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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성급한 하강,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 200편 착륙 실패사고[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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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에로플로트 2953편 추락사고

 

보시고 재미있으시면 추천눌러주십쇼

 

 

Garuda_Indonesia_Boeing_737-497_PK-GZC.jpg

2007년 3월 7일,인도네시아 아디수집토 국제공항 인근.

140명이 탄 B737-497 한대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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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바로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 200편으로,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아디수집토 국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었다.

기장은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 내에서 배테랑으로 유명한 조종사 무하마드 코마르였고 부기장은 가감 로마나였다.

이날 200편에는 한국인 2명과 수십명의 호주 기자단(호주 장관들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취재하려고 옴)이 탑승하고있었다.

 

 

1200px-Garuda_Indonesia_Boeing_737-400_Stegmeier.jpg

아무튼,이날도 200편은 평상시와 같이 하타 국제공항에서 이륙하여 별 문제없이 아디수집토 국제공항 코앞까지 오는데 성공했고,이제 착륙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곧 관제탑이 200편 조종사들에게 9번 활주로로의 시계접근을 승인한다고 교신을 해왔고,조종사들은 천천히 9번 활주로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Garuda_737-300.jpeg.jpg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200편이 평상시 착륙할때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하강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기장은 완곡한 어조로 기장에게 복행을 요청했으나 기장은 괜찮다고 말하며 계속 착륙절차를 진행했다.

GPWS(지상접근경보장치)에서도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고 마지막엔 "PULL UP"이라는 항공기 조종사들에겐 사형선고인 경고음마저 울리기 시작했지만 기장은 멈추지 않았다.

200편은 매우 빠른 속도로 활주로를 향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Garuda_Indonesia_Boeing_737-400_Smith-1.jpg

마침내 200편은 활주로의 860미터 지점에서 간신히 터치다운에 성공했고,다행히 랜딩기어가 부서지진 않았다.

하지만,

 

 

 

 

 

출처:https://tenor.com/view/garuda-indonesia-plane-crash-boeing737-bounce-accident-gif-17874137

 

200편은 제대로 착지하지못하고 세번이나 통통 튀면서 활주로 위를 바운딩했고,마지막 바운딩때 결국 노즈기어가 박살났다.

그후 200편은 멈추지 못하고 미끄러지며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앞 도로와 도랑을 박살내버렸고 결국 도로 옆에 있는 논에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충돌로 인해 200편의 날개가 부서지면서 항공유가 유출되었고,곧 대화재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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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직후 급히 공항소방대가 출동해 진화를 시도했지만,아디수집토 공항에서 근무하던 소방대원들이 매우 훈련도가 낮았던데다가(소방대원들이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음) 진화작업중 소방호스가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등 진화과정에서 온갖 소방장비 고장과 사고들이 일어나는 바람에 화재 진압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고,결국 사고후 2시간이 지나서야 간신히 화재가 진압되었다.

 

화재진화작업과 구조작업이 상당히 개판으로 진행되었지만 다행히 200편 탑승자의 대다수가 살아남았고,140명중 119명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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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대충 수습되자,인도네시아 국가교통안전위원회 NTSC는 NTSB와 ATSB(호주 교통안전국),보잉사의 도움을 받아 사고조사를 시작했다.

다행히 블랙박스는 무사했고,조사단은 분석을 위해 호주로 블랙박스를 보낸후 분석을 기다리는동안 사건현장을 조사하고 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증거를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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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사단은 쉬지않고 성실히 사고조사를 수행했음에도 도대체 사고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수가 없었다.

사고가 날 원인이 없었던 것이었다.

당시 아디수집토 공항 주위의 날씨는 매우 좋았고 바람도 별로 없어 날씨가 착륙을 방해한것도 아니었고,기체에 결함이 있던것도 아니었다.

과거에 200편의 역추진장치가 고장났었다는 사실이 발견되어 조사단은 역추진장치 고장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알고보니 사고당시 역추진장치는 말끔히 수리된 상태였다.

조사단은 조종사들이 피로해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생각해 사고이전 조종사들의 행적도 조사했지만 조종사들 모두 비행전 최소 하루이상 휴식한 상황이었다.

 

결국,200편은 착륙에 실패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다.

조종사들이 갑자기 미쳐서 활주로를 이탈하려고 시도하지 않는한 200편은 절대 활주로에서 벗어날수 없었던 것이었다.

조사단들은 혼란에 빠졌고,결국 블랙박스 분석기록을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후 마침내 블랙박스가 분석되었고(조종실 음성기록장치는 미국에서 추가 분석함),조사단은 블랙박스에 모든 희망을 걸고 분석된 자료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Katastrofa-lotu-Garuda-Indonesia-200.jpg

그리고 조사단은 경악했다.

200편은 다름아닌 조종사들의 어이없는 행동들때문에 착륙에 실패하고 추락했었던 것이었다.

과연 어떻게 된일일까?

한번 블랙박스 분석기록을 토대로 한 사고당시 200편 조종사들의 행적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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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편 조종사들은,특히 기장은 활주로로 접근할때부터 엄청난 실수를 했다.

접근센터는 분명 시계접근으로 9번 활주로에 접근하라고 했는데 지시사항을 어기고 권한이 없는데도 강제로 ILS 접근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편이 ILS 접근을 하려면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를 잡아야했으나 정작 200편은 너무 높이있어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를 잡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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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인드슬로프 신호가 안잡힌다면 당연히 ILS접근을 취소하고 접근센터 말대로 계기접근을 하거나 복행을 해야하나 200편의 기장은 부기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용감한건지 만용인건지 글라인드슬로프 신호가 잡힐때까지 정상접근고도를 무시하고 급하강한단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했고, 승객들이 하강에 놀라서 충격방지자세를 취하는데도 불구하고, 급하강으로 200편이 무려 시속 498km까지 속도가 늘었는데도 계속해서 하강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기장은 이런 하강을 집중해서 하지도 않고 온갖 잡담을 하며,심지어 노래를 부르면서 했다.

 

 

20070307-0-C-9.jpg

이런 태도로 하강을 했으니 당연히 글라인드슬로프 신호가 잡힐리 없었고 정상적인 조종술을 배운 사람이라면 이때쯤에는 '우리가 실수했구나,복행하자'라고 생각했어야 했으나 정상이 아닌 200편의 기장은 '더 급하강해서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를 잡자!'란 정신나간 생각을 해 하강을 더욱 가파르게 했고, 이때 200편의 시속은 무려 최대 543km까지 올랐다.

이런 정신나간 결정엔 아이러니하게도 맑은 날씨가 관여했다.

날씨가 맑아서 하강중인 200편 조종사들은 착륙할 활주로의 위치를 육안으로 볼수 있었고,결국 하강했으나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를 잡지 못했을 때에도 육안으로 활주로를 보며 착륙할수는 있겠단 생각을 해버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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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종사들의 이런 무지막지한 하강에 200편은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활주로에 가까워졌고,GPWS(지상접근경보장치,항공기 추락을 막는 최후의 보루라고 보면 됨)는 SINK RATE,TOO LOW(SINK RATE:지나친 하강율시 경고,TOO LOW:고도가 낮은데 플랩이 전개가 안되었을시 경고)경보음을 울리며 조종사들에게 경고했다.

잠시만,플랩이 착륙중인데도 전개가 안되었다고?

그렇다.200편 조종사들은 플랩을 제대로 전개하지 않은채 착륙을 시도했던 것이다.

조종사들은 하강중 지나친 하강율때문에 플랩이 제대로 펼쳐치지 않자 플랩을 단 15도만 펼치려 한데다 (원래는 더 많이 펼쳐야함!) 그나마 그것도 위험성이 커서 결국 플랩을 5도만 펼쳤다.

플랩은 이착륙시 항공기의 양력을 증가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장치다.

그런데 기장은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부기장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플랩을 키는걸 무시했던 것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조종사 자격을 상실한 행위였지만 200편의 기장은 이것으로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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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은 GPWS 경고(자세한 설명은 바로 위에)도 수십차례나 무시했다.

조사단은 200편 조종사들이 최소 15번 이상의 GPWS 경고음을 무시했다는 것을 음성기록장치 분석결과 확인할수 있었다.

GPWS 경고음은 오로지 조종사들이 비정상적 착륙시도를 할때만 울린다.

정상적인 조종사들이라면 당연히 GPWS 경고음을 듣고 자기들이 뭔가 잘못을 하고있단걸 깨닫고 그 잘못을 당장 수정해야만한다.

그런데,200편의 기장은 이 경고음을 듣고도 그것을 무시한채 계속 하강을 진행했던 것이었다.

정말 황당한 행동이었다.

 

이시점에서 200편은 착륙장치가 내려온 상태였음에도,그리고 활주로와 거의 가까워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상시보다 무려 185km/h나 높은 속도로 하강하며 공항에 접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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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하강한 결과 200편은 마침내 활주로 바로 직전까지 올수 있었다.

그러나,이시점에서도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이때까지도 200편은 정상적 접근 절차때보다 더 위에 있었던 것이다.

 

ILS접근이 실패했으니 이제는 복행해야했지만,200편의 기장은 여기서 최악의 악수를 두었다.

활주로가 보이니 그대로 착륙하려고 한것이다.

 

200편은 이미 지나친 하강으로 착륙하기엔 너무 빠른 상황이었다.

GPWS는 마침내 "PULL UP!"이라고 비명지르며 조종사들에게 이제는 제발 올라가라고 지시했고,사태를 파악한 부기장 역시 복행을 요청했지만,기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이번에도 GPWS 경고를 무시하며 그대로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사고는 확정되었다.

 

 

Garuda_Indonesia_Boeing_737-400_TTT-3.jpg

200편은 정상착륙속도보다 무려 160KM나 빠른 속도로 활주로에 터치다운했다.

그 결과,200편의 앞부분 랜딩기어는 속도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져버렸다.

200편 역시 지나친 속도로 인해 제대로 제동이 되지 않았고,결국 랜딩기어가 파괴된 직후 미끄러지며 활주로를 그대로 이탈해버리고 말았다.

결국 활주로를 이탈한 200편은 도로와 논밭에 정면으로 충돌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도 200편 조종사들이 잡으려 한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는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결국 조종사들은,특히 기장은 허락도 안된 접근을 위해 글라인드슬로프 신호를 잡는답시고 경고음을 무시한채 엄청난속도로 하강해버려서 사고를 일으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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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블랙박스 기록을 토대로 사고원인이 조종사들의 실수라는걸 알수 있었으나,아직 궁금한 것이 남아있었다.

200편의 기장이 이딴식으로 행동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했었던 것이다.

200편의 부기장 역시 급격한 하강을 방조하며 사고에 기여하긴 했지만,기장에게 여러번 하강으로 인한 플랩 확장 실패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기장에게 복행을 여러번 건의하는등 적어도 기본적 능력은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기장은 부기장의 말들을 전부 묵살하고 경고음들마저 무시하며 계속 위험한 하강을 시도했었던 것이다.

도대체 왜 기장은 베테랑이었음에도 이런 황당한 행적을 보여주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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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의 조종사 훈련 인력들과 만난후 그 원인을 알수있었다.

200편의 기장은 사고이전부터 지나치게 접근을 빨리하는,또 마음대로 접근방법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왔던 것이다.

가루다의 비행 교관들은 기장이 훈련중에도 접근절차에서 여러번의 실수들을 저질렀다고 조사단에게 털어놓았다.

게다가 교관들은 가루다의 거의 모든 조종사들이 훈련의 부족으로 인해 부기장의 말을 무시하고,안정적 접근절차를 경시하며,상황인식과 결정을 제대로 못하는등 200편 기장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역시 위험한 비행으로 빨리 착륙한 조종사들에게 연료절감을 했다는 이유로 보너스를 주어 이를 조장했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애초에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의 거의 모든 조종사가 기장과 비슷하게 훈련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무능하고 자주 규칙을 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조사단은 가루다 인도네시아의 조종사 교육 부실이 결국 200편의 기장과 같은 능력미달의 조종사들을 키워내어 200편 사고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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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최종보고서에서 기장의 무능과 의사소통 불량,과도한 하강속도,GPWS 경고 무시,부기장의 기장 설득실패,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의 조종사 교육/훈련 총체적 실패를 지적했고 조종사들에 대한 접근/GPWS 교육 개선을 권고했다.

또,조사단은 추가로 200편 사고후 공항소방대의 추태를 지적하며 공항소방장비가 최소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공항 지형에 적절한 소방장비가 있는지 확인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사고이후 기장은 과실치사로 기소되어 1심에선 2년형을 받았지만 얼마후 인도네시아 조종사 연맹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면 전원이 파업할거라고 법정을 협박하는일이 일어났고,결국 기장은 2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은 이사건으로 인해 전세계에 막장 항공사로 낙인찍혔고,결국 유럽연합에게 한동안 취항금지를 당하게 되었다.

이후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은 뼈아픈 자기반성과 개혁을 했고,현재는 안전한 항공사가 되었다.

 

 

200편 사고로 희생된 21명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1

❤yametech❤ 2021.10.29. 12:11
교육하는 의미를 전혀 모르는구나

지좃대로 할려고 하면

왜 비행교육을 받나...


햐.. 메뉴얼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들

지만 디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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