종전에서 팬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11명의 신인과 선배들이 짝을 이뤄 시구-시포 행사를 진행했는데, 김서현의 파트너로 문동주가 나서 의미를 더했다. 

문동주와 김서현이 반갑게 포옹을 나누는 장면은 3년 연속 꼴찌 성적에 울적했을 한화 팬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선사하는 순간이었다.

한화의 리빌딩 실험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올 시즌 한화의 추락은 외국인 투수 줄부상과 믿었던 주전 선수들의 집단 부진이 주된 원인이었다.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고, 주축 선수들이 반등하는 조건 위에서 신인 선수들이 얼마만큼 성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문동주-김서현의 훈훈한 투샷이 일상이 될 내년 시즌이 한화 리빌딩의 성패를 판가름할 진짜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